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지맥 3구간 2013. 5. 4 (토) 산길 : 청로고개~오실고개 사람 : 조진대 무심이 조은산 거리 : 15.7km 구간거리 청로고개(28번국도)~6.3~서낭당고개~7.1~선방산~2.3~오실고개(5번국도) / 15.7km Cartographic Length = 18.4km Total Time: 07:45 3월 진달래가 채 피기 전에 2구간을 했고, 4월달에 장보러 가는 사람들 거름지고 따라가는 행색으로 금성산, 비봉산을 돌았다. 두 번째 구간에서 지맥의 주봉인 선암산을 내려오면서 눈이 시리게 바라본 팔공산하의 잔상이 아직도 가물거린다. 지맥을 마주보는 금성, 비봉까지 훑었으니 더 이상 부족함 없이 볼 꺼 다 본 지맥이지만 그렇다고 마무리 않을 수 있나. 사실 3-4구간에 볼꺼라곤 없다. 두 구간을 통털어 이름을 가진 산은 선방산 뿐이고 산도 높지 않아 가슴 터지는 조망도 없다. 대신 능선 주위에 산재한 밭이며 묘들로 인해 수렛길이 잘 나있어 진행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우리처럼 일찍 시작하는 경우 조금 욕심을 내면 두 구간을 한방에 완료할 수도 있겠다. 금요일 밤 5번국도 군위휴게소 옆에 있는 무공수훈자기념비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국도와 고속도로 사이에 위치해 있어 소음이 예상된다. 어차피 아침에는 도로 이편으로 건너와야 하므로, 오실고개 지척에 있는 군위읍에 자리를 잡았다. 군위읍에는 있을거 다 있는거 같다. 24시 김밥집과 감자탕집을 미리 알아놓고 군청앞 인적 끊긴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취침모드로 들어갔다. 05시 일어나 농협하나로마트 앞 김밥집에서 간단하게 콩나물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참치김밥 한줄 사 넣었다. 바로 건너편에 목욕탕도 있네. 오실고개 올라가니 건너편 군위 휴게소에 고문님 차가 보인다. 도로 이쪽(동편) 중앙휴게소는 간판만 있고 장사하는 휴게소는 보이지 않는다. 5번국도 오실고개 중앙휴게소에 차 두 대를 대놓고 고문님 차로 이동한다. 군위읍에서 927번 도로를 따라 들어가니 지보사 입구를 지나고 용대리에는 김수환 추기경의 생가 앞을 지난다. 도로가 언덕위에 아담한 초가집 한 채 보인다. 추기경님의 묘소는 용인 천주교공원묘지에 있다고 사모님이 알려주신다. 오늘구간 의성군 금성면에서 시작하여 서낭당고개를 지나고는 의성군과 군위군계 따라 가다가 선방산 가까이부터는 온전한 군위군 영역으로 들어간다. 06:45 청로고개 06:50 임도 삼거리 07:33 구정고개 08:02 △271.3m 08:48 서낭당고개 10:15 송전철탑 11:50 ×324 12:45 선방산 13:40 임도 삼거리 (오곡고개) 13:56 ×327 14:30 오실고개 청로고개 청로고개 (140m) 의성군 금성면 청로리. 28번국도와 중앙선 철길(청로굴)이 나란히 지나가는 고개 같지도 않은 고개다. 북쪽 우측으로 들어가는 길은 청로리이고 직진은 금성면 탑리방향인데 이정표는 [대구87km, 안동46km]라. 대구는 여기서 남쪽인데 안동과 같은 북쪽 방향을 표기한게 이상하다. 아마도 군위IC로 해서 고속도로를 타라는 의도인 모양이나, 나 처럼 단순 무식한 사람이 그런 깊은 뜻을 이해하기엔 적지않은 시간을 요한다. 차에 탄 채 고개에서 서쪽으로 들어가는 시멘트길로 들어가다보니 마루금을 따라 길이 계속 이어진다. 차를 멈출 까닭이 없다. 