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秦并兼諸侯山東三十餘郡①, 繕②津關③, 據險塞④, 修甲兵⑤而守之. 然陳涉以戍卒⑥散亂之眾數百, 奮臂⑦大呼, 不用弓戟之兵, 鉏櫌白梃⑧, 望屋而食⑨, 橫行天下.
진병겸제후산동삼십여군①, 선②진관③, 거험새④, 수갑병⑤이수지. 연진섭이수졸⑥산란지중수백, 분비⑦대호, 불용궁극지병, 서우백정⑧, 망옥이식⑨, 횡행천하.
[解釋] 진나라는 제후들을 병탄하고 산동에 30여 군을 설치하여 나루터와 關門을 수리하고, 험준한 요새를 거점으로 무기를 정비하고 그곳을 굳게 지켰다. 그러나 진섭이 흩어져 있는 戍卒의 무리 수백 명을 모아, 팔을 걷어붙이고 고함을 지르며, 활과 창 같은 무기 대신 호미와 몽둥이 따위의 농기구를 들고 아무데서나 식사를 하며 천하를 누볐다.
[註解] ①三十餘郡 : 진시황제가 6국을 통일한 후 천하를 36개군으로 나누었다. ②繕 : 수리하다. ③津關 : 나루터와 關門. ④險塞 : 요새. ⑤甲兵 : 갑옷과 병기. 통상적으로 무기를 말한다. ⑥戍卒 : 변방을 지키는 사병. 수자리를 서러 가던 농민. ⑦奮臂 : (격앙되어) 팔을 치켜들다. 팔뚝을 걷어붙임. ⑧鉏櫌白梃 : 호미, 곰방메, 흰 몽둥이 등의 농기구를 말한다. ⑨望屋而食 : 집이 보이면 가서 먹는다. 군량이 없어 백성들의 지지를 받아 얻어먹었음을 말한다.
秦人阻險①不守, 關梁不闔②, 長戟不刺, 彊弩不射. 楚師③深入, 戰於鴻門, 曾④無藩籬⑤之艱.
진인조험①불수, 관량불합②, 장극부자, 강노불사. 초사③심입, 전어홍문, 증④무번리⑤지간.
[解釋] 진나라 군대는 험준한 요새를 갖고도 지키지 않았고 관문과 교량을 봉쇄하지 않았다. 긴 창으로 적을 찌르지도 않았고, 강력한 활을 쏘지도 않았다. 초나라인 진승의 군대가 깊숙이 쳐들어와 홍문에서 싸웠지만 결국 울타리조차 되지 못했다.
[註解] ①阻險 : 길이 막히고 험난함. ②關梁不闔 : 관문과 교량을 봉쇄하지 않다. 闔은 문을 닫다. ③楚師 : 초나라 군대. 진승의 군대를 말한다. 진승은 나라 이름을 장초라 하였다. ④曾 : 결국. 의외로. ⑤藩籬 : 울타리. 담.
於是山東大擾①, 諸侯并起, 豪俊相立. 秦使章邯將而東征, 章邯因以三軍之眾要市於外②, 以謀其上. 群臣之不信③, 可見於此矣.
어시산동대요①, 제후병기, 호준상립. 진사장한장이동정, 장한인이삼군지중요시어외②, 이모기상. 군신지불신③, 가견어차의.
[解釋] 이에 산동이 크게 시끄러워져 제후들이 일제히 일어났고 호걸들이 잇달아 자립했다. 진나라는 章邯으로 하여금 군대를 이끌고 동방을 정벌하게 했으나 장한은 이를 틈타 삼군의 병력으로 외부의 제후들과 거래하여 황제에게 모반을 했다. 신하들이 충실하지 못하다는 것은 여기에서도 볼 수 있다.
[註解] ①擾 : 어지럽다. 시끄럽다. ②要市於外 : 외부의 제후들과 거래하다. 要는 왕래하다. 市는 매매하다. ③不信 : 충실하지 못하다.
子嬰立, 遂不寤①. 藉使②子嬰有庸主之材, 僅得③中佐④, 山東雖亂, 秦之地可全而有, 宗廟之祀未當絕也.
자영립, 수불오①. 자사②자영유용주지재, 근득③중좌④, 산동수란, 진지지가전이유, 종묘지사미당절야.
[解釋] 자영이 즉위했으나, 끝내 깨닫지 못했다. 만약 자영에게 평범한 군주의 재능이 있고 중간 정도 보좌할 신하를 알았다면 비록 산동이 혼란에 빠졌더라도 진나라는 영토를 보전할 수 있었고, 종묘 제사 또한 끊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註解] ①寤 : 悟와 같다. 깨닫다. ②藉使 : 만약. ③僅得 : 알다. 이해하다. ④中佐 : 중간 정도 보좌할 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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秦地被山①帶河②以爲固, 四塞③之國也. 自繆公以來, 至於秦王, 二十餘君, 常爲諸侯雄. 豈世世賢哉? 其勢居④然也. 且天下嘗同心并力而攻秦矣.
진지피산①대하②이위고, 사새③지국야. 자목공이래, 지어진왕, 이십여군, 상위제후웅. 기세세현재? 기세거④연야. 차천하상동심병력이공진의.
