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신회입니다.
지구 반대편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안부 여쭙습니다.
이번 유럽연수에서 방문한 기관중 첫번째 기관이었던 칼스루에 숲교실 (Das Waldklassenzimmer)은 유치원, 학교 학급 그리고 각종 모임이나 회사등 유아부터 성인까지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숲을 안내하는 기관으로 칼스루에 (Karlsruhe) 라는 도시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독일 바덴뷰템베르크주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인 칼스루에는 큰 성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방사형으로 생겨서 „부채형 도시 (Fächerstadt)“라고 불리기도 하고, 1950년 이후부터 독일 헌법재판소가 위치해 있어서 „법의 수도(Residenz des Rechts)“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아래 지도와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칼스루에는 그 북쪽의 ¼ 정도가 숲으로 둘러 쌓여있어 (아래 지도의 초록색 부분) 시민들이 자연에 가까워 질 수 있는 기본 바탕이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칼스루에 도시 면적은 173,46 km² 이고 시민은 2010년 12월 31일 현재 294.761명으로 집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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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스루에 도시를 북쪽에서 바라본 장면 (출처http://de.wikipedia.org)
칼스루에가 유명한 이유는 이미 1715년에 바덴지역의 공작이었던 칼 빌헬름 3세에 의해서 부채형으로 계획되어 만들어진 도시이기 때문인데, 그는 태양광이 퍼져나가는 듯한 형태의 도시를 꿈꾸어서 중앙에 있는 성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32개의 길을 내도록 했다고 합니다. 32개의 길을 원했던 이유는 그 당시 사람들이 쓰던 나침반의 방향이 사방으로 32방향을 가리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제 도시에 대해서 조금 알게 되셨다면 숲교실에 대해서 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숲교실은 독일 바덴뷰템베르크주 산림청과 칼스루에시 그리고 독일산림보호단체에서 함께 운영하는 숲교육기관으로써 작은 학교와 같이 생긴 목조건물과 야외 시설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독일 숲교육이 지향하는 „활동 중심적인 놀이 형식의 직접적인 자연 체험“은 숲교실에서 진행되는 모든 교육 프로그램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교육에 참여하는 대상들에 따라서 추천되는 내용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상이 원하는 것에 따라 맞춤 형식으로 교육을 해주는 유동적인 기관이기도 합니다. 다른 숲교육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숲교실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 (Bildung für nachhaltige Entwicklung)“이라는 기본 방향을 중심에 두고 미래 예고적 사고와 책임감 있는 행동 그리고 숲과 그 안에서 공존하는 생명체들에 대한 감정이입이 실현 가능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오감을 활용한 체험과 자연물을 활용한 놀이들, 그리고 신체 활동과 그룹 활동은 숲교육이 담고 있는 다양한 주제들을 익히고 자기화하는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론이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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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교실 외관 및 교육 장면 (출처http://www.waldpaedagogik-karlsruhe.de)
숲교실에서 제공하는 유아를 위한 프로그램의 주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모든 감각을 이용한 숲체험
• 숲의 동물들 알아보기
• 숲에서 흔적 찾기
• 숲탐정이 나가신다
• 우리는 나무들을 알아가요
• 자연물을 이용한 만들기
• 숲이 만들어내는 음악
• 동화가 가득한 숲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위의 주제들은 하나의 제안일 뿐, 아이들이나 교사들과의 사전 대화를 통해 주제와 방법들이 선정되기도 합니다.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까지 학급 단위로 방문하는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프로그램들은 바덴뷰템베르크주 정부가 정한 교육방향에 맞추어 있는데, 이것은 기본적인 지식 전달 이외에도 스스로 체험하고 발견하며 행동하는 교육방식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 모든 감각을 이용한 숲체험 (1-2학년)
• 숲에서 처음 만나는 꽃들 (1-4학년)
• 봄에 만나는 새들 (1-4학년)
• 나무 알아보기 (1-4학년)
• 겨울을 준비하는 동물들 (1-4학년)
• 자연물을 활용한 만들기 (1-4학년)
• 생명의 공간으로써의 숲 (3-4학년)
• 숲의 생물종 다양성 (3-4학년)
• 숲의 이용 (3-4학년)
• 목재와 그 이용 (3-4학년)
• 자연이 만들어내는 소리들 (3-4학년)
• 숲에서 길 찾기 (3-4학년)
• 달팽이, 지렁이, 나방, 개미, 야생벌 그리고 그 친구들 (4학년)
• 숲에서 살아남기 (4학년)
참고로 (복잡한) 독일의 학제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 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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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부터는 프로젝트 형식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되기도 하는데, 예를들어 학교에서 „환경반“이 구성이 되면 정기적으로 숲교실을 찾아서 야생벌을 위한 집을 지어주거나, 비오톱을 만드는 활동을 한 학기 혹은 1년간 진행되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가족 단위나 일반 성인들을 위한 교육도 가능하고, 유치원 교사나 대학생들, 그리고 초등부터 고등학교 교사들까지 누구나 숲교육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심화교육을 신청하여 참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곳에서는 지난 편지에서 소개해드린 슈트트가르크의 숲의 집 (Haus des Waldes)에서 주최하는 바덴뷰템베르크주의 숲교육자 양성과정의 일부가 진행되고, 과정의 내용 구성에도 관여하고 있기도 합니다. 유럽연수에서 여러분을 위해 준비되는 프로그램들 역시, 숲교실 강사가 초등학생 이하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제 숲에서 활동하는 프로그램들이며, 거기에 유치원 교사나 초등학교 교사들을 위한 심화교육 프로그램을 접목한 형식이 될 것입니다.
숲교실 외관 및 교육 장면 (출처http://www.waldpaedagogik-karlsruhe.de)
이 기관에 대해서 좀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시면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둘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모두 독일어로 되어 있지만Waldklassenzimmer 라는 메뉴 이외에도 다양한 메뉴들이 많으니 눌러보시면 각종 사진들과 정보들을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waldpaedagogik-karlsruhe.de
그럼, 다음에 뵙는 날까지 늘 건강하시기를 바라며
프라이부르크에서 김신회 드림.
첫댓글 재작년 겨울 숲연구소에서 뵜었지요.^^ 좋은 정보와 글들 감사합니다.
도시의 유래까지 설명해주셔서 깊이 생각할수 있는 독일이였어요 칼스루에의 숲이 정말 멋지더군요 사람들과 함께 정말 어울리는 숲으로 진화한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