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던 토종개는 '삽살개'이다.
지금의 삽살개는 옛날 삽살개와 다르지만 이미 천연기념물 368호로 지정되어
삽살개가 되어 버렸다. 이제와서 '지금의 삽살개는 삽살개가 아니다'라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조선시대 삽살개와 지금의 삽살개는 분명히 다른 모습인데 똑같이 삽살개라고
부르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로 하여금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단모 삽살개'라는 이름의 비교적 털이 짧은 개가 등장했다.
단모 삽살개는 옛날 삽살개와 비슷한 점이 있다. 그렇다면 단모 삽살개를
그냥 삽살개라고 부르고, 모습이 다른 털이 긴 개는 장모 삽살개라고 부르든지
아니면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마땅하다.
어쨋든 앞으로도 지금의 삽살개는 '삽살개'라는 이름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것 같다.
그러니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 시대 삽살개는 삽살개라고 하지 말고 '삽사리' 또는
'삽살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우리의 토종개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조선시대 그림에 있는 삽사리를 복원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진돗개 장모종과 삽살개 단모종에서 비슷한 모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삽사리 복원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외형상 중요한 특징이 몇가지
있는데 삽사리 복원에 있어서 기본 조건 또는 과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삽사리의 기본 모습
1. 털이 적당히 길어야 된다.
털이 지나치게 길면 더펄개가 되어버리고 짧으면 삽살리가 아니게 된다.
그러므로 진돗개 장모 정도의 털길이가 적당한 것으로 보인다.
2. 주둥이가 적당히 길어야 된다.
진돗개 장모와 삽살개 단모는 주둥이가 짧아 보인다.
(실제로는 비슷할 것으로 생각되나 털이 길어서 짧아 보이는 경향이 있다)
3. 숙인 귀여야 한다.
진돗개에서 삽살리를 복원할 경우 귀 숙인 장모종을 찾아야 한다.
단모 삽살개는 숙인 귀이지만 얼굴이 이국적이므로 양자를 적절하게
조합해서 우리의 정서에 맞는 얼굴에 귀 숙인 개를 복원해야 한다.
4. 체구는 진돗개보다 조금 더 커야 한다.
'조선견와 그 모피'에 의하면 일제강점기의 개의 크기는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커지기 때문에 진도에서 유래된 진돗개에 비하여 삽사리의 크기가 컸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5. 바둑이를 복원해야 한다.
조선시대 삽사리는 바둑이가 더 많이 보인다.
그런데 진돗개에서는 바둑이가 거의 멸종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며
삽살개에서는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고 하는데 최근 체세포복제를 통하여
바둑이를 복원했다고 한다.
누군가는 귀 숙인 조선 삽사리를 키우기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삽사리 복원의 시작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의 전형적인 삽사리의 모습)
흑구는 삽사리, 황구는 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