계속 올라가 고개만댕이에 차를 대고 산행을 시작한다. 28번국도에서 600m 지점이다. 우리를 내려주고 사모님은 서낭당고개로 가신다. 임도 삼거리(205m) 컨테이너 사무실 하나 있고 좌우로 갈라지는 임도 삼거리다. 지도에 표기가 없는 임도라 어디로 이어지는 길인지 모르겠고, 지맥은 우측 비포장 수렛길이다. 당연히 청로고개보다 높아 가만히 앉은 채로 고도 60m 정도 높혔다. 안개가 자욱하게 껴 시계가 수십미터 밖에 되지 않는다. 해가 나와도 벌건 달처럼 보인다. 지대가 높지 않다보니 능선 좌우로 과수원, 밭이고 경운기길이 여기저기 얽혀있고 묘가 많아 수렛길이 계속 이어진다. 임도삼거리에서 산행 시작 시멘트길 임도 자욱한 안개 속에 기차소리가 연이어 들린다. 어제 밤에 잠깐이지만 비까지 내려 물 먹은 풀잎에 신발이 금새 젖는다만 잡목을 헤칠 정도는 아니라 해만 나오면 마르겠다. 10분 후, 청로마을에서 올라온 듯한 시멘트길이 능선을 넘어가고 능선을 따라 나 있는 임도는 왼쪽 아래 금성농장 외곽으로 휘어져 간다 수렛길을 계속 따라가다가, 정면으로 곧장 가는 수렛길을 버리고 927번 도로로 내려서는 마루금이 불분명하다. 방향만 맞춰 내려서고 보니 건너편 들머리는 우측으로 치우쳐 있다. 아침에 차를 타고 지나 온 의성 탑리에서 서낭당고개로 넘어가는 2차선 아스팔트 도로다. 오늘 대부분이 이런 길이다 구정고개(185m) 927번 도로. 바로 아래 구정지가 있어 구정고개라 하자. 내려선 자리에서 바로 마주보이는 능선이 마루금 같기도 하나, 건너편 들머리는 우측으로 약간 경사진 곳이다. 고갯마루가 편편해 마루금이 뚜렷하지 않다만, 건너편 산길에 붙어 보니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역시나 여기도 널찍한 임도급의 길이 이어진다. 북으로 완만하게 올라가다가 왼쪽으로 꺾으니 MTB 한 대 대놓고 나물을 뜯고 있다. 길이 좋으니 자전거타고 얼마든지 올라오겠다. 구정고개 △271.3m 잘 난 길은 우측으로 스쳐 간다만 삼각점 보러 올라갔더니 땅에 묻혀 머리만 내민 삼각점이 있다. 길은 넓어 좋은데 숲이 우거져 보이는게 없다. △271.3m (머리만 내민 삼각점) 귀룽나무 분꽃나무 아까시아 꽃과 비슷한 귀룽나무가 만개했고, 대롱처럼 길게 나와 하얀 꽃을 피운 나무는 분꽃나무다. 분꽃나무는 영월의 석회석 지대에서 많이 봤는데, 여기도 지질이 석회질인가. 둥굴레도 지천으로 피었다. 통훈대부 서낭당 고개 직전의 210봉에는 지체 높으신 통훈대부 어른이 계신다. 내려가다가 두릅나무를 만나 갑자기 고문님 손이 바빠진다. 야생두릅 서낭당고개 서낭당고개(140m) 당산나무와 돌무덤 같은 서낭당의 흔적은 없이 깨끗하게 시멘포장된 고개다. 우측 넓은 터에 사모님이 기다리신다. 커피 한잔 타고 떡을 나눠먹고 함께 출발이다.
고개 북쪽에 백장골, 백장지 지명이 보이는데, 대동여지도에도 百丈岺, 百丈寺가 보인다만 현재 지도에는 아무리 봐도 백장령과 백장사가 어딘지 찾을 수가 없다. 백장골에서 도경리로 넘어가는 고개이니 여기가 백장령이 아닐까. 서낭당고개란 명칭은 어디서 왔나?
건너편 수렛길로 들어가면 길이 곧 끊긴다. 바로 왼편 비탈을 치고 올라야 하겠지만 기왕지사 들어 온 마당에 우측 작은 저수지 둑을 건너 한 칸 옆 능선으로 올라가 마루금에 합류했다. 능선에 오르면 군위군계와 접하게 되고, 군위읍과 의성 금성면계로 간다.
넓은 묘터로 내려선다. 맨 윗쪽 묘는 장사랑(將仕郞 : 종9품) 이고, 아래쪽에 쌍묘의 큰 비석은 만포처사경주김공인데, 비석에는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 부모님의 나이 99세 되는 해에 잔치를 하면서 오래오래 사실 것을 기원하는 시를 기록하고 있다.
