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값
ㅡ 임보ㅡ
금이나 은은 냥(兩)으로 따지고 돼지나 소는 근(斤)으로 따진다.
사람의 몸값은 일하는 능력으로 따지는데 일급(日給) 몇 푼 받고 일하는 사람도 있고 연봉(年俸) 몇 천만으로 일하는 사람도 있다.
한 푼의 동전에 고개를 숙이는 거지도 있고 몇 억의 광고료에 얼굴을 파는 배우도 있다.
그대의 몸값이 얼마나 나가는지 알고 싶은가?
그대가 만일 몇 백의 돈에 움직였다면 몇 백 미만이요 몇 억의 돈에도 움직이지 않았다면 몇 억 이상이다.
세상에는 동장(洞長)의 자리 하나에도 급급해 하는 자가 있고 재상(宰相)의 자리로도 움직일 수 없는 이도 있다.
사람의 몸값은 세상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 스스로가 결정한다.
<임보 -.시인 -.1940년 전남 순천生 -.서울대 국문과 -.2014년 윤동주 문학상>
바로 3일 전, 2023. 06. 16 오후 13시 20분에 서울 현대 아산병원 앞 4거리에 자전거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던 현대아산병원 흉부혈액심장외과 주석중교수가 트럭에 의한 교통사고로 숨졌다 주교수는 거의 20년을 현대아산병원 앞에 숙소를 정해 놓고 심장 응급환자들을 수시로 수술한 것으로, 98%에 이르는 성공율로 수 많은 응급환자들을 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교수는 1964년생으로 이제 한국나이로 60세이다. 더 아까워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각계에서의 애도의 표현 중에 눈에 띄는 게 몇 있다. "매일 저승사자와 멱살을 잡고 싸워 이겨낸 헌신적인 의사" "주석중교수를 잃음으로써 앞으로 더 살아지지 못 할 수 백, 수 천명의 환자들 또한 안타깝다"
세삼스레 임보의 시가 (사람의 몸값은 일하는 능력으로 따진다) 거의 틀리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가 행한 여러 일 들로 보아 감히 주석중교수의 값은 수 백, 수 천의 불특정한 시민들의 합(合)의 가치(價値)에 맞먹는다 하여도 좋을 수 있다고 믿는다.
---------주석중교수를 애도(哀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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