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충인 교수
한국연문화연구학회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새처럼 하늘을 날아 오르기 위한 소재가 필요했다.
새날개를 만든 소재의 시작은 나뭇잎을 비롯하여 넓고 부드러운 소재이었을 것이다.
나뭇잎을 연결하여 넓은 잎을 연의 소재로 사용했을까?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날아 돌면서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며 다양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인류 문명이 과학의 발달로 고도화된 지금도 수천년전 조상들이 사용했던 일부 기술은 풀지 못하는 것도 있다.
9,000년전 인도네시아인들이 날린 연의 소재는 무엇이었을까?
벽화에 그려진 연의 소재는 알 수 없지만 하늘로 연을 날렸다.
연은 종이로 만들었다. 가오리, 방패연 모두가 종이로 만들었고 최근에 비닐이 발명되면서 비닐이 창작연의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인류의 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해 온 종이는 언제, 누가 발명했을까?
인류는 기록을 위한 소재가 필요했다. 말은 소통과 동시에 사라졌다. 상대 이야기를 비롯하여 전달할 소재가 기록을 위한 방법이었다. 고대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처럼 문명이 발달한 지역에서 아마도 다양한 것들을 사용했을 것이다.
이집트 문명권의 파피루스(papyrus)나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의 양피지(parchment) 등은 초지법이 유럽으로 전파되기 전까지 약 3000년 이상 사용되었다. 두가지는 기록 소재로 사용되었지만 실용성에서 떨어졌다. 가볍고 쓰기 편리한 종이의 발명은 다양하게 시도되었을 것이다.
종이의 최초 발명자는 중국 후한 중기의 환관인 채륜(蔡倫)으로 본다. 후한서(後漢書)의 기록에 따르면 그는 나무껍질, 베옷, 고기잡이 그물, 누더기 천 등을 분쇄하여 만든 ‘채후지(蔡侯紙)’라는 종이를 발명하여 원흥(元興) 원년(105년)에 황제에게 진상하였다고 기록되었다. 그러나 최근 실증적 고고학적 연구에 따르면 채륜 발명 이전에 제작된 종이들이 발굴되고(오래된 것은 기원전 140년 이전의 것으로 추정함) 있는 것을 볼 때 채륜은 기록에 의한 것이고 그전부터 나무껍질들을 이용한 종이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민간인들이 필요에 의한 제지기술을 가지고 있었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 본다면,
수천년전부터 나무잎이나 껍질 등을 이용한 종이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5,000여년 한반도 역사에도 기록은 없지만 비슷한 종이가 있을 것을 추정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기록된 것들의 보존이다. 나무잎이나 껍질은 시간이 흐르면 썩어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보존된 자료가 없기 때문에 수천년전 연 역사를 추정하는 것 뿐이다.
종이의 대중화, 일반화는 제지기술의 발달로 생산량이 증가 했을 시점이다. 기록하는 것이 일상화되었을 때 필요에 의하여 종이 제지기술도 발달해 왔다. 고대의 기록은 소수자에 의한 기록이었다면 지배계층이 증가하면서 기록은 필수적인 수단이었기에 종이 제지기술도 발달하고 이에 따라 대중들의 연 날리기도 일반화 되었을 것이다.
종이제지기술의 발달은 인쇄기술의 발달로 확산되었다.
중국의 제지기법은 751년 당나라 제지공에 의하여 이슬람 문화권으로 전해졌다. 동양에서 서양으로 제지기술이 전파되었던 것으로 볼때, 고대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의 파피루스나. 양피지(parchment) 의 기술은 대중화되지 못하고 일부 지배계층의 기술로 제한되었을 것이다.
12~13세기에 걸쳐 지중해 북안의 기독교 나라로 종국의 제지기술이 전파되면서 종이는 활자인쇄술 개발 이후의 서적문화에 대변화가 일어났다. 서적의 대중화, 일반적 보급으로 교육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혁명이다. 필사본의 성경은 소수 종교지배자들의 권한이고 독점물로 종교를 지배했으나 성경책의 대량생산으로 종교 개혁의 핵심요소로 작용했다. 연도 처음에는 지배자의 소유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쇄술은 한국이 세계최초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본은 1377년에 청주목의 흥덕사에서 만들어진 '불조직지심체요절(직지심경)'이다. 이보다 앞서 751년 통일 신라 경덕왕 때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목판 인쇄물은 우리 나라의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있다.
1445년 독일의 구텐베르크 금속 활자 보다 훨씬 앞선 시대에 한국은 세계최초의 인쇄술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볼때,
연문화, 연기술도 한국이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해 본다.
그 사례로 방패연이다. 방패연의 구멍은 한국만의 고유 연이고 연에 과학적 요소를 강조한 것은 방패연뿐이기 때문이다.
한지는 닥나무를 소재로 만들어진 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