[解釋] 진나라의 영토는 산으로 가로막히고 큰 강으로 에워싸여 견고하게 방어가 되어 사방이 요새와 같은 나라이다. 진목공으로 부터 진시황에 이르기까지 20여 명의 군주들은 늘 제후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이것이 어찌 대대로 현명했기 때문이겠는가? 그 지리적 위치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천하가 일찍이 한 마음으로 힘을 모아 진나라를 공격했다.
[註解] ①被山 : 산으로 가로막히다. ②帶河 : 강으로 에워싸이다. ③四塞 : 사방이 모두 요새이다. ④勢居 : 지리적 위치.
當此之世, 賢智并列, 良將行其師, 賢相通其謀, 然困於阻險而不能進, 秦乃延①入戰而爲之開關, 百萬之徒逃北②而遂壞③. 豈勇力智慧不足哉? 形不利, 勢不便也.
당차지세, 현지병렬, 양장행기사, 현상통기모, 연곤어조험이불능진, 진내연①입전이위지개관, 백만지도도배②이수괴③. 기용력지혜부족재? 형불리, 세불편야.
[解釋] 그 당시 유능하고 지혜로운 자들이 즐비하여 뛰어난 장수들은 각국의 군사를 지휘했고, 유능한 재상들은 그 계책을 서로 나누었지만 험준한 지세에 막혀 진격할 수 없었으며, 진나라가 이들을 맞아들여 싸우려고 관문을 열자 백 만의 연합군 병사가 패주하다 결국 붕괴하고 말았다. 어찌 용기와 힘 그리고 지혜가 부족해서였겠는가? 지형이 불리하고 지세가 유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註解] ①延 : 영접하다. ②逃北 : 패주하다. ③壞 : 붕괴하다.
秦小邑并大城, 守險塞而軍, 高壘毋戰, 閉關據阨①, 荷②戟而守之. 諸侯起於匹夫, 以利合, 非有素王③之行也. 其交未親, 其下未附, 名爲亡秦, 其實利之也.
진소읍병대성, 수험새이군, 고루무전, 폐관거액①, 하②극이수지. 제후기어필부, 이리합, 비유소왕③지행야. 기교미친, 기하미부, 명위망진, 기실리지야.
[解釋] 진나라는 작은 읍의 군대를 큰 성과 합치고 험준한 요새에 주둔하여 지키며 보루를 높이 쌓고 싸우지 않으면서 함곡관의 관문을 닫고 요충지를 거점으로 삼아 무기를 걸머진 채 방비했다. 제후들은 평민에서 일어나 이익으로 합쳐진 자들이지 왕으로서의 덕행을 갖춘 자도 없었다. 제후들은 서로 친하지도 않았고, 부하들도 역시 따르지 않았으며, 진나라의 멸망을 명분으로 삼았으나 실제로는 자신들의 이익 때문이었다.
[註解] ①阨 : 험준한 곳. 요충지. ②荷 : 어깨에 메다. ③素王 : 王位는 없지만, 왕으로서의 德을 갖춘 사람.
彼見秦阻之難犯也, 必退師. 安土息民①, 以待其敝②, 收弱扶罷, 以令大國之君, 不患不得意於海內. 貴爲天子, 富有天下, 而身爲禽者, 其救敗③非也.
피견진조지난범야, 필퇴사. 안토식민①, 이대기폐②, 수약부파, 이령대국지군, 불환부득의어해내. 귀위천자, 부유천하, 이신위금자, 기구패③비야.
[解釋] 이들이 진나라가 험난한 요새로 둘러싸여 침범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틀림없이 군대를 퇴각시켰을 것이다. 이후 자신의 나라를 안정시키며 백성을 평안하게 하고, 다른 나라들이 쇠퇴하기를 기다려 약소한 나라를 거두고 지쳐 있는 나라를 도와 대국의 군주로 호령할 줄 알았다면, 천하에 뜻을 얻지 못할까 근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천자가 되어 고귀해지고 천하를 소유해 부유해졌는데도 사로잡히는 몸이 된 것은 패망을 구하는 책략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註解] ①息民 : 백성을 평안하게 하다. ②敝 : 쇠미해지다. ③救敗 : 패망에서 구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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秦王足己不問①, 遂②過而不變. 二世受之, 因③而不改, 暴虐以重禍④. 子嬰孤立無親, 危弱無輔. 三主⑤惑而終身不悟, 亡, 不亦宜乎? 當此時也, 世非無深慮知化⑥之士也, 然所以不敢盡忠拂過⑦者, 秦俗多忌諱之禁, 忠言未卒於口⑧而身爲戮沒矣.
진왕족기불문①, 수②과이불변. 이세수지, 인③이불개, 포학이중화④. 자영고립무친, 위약무보. 삼주⑤혹이종신불오, 망, 불역의호? 당차시야, 세비무심려지화⑥지사야, 연소이불감진충불과⑦자, 진속다기휘지금, 충언미졸어구⑧이신위륙몰의.
