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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평가원 문제 구상형에 '메타버스'의 교육적 활용도가 출제되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한번씩 읽어보면서 익혀 봅시다. 한번에는 잘 안들어오는 내용이니 반복해서 읽어서 충분히 이해할수 있도록 해야하겠네요. 심층면접에서 발표하려면 완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메타버스의 교육적 활용 방안 –확장된 학습 공간으로서의 가능성과 한계
계보경(한국교육학술정보원, 글로벌정책연구부장)
새로운 밀레니엄의 시작과 함께 우리는 세컨 라이프(second life), 싸이월드 등을 통해 가상세계로 삶의 공간을 확장해 본 경험이 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재조명받고 있는 메타버스(Metaverse)는 감염병으로 인한 강제적인 비대면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누적된 기술 혁신과 사회적 요구에 힘입어 급부상하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아바타를 활용해 단지 게임이나 가상현실을 실제와 같이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가상세계에서의 활동이 현실세계에서의 사회 문화 경제적 활동에 실제와 같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삶의 공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가 폐쇄되어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할 때, 제페토 내의 다양한 3D 맵 중 ‘교실맵’은 가장 인기 있는 맵의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학생들은 실제 가지 못하는 물리적 학교의 교실 대신 제페토 교실에 등교하여 친구들을 만나고 소통을 지속해왔다. 일례로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졸업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몇몇 초등학교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마인크래프트 속에 현실과 비슷한 모양의 학교를 짓고 졸업장과 꽃다발을 만들어 서로 수여하며 졸업식을 진행하기도 했고, 스승의 날에는 만나지 못하는 선생님들에게 편지를 남기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대학 신입생들은 메타버스 입학식에 참여하여 과 점퍼를 입고 캠퍼스를 오고 가며, 총장님의 환영사를 듣기도 하고, 한 기업의 신입사원들은 3D 맵으로 설계된 가상의 사옥에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며 신입사원 연수를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사람들은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연 패션쇼에 참석하기도 하고, 아이돌 그룹이 연 가상 팬 사인회에 참석하여 사인을 받고 좋아하는 가수와 함께 셀카를 찍기도 하면서 제한된 물리적 교류 활동을 메타버스 세상 속에서 이어가고 있다. 이와 같이 10대들의 대안적인 활동, 소통, 협업의 공간으로 메타버스가 주목을 받으면서 초·중등 교육 영역에서 이에 관한 논의와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교육적 맥락에서 메타버스는 ‘현실과 융합된 가상의 공간에서 사용자들이 아바타 등을 통해 상호작용하고, 사회·정치·경제·문화적 가치를 생산·소비하며 자신의 삶을 확장하는 또 다른 세상’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계보경 외, 2021), 오늘날의 메타버스는 AR/VR, 5G, 블록체인, IoT와 같은 다양한 기술과 결합해 현실세계를 복제하는 데서 나아가 인간과 시간, 공간을 결합한 새로운 경험을 설계한다는 점에서 교육에 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최근 다양하고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가상세계 메타버스를 대상으로 교육매체로서 메타버스의 교육적 활용 가치를 확인하고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초·중등 교육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사와 학생의 교수학습 경험을 분석하고, 전문가 델파이 등을 통해 확장된 학습 공간으로서의 메타버스의 가능성과 한계를 탐색하며, 교육공간으로서의 메타버스 활용을 위한 과제를 제안하고자 하였다.
1. 메타버스의 교육적 활용 가능성과 사례
최근 1~2년 사이 관련 플랫폼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게임형 메타버스, 제페토, 이프렌트와 같은 소셜형 메타버스, 게더타운, 잽과 같은 비즈니스형 메타버스 등 다양한 플랫폼들이 교육 현장에서도 시범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초기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접근성의 장점을 보여주었던 게더타운, 교육용 버전이 별도로 있는 마인크래프트 등이 학교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메타버스 서비스로 주목을 받은 바 있지만, 아직까지 메타버스를 교육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는 많지 않고, 활용 기간이나 다양성에도 한계를 지니고 있어 교육용 메타버스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메타버스의 유형은 미국미래학협회가 제시한 4가지 유형이 널리 회자되고 있는데(ASF, 2006), 각 유형별 메타버스는 다음과 같은 교육적 활용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다.
