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 정월에 백남신이 관액(官厄)에 걸려서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하여 거처를 감추고 김병욱을 통하여 천사께 풀어주시기를 간청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부자는 돈을 써야 하나니 돈 십만냥의 증서를 가져오라
남신이 곧 십만냥의 증서를 올렸더니 그 뒤로 남신의 관액이 곧 풀리는지라 천사 증서를 불사르시니라.
갑진 정월 십오일에 천사 술을 마시고 혼몽히 주무실 때 장흥해의 유아가 급병이 발하여 죽게되므로 흥해의 부 효순이 급히 와서 시료(施療)를 청하거늘 천사 누워 일어나지 아니하시고 혼몽중에 냉수나 먹이라고 말씀하셨더니 효순이 병아에게 냉수를 먹임에 곧 죽는지라.
효순은 본래 성질이 사나워서 부중 사람들이 천동이라고 부르는 터인데 병아의 죽음을 보고 크게 노하여 천사를 원망하여 가로대 이는 고의로 약을 그릇 일러주어 죽임이라 손으로 만져서 죽은 사람을 일으키며 말 한마디로 위태한 병을 고침은 내가 직접 본 바이니 만일 고의가 아니면 물은 고사하고 흙을 먹였을지라도 그 신이한 도술로 능히 낫게 하였을 것이라 하고 드디어 곤봉을 가지고 와서 천사를 난타하여 유혈이 낭자케 한지라 천사께서 비로서 잠을 깨어 일어나시니 효순이 천사를 결박하여 장방청으로 갔다가 문득 뉘우친 듯이 끄르며 가로대 이것이 다 나의 잘못이라 유아가 급증으로 죽었거늘 어찌 선생을 원망하리오 하고 전교를 회복하기를 청하며 자기집으로 동행하기를 구하거늘 천사 듣지 아니하시고 서원규의 집으로 가서 유하시고 다음날 이직부의 집으로 가시니라. 대개 효순이 천사를 용서하여 장방청으로부터 돌아가시게 한 것은 백남신에게 받은 돈 십만냥의 증서가 있음을 알고 돈을 요구하려 함이러라.
다음 날 효순이 원규의 집에 가서 천사의 아니 계심을 보고 대노하여 살인범으로 도피하였다 하고 사방으로 수색하더라.
그때에 천사의 성솔은 전주 우전면 화정리 이경오의 집협실에 이거하였는데 효순의 가족이 화정리에 와서 행패하니라 .
김형렬은 효순의 일을 알지 못하고 천사의 소식을 들으려고 화정리에 오니 효순의 집 사람들이 형렬을 결박하여 원규의 집으로 가서 천사의 행방을 묻되 가르쳐 주지 아니하므로 그들은 더욱 분노하여 형렬과 원규를 무수히 구타하니라.
이로 인하여 천사의 성솔(省窣)은 태인(泰仁) 굴치(屈崻)로 피화(避禍)하고 형렬은 원규의 집에서 밤중에 도피하고 원규는 그들의 연일 행패에 견디지 못하여 약국을 폐쇄하고 가권을 거느리고 익산으로 피하하니라.
하루는 종도들이 여쭈어 가로대 선생의 권능으로 어찌 장효순의 난을 당하였나이까
천사 가라사대 교중(敎中)에나 가중(家中)에 분쟁이 일어나면 신정이 문란하여 지나니 그대로 두면 세상에 큰 재앙이 이르게 되므로 내가 자신으로 그 기운을 받아서 해소함이로다 하시니라.(장효순의 난 즉전에 고부 가정에 분란이 있었음)
하루는 이직부의 집에 머무르시더니 직부의 부친 치안이 그 해 신수를 묻거늘 천사 백지 한 장에 글을 써서 불사르시고 다시 글을 써서 밀봉하여 주시며 가라사대 급한 일이 있거든 떼어보라 하신지라 치안이 깊이 갈머두었더니 그 뒤에 그 며느리가 난산으로 위경에 이르렀음을 듣고 그 일을 가르치심인가 하여 봉서를 가지고 간즉 이미 순산하였거늘 다시 갈머두었더니 세말에 치안이 병들어서 위독한지라 직부가 봉서를 떼어 보니 소시호탕 두 첩이라 썼거늘 그 약을 써서 곧 나으니라.