[解釋] 진시황은 자신에게 만족하여 남에게 묻지도 않았고 계속 잘못을 범해도 고치지 않았다. 2세 황제는 그것을 답습하며 고치지 않고 포악하게 굴어 재난을 가중시켰다. 子嬰은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 위태롭고 약했으며 보필할 신하가 없었다. 세 군주가 미혹되었으나 죽을 때까지 깨닫지 못했으니 멸망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 당시 세상을 깊게 생각하여 시세의 변화를 아는 선비가 없지는 않았으나, 감히 나서 충성을 다해 잘못을 바로 잡으려 하지 못했던 것은 진나라의 습속에 꺼리고 피하여야 할 금기가 많아 충성스러운 간언을 하는 자가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註解] ①足己不問 : 교만하고 자만하여 타인에게 가르침을 청하지 않다. ②遂 : 계속하다. ③因 : 답습하다. 구습을 그대로 따르다. ④重禍 : 재난을 가중하다. ⑤三主 : 진시황, 이세 황제, 공자 嬰을 말한다. ⑥知化 : 형세의 변화를 알다. ⑦拂過 : 잘못을 바로 잡다. ⑧未卒於口 : 말이 다 끝나지 않다.
故使天下之士, 傾耳而聽, 重足①而立, 拑口②而不言. 是以三主失道③, 忠臣不敢諫, 智士不敢謀, 天下已亂, 姦不上聞, 豈不哀哉!
고사천하지사, 경이이청, 중족①이립, 겸구②이불언. 시이삼주실도③, 충신불감간, 지사불감모, 천하이란, 간불상문, 기불애재!
[解釋] 그래서 천하의 선비들에게 귀를 기울여 듣게만 하고, 발은 모은 채 입을 꾹 닫고 아무 말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세 군주가 길을 잃어도 충신은 감히 직언하지 않고 지혜로운 선비는 감히 계책을 내지 않으니 천하가 어지러워도 간악한 일이 황제에게 알려지지 못했으니, 이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
[註解] ①重足 : 두 발을 모으다. 두려워하다. ②拑口 : 입을 다물다. ③失道 : 길을 잃다. 잘못된 길로 들어서다.
先王知雍蔽①之傷國也, 故置公卿大夫士, 以飾法設刑, 而天下治. 其彊也, 禁暴誅亂而天下服. 其弱也, 五伯征而諸侯從. 其削也, 內守外附而社稷存.
선왕지옹폐①지상국야, 고치공경대부사, 이식법설형, 이천하치. 기강야, 금포주란이천하복. 기약야, 오백정이제후종. 기삭야, 내수외부이사직존.
[解釋] 先王은 언로를 막는 것이 나라를 망치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공경과 대부와 士를 두어 법령을 정비하고 형벌을 정해 천하를 다스렸던 것이다. 나라가 힘이 강했을 때는 포악함을 막고 난을 토벌하여 천하를 복종시켰다. 나라가 힘이 약했을 때는, 五伯이 정벌하여 제후들이 순종했다. 나라가 약해졌을 때는, 안으로는 지키고 밖으로는 가까이 지내 사직을 보존했다.
[註解] ①雍蔽 : 막히다. 통하지 않다. 상하간의 정황이 불통되다. 雍은 壅과 통용된다.
故秦之盛也, 繁法嚴刑而天下振;及其衰也, 百姓怨望而海內畔矣. 故周五序①得其道, 而千餘歲不絕. 秦本末②并失, 故不長久. 由此觀之, 安危之統③相去遠矣.
고진지성야, 번법엄형이천하진;급기쇠야, 백성원망이해내반의. 고주오서①득기도, 이천여세부절. 진본말②병실, 고부장구. 유차관지, 안위지통③상거원의.
[解釋] 그래서 진나라가 강성했을 때는 법령이 번잡하고 형벌이 엄격하여 천하를 떨게 했다. 그러나 쇠약해지자 백성이 원망하고 천하가 배반했다. 그래서 주나라는 다섯 작위의 제도가 바른 길을 걸었기에 천여 년 동안 나라의 명맥이 끊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진나라는 본말을 모두 잃었기 때문에 오래가지 못했다. 이렇게 볼 때, 안정과 위기의 원리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註解] ①五序 : 오등급 작위의 순서. 公、侯、伯、子、男의 작위의 순서. ②本末 : 국가의 기본 방침과 통치 수단. ③統 : 기강. 근본.
野諺①曰 : 「前事之不忘, 後事之師也.」 是以君子爲國, 觀之上古, 驗之當世, 參②以人事, 察盛衰之理, 審權勢之宜, 去就有序, 變化有時, 故曠日長久而社稷安矣.
야언①왈 : 「전사지불망, 후사지사야.」 시이군자위국, 관지상고, 험지당세, 참②이인사, 찰성쇠지리, 심권세지의, 거취유서, 변화유시, 고광일장구이사직안의.
[解釋] 시골 속담에 이르기를, 「지난 일을 잊지 않는 것이 뒷날의 스승이 된다.」고 하였다. 이로써 군자가 나라를 다스릴 때는 상고 시대를 자세히 살펴 당대를 시험해 보고, 또 인간사를 고찰하여 성쇠의 이치를 관찰하며, 권세가 적당한지를 세심히 살펴, 거취에 순서를 두고 변화하는 때를 좇은 덕분에 오래도록 계승되고 사직이 안정되었던 것이다.
[註解] ①野諺 : 통속적인 속담. 시골 속담. ②參 : 비교하여 검증하다. 고찰하고 검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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秦孝公據殽函之固, 擁雍州之地, 君臣固守而窺①周室②, 有席卷天下, 包擧宇內, 囊括四海③之意, 并吞八荒④之心.
진효공거효함지고, 옹옹주지지, 군신고수이규①주실②, 유석권천하, 포거우내, 낭괄사해③지의, 병탄팔황④지심.