애절한 글이 적혀 있는데 뒷면에는 일본어판이다. 어머니가 일본에 사셨는지 혹은 우리말을 잘 모르시는지 모르겠으나 너무 오바한거 아닌가 몰라... 또, 오른쪽에 계신 아버님에 대해선 일언반구 없으니... 남의 집안 일에 너무 간섭을 했나?
일본어판
아래는 광현리에서 올라 온 고개인데, 고개 양쪽 모두 경주김씨 묘역이다. 자손들에게 알리는 조상님 산소를 잘 가꾸라는 ‘告知’ 판에 글이 다 날아가 잘 보이지 않는다. 한쪽 편에는 제사시 쓰는 장비를 넣어둔 함이 있다. 경주김씨 집안 시제 지낼 때는 제법 붐비겠네.
광현리 억곡지에서 올라 온 안부
잘 꾸며놓은 경주김씨 문중묘
황토길에는 멧돼지가 금방 다녀간 흔적이 남은 목욕탕이 있고, 수렛길은 왼편으로 조금 돌아 오르기도 한다만 조은길 놔두고 빽빽한 덤불에 들어갈 일 없다. 다 올라가 풍천임공묘터에서 쉬었다 간다
송전철탑(36번) 우측으로 의성 금성면과 봉양면계가 갈라지고, 방향이 북서진이다. 오늘은 삼각점도 귀하고 아무 특징없는 산길이다보니 송전탑도 반갑다. 우측아래로 쌍계천이 흐르고 멀리 금성면의 오동산(313m)이 보인다. 더 우측 금성산쪽으로 목을 빼보나 뿌연 대기로 멀리는 보이지 않는다.
유일한 송전철탑
오동산(313m)과 금성면의 마늘밭
곰보배추 사모님과 무심이님이 아까부터 곰보배추라면서 계속 뜯는다. 지난번 산행 때 마을에 어떤 아줌니가 뜯는걸 보셨단다. 혹시나 싶어 사진을 찍어 삼규한테 보냈는데 이 친구가 설악산 산행중이라 답장이 저녁에야 왔다. 곰배배추가 아니라 담배풀이라고... 사모님과 무심이님이 온 종일 뜯었는데 아니라는 판정이 나고 보니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다행히 식용불가는 아니라하니 사모님은 뜯은게 아까워서라도 나물로 데쳐 자시겠단다.
나물 뜯는 사람들
곰보배추라면서 뜯었는데, 담배풀이었다.
곰보배추와 담배풀
왼쪽 광현리 연지못에서 올라 온 임도고개가 나오고, 우측 바로 옆에 차가 올라와 있다. 왼쪽 임도로 들어가다가 우측 비탈로 붙었다. 펑퍼짐한 봉우리에 올라 쉬었다 간다. 곰보배추(아직은 담배풀인줄 모른다)가 지천이라 아예 작정하고 뜯는 작업에 들어간다. 나뭇가지 사이에 끼원 둔 패트병이 나무가 자라나 아랫부분이 터질듯 빵빵하게 부풀었다.
곧 터지겠다.
선방산
×324봉을 우측으로 스쳐 지나니, 선방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왼쪽 중방목과 우측 무동지를 연결하는 임도 고개를 지나고, 의성군계에서 벗어나 온전히 군위군으로 들어오는 봉우리(310m)는 왼편 사면길이 빠르다. 왼편 아래로 중방못이 보이는데 지도를 보면 골짜기 맨 윗마을 이름이 극락(極樂)이다. 남쪽 작은 능선 너머에 지보사가 있는데, 지보사에서 능선을 넘으면 극락으로 통하는 길인가.
지보사(持寶寺) 군위군 군위읍 상곡리 선방산 자락에 위치한 지보사는 신라 문무왕13년(673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열 명이 들어가도 남을 큰 가마솥과 닳지 않는 맷돌 등의 보물이 있었다고 지보사라 이름했다하나 현재 남아있는 보물은 삼층석탑(보물 제682호) 뿐이고, 2010.5.31. 군위 위천 뚝방에서 4대강 사업을 반대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소신공양을 한 '문수스님'이 지보사 스님이었다.
극락에 있는 중방 못
고원분지
선방산(船防山 437m △의성314) 고원같은 평평한 능선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볼록 솟은 정상. 지형도에 표기가 없는 삼각점이 헬기장 한켠에 있다. 배를 띄워 놓은 듯 하다 하여 선방산이라는데, 대동여지도에는 천방산(天防山) 표기가 있다.
