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사진편지 제1136호 ( 09/12/22/화)
'2009 송년회 제 2부-4부 이야기'
지난번에 2009 송년회 제 1부 이야기를 보내드렸고
오늘은 나머지 제2부에서 4부까지의 이야기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제 2부는 만찬 순서였습니다.
이날 저녁 식사는 이 호텔에서 준비한 부폐식이었습니다.
참가 회원님들은 내용이 충실하다면서 맛있게 즐기시는 것 같았습니다.
더우기 이날 맥주는 호텔에서 쓰지 않는 큰 병으로 무제한 제공되었습니다.
제3부 여흥 시간에 음식이 안주용으로 또 제공 되었던 것도
우리를 위한 이 호텔의 특별한 배려였습니다.
제 2부 만찬은 윤종영 고문님의 건배 제의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회원 모두가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해를 잘 맞이하기를 기원하는 건배사였습니다.
만찬이 끝나는 오후 6시 30분경에 일부 회원님은
자신의 일정상 부득이 먼저 자리를 떠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멀리 인천에서 참석하신 심상석 님은
떠나기 직전 가곡 '내마음'을 멋지게 열창해주시고
가시는 것을 잊지 않으셨고
오완석 님은 송년회 과정을 동영상으로 수록하여
다음 날 저에게 보내주셨습니다.
인천의 두 분 원로 회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1년동안 주말걷기에서 가요사를 열심히 강의해주신 김용만 고문님은
광복 전후의 흘러간 옛 가요중 최초의 가요 '강남달'을 비롯한 주옥같은
히트 곡 10여곡을 정선해서 그 가사를 중심으로 개괄적으로 정리한 후,
그 중 '강남달' 등 몇 곡을 우리에게 불러보게 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뜻깊은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만찬이 다 끝나고 모두가 기다리던 제 3부가 시작되었습니다.
갑자기 연회장인 '크리스탈' 홀의 모든 조명이 꺼지고 캄캄해졌습니다.
그와 동시에 앞 출입문 쪽에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의 하모니커 연주 음악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그 소리가 무대 중앙으로 서서히 이동했습니다.
무대 중앙에 자리한 하모니커 합주단은 계속 '고요한 밤'을 연주했고,
그 반주에 맞추어 굵직한 톤의 익살스런 노래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새색시 첫날밤,
신랑 품에 안겨서 옷고름이 풀릴 때,
아이고 부끄러워, 아이고 간지러워. '
코믹한 그 노래가 끝나자 조명이 다시 환하게 밝아 왔습니다.
무대 위에는 우리의 자랑이고 희망인
'할미꽃 앙상블' (Pasque Flower Ensemble, PFE) 이
(윤정자, 양정옥, 이복주, 김영자,정광자,박정임,윤정아,정인자, 이계순)
모두 산타 할아버지 방울 모자를 쓰고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고 간지러워..."란 노래를 능청스럽게 부른 가수는
이날 제 3부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사회를 담당한 바로 김태종 님이었습니다.
환상적이고 이색적인 제3부 오픈닝이었습니다.
제 3부의 첫 테이프를 끊은 1번 타자는 한상진 고문님이었습니다.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사랑은 아름다운 거에요.)
한 고문님은 원래 영어 가사 노래를 좋아하고 잘 부릅니다.
이날 오픈닝 곡도 우리 귀에 익은 1950년대의 영화 '모정'의
주제곡으로서 아주 멋지게 잘 불러주셨습니다.
이어서 배호를 능가하는 가수 김오수 님의 '안개낀 장충단 공원'
어려운 시를 줄줄 암송하는 문학 청년(?) 박해평 님의 시 낭송,
김재관 님의 남성적인 목소리로 부른 '미워도 다시 한번'
진풍길, 소정자 님 부부의 "하숙생'
PFE의 하모니카 연주 '동요 메들리'
김재관 님의 부인 장복자님의 '도로남'이 차례로 흘렀습니다.
이흥주, 강효식 님 부부의 '가는 세월' 과 강효식 님의 '개그'가
우리를 뒤로 넘어지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이날 오랜만에 참가한 강효식 님(닉네임 이희호 여사)은
예쁜 천으로 손수 만든 지갑을 여성 회원님 전원에게
선물하여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창조 님이 '머나먼 고향'을 너무 잘 부르자 제4반 팀은 모두
무대위로 나와 이창조님을 둘러싸고 백 댄서로 춤을 추었습니다.
박현자 님은 자신의 시 '가장 젊은 날'을 암송한 후,
"神으로부터 받은 확실한 선물인 오늘, 지금, 이 순간을
마음껏 즐기십시오.
멋지게 즐기십시오.
후회없이 즐기십시오."
라고 말해서 박수를 받았습니다.
다음엔 멀리 영국에서 참석한 정인자 님 일가가
출연하여 멋진 노래 솜씨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정인자 님의 아들 Toby(12세)군은 멋진 퍼포먼스를
아버지 Mr Jon과 함께 보여주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어 김오수 님의 명품 '마지막 잎새'는 배호의 출연으로 착각하게 만들었고,
박정임, 이달희 님 부부의 흥겨운 '우리민요'는
단연 모든이의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상진 고문님의 '고목나무'는 기막히게 잘 꺾어 넘어갔으며,
박찬도 님의 '친구여'는 마치 명가곡처럼 들렸습니다.
허필수 회장님과 장정자님 부부의
율동과 음악이 어우러진 '청실 홍실'이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재주꾼 박해평님의 '잊혀진 계절'이 흐른 뒤
'PFE'를 이끌고 있는 리더 윤정자 님의 하모니카 독주는
연습의 기적을 우리 앞에 실감있게 보여준 명 연주였습니다.
