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법정 정년을 현재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할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근로자들은 대체로 정년 연장을 지지하지만, 많은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일괄적인 정년 연장보다는 퇴직자를 선별적으로 재고용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정년제가 있는 중소기업의 약 86%가 법정 정년 연장보다 선별적 재고용이 더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인건비 증가, 산업안전 문제, 청년 채용 기회 감소, 그리고 고령 근로자의 생산성 저하 가능성을 주요 부담으로 꼽았다.
서울에서 출판사를 운영하는 한 대표는 직원들이 더 오래 일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이해하지만, 모든 직원의 정년을 일괄적으로 65세까지 연장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기업이 성과와 필요에 따라 재고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지방 제조업체들은 다른 입장을 보였다. 화성의 한 판금업체 대표는 60대 근로자를 단순히 ‘고령자’가 아니라 오랜 경험을 갖춘 ‘숙련공’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이 젊은 근로자보다 더 뛰어난 업무 능력을 보이는 경우도 많으며, 제조업 현장에서는 젊은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숙련된 고령 근로자가 생산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민 여론은 정년 연장에 우호적이다. 최근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8%가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늘리는 방안에 찬성했다. 주요 이유로는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시점 사이의 소득 공백, 평균수명 증가, 그리고 숙련 인력 부족 문제가 꼽혔다.
이 같은 의견 차이는 업종별 특성에서 비롯된다. 제조업과 인력난이 심한 산업에서는 숙련된 고령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기를 원하는 반면, 출판·마케팅·사무관리·서비스업 등 사무직 중심 업종에서는 일괄적인 정년 연장보다 성과와 직무 적합성에 따른 재고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정부는 법정 정년을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노동계와 경영계의 의견 차이가 큰 만큼 사회적 합의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