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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중 김효정 선교사의 2024년 11월 이야기
캘거리는 긴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11월 초에 벌써 첫눈이 내리고 이제는 서서히 추위가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겨울은 6개월이나 지속이 되기 때문에 1년의 절반을 겨울과 함께 보내야 합니다. 필리핀에 살 때에는 늘 자연재해라는 위험 속에 살아갔습니다. 홍수, 태풍, 지진, 화산등등 각종 재해가 쉴새없이 닥쳐와, 일상으로 여겨지기까지 했습니다. 캐나다는 자연재해로 부터 안전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꼭 그런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산불로 인해서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매캐한 연기가 도시 전체를 가득 채우기도 했고, 한 여름에 골프공 만한 우박이 쏟아져 지붕, 벽, 차량 파손등등의 큰 피해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삼십여분 내린 우박으로 인한 피해는 여전히 복구 중에 있습니다. 긴 겨울 동안 꽁꽁 언 도로와 폭설로 크고 작은 사고들이 속출하는 것도 캐나다의 자연이 우리들에게 주는 경고 중 하나입니다. 세계 어느 한 곳 자연재해로 부터 안전한 곳은 없는 듯 싶습니다. 다만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간절히 구해 봅니다.
1. 김현중, 김효정, 김예훈, 김예일의 이야기들....우리 가족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우리 가족은 캘거리로 이주해 거의 1년을 지나고 있습니다. 꽉막혔던 영주권의 문제가 캘거리로 이주를 하면 한방에 해결이 되고 모든 일이 순조로울 줄만 알았는데 우리가 도착한 후, 2024년이 되면서 모든 것이 다시 어려워졌습니다. 에너지의 도시 답게 석유가 생산되는 도시다 보니 주유비가 타 주에 비해 저렴했었는데, 그동안 감면되었던 세금이 다시금 제자리를 찾으면서 주유비가 급등했습니다. 영주권도 갑작스럽게 일시 정지로 막혀 버리고 이민자의 정책에 빗장을 잠그기 시작했습니다. 물가도 오르고 주유비도 오르고 각종 비용들이 오르다 보니 경제도 얼어버려 힘든 상황이 찾아왔었습니다. 저는 주로 배달을 하고 있습니다. 마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주문이 들어오면 고객이 주문한 물품들을 직접 장을 보고 결제를 해서 고객의 집에 배달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경제가 어렵다 보니 주문량도 줄어 차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늘어나고 그러다 보니 차에서 앉아서 기다리는 동안 몸에도 무리가 왔었나 봅니다. 지난 5월에 발견된 게실염이 다시 재발하고 약을 먹고 잠잠해지고를 반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입이 줄어 들다 보니 어려움이 많아졌습니다.
그나마 버티며 살수 있었던 것은 한국 신용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며 간신히 버티며 살았는데 어느 순간 그마저도 힘들어졌습니다. 결국 신용회복위원회에 신용회복 지원을 신청해야 했습니다. 한마디로 선교하고 남은 것은 빚뿐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고 당장 우리 살기도 힘들어지는데 선교는 무슨 선교인가라는 생각도 들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주소가 처가로 되어 있어서 카드사의 독촉전화, 재산 압류, 자택 방문등 어려운 시간을 처가에 지워드리는 힘든 시간들이었습니다. 지금은 채무 조정이 되어서 12월부터 매월 채무를 갚아가야 할 상황입니다.
우리가 어려워도 필리핀에 보내는 장학금과 교회 지원금은 멈출수가 없었습니다. 여러가지 상황이 어렵게 되어 우리가 부담해야 할 부분이 늘어서 더더욱 어려웠지만 그래도 올 한해동안 밀리지 않고 지속할수 있었습니다. 아마 후원자님들의 기도와 후원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못했을 일입니다.
아내인 김효정 선교사는 베이커로서 매일 새벽 3:30에 출근해서 신선한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뭐든 쉬운 일이 없기는 하겠지만 빵을 오븐에 넣고 빼는 일이 많다보니 팔에는 온통 데인 자국들이 남아 있습니다. 나을만 하면 다른 곳을 데이고 또 다른 곳을 데여서 볼때마다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현재 제빵으로 LMIA(노동허가증)로 지원해서 영주권을 받기까지는 싫든 좋든 현재 일하는 곳에서 일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제도가 좋은 점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습니다.
두 자녀들은 현재 학업을 중단하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둘다 마트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직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면 짠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둘다 직장내에서 칭찬도 듣고 만족도도 높아서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아마 말은 못해도 대학교에 다시 복학해서 다니고 싶은 모양이기도 합니다. 부모 형편을 알다 보니 표현은 하지 않아도 그런 분위기가 느껴져 짠하기도 합니다.
