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여행자의 쉼터 ‘영종대교휴게소’
‘쉼’은 ‘재충전’을 의미한다. 한 템포 늦는다고 인생이란 큰 그림에 달라질 것은 없다. 아등바등 살고 있다면 ‘쉼’을 누릴 수 있는 ‘영종대교휴게소’에 가보자. 뉘엿뉘엿 지는 낙조가 힘겨운 삶을 토닥여줄 것이다.
▲영종대교휴게소에서 바라본 낙조
가장 가까운 바다, 가장 가까운 휴게소
외부와 영종도를 잇는 다리는 단 두 개다.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는 섬을 육지로 만든 주인공이다. 그 중 영종대교는 영종도를 잇는 최초의 다리다. 4,420m의 서해횡단 교량으로 건설된 영종대교 진입부에 위치한 ‘영종대교 휴게소’가 요즘 핫(hot)하다.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를 만날 수 있고, 가장 가까운 휴게소이기도 하지만, 공중파에서 이영자가 소개한 ‘영종대교휴게소 어묵과 유자차’ 가 유명세를 탔기 때문이다.
“1층 분식코너에서 어묵을, 2층 카페에서 유자차를 구입한 후 3층 전망대에 올라 낙조를 보는 손님들이 많아졌습니다.” 휴게소를 관리하는 (주)신공항하이웨이 담당자는 말한다.
영종대교 휴게소는 2014년 까지는 ‘영종대교 기념관’이었다. 2014년 5월 ‘영종대교휴게소’로 새로운 탈바꿈을 한 후 볼거리, 먹을거리, 구매거리가 있는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볼거리, 먹을거리, 할 거리 가득한 행복한 명소
영종대교휴게소 진입에 커다란 곰 조형물(포춘베어:fortune bear)이 손님을 맞는다. 23.57m 높이의 거대한 곰 조형물은 세계최대 철제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아빠곰이 아기곰을 머리에 이고 있는데, 사람이 되어 떠난 엄마 곰 웅녀를 기다리는 모습이란다.
▲포춘베어 앞 소원의 자물쇠
포춘베어 앞 ‘소원의 자물쇠’에서 자신의 소원을 비는 것도 재미있다. 웅녀가 된 엄마곰을 그리워하는 아빠와 아기 곰의 정성에 감동한 신이 인간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능력을 내려줬단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곳서 소원성취 자물쇠로 꼭 채워봄은 어떨까? (자물쇠는 휴게소 내 기프트숍에서 구입가능)
1층 푸드홀은 양식, 한식, 분식 등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전국휴게소 중 유일무이한 메뉴 ‘강화 순무국밥’은 손님들이 뽑은 이곳 휴게소 대표음식이다.
▲강화 순무국밥
강화도에서 공수한 순무의 알싸한 맛과 진한 쇠고기국물에 푸짐한 차돌박이 건더기, 부드러운 우거지가 조화를 이뤄 환상의 국밥을 만들었다. 조금 맵다 싶을 때 부드러운 계란말이 한 입 베어 물면 포근한 행복감이 밀려온다. (9천500원)
혼자 먹기엔 버거울 크기의 돈가스는 잡내 없이 바삭해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많이 좋아한다. (1만원)
주말만 판매되는 ‘약쑥 송편’ 역시 이곳에서만 맛보는 귀한 음식이다. 강화도 약쑥을 이용해 빚은 송편을 한 입 물면 강화도 해풍 맞고 자란 약쑥의 향이 코끝까지 은은히 퍼진다. (6개 7,000원)
1층서 식사를 한 후 2층으로 향하면 아이들이 좋아할 공간이 펼쳐진다. 게임존과 캔디와 젤리를 파는 ‘롤리폴리’가 있다. 어른들은 스무디킹이나 에델리아 카페에서 차를 한 잔 즐기는 것도 좋다.