[解釋] 秦 孝公은 殽山과 函谷關의 험준한 지세를 점거하여 雍州 땅을 지키고, 군주와 신하가 굳게 지키면서 周나라 왕실을 엿보았으니, 천하를 석권하고, 보자기로 싸듯 온 세상을 모두 차지하고, 四海를 주머니 속에 쓸어 넣어 천하를 병탄하려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註解] ①窺 : 엿보다. ②周室 : 주나라 왕실. ③囊括四海 : 온 세상을 손아귀에 넣다. 천하를 통일하다. ④八荒 : 팔방의 멀고 너른 범위. 온 세상을 말한다.
當是時, 商君佐之, 內立法度, 務耕織, 修守戰之備, 外連衡①而鬬諸侯②, 於是秦人拱手而取③西河之外.
당시시, 상군좌지, 내립법도, 무경직, 수수전지비, 외련횡①이두제후②, 어시진인공수이취③서하지외.
[解釋] 이 당시 商鞅이 진효공을 보좌하여 안으로는 법령과 제도를 정비하고, 농사와 길쌈에 힘쓰게 하였으며, 수비와 공격할 장비를 수리하였으며, 밖으로는 연횡책을 써서 諸侯들 끼리 싸우게 하였으므로, 이에 秦나라 사람들은 팔짱을 끼고 西河 밖의 영토를 차지할 수 있었다.
[註解] ①連衡 : 連橫. ②鬬諸侯 : 제후 간에 전쟁을 일으키게 하다. ③拱手而取 : 팔짱을 끼고 취하다. 힘들이지 않고 차지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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孝公既沒, 惠王、武王蒙①故業, 因遺冊②, 南兼漢中, 西擧巴、蜀, 東割膏腴之地③, 收要害之郡. 諸侯恐懼, 會盟而謀弱秦④, 不愛⑤珍器重寶肥美之地, 以致天下之士, 合從締交, 相與⑥爲一.
효공기몰, 혜왕、무왕몽①고업, 인유책②, 남겸한중, 서거파、촉, 동할고유지지③, 수요해지군. 제후공구, 회맹이모약진④, 불애⑤진기중보비미지지, 이치천하지사, 합종체교, 상여⑥위일.
[解釋] 孝公이 죽은 뒤에 惠文王、武王 등은 진효공이 남긴 사업을 계승하고, 물려준 계책을 좇아 남쪽으로는 漢中을 병탄하고 서쪽으로는 巴와 蜀을 빼앗고, 동쪽으로는 기름진 땅을 빼앗아 가지며 요충지가 될 만한 여러 군을 손에 넣었다. 제후들은 두려워하며 회맹을 하여 진나라의 세력을 약화시킬 방법을 논의했다. 진기한 기물과 귀중한 보물, 기름진 땅을 아끼지 않으면서 천하의 훌륭한 인재들을 불러들여 합종하여 교분을 맺고 서로 연합하여 하나가 되었다.
[註解] ①蒙 : 받다. 계승하다. ②冊 : 策과 같다. 책략. ③膏腴之地 : 기름진 땅. ④弱秦 : 진나라를 약하게 하다. ⑤愛 : 내놓기를 아까워하다. ⑥相與 : 서로 연합하다.
當是時, 齊有孟嘗, 趙有平原, 楚有春申, 魏有信陵. 此四君者, 皆明知而忠信, 寬厚而愛人, 尊賢重士, 約從離衡①, 并韓、魏、燕、楚、齊、趙、宋、衛、中山之眾.
당시시, 제유맹상, 조유평원, 초유춘신, 위유신릉. 차사군자, 개명지이충신, 관후이애인, 존현중사, 약종리횡①, 병한、위、연、초、제、조、송、위、중산지중.
[解釋] 당시 齊나라에는 孟嘗君이 있었고, 趙나라에는 平原君이 있었으며, 楚나라에는 春申君이 있었고, 魏나라에는 信陵君이 있었다. 이 네 공자는 모두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충성스럽고 믿음직스러웠으며, 관대하고 후덕하여 백성을 사랑할 줄 알았고, 어진 이를 존경하며 선비들을 중히 여겨 이들은 合從策을 맺고, 연횡책[連衡策]을 깨뜨려, 韓、魏、燕、楚、齊、趙、宋、衛、中山의 군사를 연합하였다.
[註解] ①約從離衡 : 서로 합종의 약속을 하고 연횡책을 흩어지게 하다.
於是六國之士有寧越、徐尙、蘇秦、杜赫之屬爲之謀, 齊明、周最、陳軫、昭滑、樓緩、翟景、蘇厲、樂毅之徒通其意, 吳起、孫臏、帶佗、兒良、王廖、田忌、廉頗、趙奢之朋制其兵.
어시륙국지사유녕월、서상、소진、두혁지속위지모, 제명、주최、진진、소활、누완、적경、소려、악의지도통기의, 오기、손빈、대타、아량、왕료、전기、염파、조사지붕제기병.
[解釋] 이에 6국의 인재 중에 寗越、徐尙、蘇秦、杜赫 등이 그 계책을 만들고, 齊明、周最、陳軫、召滑、樓緩、翟景、蘇厲、樂毅의 무리가 각국의 의견을 소통시켰으며, 吳起、孫臏、帶陀、兒良、王廖、田忌、廉頗、趙奢의 무리가 군대를 통솔했다.