‘선방산 437M'라 적힌 작은 팻말이 달려있는데 글씨가 낡아 매직으로 덧칠을 했다. 나무가 둘러 싸 조망은 없고, 헬기장 한 가운데 앉아 점심을 먹었다. (~13:20)
선방산
홍릉참봉묘
선방산에서 내려서면 방향은 우측이나 왼쪽 아래 오래된 비석이 보여 가보니 '前홍릉참봉경주손공'이다. 홍릉을 지키는 능참봉인 모양인데 前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네..
홍릉참봉(洪陵參奉) 명성황후 민비의 릉이 홍릉(洪陵)이고, 참봉은 조선시대 문관(文官) 종구품(從九品) 최말단 관직. 홍릉 관원으로 영(令: 從五品)과 참봉(參奉: 從九品)을 두었다.
봉양면 도리원
×334봉을 지나 내려가면 우측 멀리 의성 봉양면소재지가 보인다. 옛 이름 도리원이 현재 지명은 도원리가 되었다. 도리원(桃李院)은 조선시대 관리들이 출장길에 묵어가는 곳(원)이었고, 조선시대 문장가인 강희맹(姜希孟)의 시와 청록파 시인 조지훈이 쓴 시비(詩碑)가 있다.
임도 삼거리 (오곡고개 260m) 오곡리(오실)에서 [상곡리(뒤뜸골)]로 넘어가고, 남쪽 [상곡(토일)]으로 갈라지며 전방 우측으로도 수렛길이 있는 임도 사거리다. 상곡(토일)쪽은 오가지산(×290)으로 이어지겠는데 그쪽으로 들어가서 능선에 붙는게 편하겠다면서, 특히 토요일이나 일요일(토일)에는 이쪽으로 가는게 맞다는 고문님.
마침 차 한 대 올라오더니 사람들이 내린다. 우릴보고 나물 많이 캤냐 묻는걸 보니 나물조라. 고문님이 곰보배추를 보여주며 몸에 좋은거라고 광고(!)를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담배풀인 것을, 그 양반들이 얼마나 캤는지 알 수가 있나.
고문님이 나물조들과 담화를 나누는 동안 앞 봉우리(×327)를 쳐다보니 그리 높아 보이지 않아 비탈로 치고 올랐다.
나물 담화 하는 동안 먼저 올라간다
×327
×327 10여분 비탈을 오르니 어디가 정점인지 분명하지도 않게 길게 이어지는 능선이다. 능선 끝까지 가기 전에 우측 비탈로 떨어지는 마루금을 잘 찾아야겠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군위읍
327봉에서 길 흔적을 따라 내려가다보니 우측으로 벌어지는거 같아 왼쪽으로 돌아 나가니 군위읍이 다 보이고, 우측으로 몇발 옮기니 오실고개 무공수훈공적비 옆에 고속도로를 통과하는 굴다리가 보인다. 고속도로 통과방법을 몰랐는데 다음구간 저리로 통과하면 되겠다 싶다.
오실고개 우측 무공수훈기념비
고속도로 굴다리 (우측)
묘를 만나고 이후는 널널한 수렛길이다. 5분 내려오면 우측 숲속에 모텔이 보이고, 모텔 앞쪽 능선이 마루금이 맞겠으나 그냥 좋은 길 따라 내려가니 차를 대놓은 중앙휴게소다. 중앙휴게소는 간판에 써놓은 국밥은 안팔고 골동품 전시장이다.
오실고개 (104m) 4차선의 고속도로 같은 5번국도다. 건너편 우측에 군위휴게소가 있는데 횡단보도는 멀리 돌아야 하고 중앙분리대가 있어 뛰어 넘기가 조금 위험하다. 우리야 여기서 산행을 마치니 문제가 없다만 계속 이어 간다면 문제가 되겠다.
고문님과 무심이님은 차 회수하러 가고, 나는 오늘밤 잠자리 찾으러 내일 날머리인 쌍계천 합수부로 갔다. 합수점에 더 가까운 장천교는 아래로 내려 가기가 어렵다. 폐교된 쌍계초등학교는 공사자재 적치장으로 변했고, 한 칸 윗쪽에 있는 쌍계교 다리 아래 내려가보니 적당하다. 물도 흐르고 소음도 없고, 누가 뭐라할 사람도 없고...
장천교 (위천 합수부가 보인다)
쌍계교 아래
자리를 다 펴고 앉아도 해가 중천에 있다. 할 일이 뭐있노. 굽고 디비고 찌지고 하다가 여덟시도 되기 전에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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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은산 원문보기 글쓴이: 조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