차를 구입해서 푹신한 소파가 있는 ‘선셋라운지’에 앉아 마셔도 좋고 3층 전망대에 올라가 낙조를 보며 마셔도 운치있다. 특히 이영자가 소개한 유자차는 정말 따끈하게 주는데 3층 전망대까지 올라가도 식지 않고 마실 수 있다.
▲선셋라운지
“30년 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들입니다.”
‘선셋라운지’ 통유리창에 자리한 네 명의 여인들의 미소가 해맑다.
“부산서 고등학교를 다닌 동창들이 저 보러 여기 인천까지 와주었어요. 네스트 호텔에서 1박하기 전 이곳에 들러 차 한 잔 하는 중입니다.” 부산에서 올라온 곽명희, 오미연, 박채희 씨는 청라서 사는 고교 동창생 황찬영 씨를 보러 왔단다.
“우리가 ‘휴게소’ 하면 뽕짝 노래 들리고, 값싼 애들 장난감 깜빡깜박하는 곳으로 생각하잖아요. 이곳은 다르네요. 휴게소 같지 않고 편안하고 조용해서 너무 좋아요. 부산 광안리에서 바다 보며 차 한 잔 하려면 엄청 비싼데 여기는 가격도 저렴하고 정말 좋네요. 값비싼 카페를 온 건지, 휴게소를 온 건지 구분이 안가네요.” 곽명희 씨는 감탄을 하며 말한다.
보석십자수 일로 해외에 자주 들른다는 이나원 씨는 “공항에 갈 때 마다 들러요. 화장실도 이용하고 커피도 마시느라 꼭 들르죠. 조용히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공항으로 떠날 수 있어서 저에겐 선물 같은 휴게소입니다. 물론 커피도 맛있고요.” 라면서 한 달에 4회 이상 들르는 단골임을 밝혔다.
“이영자 프로그램 보고 수원서 일부러 왔습니다. 노을 보려고 일찍 나섰어요. 늦게 오면 자리가 없다고 해서요. 옛날에는 그냥 스쳐가는 곳이었는데 이렇게 휴게소로 꾸며놓으니 분위기도 좋고 탁 트인 바다도 보고 기분이 좋네요.” 수원서 왔다는 송남희 씨는 말한다.
▲배효섭(신공항하이웨이 사업관리팀) 씨
배효섭(신공항하이웨이 사업관리팀) 씨는 “영종대교휴게소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어요. 국내최초, 세계최초 운영을 시작한 ‘느린 우체통’이죠. 어느덧 내년이면 10년이 되어가네요. 엽서에 사연을 보내면 1년 후 받아볼 수 있습니다. 1년에 평균 약 14,500통의 수많은 사연들이 접수되고 있으며 2009년 5월이후 올해 10월 말까지 접수된 누적 통수로 145,000여 통에 이릅니다. 엽서값, 우표값, 보관료 등의 숨은 노력이 필요한 업무이지만 이곳서 써진 사연이 1년 후 누군가를 빙그레 웃게 만들며 추억을 떠올릴 것을 생각하면 저희도 행복합니다. 전국에서 오는 불특정한 고객과 소통하다보면 제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낙조를 보면서 행복해하고 맛있는 음식 먹으며 즐거워하는 가족을 볼 때 더욱더 좋은 장소로 거듭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라고 말한다.
“석양을 보려면 어느 자리에 앉아야 할까요?”
“교량 오른쪽이 보이는 창문에 앉아 보심 어떨까요?”
‘썬셋라운지’ 카페 손님들끼리 대화가 정겹다.
촉박한 시간에 밀려 후다닥 먹고 빠지는 다른 휴게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떨어지는 해를 감상하는 낭만이 있고, 같은 곳을 보는 공통점이 있어 웃으며 말거는 타인의 동감이 있다. ‘쉼’과 ‘여유’가 있는 휴·게·소가 영종도 섬 초입에 있다.
*영종대교휴게소
인천시 서구 정서진남로 25
휴게소 08:00-21:00(연중무휴)
공항방면 주행 시에만 이용가능
문의: 032) 560-6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