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외무고시 1차시험뿐만 아니라 2차 시험에서도 필수과목으로 치러진다. 타고시에 비해 외무고시가 특히 어학능력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입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단순한 객관식의 차원을 넘어 주관식 시험이 있기 때문에 웬만한 능력을 갖추지 않고는 합격을 자신할 수 없게끔하는 큰 장애요인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외무고시를 중도에 포기하는 중요한 원인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라고까지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다른 과목에 비해 학습 성취도가 낮아 단기간에 실력배양을 노릴 수도 없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29회 시험까지는 영어이외에도 제2외국어를 반드시 한 과목 선택해야 했기 때문에 어학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했는데, 개정된 30회 시험부터는 제2외국어 필수부분이 삭제됨으로써 대다수 수험생들이 제2외국어를 회피하여 다른 일반과목 2과목을 선택하는 경향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외무고시와 행정고시의 국제통상직의 통합을 골자로한 법개정 작업에서 그간 문제시되어 왔던 제2외국어 문제가 또다시 거론되고 있는 듯 하다. 즉, 대다수 수험생들의 제2외국어 선택 회피로 인해 외교의 중요한 수단인 어학능력의 전반적인 저하를 불러 일으켜 국가적 외교활동에 상당히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비판의식으로 인해 새로운 시험제도에서 또다시 제2외국어가 필수과목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은 공론에 불과하지만, 기본적으로 외교관이 되려는 사람이 어학을 멀리한다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외교관으로서의 앞으로의 활동에도 기본적 자질로 평가될 수 있는 어학능력은 단순히 1,2차 시험의 합격 여부를 떠나 향후 합격 이후의 진로에도 상당한 영향력이 있을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1. 공부방법론
흔히 어학 능력을 위한 3요소로 읽기, 쓰기, 말하기가 거론된다. 이 중 어느 하나만이 탁월하다고 해서 전반적인 어학 능력이 높다고 평가할 수 없을 만큼 어학 능력은 이러한 복합적인 부분이 균형을 이루어야 제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외무고시에서의 영어도 이러한 어학의 3요소가 단계적으로 테스트되어 지고 있다. 주로 1차 시험에서는 어휘능력과 독해능력을, 2차 시험에서는 독해와 작문 능력을, 그리고 3차 시험에서는 회화능력을 통한 전반적인 어학능력을 평가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물론 3차 면접에서 영어 인터뷰가 행해지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 보도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외교관들의 어학 능력이 떨어진다는 비판과 함께 향후 외무고시에서 3차 면접이 실질적인 시험으로 자리잡아 무엇보다도 어학능력에 중점을 둔 선발에 치중할 계획임을 공표한 적이 있다. 따라서, 외무고시 수험생에게는 기존의 읽고 쓰기 위주의 영어 학습에서 회화능력의 배양이라는 부담까지 짊어지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영어는 다른 과목에 비해 뚜렷하게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는 듯 하다. 애초에 어학이 어떤 시험 범위가 정해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특히 어휘력에 있어서의 한계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다수 외무고시 수험생의 경우, 영어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노력만큼 결실을 거두지 못하게 됨에따라 그저 현상유지 정도만을 목표로 하고 다른 과목에서 고득점해서 이를 보충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하지만, 영어가 1차 시험으로만 끝난다면야 이러한 경향을 나무랄 수는 없겠지만, 문제는 2차, 3차 시험에서도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것이 얼마나 눈 앞의 일만 생각하는 어리석은 행동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휘력의 향상이 급선무라 할 것이다. 사실 어느 정도의 어휘력에만 자신감이 생긴다면, 나머지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쉽게 극복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Vocabulary 22,000 이니 33,000 이니 하는 책들을 홀로 공부하고 있노라면 정말 너무 짜증나서 몇 페이지 보다가 덮어 두기 쉽상이다. 물론, 이러한 어휘 학습을 수차례 반복하게 되면 그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래 어휘라는 것이 인간의 기억용량의 한계성 때문에 자주 접하지 않다 보면 얼마안가서 쉽게 기억속에서 지워 질 수 밖에 없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무턱대고 단어, 숙어만 암기한다고 영어실력이 급속도로 향상될 수는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오히려,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앞서 언급했던 어학의 3요소인 읽기, 쓰기, 말하기를 동시에 학습하여 그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점진적인 어학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밝히고 싶다.
일단, 시험상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독해능력으로 보인다. 예전에 비해서는 독해 지문의 길이가 좀 짧아진 듯한 인상이지만, 상대적으로 각 지문당 문항 수가 줄어 들어 짧은 시간안에 많은 글들을 빨리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1차 시험의 관건으로 보인다. 독해 능력 향상법은 여러 사람들이 제각기의 방법을 열심히 논하고 있지만, 필자 생각으로는 어찌됐든 많이 읽고 많이 접해 보는 것이 최상일 듯 싶다. 뭐, 문법이 완성되어 있어야 한다느니, 어휘력의 뒷받침이 기본이라는 식의 논쟁도 존재하고 있지만, 그러한 기본 사항들을 준비하다 보면 실제, 시험에서 필요한 정확하고 빠른 독해능력을 키우기 위해 또다시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낭비적 요소가 있음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영자 신문이나 잡지 등을 끊임없이 읽어 시사적인 문제를 직접 영어로 경험할 수 있는 계기를 스스로 만들어야 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되는 단어나 문법적인 문제는 약간의 시간과 관심을 더하여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편이 나을 듯 하다. 즉, 모르는 단어가 있고 해석이 막힌다고 해서 사전부터 찾는 식의 수동적인 태도가 아니라 일단 끝까지 영어 지문을 읽어 전반적인 내용의 흐름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연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위의 학습 방법은 단지 1차 시험의 대비만을 위해서만 효과가 있을 듯 하다. 2차 시험에서는 보통 독해 50점, 영작 50점의 비율로 출제가 되어 왔는데, 정작 영작학습 과정이 빠져 있어 나중에 2차 공부를 위해 따로 영작 연습을 해야만 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1차 시험에 대한 여유가 없을 경우 2차까지 신경써서 대비한다는 것이 무리인 것은 사실이지만, 좋은 표현이나 활용할 만한 영어 구문을 독해와 함께 직접 역으로 영작해 보는 습관을 지니고 있으면 차후에 영작을 준비하는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영어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꾸준함과 인내심을 통해 먼 안목을 두고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너무 큰 욕심을 부리지 말고 한 단계 한 단계씩 점차적으로 밟아 나가는 여유로움을 갖을 것을 당부하고 싶다.
