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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2017/11/19 15:00 송고
· 기사원문>>>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11/17/0200000000AKR20171117165351002.HTML
☞ 수년 전부터 ‘헬조선’이라는 조어가 젊은층 일각에서 크게 유행했다. ‘헬조선’을
사실로 믿는 사람들은 긴 노동시간, 많은 사교육비, 낮은
삶의 질, 높은 자살률, 높은 집값 등을 곧잘 그 근거 자료로
제시하곤 한다.
지난해 11월 19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집값과 관련한 통계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는 ‘헬조선’을 믿고자 하는 사람들의 논리에 힘을 실어주는 것처럼 보였다.
박광온 의원이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6년 말 기준으로 서울 주택의 중위가격은 4억3485만원이었다. 중위가격이란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정확히
중간에 위치한 값을 말한다. 그런데 박 의원에 따르면 서울 주택의 중위가격은 세계 주요 대도시와 엇비슷하다. 집값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 도쿄의 3억1136만원보다 훨씬 비싸고 미국 뉴욕의 4억434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여기에 도쿄·뉴욕보다 서울 거주자의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서울의 집값은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비싸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문제는 이 자료의 근거가 되는 통계자료에 있었다. 조선일보도 보도했듯 도쿄와 뉴욕의 집값의 근거는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데모그라피아 인터내셔널’에서 제공한
통계자료였다. 이 자료에서 박광온 의원이 ‘도쿄’ 집값이라고 인용한 자료는 사실 ‘도쿄도(都)와 요코하마시’의 자료였다. ‘뉴욕’
집값은 뉴욕을 중심으로 ‘뉴욕시, 뉴욕주(州), 뉴저지주, 펜실베이니아주’를 포함하는 자료였다.
서울은 오밀조밀하게 모인 25개 구(區)로 구성된
하나의 도시다. 그러나 도쿄도는 다르다. 도쿄도는 23개 특별자치구·26시(市)·5정(町)·8촌(村)으로 구성된 복합적인 지역이다. 그중에는 공공기관과 상업시설이 밀집된
치요다구, 신주쿠구 같은 도심 지역도 있지만 도쿄로부터 1000㎞
떨어진 인구 3000여명의 외딴섬 오가사와라촌도 포함돼 있다. 뉴욕도
마찬가지다. 뉴욕시라고 하면 맨해튼섬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통계자료에서는 서울 면적의 233배나 되는 뉴욕주를 포함해 뉴저지·펜실베이니아 인근에 이르기까지 뉴욕에서
120㎞ 떨어진 곳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됐다. 인구와 기능이 집중된 서울 집값과 분산돼 있는
‘도쿄 인근’ ‘뉴욕 인근’ 집값의 단순 비교는 불가능한 부분이다.
통계가 객관적이라고?
이 자료는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통계 오·남용’ 현상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서로 다른 기준으로 단순 비교가 어려운 자료를 직접 비교하는 일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숫자를 이용하는 흔한 통계 오용(誤用) 사례다.
#사례2_악의적인 언론플레이
▲ [출처: OSEN '[단독]싸이, 왜 추석 때 집 나갔나 "다 던지고파" 눈물'(2015/09/30) 기사 페이지 갈무리]
>>> http://osen.mt.co.kr/article/G1110257521
☞ 한국의 언론계 종사자들 중 일부가 '기레기' 소리를 들은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퇴행 속에서, 날이 갈수록 그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듯한 징후가 이곳 저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본적인 사실관계 파악은 고사하고, 같은 기사를 제목만 살짝 바꿔서 스팸처럼 계속 올리는 것도 모자라, 요즘에는
기사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유명인의 이름을 (오로지 검색 노출과 낚시를 위해) 제목에 넣는 경우까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이쯤 되면 언론이라고 부르기도 참 민망할 지경인데, 일부 넘겨짚거나 단순 과장의 수준이 아니라 아예 노골적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오보가 있어 조사를 해보았다. 물론 언론인도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세부자료 인용이나 통계수치 해석 등에서는 약간의 잘못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실수와는 무관하게 거의 의도적으로 오보를 만들어내는 게 아닌가 싶은 사례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작금에 아래 해당 기사를 통해서 문제를 제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싸이와 테이크아웃드로잉 분쟁
관련 보도
먼저, 사실 관계부터 간단히 정리해 보겠다. 동네미술관이자 카페인 '테이크아웃드로잉'은 현재 싸이 소유의 이태원 건물 세입자다. 2010년 4월부터 영업을 해왔고, 당시 일본인 건물주는 "임차인이 원하는 경우 해마다 계약을 연장한다"는
특약을 해줬다. 그래서 테이크아웃드로잉은 권리금 6천만 원과 4억 원의 비용을 들여 카페를 열었다. 하지만 6개월 뒤에 건물주가 바뀌었고 '재건축'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 법원은 테이크아웃드로잉에 2013년 12월 말까지 보증금을 받고 건물을 비워주라고 결정한다(2011년 12월).
그렇지만 새 건물주는 재건축을 하지 않았고 2012년 2월 싸이에게 건물을 78억 원에 판다. 싸이 측은 이전에 법원이 내린 결정을 따르라고 요구했으나, 테이크아웃드로잉은
재건축을 전제로 한 결정이기 때문에 따를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시점부터 본격적인 분쟁이 시작되었고, 양측 사이에 명도소송과 강제집행정지·명예훼손 소송 등이 연이어 벌어진다.
그런데 [OSEN]이라는 연예매체에서 '[단독]싸이, 왜 추석
때 집 나갔나 "다 던지고파" 눈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낸다. 이 기사는 싸이와 테이크아웃드로잉의
분쟁을 다루고 있는데, 싸이가 "법원 판결에도 막무가내로
버티며 소송과 시위를 이어가는 한 카페 주인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며 "모든 걸 '갑의 횡포'로
몰아부치는 세입자와 일부 시위 주도 세력에 막혀 법과 정의도 통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썼다.
전체 기사를 읽어보면 누구나 그렇게 느끼겠지만, 제목을 필두로 본문에 사용된 표현들 자체가
싸이에 상당히 호의적이다. 이후 미디어 비평 전문지인 [미디어오늘]의 기사 '“싸이가 세입자에 승소했다는 언론보도, 오보다”'를 봐도 알 수 있듯이 해당 기사가 싸이에 유리하게 서술한
내용들은 우선 사실 관계부터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위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출간한 책이 바로 싸이의 소속사인 YG 엔터테인먼트의
성공에 관한 글이었다는 사실이다
미디어 비평 전문지에서 해당 기사를 직접 거론하며 싸이에 유리하게 서술된 부분을 반박하는 인터뷰까지 진행한 걸 보면, 기사의 내용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게다가 기자는 싸이의
소속사에 우호적인 책까지 냈다는 걸 감안했을 때, 상식적으로 좀 이상하지 않나? 이런 일들을 전혀 모르고 포털사이트에서 위 기사를 본 네티즌들은 테이크아웃드로잉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잘못된 기사 하나 때문에 테이크아웃드로잉은 대중들로부터 엄청난 오해를 받게 된 셈이다. 이런 게 전형적인 '언론플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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