常以十倍之地, 百萬之眾, 叩關①而攻秦. 秦人開關延敵, 九國②之師逡巡③遁逃④而不敢進. 秦無亡矢遺鏃⑤之費, 而天下諸侯已困矣. 於是從散約解, 爭割地而奉秦.
상이십배지지, 백만지중, 고관①이공진. 진인개관연적, 구국②지사준순③둔도④이불감진. 진무망시유족⑤지비, 이천하제후이곤의. 어시종산약해, 쟁할지이봉진.
[解釋] 그들은 일찍이 진나라보다 열 배가 되는 땅과 백만 대군으로 함곡관을 쳐서 진나라를 공격하였다. 진나라는 관문을 열고 적을 끌어들이니 9개국의 군대는 주저하다가 도망치며 감히 진격하지 못했다. 진나라는 화살 하나, 화살촉 하나 허비하지 않고 천하 제후들을 곤경에 몰아놓았다. 이리하여 합종의 약속은 와해되고 앞을 다투어 땅을 떼어 진나라에 바쳤다.
[註解] ①叩關 : 함곡관을 치다. 叩는 두드리다. 치다. ②九國 : 韓、魏、燕、楚、齊、趙、宋、衛、中山. ③逡巡 : 주저주저하다. ④遁逃 : 달아나다. ⑤鏃 : 화살촉.
秦有餘力而制其敝, 追亡逐北①, 伏尸百萬, 流血漂鹵②. 因利乘便, 宰割天下, 分裂河山, 彊國請服, 弱國入朝. 延及孝文王、莊襄王, 享國③日淺, 國家無事.
진유여력이제기폐, 추망축배①, 복시백만, 유혈표로②. 인리승편, 재할천하, 분렬하산, 강국청복, 약국입조. 연급효문왕、장양왕, 향국③일천, 국가무사.
[解釋] 진나라는 남은 힘으로 피폐해진 세력을 제압하고 패배하여 도망가는 적들을 추격하여 죽이니, 엎어진 시신이 백만을 헤아리고 흐르는 피에 방패가 떠다닐 정도였다. 진나라는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편리한 대로 천하를 마음대로 자르고 산하를 쪼개니, 강국은 복종을 청하고 약한 나라는 조회했다. 뒤를 이은 孝文王과 莊襄王에 이르러서는 재위기간이 짧았던 탓에 나라에 큰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註解] ①逐北 : 패주하는 적을 추격하다. ②鹵 : (큰) 방패. ③享國 : 제왕의 재위 年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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及至秦王, 續六世①之餘烈, 振②長策③而御④宇內, 吞二周而亡諸侯, 履⑤至尊而制六合⑥, 執棰拊⑦以鞭笞⑧天下, 威振四海.
급지진왕, 속륙세①지여렬, 진②장책③이어④우내, 탄이주이망제후, 이⑤지존이제륙합⑥, 집추부⑦이편태⑧천하, 위진사해.
[解釋] 진시황에 이르러서는 6대의 유업을 계승하여 긴 채찍을 휘둘러 말을 몰듯 천하를 제압하여 東周와 西周를 병탄하고 제후들을 멸망시켜 지존의 자리에 올라 천하를 통제했는데, 곤봉과 칼자루를 쥐고 천하를 매질하니 그 위세가 사해를 떨게 했다.
[註解] ①六世 : 孝公、惠文王、武王、昭襄王、孝文王、莊襄王을 말한다. ②振 : 들다. 들어 올리다. ③長策 : 긴 채찍. ④御 : 통치하다. 지배하다. ⑤履 : 올라서다. ⑥六合 : 천하. ⑦棰拊 : 刑具를 말한다. 棰는 곤봉. 拊는 칼자루. ⑧鞭笞 ; 채찍 또는 곤장으로 때리다. 즉 통치하다.
南取百越之地, 以爲桂林、象郡, 百越之君俛①首系頸②, 委命③下吏. 乃使蒙恬北筑長城而守藩籬④, 卻匈奴七百餘里, 胡人不敢南下而牧馬, 士⑤不敢彎弓而報怨.
남취백월지지, 이위계림、상군, 백월지군부①수계경②, 위명③하리. 내사몽념북축장성이수번리④, 각흉노칠백여리, 호인불감남하이목마, 사⑤불감만궁이보원.
[解釋] 남쪽으로 百越의 땅을 취해, 桂林郡과 象郡으로 삼으니, 백월의 군주는 머리를 숙이고 목에 인끈을 걸고 나와 관리에게 목숨을 맡겼다. 이어 蒙恬으로 하여금 북쪽에 장성을 쌓아 변방을 지키게 하여, 흉노를 7백여 리 밖으로 몰아내니 흉노족은 감히 남쪽으로 내려와서 말을 방목하지 못했고, 6국의 병사들은 감히 활을 당겨 원한을 갚으려 들지 못했다.
[註解] ①俛 : 俯와 같다. 숙이다. ②系頸 : 고대 군주의 항복의 예절. 옥새를 묶는 인끈을 목에 묶다. 항복하여 자살하고 싶다는 것을 보인 것이다. ③委命 : 목숨을 맡기다. ④藩籬 : 울타리. 변방. ⑤士 : 6국의 병사.
