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도예촌>
명리(名利)에 뜻이없어 베옷에 막대짚고
방수심산(訪水深山)하여 피세대(避世臺)에 들어오니
어즈버 무릉도원(武陵桃園)이 여기런가 하노라 ..... 박인로
역시 봄날은 봄날인지라
지난 4월 말에 대청호가 내려다보이는 현암사로 첫 차박풍류를 다녀온 후로
매주 나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이런 저런 행사들로
근 한달만에 2차 차박풍류를 다녀왔다.
장소는 계룡산 도예촌.
계룡산도자예술촌은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에 5천여평 규모로 조성된 도예가들의 공동체마을이다.
1993년 입촌 이후 꾸준한 작품활동과 도자기 캠프를 운영하면서 현재 계룡산의 명소로 자리잡은 곳이다.
위 박인로의 시조에서 묘사된 피세대, 무릉도원과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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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계룡산 상신계곡은 매우 친근한 이미지로 기억되는 장소이다.
대학때 활동했던 국악동아리의 선임악장이자 스승이었던 선배형께서
<연정원>이란 호흡수련단체의 회원으로 용맹정진하던 곳이 이곳 상신계곡과 계룡산이어서가끔 방문하곤 했었다.
그때의 기억은 배불룩한 도인들(옛 그림들 보면 한복바지만 입고 무예를 익히는 모습이 연상되는)이 모여있는 곳...ㅎ
또 하나의 이미지는
학교공부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사회공부 첫 시작이었던 전통찻집을 운영할 때에
함께 차공부하던 다우들과 다기도 살펴보고 야외다회를 겸해서 종종 들렸던...
특히 당시에 전시장을 총괄했던 분이 다회를 함께 하신 관계로 내집처럼 편안하게...ㅎ
그리고 이후에는 가족들과 가볍게 나들이 나오던 곳이었다.
세월이 흘러 차박풍류라는 좀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하는 풍류의 두 번째 장소로...ㅎ
22:00 집에서 출발.
갑자기 어른들과 가족식사 일정이 잡혀서
9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집에 들어와서 악기며 소지품 좀 챙기고 양치, 세면하고 잠옷으로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지난번 차박에서 얻은 경험 하나는 천장이 낮고 좁은 공간에서 옷 하나 갈아입는 것도 나름 힘든 일이었다는...ㅋㅋ)
차박하는 곳이 산중이니 좀 두툼한 겨울용 잠옷으로 입고 방한을 위해 겹쳐 입을 옷들 좀 챙겨서...
22:30 도예촌 도착
지난 차박 후에 계획은 공주 공산성 쪽으로 갈려고 했었는데
차박 장소들을 검색하다보니 우선 대전 주변부터 하나 하나 시작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근 40년 정도 나를 키워준 대전지역에 관해서 좀 더 차근차근 살펴보고 싶다는...
집에서 한 30분 거리 내에 위치하면서 대전의 경계 역할을 하는 둘레산들 주변으로...
늦은 밤 산길을 운전해가는 일은 좀 신경도 쓰였고 으스스 하기까지... ㅋㅋ
그래도 도예촌에 도착하니
여러 집들에 불이 밝혀 있어서 좀 마음이 놓였다는...
계획한 곳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려 밤하늘을 바라보니 별들이 쏟아진다.
05:30 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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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좀 쌀쌀해서 옷 한 겹 더 껴입느라 한번 일어났을 뿐 조용히 잘 잤는데...
새벽에 불어오는 강풍에 새로 장만한 테일게이트텐트가 펄럭이는 소리에 눈을 떴다.
유리창 가림막 틈으로 내다보니 아직 햇살은 들어오지 않는데
먼산 꼭대기가 훤하다.
침낭 안으로 등산복 바지와 셔츠를 끌어와 따뜻하게 하면서 정신을 좀 차려본다.
차안 공기가 냉냉하다. 다음 차박전에 머리와 어깨부위정도 덮고 잘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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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차박의 매력 중에 하나는
아침에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전날 밤에 어두워서 확인 못한 주변의 풍광을 즐기는 일 일듯...ㅎ
먼산 동터 오는 사진들 몇장 찍고
다시 차에 들어가 한 30분 몸 좀 녹이며 누웠다.
첫 차박풍류 후에
몸살감기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근 이틀간 골골 거렸던 경험으로
좀 더 적응하기까지는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 하자가 지침이 되었다는...ㅋㅋ
(평소에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에 한30분 스트레칭하고 하루 중에 1시간정도 운동하는 것이 전부인데...