다양한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각각의 메타버스 유형들은 독립적인 특성으로 존재하기보다는 각각의 특성들이 맥락에 따라 융합되는 방향으로 발전되어 가고 있다.
2. 교사의 메타버스 활용 수업 경험 분석
본 연구에서는 초·중등 교육에서 교사들의 메타버스 활용 경험 분석을 위해 실제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교수학습을 설계하고 직접 실천한 경험이 있는 초·중등 교원 10명을 대상으로 FGI(Focus Group Interview)를 실시하였다. FGI 결과, 교사들은 메타버스를 학습자 흥미 향상, 학습자 중심의 학습을 이끌어가기 위한 맥락에서 활용하고 있었으며, 메타버스 자체가 가진 자유도로 인한 학습의 제약 요소들에 대해서도 지적하였다. 이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사들은 학습의 흥미와 참여를 높여 다양한 핵심 역량을 신장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교사들은 메타버스의 가상세계 자체가 주는 흥미 요소, 아바타로 대변되는 자신의 정체성, 아바타를 중심으로 다른 사용자 및 NPC와의 다양한 상호작용 등을 활용하여 학습의 능동적인 참여와 몰입을 높이기 위해 메타버스를 활용하였다. 그리고 고위험, 고비용 등의 문제로 학교 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웠던 교육 활동을 가상으로 제공하고 가상세계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둘째, 교사들은 메타버스가 가지는 높은 자유도를 활용하여 다양한 소통과 실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교수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는 사용자들이 다양한 공간과 객체를 창조할 수 있는 기술적 기능이 있어, 교사들은 현실세계의 재현을 통해 실제적 문제 해결을 유도하거나 객체와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게임처럼 학습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때 메타버스의 기능이 부족할 경우 다양한 에듀테크를 채택하여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노력을 하였다. 교사들은 메타버스가 가지는 기술적 특성을 분명히 이해하고,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교수 전략을 찾아 풍부한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교수 설계를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교사들은 메타버스 활용 교육에 있어 가상세계가 가진 높은 자유도로 인한 교수 설계의 어려움과 학습 방해 요소를 제시하였다. 가상세계는 현실세계보다 더 많은 확장성과 가능성을 가진다. 이러한 가상세계를 교수학습에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교사는 메타버스를 충분히 이해하고 경험하며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수학습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테크놀로지 교수 내용 지식을 요구한다. 교사들의 일상에서의 메타버스 활용 경험과 연수 기회의 부족, 수업 설계의 복잡성은 메타버스를 수업에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주는 요소로 지적되었다. 일부 학습자들은 흥미 요소에만 치중하여 교사가 의도한 학습에 참여하지 않거나, 학습 경로를 이탈하여 수업을 방해하기도 하였다. 또, 메타버스에서 불특정 다수와의 만남은 새로운 학습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사이버폭력과 같은 위험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 학교 교육에서 메타버스에서의 자유도와 확장성을 어느 수준까지 제공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교사들은 메타버스 활용 교육을 촉진하기 위한 기술적,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메타버스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충분한 성능의 기기와 통신망이 갖추어져야 한다. 대부분의 메타버스는 3D 기반으로 작동하여 고성능 그래픽 카드 및 CPU, 광대역 통신망이 요구된다. 코로나19에 대응하여 상당수의 학교가 기기와 통신망을 갖추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성능 면에서 메타버스 활용 교육을 충분히 지원하고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학교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교수학습 기능을 갖춘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이 요구된다. 현재 상당수의 플랫폼은 게임용, 회의용으로 개발되어 교수학습 기능이 부족하거나 높은 자유도로 인한 안전한 학습환경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충분한 교수학습 기능과 자유도, 확장성이 적정 수준에서 결합된 교육용 메타버스 플랫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편, 메타버스의 방향성은 AR/VR과 연계되어야 한다. 키보드나 마우스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은 확장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AI, AR/VR, 동작 인식 등 첨단 AR/VR 기술을 메타버스에 접목하여 보다 실재감과 몰입감 있는 학습 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3. 학생의 메타버스 활용 학습 경험
다음으로는 학생들의 메타버스 활용 학습 경험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메타버스 활용 수업 경험이 있는 초· 중등학교 학생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다. 현재 메타버스를 활용한 수업 사례가 많지 않아 FGI에 참여한 현장 교원, 블로그나 유튜브에 메타버스 활용 교육을 공유한 교사가 지도한 학급의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였으며, 총 230명의 초·중·고등학생이 설문에 참여하였다.