於是廢先王之道, 焚百家之言①, 以愚黔首. 墮②名城, 殺豪俊, 收天下之兵聚之咸陽, 銷鋒鑄鐻③, 以爲金人④十二, 以弱黔首之民.
어시폐선왕지도, 분백가지언①, 이우검수. 타②명성, 살호준, 수천하지병취지함양, 소봉주거③, 이위금인④십이, 이약검수지민.
[解釋] 이에 선왕들의 치도를 버리고 백가의 서적을 불태워 백성들에게 우민정책을 실행했다. 이름난 성을 부수고 호걸들을 죽였으며, 천하의 병기를 함양으로 거두어들인 뒤, 이를 녹여서 종을 만들고 金人 12개를 주조함으로써 백성들을 약화시켰다.
[註解] ①百家之言 : 각 학파의 서적. ②堕 : 무너뜨리다. 부수다. ③銷鋒鑄鐻 : 진시황은 천하의 병기를 거두어 함양에 모은 다음 녹여서 종과 종 틀을 주조해 다시는 무기를 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鐻 는 종 틀. 종을 매다는 틀로 鍾은 고대 악기를 말한다. ④金人 : 고대중국에서 청동과 금동으로 제작한 인물상
然後斬華①爲城, 因河爲津②, 據億丈之城, 臨不測之谿以爲固. 良將勁弩守要害之處, 信臣精卒陳利兵而誰何③, 天下以定. 秦王之心, 自以爲關中之固, 金城④千里, 子孫帝王萬世之業也.
연후참화①위성, 인하위진②, 거억장지성, 임불측지계이위고. 양장경노수요해지처, 신신정졸진리병이수하③, 천하이정. 진왕지심, 자이위관중지고, 금성④천리, 자손제왕만세지업야.
[解釋] 이어 華山을 깎아 성을 만들었으므로 황하를 해자로 삼게 되었으며, 억 장이나 되는 높은 성에 의지하여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골짜기를 굽어보며 굳건히 지켰다. 뛰어난 장수와 강력한 쇠뇌로 요충지를 지키고, 믿을 만한 신하를 두고, 정예병이 날카로운 병기를 들고 누구냐고 물어보며 검문하자 천하가 평정되었다. 진시황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關中의 견고함이 천리에 이르는 철옹성 같아, 제왕의 업이 자손만대로 전해질 것이라 여겼다.
[註解] ①斬華 : 화산에 오르다. 즉 화산에 웅거하여 지키다. ②津 : 성의 해자. 수로. ③誰何 : 누구냐고 물어보다. ④金城 : 철옹성. 아주 견고함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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秦王既沒, 餘威振於殊俗①. 陳涉, 罋牖繩樞②之子, 甿隸③之人, 而遷徙之徒④, 才能不及中人⑤, 非有仲尼、墨翟之賢, 陶朱、猗頓之富, 躡足⑥行伍之閒, 而倔起⑦什伯⑧之中, 率罷散之卒, 將數百之眾, 而轉攻秦. 斬木爲兵, 揭竿爲旗⑨, 天下雲集響應⑩, 贏⑪糧而景從⑫, 山東豪俊遂并起而亡秦族矣.
진왕기몰, 여위진어수속①. 진섭, 옹유승추②지자, 맹례③지인, 이천사지도④, 재능불급중인⑤, 비유중니、묵적지현, 도주、의돈지부, 섭족⑥행오지간, 이굴기⑦십백⑧지중, 솔파산지졸, 장수백지중, 이전공진. 참목위병, 게간위기⑨, 천하운집향응⑩, 영⑪량이경종⑫, 산동호준수병기이망진족의.
[解釋] 秦始皇이 죽은 뒤에 그 남은 위세가 풍속이 다른 곳까지 떨쳤다. 진섭은 가난한 집 자식이었으며, 고용살이 하는 농민으로, 수자리에 징발된 무리였고, 재능은 보통 사람에도 못 미쳤으며, 공자나 묵자의 현명함도 없고, 陶朱나 猗頓처럼 부유한 것도 아니었으나, 병졸의 隊伍에 참여했다가 갑자기 농민의 대열에서 일어나, 피곤에 지쳐 흩어져 있던 병사들을 이끌고 수백의 무리를 통솔하여 방향을 바꾸어 진나라를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나무를 베어 무기로 삼고, 장대를 높이 들고 일어나니, 천하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며 호응하여 양식을 짊어지고 그림자처럼 따랐으며, 산동의 호걸들이 함께 들고 일어나 진나라 왕족을 멸망시키기에 이르렀다.
[註解] ①殊俗 : 풍속이 다르다. ②罋牖繩樞 : 깨어진 항아리 주둥이로 들창으로 하고 새끼줄로 문을 달았음. 가난한 집을 한다. 牖는 들창. 창. 樞는 지도리. 繩樞는 거적문. ③甿隸 : 고용살이하는 농민. ④遷徙之徒 : 수자리에 징발된 무리. ⑤中人 : 재능이 중간급인 자. 즉 보통사람. ⑥躡足 : 발을 들여 놓다. 참여하다. ⑦倔起 : 몸을 일으킴. 입신출세하다. ⑧什伯 : 고대의 군대 편제. 什은 10명, 伯은 100명이다. ⑨揭竿爲旗 : 장대를 높이 들고 일어나다. 민중 봉기를 비유하는 말이다. ⑩雲集響應 : 많은 사람이 각지에서 구름같이 몰려와 호응하다. ⑪贏 : 짊어지다. ⑫景從 : 그림자처럼 늘 붙어서 따라다니다. 景은 影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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且夫天下非小弱也, 雍州之地, 殽函之固自若①也. 陳涉之位, 非尊於齊、楚、燕、趙、韓、魏、宋、衛、中山之君;鉏櫌棘矜②, 非錟③於句戟④長鎩⑤也;適戍⑥之眾, 非抗於九國之師;深謀遠慮⑦, 行軍用兵之道, 非及鄕時⑧之士也.