2. 캐나다, 한인교회 다음세대 사역
저는 한인교회 파트 사역을 하면서 청소년, 청년들과 씨름을 하고 있습니다. 한인교회는 선교지보다 더 힘들다는 것을 피부로 느낍니다. 대부분의 한인교회는 재정 자립이 안되다 보니 캐네디언 교회의 오후 시간을 이용해서 예배하고 장소를 빌려서 사용하는 형태입니다. 캐네디언 교회가 워낙 시설이 좋아서 사용하기에는 불편함이 없을 거 같지만 막상 부딪혀 보니 여러가지로 어려움 점이 많습니다. 시설을 사용하려면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연락이 잘 되지 않습니다. 프로젝터를 사용해야 하는데 무선 연결 방식으로 사용하다 보니 자주 끊기고 다시 연결이 안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프로젝터에서 케이블 하나만 빼면 되는데 이것 조차 마음대로 할수가 없어서 속만 끓이고 있습니다. 음향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교회의 음향장비들이 있지만 사용하려면 음향 담당자와 연락해서 사용법을 배워야 하는데 이 역시 연락이 쉽지 않아 별도의 음향 장비를 세팅하고 다시 철수하고를 반복합니다. 캐네디언 교회는 노령의 성도들만 계시기 때문에 마이크 하나면 되는 수준의 시설이다 보니 어차피 별도의 음향 시설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장비나 물품은 창고 하나에 꾸겨 넣어야만 됩니다. 그래도 이런 교회를 적은 비용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긴 합니다.
또한 캐나다에 살고 있는 한인 학생들은 그 정체성도 모호합니다. 캐네디언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닌 그 어느 중간 지대에 있는 듯 합니다. 어떤 친구는 영어가 더 편하고 어떤 친구는 한국어가 편합니다. 선교지에서는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해 하고 그것이 동기부여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인 학생들에게는 너무도 부요함이 그들의 갈급함과 갈망을 사라지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나라의 이동이라는 문화적 충돌과 충격이 은연중에 몸에 나타나 있기는 합니다. 이동이 잦다보니 또 어디론가 떠날지 모른다는 마음의 동요도 있는 것 같고 아픔도 느껴지기도 합니다. 부모에 의해서 교회에 나오기는 하지만 신앙의 깊이도 성경을 아는 지식도 별로 없는 신앙의 유아입니다. 말씀에 대한 갈급함도 없고 굳이 신앙이 없어도 잘 살수 있는 것 같은 풍요로움이 이들을 기도할 필요도 못느끼게 만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이들은 어떤 존재들인가? 이들을 위해 어떤 말씀을 전해야 할까를 고민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7월 방학이 시작되자 마자 텐트들고 야외에서 캠핑하며 고생하며 썸머 캠프도 했습니다. 8월에는 엎드리며 기도하자는 '엎드림' 특별 기도회도 열었습니다. 9월에는 성경을 보다 재미나게 배워보자고 방탈출 게임처럼 성경을 풀어보는 게임 시간도 가졌습니다. 10월에는 미래에 대한 비전도 앞으로 나의 삶의 방향도 희미하거나 없는 친구들이 많아서 '멘토초청특강'을 했습니다. 교회에 계시는 다양한 직업을 가지신 집사님, 성도님들을 초청해서 삶의 이야기와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선교지보다 더 힘든 곳이 바로 이민교회임을 실감합니다. 그 중에서도 다음세대 사역은 더더욱 힘든 사역입니다. 교사 교육도 제대로 받기 어렵고 교재도 한글로 하기에도 영어로 하기에도 어중간해서 스스로 찾아서 헤매거나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한인교회들이 대부분은 규모가 작거나 열악해서 함께 모여서 교사 교육도 하고 친교하는 시간도 가지면 좋겠지만 이 역시도 쉽지 않습니다. 목회자들도 교회 사역은 물론,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2중직의 삶의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 많이 준비하고 연구도 해야 하지만 자료 준비도 쉽지 않습니다.
설교를 하려면 한글, 영어 자료 모두를 보고 한글과 영어를 동시에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쉽고 재미나게 해야 하니 이것 또한 큰 숙제 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두 아들들이 큰 도움이 됩니다. 프로그램 하나 진행할때마다 아이디어를 내주고 함께 준비해 줍니다. 특별히 둘째 예일이는 찬양 준비부터, 리더십에 까지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11월 짧은 가을 방학을 맞은 이번주에 1박 2일 MT를 했습니다. 마땅한 장소가 없어 우리집 좁은 공간에서 함께 뒹굴고 식사도 하며 게임도 했습니다. 특별히 진행된 '4번째 멘토초청특강'을 통해 자신의 삶의 방향을 그려가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 일을 둘째 예일이가 진행을 해주었습니다.