조사 결과, 첫째, 학생들은 주로 교사로부터 메타버스의 개념을 접하였으나 고등학생들 경우는 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메타버스를 접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메타버스의 개념을 교사의 설명 등을 통해 비교적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주로 가상세계와 아바타로 이루어진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메타버스는 4가지 유형으로 광범위하게 제시되고 있으나, 학생들은 주로 디지털로 구축된 가상세계를 메타버스로 인식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둘째, 학생들은 교사와의 수업 또는 게임 목적으로 메타버스를 주로 활용하고 있었다. 특히 교육 목적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라는 응답자의 특성상 학생들은 원격수업의 대안으로 게더타운과 같은 협업 기반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수업을 듣거나 수업 외 시간의 학습에 활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부 학생들은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게임 기반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게임이나 채팅 목적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메타버스의 일상적인 활용 및 조작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으며, 이러한 학생들의 메타버스에 대한 높은 친밀도와 소양은 메타버스 활용 교육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학생들은 메타버스 활용에서 높은 자유도에 흥미를 보였다. 메타버스에서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만들고, 아바타를 자유롭게 움직이며 꾸미는 데 가장 큰 흥미를 보였다. 메타버스의 높은 자유도는 학생들에게 표현, 창작과 탐험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며 특히 다른 사용자와 상호작용과 협력 등을 반영한 수업 설계가 이루어질 경우, 보다 주도적인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기제가 되리라 예측된다. 더불어 높은 자유도를 가진 가상세계에서 사이버 폭력과 같은 각종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타인과 긍정적으로 소통하고 성숙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넷째, 학생들은 메타버스 활용 교육의 효과를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인식하였다. 특히, 초·중학교 학생들은 메타버스가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메타버스 자체가 학생들에게 흥미를 제공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한편, 고등학생은 초·중학생에 비해 학습 효과를 낮게 인식하고 있었다. 기존 화상대화 플랫폼과 메타버스의 차별성, 지식 전달의 한계, 학습자 수준에 맞지 않음 등이 이유가 될 수 있다. 이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정할 때 학습자의 수준과 학습활동의 유형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다섯째, 학생들은 메타버스에서 새로운 객체와 공간을 창작하거나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활동을 수행하길 희망하였다. 특히 학생들은 메타버스에서 자기가 원하는 공간, 살고 싶은 공간, 놀 수 있는 공간 등을 건축하는 데 높은 응답을 보여, 스스로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소통하며 주도적인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서 메타버스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 메타버스의 교육적 활용을 위한 과제
이상에서 살펴본 교사와 학생들의 학습 경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메타버스가 긍정적 측면에서의 교육적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 아직 선결해야 할 과제들에 대한 전문가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 전문가들은 기술적 측면, 교수학습적 측면, 윤리적 측면, 기타 정보 보호 등의 측면에서의 다양한 과제들을 제안하였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기술적 측면의 과제이다. 메타버스의 플랫폼 기능과 플랫폼 간의 상호운용성이 개선되어야 하며, 현재 상업적 용도로 개발된 메타버스의 여러 제약과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교육용 메타버스가 개발되어 안정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보다 몰입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키보드, 마우스에 의한 그래픽 기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조작 방식에서 나아가, 보다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 기반(NUI)의 체험을 위한 플랫폼의 지원 기능 및 장비의 성능이 향상될 필요가 있다. 