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의 명가 배다리(舟橋) 박물관
배다리 술 박물관
전통술 명가가 세운 막걸리 박물관에 가다
1966년 어느 한 여름
평소 막걸리를 즐기던 박정희
전대통령은 당시 김현욱 서울시장과
고양시 소재 한양골프장을 다녀 오던 길이었다.
목이 컬컬함을 느끼던
박대통령은 인근에 있던 주점에 들렀다.
박대통령이 막걸리를 찾는다는 말에
“박대통령은 무슨..... 박대통령 닮은 사람이
오늘 여기서 영화 찍나보지?”라며 못 믿고
큰소리 쳤다는(주점) 주인 내외는 배다리
실비옥박물관 근처에 살면서 아직도 그 시절을 회상한다고 한다.
당시 실비옥에서 막걸리 한 사발을
드시던 박대통령은 술맛이 좋아 주인한테
"어디 막걸리냐?" 고 물었다.
주인은 "능곡 양조장에서 막걸리를 가져 옵니다" 라고 대답했다.
그 후로 실비옥은
대통령이 다녀간 집이라는
유명세를 치루었고 이러한 인연으로 인해
능곡 양조장 에서 제조한 막걸리(현,고양 쌀 막걸리) 는
1966년부터 1979년까지 청와대에 지속적으로 납품하게 되었다.
박대통령이 서거하던 그날도 납품했었다.
그 후 박대통령과
능곡양조장의 인연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 이어졌다.
1999년 현대건설 정주영 회장이 북한에 갔을 때다.
김정일 위원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박정희 대통령이 막걸리를 좋아했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박대통령이 마신 막걸리를 맛보고 싶다고 했다.
정회장은 "다음에 올 때 꼭 가져오겠다." 고
약속을 하고 돌아와 박대통령이 대놓고 마시던
'능곡양조장' 을 찾았다.
그래서 '고양탁주합동제조장' 의
일원이 되어 있는 '능곡양조장'의 박관원 원장을 확인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즐겨 마시던
막걸리를 제조해서 북한에 가지고 간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박관원 원장이
통일을 염원하며 상표등록을 마친 술이 '통일막걸리'다.
이처럼 박대통령의 입맛을 사로잡은
능곡양조장의 박관원 대표이사는 고양시에서만
5대째 술도가 가업을 잇고 있는 전통술의 명가다.
술 명가답게 지난 2004년 7월 3일
고양시 성사1동에 막걸리 박물관을 세웠는데
바로 '배다리 술 박물관' 이다.
'배다리' 는 1915년 당시
고양군 주교리(舟橋) 5번지를 부르는 말이다.
배다리 박물관의 박관원 관장은
1915년 배다리 술도가 '인근상회'를 창업했던
박승언옹의 4대손으로,
능곡양조장을 계승 받았다가
1972년부터 능곡 등 5개 지역 양조장이
'고양탁주 합동제조장'으로 통합된 후 대표이사로 일해 온,
우리 술의 살아있는 역사라 할 수 있다.
1층에는 무료시험장과 막걸리카페가 있고
2층에는 갖가지 술 관련 유물과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제1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거대한 술 숙성용 나무저장통과 만났다.
근대화 이후에 사용되었다.
술을 저을때 사용하는 동댕이가 저장통에 세워져 있다.
주위를 둘러보니 술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조선중기에 탁주, 약주(청주), 소주를 빚을 때 쓰였던
도구(누룩틀, 소주고리, 종국상자, 술시루, 쳇다리, 체,
용수, 약주틀, 나무깔대기, 동댕이외 다수)와 통일신라시대,
고려, 조선시대를 걸친 술 저장용으로 쓰였던
각종 술독, 술항아리, 술통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일제시대 (1909년:주세령공포) 당시,
정종공장에서 썼던 정종사입통(높이 2미터)과
정종 항아리 등을 크기와 시대별로 전시해 놓으므로
일본의 주조기술이 우나나라 양조기술에 끼친영향을 보여준다.