2025년에는 단기 선교도 가볼까 합니다. 마음 같아선 이 녀석들 데리고 필리핀을 방문해서 서로가 하나가 되는 시간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3. 필리핀 동산 교회는
필리핀 동산교회는 16주년을 맞았습니다. 2008년 11월 11일 설립예배를 시작으로 16년을 달려왔습니다. 위태 위태한 고비들을 수도 없이 넘기고 넘겨 쓰러질 것만 같았던 교회는 우리의 생각보다 크고 위대했습니다. 2018년 여러가지 재정적인 어려움에 필리핀 사역을 정리해야 할 때 교회는 스스로 없어지길 바랐지만 우리가 떠난 뒤에도 그들 스스로가 모여 오늘까지 교회를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눈물 겨운 이야기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선교사가 떠난 교회는 뿔뿔이 흩어졌어야만 했고 그러길 바랐지만 지난 세월동안 교회였던 그들은 여전히 교회로 남아 있었습니다. 건물은 없어져도 그들 속의 동산교회는 여전히 숨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가 떠나고 스스로 살아 남아 16년을 맞았습니다. 올해 특히나 어려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큰 도웅은 주지 못했지만 음식도 준비하고 찬양, 율동, 간증등을 하며 축하하고 격려하며 16주년 기념 감사 예배를 마쳤습니다. 예배 장소는 좁고 덥고 열악합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선풍기도, 바닥 장판도, 음향 시설도 열악해서 지원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도 겨우 살아가고 있어서 넉넉하게 지원해 줄수 있는 형편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4. 간호학과 2학년 레이나
교회의 리더이며 간호학과에 재학중인 레이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학업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대학은 비용도 비용이지만 부모님들과의 치열한 싸움이 시작됩니다. 저 나이가 되면 공부는 그만두고 일을 하면 집안 형편에 도움이 될텐데 하며 당장의 어려움 때문에 자녀들의 미래를 포기하고 단념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누구보다 공부와 집안일, 그리고 교회 봉사까지도 열심히 하는 레이나를 볼때마다 대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필리핀에서 가난에서 벗어나는 길은 쉽지가 않습니다. 워낙 월급여가 적고 함께 살고 있는 가족들이 많기 때문에 하루 하루 살아가기에도 버겁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고등학교까지는 큰 비용이 들어가지 않지만 대학의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당장 하루 살아가기에도 벅찬 일상에 대학교 등록금이 폭탄 처럼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싸움을 대학생을 장학생으로 선발하면서 뒷바라지를 하는 내내 해야 했습니다.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해서 학교에 보내게 하고 때로는 학교에 찾아가서 상담도 하고 이런 세월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그나마 레이나는 첫 1년 과정을 잘 마치고 2학년 과정은 장학금이 보장이 되지 않아서 지원을 할수 없다고 하자 바로 가정 형편을 고려해서 직장을 찾아 학업을 중단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렇게 포기하고 있던 마지막 등록일을 넘길 그 즈음에 1학년 과정을 후원해 주셨던 후원자님께서 2학년 과정도 후원해 주시기로 한 것입니다. 서둘러 등록을 할수 있는지 알아보고 느지막히 등록을 하고 현재는 열심히 학업중입니다.
5. 겨자씨 장학금
매월 장학금을 보내는 일은 우리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배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 교회의 형편이 어려운 것을 뻔히 알다 보니 후원을 요청하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후원을 지속해 주시고 새롭게 후원도 해주셔서 장학금을 매월 보낼수 있었습니다. 대학생인 레이나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학업을 그만 두어야 할까 고민하고 있던 순간에 이명순권사님께서 지난 학기에 이어 이번 학기에도 후원해 주셔서 열심히 간호학을 공부중에 있습니다.
마크는 성적이 우수하여 여러 대학에 지원을 했지만 수업료가 없는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리잘 주립대학에서 자동차 정비를 배워가고 있습니다. 다만 학비는 없지만 학교의 거리가 멀어서 매일 오토바이로 통학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교통비를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후원을 해주실 분을 찾았는데 다행히 도서관교회 장대은 목사님께서 후원해 주셨습니다.
지아라와 크리스틴은 꼬맹이 때부터 후원을 지속해 준 박병길 후원자님으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있습니다.
니꼴과 마리벨은 아직 후원해 주실 분을 찾지 못해 저희가 개인적으로 후원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장학금 덕분인지 성적도 좋고 학업에 대한 열의도 대단하여서 대인관계 뿐만 아니라 교회의 리더로서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이 지원해 주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2025년에 추가로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
- 매월 한 명의 장학생(월 3만원)을 선정해서 지원해 주실 수 있습니다.
- 필리핀 동산교회의 예배당 건축을 위한 건축헌금이 모아지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 교회의 운영비와 관리비는 성도들의 헌금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매달 교회당 렌트비와 현지 목회자 사례비를 감당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 또한 저희 가정과 저희의 사역을 위한 선교 후원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들도 자비량 선교를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일을 하고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늘 부족함이 많습니다. 많은 성도님들의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기도제목
1. 필리핀 동산교회를 16년동안 지켜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는 동산교회의 성도들을 이끌 좋은 필리핀 목사님을 청빙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또한 좀 더 넓고 안정적인 예배 장소가 마련 될 수 있기를 원합니다.
2. 추가 장학금 지원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이 마음놓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후원 결연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3. 우리 가족의 영주권이 빨리 해결 되어서 캐나다에서 생활하고, 공부하고, 사역하는 일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기도해 주세요.
4. 가족 4명 모두가 일을 하며 직장생활을 하는데 안전사고 일어나지 않고 건강하게 잘 이겨 낼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