차부천하비소약야, 옹주지지, 효함지고자약①야. 진섭지위, 비존어제、초、연、조、한、위、송、위、중산지군;서우극긍②, 비담③어구극④장쇄⑤야;적수⑥지중, 비항어구국지사;심모원려⑦, 행군용병지도, 비급향시⑧지사야.
[解釋] 또 진나라의 천하는 작아지지도 약해지지도 않았으며, 옹주의 땅과 효산과 함곡관의 견고함도 이전과 같았다. 진섭의 지위는 齊、楚、燕、趙、韓、魏、宋、衛、中山의 군주들보다 존귀하지 않았고, 호미와 작대기, 괭이자루와 창자루는 갈고리 창이나 긴 창보다 날카롭지도 않았다. 수자리에 유배 갔던 무리들은 9국의 군대에 맞설 수 없었다. 주도면밀하고 생각이 원대하거나 군사를 움직이는 용병술도 과거 모사들에게 미칠 수 없었다.
[註解] ①自若 : 옛날과 같음. ②鉏櫌棘矜 : 호미와 작대기. 괭이자루와 창자루. 농민 봉기의 무기를 말한다. ③錟 : 날카롭다. ④句戟 : 올가미가 있는 창. 미늘창. ⑤長鎩 : 긴 창. ⑥適戍 : 죄를 지어 변방에 수자리로 유배가다. 適은 謫과 같다. ⑦深謀遠慮 : 계획이 주도면밀하고 생각이 원대하다. ⑧鄕時 : 이전. 종전.
然而成敗異變, 功業相反也. 試使山東之國與陳涉度長絜大①, 比權量力, 則不可同年而語②矣.
연이성패이변, 공업상반야. 시사산동지국여진섭탁장혈대①, 비권량력, 즉불가동년이어②의.
[解釋] 그러나 성패는 이변이었고, 공적은 서로 반대로 나타났다. 시험 삼아 산동의 나라들과 진섭의 장단과 대소를 가늠하고 권세와 실력을 비교해 보게 한다면 함께 취급하여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註解] ①度長絜大 : 길이와 크기를 가늠하다. 絜은 헤아리다. 비교하다. ②同年而語 : 함께 논하다. 함께 취급하여 이야기하다.
然秦以區區之地①, 千乘之權②, 招③八州④而朝同列⑤, 百有餘年矣. 然後以六合⑥爲家, 殽函爲宮, 一夫⑦作難⑧而七廟⑨墮, 身死人手⑩, 爲天下笑者, 何也? 仁義不施而攻守之勢⑪異也.
연진이구구지지①, 천승지권②, 초③팔주④이조동렬⑤, 백유여년의. 연후이륙합⑥위가, 효함위궁, 일부⑦작난⑧이칠묘⑨휴, 신사인수⑩, 위천하소자, 하야? 인의불시이공수지세⑪이야.
[解釋] 그러나 진나라는 작은 땅과 제후의 권력을 가지고도 8개 州를 빼앗아 동등한 6개국의 제후들을 조회하게 한 지 100년이 넘었다. 그런 다음 천하를 한 집으로 만들고 효산과 함곡관을 궁으로 삼았는데, 한낱 사내 하나가 난을 일으키자 천자의 사당이 무너지고 군주가 남의 손에 죽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으니 어째서인가? 인의를 베풀지 않았고, 공격과 수비의 형세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註解] ①區區之地 : 땅이 매우 적음. 진나라는 雍州에서 시작되었다. ②千乘之權 : 제후의 권력. 제후는 천승의 수레를 가진다. 고문관지에는 萬乘으로 기록되어 있다. 만승은 천자의 권력. ③招 : 들어 올리다. 공격해서 빼앗다. ④八州 : 옛날 전국이 9주로 나뉘었는데 진나라를 제외하면 8주가 된다. ④朝同列 : 지위가 동등한 6개국의 제후를 신하로 만들다. 同列은 6개국의 제후를 말한다. ⑥六合 : 천지와 사방. 천하. ⑦一夫 : 陳勝을 말한다. ⑧作難 : 난을 일으키다. ⑨七廟 : 천자의 사당. 천자는 선조를 7대까지 제사지냈다. ⑩身死人手 : 秦王 자영이 항우에게 살해되었음을 말한다. ⑪攻守之勢 : 진나라의 통치방식이 처음에는 공격적이었지만 통일 후에는 수비적인 지위가 되었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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秦并海內, 兼諸侯, 南面①稱帝, 以養四海, 天下之士斐然②鄕風③, 若是者何也? 曰:近古之無王者久矣.
진병해내, 겸제후, 남면①칭제, 이양사해, 천하지사비연②향풍③, 약시자하야? 왈:근고지무왕자구의.