또한 술문화 / 의식을 보여주는 고려시대 이후의
각종 청동술병, 마상주, 모주병, 술도자기와 사발,
술잔 등을 시대와 용도별로 소장품들을 나열해 놓았다.
술’ 수송수단과 술포장의 역사를 보여주도록
조선시대 이후부터 근대, 현대에 이르는 나무술통,
술장군, 옹기술춘, 철재통(재활용품), 플라스틱말통,
페트병까지 전시해 놓으므로 역사적, 교육적 가치를
한층 돋보이게 연출해 놓았다.
지금은 보기 힘들어진 추억의 말통. 부모님 몰래
말통 뚜껑에 막걸리를 따라 마실 때 엎지른 양이 더 많았다.
제 2전시장은 전통술 만드는 과정을 인형들이 재현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인해 유명해진 실비옥도 재현해 놓고 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와 막걸리와 김치전을 주문했다.
막걸리 한병에 1,500원하니 거의 생수가격이다.
김치전은 10,000원.
김치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고 부쳐냈다.
비 오는 날 부침개에 막걸리라고 했다.
마침 시원한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린다.
술이 더욱 댕긴다.
곡주의 맑고 탁함은
완전히 익은 곡주를 거르는 방법에 따라
구별 되는 것으로 발효가 끝난 술밑에 용수를 박아
용수속에 고인 것을 떠내면 맑은 술. 즉 청주가 얻어진다.
채를 받쳐놓고 물을 첨가 하면서 손으로 주물러
채 구멍으로 걸러내면 탁하고 뿌연 술 탁주가 된다.
탁주는 '아무렇게나 막 걸러낸 술' 이라 하여
'막걸리'라고 부르게 되었다.
네병들이 능곡 쌀 막걸리 포장박스 더 이상 촌스럽지 않다.
들고다니기에 부끄럼이 없다.
고양 막걸리는 술이 무겁지 않아 목넘김이 좋다.
알고보니 살균주가 아니라 보존기간이 5일에 불과한
생주로 쓴맛,단맛,시원한 맛, 신 맛 등 일곱가지 맛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이러한 맛의 비결은
거의 100년 전 인근상회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다.
배다리 술도가'인근상회'를 창업했던
박승언 옹은 보기.보혈.보양에 도움이 되는
약주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배다리 술도가가
탄생하자마자 인근의 술꾼들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전한다.
혀에 감칠맛이 나며,술기운이 오르고
내리는 속도가 완만해서 기분이 좋고.
뒷골 때리는 후유증이 없는 이 술에 대한
비방을 적은 책자는 가보로 전해오다 안타깝게도
한국 전쟁 때 능곡양조장과 함께 소실 되었다고 한다.
다만 그 비법 몇 가지는 전수되었는데
이를 받은 이가 바로 박권원 관장이다.
와서 소주와 맥주에 밀려났다.
전성기를 구가하던 70년대에 비해
그 소비가 15~20프로정도밖에 안 된다.
바뀐 소비자의 입맛만 탓할수는 없다.
막걸리는 현세에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만든 막걸리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술병의 디자인도 현대감각에 맞출 필요가 있겠다.
막걸리는 촌스런 술이라는 꼬리표를 떼야 한다.
배다리 술 박물관에서
내가 만난 건 술에 관한 유물이나 자료가 아니었다.
술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을 느꼈다.
지금 배다리 술 박물관은 전통주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배다리 박물관 가는 길
○전철3호선 원당역
6번 출구로 나와 의정부 방향으로 500m 정도 거리임.
○개관시간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7시
막걸리 카페는 오후 10시까지 함.
○전화:031)967-8052
박물관과 갤러리 입장료 무료, 매주 월요일 휴관
※ 매주 일요일에는
박관원 원장이 직접 소주내리기를 재현한다.
오늘도 좋은 일과 함께 동창들 모두가
건강하게 즐겁고 행복한 시간 되기를 바람니다.
감사합니다.
The End
술의 명가 배다리(舟橋)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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