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시간
필자가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책은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 (Martin Heideger)가 쓴 『존재와 시간(Sein Und Zeit)』이었다.
그 책이 이해하기가 어려웠던 이유는 의미와 내용이 난해한 것도 있지만 저자 자신이 새로운 용어들을 많이 만들어내서 그 용어들을 이해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하이데거는 그 책에서 인간이 가져야 할 시간의식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보통 우리는 지나가는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다.
그런데 하이데거에 의하면 인간에겐 본래적인 시간 의식과 비본래적인 시간 의식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과거, 현재, 미래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데 우선 과거에 대해서 언급하면 인간의 시간성에 존재하는 과거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현재에 전혀 영향을 줄 수 없는 죽은 과거 혹은 망각된 과거이다.
나에게 잊혀진 과거는 살았지만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과거이다.
또 다른 하나는 내 마음 속에 살아 있어서 현재에 교훈을 주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살아있는 과거이다.
죽은 과거는 비본래적 시간이고 살아있는 과거는 본래적 시간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현재에 관해 언급하면 그냥 지나가는 의미 없는 현재가 있고 순간순간마다 삶의 의미를 느끼는 진정한 현재가 있다.
무의미한 현재는 비본래적 시간이요 의미가 충만한 현재는 본래적 시간이다.
하이데거의 시간 의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라는 시제인데 미래에도 두 종류의 시간성이 있다.
하나는 ‘미래가 그냥 적당히 되겠지’하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미래가 있고 또 다른 하나는 먼 미래를 현재의 이 시점에서 앞당겨서 생각하고 준비하는 현재에 영향을 주는 미래이다.
인간의 시간성에 있어서 가장 본질적인 시간은 미래이다.
왜냐하면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현재는 벌써 지나가고 있으며 미래는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도달할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궁극적 미래 중에 인간이 가장 피할 수 없는 미래가 인간의 죽음이다.
인간의 궁극적 미래는 결국 죽음인 셈이다.
따라서 하이데거에 의하면 인간의 현재의 삶은 궁극적 미래인 죽음을 준비하는 삶이다.
그것이 바로 인간의 삶에 있어서 가장 본래적인 시간 의식이다.
요컨대 죽음을 준비하는 삶이 인간의 삶 중에 가장 아름다운 삶이며 본래적인 삶이다.
미래는 행진하듯 성큼성큼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 미래라는 시간이 피조성을 벗어나 하나님의 본질적인 시간과 접목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성경은 전도서 3장 11절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첫댓글 이 땅위에서의 삶은 비록 정해진 시간 안에 사는 유한한 존재지만 본래적 시간을 늘려가도록 항상 깨어 있어야 하겠습니다. 목사님 칼럼은 나를 돌아보게하고, 생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