2. 학습시 주의사항
- 영어 어휘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많이 알고 있을수록 좋은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기출문제들을 잘 살펴보면 자주 출제되는 어휘들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물론, 그것으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고시 시험에 자주 등장하는 어휘에 특히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 머리 따로, 손 따로는 절대 금물?
2차 시험의 한국어로의 번역에 대비한 연습으로 독해 지문을 읽고, 스스로 우리나라 말 다운 글로 바꾸는 연습을 해야 한다. 아무리 자기 자신이 그 글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머리속에 들어 있는 생각을 우리나라 말답게 만들지 못하면, 채점관에게 자신의 실력을 확인시킬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영어로 된 지문을 우리말답게 고칠 수 있도록 평소에 머리속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직접 우리 글로 써 보는 연습을 할 것이 요망된다.
- 시간안배를 잘해야...
정말 중요한 말이다. 영어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야 상관없겠지만, 영어에 자신이 없는 사람일수록 1차 시험의 1교시 3과목인 헌법, 한국사, 영어 중에 영어를 제일 나중에 풀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이미 영어에서 고득점하기를 포기했기에 다른 과목인 헌법과 한국사에서 시간을 더 투자하여 이를 보충하고자 하는 속셈이 있기 때문이다. 이 1교시 세 과목을 어떠한 순서로 풀 것인가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 있는 문제이지만, 한 가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영어를 제일 나중에 푸는 것이 상당히 큰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영어를 푸는데에 50분이상의 시간을 할애하지 못할 경우 십중팔구 영어는 다 풀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찍기 일변도(?)로 시험을 마치기가 쉽다.(시간이 없어 당황하기 시작하면 영어는 단 한 문장도 읽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러분들도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자신도 없는데 영어부터 무작정 푼다는 것도 문제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결국, 해결방법은 단 하나 뿐, 바로 영어에 자신감을 하루 속히 가져 여유롭게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너무 당연한 얘긴가?) 시간안배 연습은 실제 1차시험 합격에도 상당히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실제 시험전에 1교시 시험과 동일한 교과목으로 직접 시간안에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모의 테스트를 반드시 해 볼 것을 권하고 싶고, 다른 과목과 함께 할 수 없다면, 적어도 영어만이라도 40-50분내에 풀 수 있도록 그 감각을 키우는데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 스터디를 통한 학습
영어는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고 흔히 말되어지지만, 정말 말이 쉽지 그 꾸준함을 유지한다는 것이 여간한 인내심과 끈기 없이는 정말 이루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혼자 힘으로 공부하는데에 자신이 없다면, 억지로라도 스터디를 통해 정기적으로 영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보는 것도 지속적인 영어 학습을 위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외무고시 수험생들의 경우, 보통 영어 스터디로 독해나 영작 스터디를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때로는 어휘 스터디를 하는 경우도 본 것 같다. 어떤 내용의 스터디를 할 것인가는 자신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스터디를 통해 자신의 편협한 영어 사용을 많이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혼자 공부하는 것 보다 더 큰 도움을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혹자는 스터디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으로 보는 것 같은데...... 괜히, 친한 친구끼리 붙어 앉아 쓸데없이 잡담하고 놀기 때문에 부질없다고 하는 것이지, 제대로 멤버 구성만 된다면 학원수강보다 돈도 안들고 양질의 학습 성취감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 영어회화 실력을 갖추면 금상첨화?
3차 면접시험에서 종종 영어 면접이 실시된다. 요즈음에는 거의 실시되고 있고, 앞으로도 반드시 실시되리라 생각된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려는 노력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공부하면서 한 마디도 영어로 내뱉지 않다가 막상 3차 시험장에서 영어로 얘기하라고 한다면 진땀날 것은 뻔한 일... 물론, 아직 회화능력에 대해 검증된 채점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기에 그렇게 신경 쓸 부분은 아니기도 하지만, 앞으로 외교관이 될 사람이 영어 한마디 못한다면 창피한 일이 아니겠는가?.....
3. 추천교재
다른 과목에 비해 특별히 외무고시 영어를 위해 쓰여진 교재는 별로 없다. 물론, 고시학원이나 몇몇 저자들이 내 놓은 고시영어 교재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문제집 한 권 푼다고 모든 것이 해결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영자신문이나 잡지등을 꾸준히 읽으면서 시사적인 용어를 자주 접하고, 어휘력과 문법능력은 점차적으로 한 단계씩 끌어 올리도록 꾸준하게 공부하는 수 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고시 영어 수준이 대학원 입학시험 문제나 영어 토플시험과 유사하기 때문에 직접 이러한 문제들을 구해서 실전처럼 풀어 보는 연습(시간안배연습)을 해서 실전 능력을 쌓으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