김성기, 홍명숙 님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는
이날 밤 우리를 감동시켰고, 언어장애를 극복하고
우리를 경탄하게 만든 인간 승리의 노래였습니다.
이들 부부에게 부디 축복이 있기를 기원했습니다.
김동식 고문님과 송군자 님 부부의 '수덕사의 여승'노래는 언제나
우리에게 흥겨움과 기쁨을 함께 주는 명품이었습니다.
저는 이날 인순이의 '인생'이란 노래를 불렀습니다.
"사랑하고 후회도 하면서 짧은 인생 길, 그렇게 가는거죠..."
가사의 이 대목이 맘에 들었습니다.
윤종영 고문님은 가장 자신 있는 명품 '울고 싶어라'를
불러야 하는데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망서려서 우리는
'웃고 싶어라'로 바꿔 부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기쁠 때 울고 싶은 것이 사람이기 떄문에
윤 고문님의 그 노래는 사실은 전천후용이라고 해야 맞을 것입니다.
끝으로 한상진 고문님의 영시 낭송이 있었고
신원영 님이 '루돌프 사슴코' 크리마스 캐럴을 율동과 함께 연결해서
리드하여 우리는 그 노래를 즐겁게 다같이 불렀습니다.
이날 사회를 맡아 수고해주신 김태종 님은 조병원님의 특기인
'진도 아리랑'가사를 준비해서 배부하고 각 테이블을 돌며
추임새 부분을 여러 회원에게 돌려 부르게 하여 흥을 돋우고
이날 제3부의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어 갔습니다.
그리고 그의 애창곡 한 곡 '종점'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제 3부는 시종 흥겹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꿈 처럼 흘러 갔습니다.
여기에 한 몫을 단단히 한 공로자가 있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밤과 잘 어울리는 액체였습니다.
이날 밤 그 액체는 좀 고급이었고 무척 향기가 진한 물이었습니다.
그 고급 액체의 공급자는 아래와 같은 고마운 회원님이었습니다.
김영신 님, 로열 살루트 위스키(21년) 1 리터 1병,
이경환 님, 발렌타인 위스키(17년) 1병,
진풍길 님, 죠니워커 위스키(12년) 1병,
박경재 님, 죠니워커위스키 (30년) 1병,
정인자, Mr,Jon, 시버스 리걸(12년) 3병
이러한 액체 약 3,800cc 정도가 제 3부에서
우리 회원님들의 목구멍을 통해서 기분 좋게 흘러 들어갔습니다.
그 기운은 온 몸에 잘 퍼져서 혈관을 타고 힘차게 순환했을 것입니다.
그러한 순환이 바로 제3부를 꿈결처럼 흐르게 한 에너지였습니다.
송년회에 참석하지 못하면서도 명품 위스키를 보내주신
박경재 님의 회원 사랑과 관심있는 의리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윤정자 님은 다음 날 아침 호텔 로비에서
만났을 때 저를 원망했습니다.
"지금까지 술을 잘 통제하던 대표님이 어제밤,
너무 많은 위스키를 풀었어요. 대표님도 이제 믿을 수 없어요."
저는 그말을 듣고 깊이 반성했습니다.
그러나 후회하지는 않았습니다.
임진각 골인과 'PFE'세계 순회 공연의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앞으로 과음을 철저히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2009, 송년의 밤과 윤정자 님의 질책은 이런 판단과 각오를
단단히 하게 한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 3부를 마치고 약 40여분간 오후 10시 10분경까지
이날의 끝 순서, 제4부가 윤종영 고문님의 주재로 진행되었습니다.
훌륭한 인격과 전문실력을 갖추고 계신 윤 고문님은
취중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흔들림이 없이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살려서
우리에게 귀중한 양식이 될만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서양과 우리나라의 역사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우리에게 들려준 이날 밤의 최종 명제는
"인생이란 무엇인가? -
인생은 왔다가 가는 것이다." 이었습니다.
윤 고문님은 모두에게 감명 깊은 말씀을 마친 후에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시려는 듯, 빛이 덜 비친 구석을 찾아서
그늘진 곳을 일일이 쓰다듬고 어루만져주셨습니다.
아래에 나오는 회원님들이 바로 그런 분들입니다.
내년도 송년회에서는 반드시 미리 출연신청을 하시기 바랍니다.
밤 10시 10분이 지나서 우리의 2009, 송년의 밤은
내년을 다시 기약하면서
그 화려한 막을 모두 내렸습니다.
이번 송년회가 이처럼 넉넉하고 느긋하게 열릴 수 있었던 것은
아래의 고마운 회원님들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2009 송년회 협찬자 명단
박화서 30만원, 김동식 20만원, 박찬도 20만원,
정형진 10만원, 주재남 10만원, 김이중 10만원,
김태종 10만원, 양정옥 10만원, 이복주 10만원,
이계순 10만원, 윤삼가 10만원, 김영자 10만원,
엄명애 10만원, 김용만 20만원, 신원영 10만원,
정정균 10만원, 허필수 10만원, 김미현 20만원
(총액 240만원)
이번 송년회를 위해서 그동안 수고해주신 임원 여러분과
참가해주신 회원님들 그리고 협찬해주신
회원님들께 거듭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연말 연시를 보내시길
빌겠습니다.
< 글 : 함수곤, 사진 : 이창조 >
( 다음 날 아침 풍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