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종합사회복지관 개관에 얽힌 이야기>
「섬김과 나눔 ․ 사랑과 봉사」로 꾸준한 성장을
김 정 우(서부종합사회복지관 건축추진위원장/한림교회 원로장로)
세월의 빠름을 비유하는 옛말에 '세월여류(歲月如流)'가 있다. 2003년 4월 개관한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이 벌써 10주년을 맞았으니 이 말이 실감된다. 복지관 설립에 서부터 복지관 건축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참여했던 입장에서 누구보다 감회가 깊다.
서부종합사회복지관 개관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먼저 여기까지 이르게 해주신 에벤에셀의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복지관 설립 주체인 한림교회와 성도님,복지관 종사자로 헌신한 역대 관장님을 비롯한 직원 여러분, 그리고 각종 활동프로그램에 자원봉사와 후원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이제 개관 10주년을 맞아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이 태어나기까지 지난 과정을 되돌아보면서 복지관이 새로운 10년을 향해 도약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고 있음을 밝힌다.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의 잉태는 개관 15년 전인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 4월 한림교회 제11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정동락 목사님(현재 서울 송학대교회 시무)은 첫 당회에서 한림교회가 7년 후 교회 창립 80주년을 맞이하게 되는데 기념사업으로 어떤 일을 함으로써 지역사회를 섬길 것인지 지금부터 논의하고 적절한 시기에 확정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 당회 시마다 논의해오다가 연말 정책당회에서 한림읍지역에는 성 이시돌양로원 외에는 사회복지시설이 전무한 실정이고, 미래 사회에는 복지 수요가 급증할 것이 예상되므로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는 사역으로 사회복지사업을 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1989년 한림교회는 항존직 15여 명으로 시찰단을 편성하여 서울 소재 몇 교회가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고, 운영 실태를 살펴보면서 교회 80주년 사업과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사회복지사업의 꿈을 키워가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1994년 12월 정동락 목사님이 한림교회를 사임하고, 후임으로 강상국 목사님(현 부산광복교회 시무)이 1995년 3월 제12대 담임목사로 부임한다. 같은 해 11월 5일 교회 창립 80주년 기념 주일에는 사진전시회, 축하의 밤, 신앙사경회, 유공자 표창 등 행사 중심으로 치르고, 장기 기념사업으로 복지사업을 추진할 것을 정식으로 공포했다.
사회복지사업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법인 설립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제주도내 우리 교단에 속한 대다수 교회는 복지사업을 추진하면서 형식상 수탁법인을 제주노회유지재단으로 하기 때문에 인․허가과정과 행정업무 수행에 절차상 문제가 많은 점을 파악한 한림교회 당회는 이와 같은 문제를 감안하여 교회가 독자적인 사회복지법인 설립을 하기로 하고, 1998년 법인설립용 기본재산으로 현 복지관 부지 700여 평을 매입하였다.
기본재산 확보에 따라 「한림교회가 이웃과 사회에 대한 사랑의 실천과 봉사의 사명을 가지고 사회복지사업을 수행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사회의 복지증진, 사회복지 전반적인 발전에 기여함」을 법인 목적으로 정하고 제주도에 허가를 신청하였다. 몇 차례의 서류 보완 등 힘든 과정을 거쳐 드디어 1999년 3월 제주도로부터 「사회복지법인 한림 소망의 집」 설립을 허가받았다. 초대 이사장으로 이영춘 장로님이 법인 활성화에 기여했고, 설립 추진과정에서 실무에 복지공무원인 정상섭 집사님(2007년 7월 장로 장립)의 역할이 컸다.
법인 설립에 따른 첫 사업으로 같은 해 4월에 장애인 주간보호센터를, 5월에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을 개원하여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복지사업을 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교회 당회와 법인 이사회는 북제주군 서부지역인 한림읍, 애월읍, 한경면 3개 읍․면 주민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복지관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종합사회복지관을 설립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2001년 11월 종합사회복지관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설립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당시 설립 인가 관청인 북제주군도 서부지역에 종합사회복지관 설립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던 터라 예상보다 빠른 2002년 1월 20일자로 서부종합사회복지관 설립을 인가했다.
법인 설립 인가에 따라 2월 건축위원회를 조직하고 건축 기본설계에 참고하고자 건축위원들이 도내외 종합사회복지관 몇 곳을 방문하였다. 아름건축사무소 고성천 소장님(제주영락교회 안수집사)이 설계하고, 공개입찰을 통하여 한양종합건설주식회사가 시공사로 결정되었다.
2002년 8월 1일 착공하여 이듬해 2월 20일 준공에 이르기까지 한정된 보조금 예산에 맞추어 공사를 추진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았지만, 설계자와 시공사 모두가 복지관 설립 취지를 십분 배려하여 최선을 다해주었기에 준공예정일에 큰 차질 없이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10여 년이 지난 일이지만 이 분들에 대한 고마움은 아직도 깊이 간직하고 있다.
복지관 건물이 준공되어감에 따라 복지관 개관 준비에 박차를 가했지만, 갑자기 차질이 생겼다. 지금까지는 복지관 개관에 필요한 사무용 집기 등 구입비를 시․군에서 지원해주었지만, 지침 변경에 따라 예산 지원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적어도 5천만 원 이상이 필요한데 막막하였다. 당회가 온 성도들에게 이런 사정을 호소하고 기도하면서 모금을 하기로 결정하자 감사하게도 많은 성도들의 모금 후원에 적극 동참하여 짧은 기간에 개관에 필요한 최소한의 집기를 갖출 수 있었다.
모금과정에 지금도 잊지 못하는 감동적인 사례가 있었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가신 고 김순정 권사님이 연세가 많은데도 오랫동안 골목을 누비면서 수집한 휴지를 팔고 저축하셨던 100만원을 선뜻 후원하신 일이다. 건축위원장으로서 복지관 건축과 개관을 준비하면서 어려운 일이 꽤 있었지만 이 일로 힘이 생겼다. 한 가난한 과부가 드린 작은 헌금이 예수님의 칭찬을 받은 것처럼 김 권사님의 정성어린 후원금이 전 교인을 감동시키고 동참케 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복지관 운영에 차량이 절대 필요하지만 차량을 구입할만한 예산이 없었다. 당시 북제주군 신철주 군수님을 찾아가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봉고버스 한 대를 지원해주셨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신철주 군수님의 복지관 설립에서부터 개관에 이르기까지 각별한 배려를 잊을 수 없다.
2003년 4월 1일 드디어 서부종합사회복지관 개관되었다. 하나님의 은혜와 많은 분들의 헌신과 수고, 그리고 후원에 힘입어 1988년에 꿈꾸기 시작한 복지사업이 15년 만에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이란 열매를 맺었다.
「섬김과 나눔․사랑과 봉사」의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북제주군 서부지역(한림읍, 애월읍, 한경면)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사회 문제를 예방 치료하는 등 복지증진을 위한 종합복지센터의 역할 수행을 목적으로 출발한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은 한림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는 사역의 일환으로 상당한 재정 지원의 지속과, 개관 초기 김옥희 관장님을 비롯한 온 종사자들의 노고로 짧은 기간에 자리를 잡아갔다.
그 뒤를 이은 2대 이종법 관장님, 그리고 현 안원식 관장님을 비롯한 종사자들도 한림교회의 복지관 설립취지를 늘 마음에 새기고 초심을 지녀 노력해왔기에 장족의 발전을 가져왔다고 확신한다.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이「섬김과 나눔․사랑과 봉사」로 새로운 10년을 바라보며 꾸준히 성장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