이월에 밤재에 계실 때 영학에게 대학을 읽으라 하였더니 영학이 듣지 아니하고 술서에 착미하거늘 천사 탄식하여 가로사대 멀지 아니하여 영학을 못 보게되리라 하시고 이도삼을 보내사 '골폭사장전유초 혼반고국조모친(骨暴沙場纏有草 魂返故國弔無親)'이란 글 한귀를 전하여 영학으로 하여금 살펴 깨닫게 하시되 영학이 종시 살펴 깨닫지 못하니라.
그 뒤에 영학이 병들어 위독한지라 천사 들으시고 김갑칠을 데리고 밤재에 가실때 중로에서 한 주막에 드시니 한 사람이 허리가 굽어서 엎디어 기어다니거늘 천사 그 허리펴지 못한 이유를 물으시니 대하여 가로대 십여년 전부터 곱사가 되어서 고치지 못하였나이다 하거늘 천사 손으로 그 허리를 펴주시고 사금 열닷냥을 가져오라 하시니 그 사람이 기뻐 뛰놀며 가로대 선생은 실로 재생지은(再生之恩)이 있사오니 그 은혜를 갚으려 할진 대 태산이 오히려 가벼우나 지금은 몸에 지닌 돈이 없으니 무엇으로 갚사오리까 천사 가라사대 물품도 가하니라 그 사람이 가로대 내가 널 장사를 하오니 너로 드림이 어떠하나이까 널 한벌 값이 열닷냥이옵니다.
천사 가라사대 그도 좋으니 잘 가려두라 하시고 집에 돌아가시니 영학이 이미 죽었거늘 그 널을 가져다가 장사 지내시니라.
보름날 김갑칠을 데리고 부안 고부 등지를 순유하실때 저녁에 고부 검은 바위 주막에 들르시니 이때에 화적이 많이 일어나서 대낮에 횡행하므로 순검 한 사람이 미복으로 야순하려고 이 주막에 들었거늘 천사 주모에게 일러 가라사대 저 사람에게 주식을 주지마라 만일 술과 밥을 먹였다가 값을 받지 못하면 넉넉지 못한 영업에 손해가 아니냐 하시니 순검이 이 말씀에 크게 성내어 천사를 구타하며 무례한 말을 한다고 꾸짓거늘 천사 웃어 가라사대 다 죽은 송장에게 맞아서 무엇이 아프랴 하시고 밖으로 나가시니 주모가 순검에게 이르되 저 양반의 말씀이 이상하니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을지니 나가서 사과하고 그 연고를 물어보라 하거늘 순검이 옳게여겨 천사의 뒤를 따르며 사고한 뒤에 연고를 물으니 천사 가라사대 오늘 밤에는 사무를 폐하고 다른 곳으로 몸을 피하라
순검이 명하신대로 몸을 피하였더니 이윽고 밤이 깊음에 화적들이 몰려와서 주모를 구타하며 순검의 간 곳을 물으니 이는 곧 여러 화적들이 순검을 죽이려고 미리 약속한 일이 있음이라 이튿날 순검이 천사의 계신 곳을 찾아와서 살려주신 은혜에 감사하니라.
오월에 천사 밤재에 계실 때 갑칠이 구릿골로부터 이르거늘 천사 물어 가라사대 너의 지방에 농황이 어떠하뇨 갑칠이 대하여 가로대 가뭄이 심하여 이종을 못하므로 민심이 소동되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네가 비를 빌려왔도다 네게 우사를 붙이노니 네 몸에 천지공사를 띠고 가는 연고니라.
갑칠이 명을 받고 돌아 갈 새 얼마 아니가서 비가 시작하여 잠시에 냇물이 넘치는지라 이로부터 물이 풍족하여 수일 동안에 모심기를 마치니라.
유월에 형렬을 데리고 태인 신배를 지나실 때 그 마을 어떤 집에 불이나서 모진 바람에 기세가 크게 성하거늘 천사 민망히 여겨 가라사대 저 불을 그대로 두면 이 바람에 온 마을이 재가 되리니 맞불을 놓아 끄리라 하시고 형렬을 명하사 섶으로써 불을 피우시니 곧 바람이 자고 불이 꺼지니라.
자료출처 :대순전경 천사의 성도와 기행이적 2 : 21~2:30
첫댓글 증산상제님의 숨결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상제님 동네북(?) 이신데요... 엄청 맞고 다니셨네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