더불어 HMD(Head Mounted Display)1등 특수기기 활용 시에는 기기 활용에서 오는 피로감과 어지럼증의 문제도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플랫폼 외에 교수학습 상황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수학습 콘텐츠 개발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수자와 학습자가 주도적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도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메타버스 활용 설문 조사 결과에 의하면 학생들은 환경을 스스로 구축하거나 게임을 만드는 등의 주도적인 활동에 가장 많은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메타버스를 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메타버스 상에서의 주도성이 학습경험과 잘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콘텐츠와 학습 환경에 대한 디자인에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셋째, 윤리적 측면의 과제도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가상세계가 현실세계의 일상만큼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 내에서의 윤리, 에티켓 교육, 인격존중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바람직한 메타버스의 교육적 활용을 위한 교사 지침서와 학생용 에티켓 목록 등이 배포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메타버스 내에서 발생 가능한 윤리적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교사 모니터링 및 운영 권한 부여, 유해 콘텐츠 여과 장치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현실세계에서 발생하는 각종 범죄와 개인정보 유출, 불법 복제, 프라이버시 문제 등의 문제들은 가상세계에서 더 큰 이슈가 될 수 있다. 발생가능한 문제들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법,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학교에서 메타버스를 안전하고 원활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행·재정적 지원 및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중요한 과제이다.
본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와 같이 초·중등교육 영역에서 메타버스의 활용은 아직 초기 단계로 일부 교사들에 의해 시범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새롭게 부상하는 기술들이 그렇듯이 메타버스 또한 교육의 질 개선이나 미래교육의 비전 실현을 위한 가능성과 기술적·제도적 제한점 및 잠재적 위험요인들을 함께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메타버스 기술이 가지는 교육적·사회적 잠재성과 교육과 학습자에게 미치게 될 부정적 영향의 경중을 고려하여 개인적 또는 정책적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정책 관점에서는 일부 교사, 학교, 지역 등에서 메타버스를 교육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더라도 잠재적 위험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교육적 활용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의 지향점을 다시 한 번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습자의 주도성을 회복하고 성장시켜나갈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메타버스 활용 교육이 필요하다. 메타버스의 가장 핵심적인 특성은 무엇보다도 초·중등교육의 주체인 Z세대와 알파세대의 흥미와 동기를 촉발하고, 적극적 참여와 학습 몰입을 통해 학습의 질적 개선을 촉진한다는 점이다. 현재 메타버스 플랫폼의 주 이용자들인 10대들은 자발적으로 메타버스에 접근하여 자신들의 세상을 창조하고,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고 향유한다. 스스로 만든 세상에서 아이들은 주체로서 소통하고 교류하고 배우고 성장한다. 메타버스 세계에서 아이들은 세상의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전략들을 함께 모색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능동적 참여자로 활동한다. 나이, 인종, 성별 등에 크게 관계없이 이 공간의 주체로서 활동하고 존재한다. 이는 OECD의 교육 2030과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학습자 주체성’의 일면이며, 우리 교육에서 오랫동안 구현하고자 했던 학습자 중심 교육, 배움 중심 교육의 모습이기도 하다. 본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듯이 메타버스 공간은 교사들에게는 배우고 익혀서 준비해야 하는 공간이지만 학습자들에게는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삶의 공간이며, 놀이의 장이자 배움의 장이 된다. 즉, 메타버스 기술은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와 교실이라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벗어나 자신의 대리인(아바타)을 통해 세상으로 나아가 지구적 이슈에 참여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지적·사회적·정서적 경험의 폭을 넓히고 삶의 주체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회와 장을 마련해줄 수 있다. 더불어, 메타버스 내 교육환경 구축과 학습활동 과정에서 촉진될 수 있는 교사와 학생 간 협력체제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배우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배움 중심의 학습 경험이 될 것이다.
