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홈스쿨러, 오월에 조경하고 농사를 짓다
강원도라 농사일정이 늦습니다.
요번에 땅을 포크레인으로 앞뒷밭에 평지를 잡았습니다.
그룹 홈스쿨러들은 자신의 공간인 풀꽃처럼에 나무도 심고, 비탈면에 꽃잔디도 심고,
평지에는 잔디도 심어서 조경 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무 심기고 배웠고, 잔디 심는 법도 배웠습니다.
꽃잔디를 이렇게 심으면 죽고, 저렇게 심으면 산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큰 나무 밑에, 중간 나무, 그 아래는 잔디나 꽃잔디라는 디테일 조경도 배웠습니다.
그리고, 밭을 만들어 비닐 씌우기도 했습니다.
삽질, 호미질도 손에 물집이 잡힐만큼 한 아이도 있습니다.
비닐 씌우고 조심해서 걸어야 하고,
밭에 물 줄 때 물호스로 애써 씌운 비닐을 찟을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공부도 잘 하고, 일도 잘하고: 사람들은 이런 경우를 최선이고 합니다.
공부도 못 하고, 일도 못하고: 사람들은 이런 경우를 최악이라고 합니다.
공부는 잘 해도, 일을 못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경우를 별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부는 못 해도, 일은 잘 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경우를 별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우리 풀꽃처럼의 그룹 홈스쿨링에서는 공부는 못해도 일을 잘하는 것에 큰 가치를 둡니다.
공부를 못 하는 경우에, 우선적으로 일을 해서 몸이 깨어나면,
자신감이 붙어서 인간관계가 좋아집니다.
자신감이 생기면, 그 못하던 공부도 해보려는 의욕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세상에 대해서 열려가면, 드디어 그 못하던 문제풀이식 공부에서 벗어날수도 있습니다.
이제 책도 읽고, 시사상식에도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사회과학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악기를 다루기도 하고, 노래를 부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몸이 깨어나는 과정은 일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통해서 내가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내가 쓸모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경험해봐야 합니다.
공부 못한다고 주위에서, 아니면 스스로 자책이나 자괴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몸 놀리기도 위축되고, 말도 줄어들고, 무기력해지는 것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일하는 곳에서도 그 무기력과 나태가 붙어서, 멍하니 있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일하는 곳에서 일이 되어가도록 자신의 몫을 해낼 때,
서서히 공부 방법도 받아들이면서 공부가 되어가도록 공부를 하게 됩니다.
일이 되도록, 일하기.
공부가 되도록, 공부하기.
몸이 깨어있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공부가 안되는 아이는 일 할 수 있는 아이가 되도록 도와줘야합니다.
일을 가르칠 때는, 원푸리는 무섭습니다.
일 하는 공간에서 멍하고 있으면, 위험하기도 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기운을 다운 시키기도 하고, 협력해서 일하는 리듬을 깨기도 합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원푸리의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원푸리가 5분이면 할 일을 붙잡고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1시간 30분 몸공부 시간을 흘려보내면
무서운 벼락이칩니다.
애들이 바짝 긴장해야 할 때, 긴장해서 일해야만 일이 됩니다.
공부도 이런 경험이 있어야 공부가 되게끔 공부를 하게 됩니다.
수많은 삽질을 해야, 삽질 좀 한다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처럼,
수많은 공부를 해야, 공부 좀 한다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고미숙 선생님이 쓰신 호모쿵푸스가 생각납니다.
공부를 쿵푸하듯이 수만번 반복해서 하라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요번에 옥수수 농사는 사유재산제도^^를 살짝 도입했더니,
애들이 정말 열심히 심던데요, 자기 옥수수 망가질까봐 바짝 긴장하면서요.
자본주의체제의 우월함이 여기서 나오나봅니다, 신자유주의 폭력성이 없을때는요^^
옥수수 모종값은 각자 낸다, 옥수수를 사유재산으로 인정한다.
50프로는 함께 간식으로 먹어야 하니, 공유 옥수수로 내 놓는다.
나머지 50프로는 집으로 가져가서 식구들과 나눠 먹도록 한다.
승관이, 석하, 석주는 각자 옥수수 모종값 한 판 8000원씩 입니다.
민지와 경진이는 각자 옥수수 반판 씩 모종값 4000원씩입니다.
각자 용돈에서 받으려고 합니다.
도지값, 비료, 퇴비, 비닐 멀칭은 풀꽃처럼에서 제공합니다^^
이렇게 옥수수를 사유재산화하니, 애들의 농사태도가 아주 달라지던데요^^
자기 옥수수는 자기가 심게했거든요, 죽으면 어떡하냐고 그렇게 지극정성이더라구요.
자아~ 사진 올립니다.
첫댓글 맞아요.. 몸이 먼저 깨어나면 마음이 열리고 생각도 열리고... 동감입니다. :)
몸과 마음이 함께 하는 것이 인간인지라 그렇겠지요^^
좋은 제도네요.
저도 도입해 봐야겠습니다.
명제님도 도입 해야 할 곳이 있군요^^
사유제도 좋네요....^^ 올해는 옥수수 실컨 먹겠어요~
석하 석주 두명분량! ㅋㅋ 양 많겠네요~~~부럽삼~~~
실컨x-실컷o ㅋㅋ
사유제의 장점을 취하다^^
사유제도- 책임감 증폭!^^
책임감은 사유제에서 나올 수 있다^^
어라.. 옥수수는 전부 자기 몫인가용 ㅠㅠ 나도 일해야하나.
공용 옥수수도 있음^^
지난 1년동안 참 많은 삽질을 해왔네요 ㅎㅎ; 부족하나마 잘 된게 삽질이고
호미질은 삽질보다는 수많은 연습까지는 아니도록 했더니
아직 부족한 점이 꽤 많은 것 같아요 // 내가심은 옥수수!!!
삽질과 호미질은 그대에게 옥수수를 선물로 준다아^^
정말 자기 돈으로 하니까 매일 가서 보게 되고 2개 있는 거는 조심히 떼어주기도 해서 잘자라라고 얘기까지 해주고...ㅎㅎ;;
역시 제 돈으로 하니까 정말 좋은 듯...
민지 옥수수야, 잘 자라라..민지가 돌보고 있다아~~
ㅋㅋ 각자 자기몫 심으니깐 진짜 열심히 했던것 같애요....ㅎㅎ
이렇게 무언가를 조건으로 내걸어야만 열심히하는게 안타깝다 ㅠㅠ
안타까운 현실을 인정하면서 옥수수 돌보기^^
옥수수...저는 먹지도 않는건데....ㄷㄷ...할머니와 엄마를 위해 선물로 드려야지!!
//공부는 잘 못하지만 일을 잘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일도 점점 솜씨를 늘리면서 공부하는 습관더 더 키워야겠어요!
할머니와 엄마가 옥수수를 받으시고 어떤 표정을 지으실까?^^..석하 옥수수, 잘 클 거임^^
전 크게 다른점은 없었지만 애착이 좀 가는 것 같긴해요ㅋㅋ
옥수수가 다 무럭무럭 잘 컷으면 좋겠어요ㅎ
경진아 옥수수좀 잘키워봐~ 엄마 옥수수 좋아하는거 알지? 딸이 정성으로 키운 옥수수 기대할께~~^^
애착이 좀 간다니, 경진이 옥수수도 잘 클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