지난번 차박은 등산에다가, 주변 산책에다가, 시조창에 악기연주까지... 너무 무리를 했던 것 같다. 잠자리도 그렇고...
차박을 준비하는 과정 또한 많은 운동량을 필요로 하는 활동이기도 하다.)
햇살이 들어오는 듯하여 일어나 화장실 갔다가
(예전에 지하철에서 걷기할 때에 들었던 생각처럼...
차박 중에 화장실에 가면서 드는 생각이 동물들의 영역표시? 차박 나와바리를 조금씩 넓혀 나간다는 생각이 ... ㅋㅋ)
도예촌 한바퀴 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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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도예촌 위쪽으로 경사가 급한 산비탈을 까서 덩치가 큰 전원주택들이 들어서 있고
현재도 한창 공사중이라서 좀 어수선하기도 하고 예전의 안정적인 분위기는 아니지만...
(이런 상황이 벌어질 때는 공주시의 허가가 있었어야 했을텐데... 담당공무원들의 수준하고는... 구린냄새도 좀 나는 것 같고...)
그래도 아침 고요함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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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한 곳 옆에 아담하게 위치한 정자가 오늘의 풍류 장소이다.
오늘 풍류는 소금 한곡조에 평시조 한수.
무리하지 말자!!!ㅎㅎ
텐트 접고 유리창 가림막들 철거하고 바로 집으로 향했다.
아파트에 도착해서 짐들 정리해고 집에 들어가니
부스스한 얼굴로 아내가 잘 다녀왔냐고 맞는다.
09:30 집에 도착
<차박풍류 Tip>
*테일게이트 열었을 때 트렁크 미등 끄고 켜기
테일게이트텐트를 설치할 경우 베터리 방전에 주의해야 한다.
뒤 트렁크 미등은 이렇게 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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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때는 이곳을 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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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탄화 개선
야전침대를 이용한 잠자리는 수평은 잡았지만 폭이 좁아서 몸을 뒤척일 여지가 없어 다소 불편했다.
또한 새로 장만한 테일게이트용 텐트를 보고 그동안 차박에 시큰둥하던 아내가 관심을 보이는 관계로
앞으로 둘이 함께 차박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결과 평탄화를 개선할 수 있었다.
야외행사용으로 장만해 두었던 대형 해바라기매트 3장과 캠핑용 접이식 의자와 테이블로 사진과 같이 평탄화를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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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219A3B5B0237DE29)
평탄화 작업에서 가장 어려운 포인트는
2열시트 폴딩한 부분의 경사부분을 어떻게 보강하느냐인데
자료검색해보니
프라스틱 침대 받침대를 이용하는 방법
에어매트를 이용하는 방법
고압축 스폰지매트를 이용하는 방법 등이 그중 눈길이 갔고
만약에 내가 새차를 뽑아서 평탄화 작업을 한다면 아마도 고압축스폰지로 매트를 제작할 것 같다.
*차박용 테일게이트 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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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을 박아가며 타프 등을 쳐놓고 거창하게 캠핑할 것이 아니라면
테일게이트를 열고 설치하는 텐트는 차박에서 필수품목이라고 할 수 있다.
생일선물 한달 앞당겨 받았다.ㅎㅎ
문을 닫았을 때보다 실내온도가 떨어지는 점
외부 소음의 많이 들어오는 점
강풍이 불 때 좀 시끄럽고 여러 가지 신경이 쓰이는 단점이 있지만
천장이 낮은 차들의 답답함을 보완해주는 필수 아이템이다.
현재 국내에는 3가지 정도 종류가 나와 있는 것 같은데
색상이나 차량 교체시의 활용 등을 고려해서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될 듯하다.
*지하주차장에서 탈출해서 차박 세팅하자!!
그동안 주변 눈도 있고해서 주로 지하 주차장에서 차박세팅 연습을 해왔는데
세팅하며 마시게 되는 차량 배기가스가 ...ㅠㅠ
차박을 하는 이유가 좋은 공기 마시며 하루밤 자려는 취지도 있는데...
또 밤에 지하에서 세팅하다보면 지치기도 하고 출발 시간도 늦어지고...
그래서 결론은
낮이나 오전에 기본 세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지상에서...ㅎ
차박풍류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대전에 사는 예학당(010 6758 7598)에게 연락주시면
단톡방으로 초대해서 일정 및 정보 공유하고 풍류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