[解釋]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고 제후들을 병탄하고 남면하여 황제를 칭하며 사해를 통치하자, 천하의 인재들이 순종하여 진나라에 귀순했으니 이는 무슨 까닭인가? 대답은 이러하다. 근래에 왕 다운 왕이 사라진 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註解] ①南面 : 제위에 오름을 말한다. 옛날 군주는 조정에서 북쪽에 앉아 얼굴을 남쪽으로 향했다. ②斐然 : 복종하는 모양. 斐는 靡와 통한다. 한 쪽으로 쏠리다. ③鄕風 : 귀순하다.
周室卑微, 五霸既歿, 令不行於天下, 是以諸侯力政①, 彊侵弱, 眾暴寡, 兵革不休, 士民罷敝.
주실비미, 오패기몰, 영불행어천하, 시이제후력정①, 강침약, 중폭과, 병혁불휴, 사민피폐.
[解釋] 주나라 왕실의 역량은 미약했고, 五霸는 이미 죽어 천자의 명령이 천하에 행해지지 않았으며, 이에 제후들은 무력으로 서로를 정벌하고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침략하고 대국은 소국을 모질게 구니, 전쟁이 쉴 날이 없어, 군사와 백성들은 완전히 지쳐버리게 되었다.
[註解] ①力政 : 무력을 정벌하다. 政은 征과 통용된다.
今秦南面而王天下, 是上有天子也. 既①元元②之民冀③得安其性命④, 莫不虛心而仰上, 當此之時, 守威定功, 安危之本在於此矣.
금진남면이왕천하, 시상유천자야. 기①원원②지민기③득안기성명④, 막불허심이앙상, 당차지시, 수위정공, 안위지본재어차의.
[解釋] 지금 진시황이 남면하여 천하의 왕 노릇을 하니 이는 위에 천자가 있는 것과 같았다.
즉 목숨의 안전을 바라던 선량한 백성들은 누구나 마음을 비우고 황제를 바라보지 않는 자가 없었으며, 이 때 위엄을 지키고 공적을 정해야 할 것이니 안위의 근본이 여기에 달렸던 것이다.
[註解] ①既 : 즉. ②元元 : 가련한 모습. 元元之民은 선량한 백성. ③冀 : 바라다. 희망하다. ④性命 : 목숨.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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秦王懷貪鄙之心, 行自奮之智, 不信功臣, 不親士民, 廢王道, 立私權, 禁文書①而酷刑法②, 先詐力而後仁義, 以暴虐爲天下始. 夫并兼者高詐力, 安定者貴順權③, 此言取與守不同術也.
진왕회탐비지심, 행자분지지, 불신공신, 불친사민, 폐왕도, 입사권, 금문서①이혹형법②, 선사력이후인의, 이포학위천하시. 부병겸자고사력, 안정자귀순권③, 차언취여수부동술야.
[解釋] 진시황은 탐욕스럽고 비루한 마음을 품고 단지 자신의 지혜를 드러내려고 하여 공신들을 믿지 않고 선비와 백성을 가까이 하지 않고 왕도를 폐지하고 사사로운 권위를 세우고, 서적 등을 금지시키고 형법을 가혹하게 적용하고, 거짓과 권력을 앞세우고 인의는 뒤로 밀쳐둔 채 포악함으로 다스리는 것을 천하의 전제로 삼았다. 무릇 천하를 통일할 때는 거짓과 권력을 중시하고, 나라가 안정되었을 때는 권력의 변화에 순종하는 것을 귀하게 여기니, 이는 천하를 얻을 때와 지키는 때의 통치술이 다르다는 것을 말한다.
[註解] ①文書 : 詩, 書 등의 옛 서적. ②酷刑法 : 형법을 엄격하게 하다. ③順權 : 권력의 변화에 순응함. 임기응변하다.
秦離①戰國而王天下, 其道不易, 其政不改, 是其所以取之守之者[無]異也. 孤獨而有之, 故其亡可立而待.
진리①전국이왕천하, 기도불역, 기정불개, 시기소이취지수지자[무]이야. 고독이유지, 고기망가립이대.
[解釋] 진나라는 전국시대를 거쳐 천하의 왕이 되었음에도 방침을 바꾸지 않았고, 정치를 개혁하지도 않았으니, 이는 천하를 얻고 지키는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다. 홀로 고립된 채 천하를 소유하려 했기 때문에 그 멸망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던 것이다.
[註解] ①離 : 거치다. 겪다.
借使①秦王計上世之事, 并殷周之跡, 以制御其政, 後雖有淫驕②之主而未有傾危之患也. 故三王③之建天下, 名號顯美, 功業長久.
차사①진왕계상세지사, 병은주지적, 이제어기정, 후수유음교②지주이미유경위지환야. 고삼왕③지건천하, 명호현미, 공업장구.
[解釋] 만약에 진시황이 지난 세대의 일을 헤아리고 은나라와 주나라의 자취를 따라서 자신의 정책을 실행하였다면 이후 비록 방탕무도하고 교만한 군주가 나올지라도 나라가 기울고 위태로워지는 환난을 없었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三王은 나라를 세워 그 명성을 아름답게 드러내고 공적을 길이 전한 것이다.
[註解] ①借使 : 만약. ②淫驕 : 교만하고 방탕무도하다. ③三王 : 하나라 우임금, 상나라의 탕왕, 주나라의 문왕 또는 무왕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