둘째, 메타버스의 교육적 활용은 학습자와 교수자의 특성과 취향, 제반 환경을 반영하여 교수학습 방법적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해나갈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의 교육적 적용을 먼저 시작한 교사들은 화상교육의 한계점을 벗어나고자 메타버스를 시작하였다고 응답하고 있으며, 앞선 경험을 통하여 화상교육과 메타버스 간의 적절한 연계가 필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메타버스 활용이 기존 매체 활용 수업에 대한 대체재라기보다 기존 매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나 제약점을 보완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수업에 메타버스 활용을 시작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화상강의는 대규모 전달식 수업에 강점이 있고, 메타버스는 모둠 소통이나 협력 기반의 문제해결형 수업에 더 적절하다. 또한, 교실 수업이나 화상강의에서 학습에 어려움을 가지는 활동형 학습자, 게임형 학습모델을 선호하는 학습자, 실감형 콘텐츠와 기기들이 구비된 교육환경에 있는 학습자들에게는 메타버스 적용이 좋은 교육적 대안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메타버스의 교육적 적용을 위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교사와 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 개방된 환경에서 다양한 학습자의 활동을 안내하고 지도하기 위해 요구되는 교사의, 보다 더 높은 디지털 역량과 사전 준비를 위한 노력은 메타버스 활용의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메타버스의 활용이 교수학습의 다양성을 높여가는 데 집중될 수 있도록 하는 현장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누구도 소외 없는 포용적 공간으로서의 메타버스 활용을 지향해야 한다. 앞선 조사에서 학습자들은 메타버스를 학습의 흥미와 주도성을 높여주는 교수 학습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바가 있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수업의 아바타 꾸미기, 가상공간 창작 활동, 게임 기반의 학습 방법 등은 기존의 학습에 흥미가 없거나 소외된 학습자들을 학습의 장으로 초대하는 장치들이 될 수 있다. 또한 만성질환으로 학교생활과 학업 수행에 어려움이 있는 건강장애 학생을 위한 확장 가상세계 체육대회는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지원을 통해 안정감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 고위험, 고비용 등으로 학생에게 적용하기 힘든 교육 활동이나 직업 훈련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아울러 학습자의 정서적 지원 측면에 있어서도 메타버스 공간에 청소년 상담소를 개설하거나 진로교육·진로체험을 위한 콘텐츠나 공간을 마련하여 개인적, 지역적 문제로 어려움이 있는 학습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다. 특히,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가상세계는 사고와 활동의 범위를 자연스럽게 지역사회나 지구 전체로 확장시킨다.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고,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지구 반대편의 사회적 이슈를 접할 수도 있고, 환경 문제와 같이 지구촌 모든 이들의 공통 관심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다른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높이고 상호 존중의 태도를 배울 수 있다. 또한 메타버스 가상세계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경험과 메타버스가 제공하는 높은 몰입감은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 태도와 가치를 개발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가 2000년대 웹 혁명, 2010년 모바일 혁명을 이을 새로운 혁명의 아이콘이 될지 안 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다만, 새로운 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올 것이고, 우리는 그때마다 이의 교육적 잠재성과 가치, 위험요인들을 고민하고 논의하게 될 것이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해답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나가는 것이기에 함께 나아가면서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용기와 협력, 변화와 불확실함을 기꺼이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경처럼 머리에 쓰고 대형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영상표시장치를 총칭하는 용어
ZEPETO: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로, 국내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2018년 출시된 제페토는 얼굴인식과 증강현실(AR), 3D 기술 등을 이용해 ‘3D 아바타’를 만들어 다른 이용자들과 소통하거나 다양한 가상현실 경험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