대전산길 3대종주라하면 둘레산길 시경계 보만식계라.
대전마루금기획 마루금연출 보만식계를 한다고하니 떡 본김에 제사 올리듯,
밥상 위에 숫가락 하나 더 올려놓듯이 끼어들어 산중무대에 오른다.
마루금 용사들 의기화합해 보문산공원 입구에 모여 저녘8시 20분 출발 60km거리 종주 장도에 오른다.
하늘에는 반달이 떠가고 적막한 숲속에 어슴프레하게 달빛이스며든다.
시루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대전시에 야경은, 검은 장막에 쌓인 보석처럼 빨강 파랑 노랑 하양 오색빛 찬란하여라.
바닥을 수놓은 저 보석들을 소쿠리에 담아서 앞뜰에 옮기고 싶구나.
생각해 보니 대전에서 30년 동안 바쁘게도 살았구나하는 생각에 다시금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게한다.
와 보시라, 보문산에서 보는 야경과 달빛 그리고 살며시 스쳐가는 바람이 어찌나 좋은가를.
우리에 삶은 고달프지만 건강한 삶은 우리를 귀족으로 만들어 준다.
시루봉을 등지고 금동고개 1구간을 향해 상쾌한 출발
숲에 간간히 드려오는 야생동물에 울음소리와 서쪽새에 슬픈노래가 적막감을 더한다.
오도산 정상에서 보는 산내와 가오동시내에 야경, 길게 늘어선 순환도로의 가로등 불빛이 아름답다.
깊은 밤 서산에 달은 기울고 식장산 송신탑에 점멸등이 반짝이고 있다.
눈 앞에 식장산은 돌고돌아서 만나야할 산, 오후가 되면 고난에 발자취가 기다리고 있으리.
2구간 금동 마을에 개 짖는 소리가 밤 공기를 가른다.
수확이 끝난 포도밭 울타리 삼장울타리 알알이 영근 호두나무길을 지나 오르막길에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진다.
발길에 채이는 풀잎에 맺힌 것은 이슬인가 빗물인가.
가파른 산길로 떡갈봉에 오른다.
평상이 만들어져 있고, 안내판에는 떡갈나무에 인절미가 달렸다는 떡갈봉에 전설적 이야기가 써있다.
안개비 내리는 봉우리 떡갈봉, 어둠 속에 잠든 서쪽고을은 어남동 동쪽고을은 상소동이다.
질흙같이 어두운 밤길, 금산복수면과 대전하소동 시경계를 넘는 먹티고개.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시원한 포장도로에 누워버린다, 아 이렇게 편안할 수가.
만인산 오르는 길 생각보다 가파르다
어느듯 3구간 만인산 정상
밤하늘은 변화 무쌍하여라, 비가 개인 밤 하늘은 은하수와 수 많은 별들이 초롱초롱 수를 놓고 있다.
만인산에 비경 지상에는 아직 구름이 덮여 안개를 이루고 골마다 운해가 솜이불을 덮어 놓은 듯하다.
여명이 밝아오며 구름다리 지나.
만인산휴양림 청소년수련원에서 물을 보충하고 길을 재촉한다.
아랫마을 추부마을 새벽닭 우는소리,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우리모두 일어나 새마을을 만드세.
이 얼마만에 들어보는 소리인가, 정말 그 시절 그노래가 정겨워진다.
정기봉이다.
서대산을 배경으로 아침해가 솟아 오른다.
검은 바위산 서대산과 밑으로 펼쳐진 잔잔한 운해, 붉은 외눈을 번쩍거리며 떠오르는 태양은 가히 장관이다.
제법 선선해진 바람을 맞으며 아침여물을 찹찹하고 기다림에 일행을 다시 조우한다.
아침해를 무대로 증명사진 한컷 찰-칵
이제 반절을 왔으니 오늘 무사히 완주를 목표로 가속을 한다. 이제부터가 인내와의 고달픈 싸움이 될 것이다.
오르고 내리고 또 오르고 마달령 명지봉 국사봉을 지난다.
햇살이 쏫아지고 따끈한 날씨와 흘리는 땀방울에 갈증이 계속된다. 왼쪽다리가 저려온다.
어느듯, 해맑은 닭재 닭재라.
너른 안부에 햇살이 밝게 비치는 닭재,아 닭재에는 왜 닭이 없는가 삶은 달걀이라도 팔았으면 좋겠는데.
고즈녁한 정자에 앉아 시름에 잠겼는데, 어데선가 들려오는 닭우는 소리 소리
정신을 가다듬고 소금을 안주삼아 500ml생수를 단숨에 들이킨다.
자, 이제는 4구간 식장산 세천을 향해서 출발이다.
망덕봉을 넘고 곤룡재를 건너서 불탄산길 따가운 햇살 아래,
계속해서 왼쪽무릅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내리막길에 무리를 했는가보다 살살 어린애 달래듯 가보자.
자꾸만 전투적으로 달겨드는 깔다구가 성가시다. 이 몸에는 구멍이라도 났나 계속 물이 들어간다. 식장산은 높기도해 보인다.
드디어 식장산 3개봉을 접수한다.
긴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길 내리막이 고달프다. 다리통증이 심하다.
외로운 자신과의 싸움 계곡에 물소리 조차 지겨웁다, 채이는 돌부리가 미워진다.
각설하고, 세천공원에 도착하여 일행과 조우하니 반가운 맘이 샘솟 듯 한다. 막걸리에 묵채로 운기조식하고 나니 졸리웁다.
자, 이제부터 5구간 계족산을 향해 출발이다
천근만근 눈꺼풀 치켜올려 졸리운 눈 부릅뜨고 완주를 목표로 자존심을 건다.
능선에 점점이 쌓인 산성을 지난다. 대전시내가 보이고 동편에 대청호가 푸른 눈알을 굴리고있다.
응복산 넘어 절고개 다다르니, 한낮 이글대던 태양은 토끼눈 처럼 빠알간 눈으로 서산을 넘어서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어느새 숲길에 달빛이 외롭다.
계족산 임도가 나오길래 생각없이 앞 계단으로 직행을 한다. 마음 급하게 오르며 한참을 가다. 아차 또 알바 알바다.
임도로 다시 내려와 우회하여 한참을 가서 계단을 오른다, 천근만근 다리는 병신육갑을 한다. 제 멋대로 놀고 있다.
계족산이 왜 이렇게 높지? 달밤에 더듬더듬 달팽이 촉수 더듬듯이 계족산을 오른다.
드디어 5구간 종점 계족산.
반공에 솟은 새 하얀 달빛 아래 계족산
그 머리 위에 꼬깔모자 쓴 팔각정은 대전에 한밭벌을 지켜보고 있노라네, 보석처럼 빛나는 한밭이여 대저 영원 영원하여라.
오늘에 마루금 전사들, 오늘을 잊을 수가 없어 달빛 아래 하염없이 기쁨을 나누고 또 한장에 사진을 역사에 남기고 가노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