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포만에 영동행이다
지난밤 오랜만에 출타에 대한 기대로 잠을 설쳤다
그여파인가 대전에서 영동으로 이동하는 내내 장거리도 아닌 한시간도 안되는 거리인데
눈거풀은 무겁고 머리가 묵직한 것이..비몽사몽이다
밭에 도착하여 늘 하는 것이지만 이것저것 궁금하여
짐을 풀기전 밭을 한번 둘러본다
방풍과 눈개승마는 어엿하게 자라 제법 먹을만하고 초석잠은 여기저기 조그마한 싹들을 티우고 있는데
더덕은 한달여가 다 되어가는데 아직 싹이나려면 조금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많지는 않지만 명이도 이제 제법 잎사위를 자랑스레 뽐내고 있고
머위며 부추며 미나리며 여기저기 파란싹들을 내노라 자랑하고있다
간이 비닐하우스안의 고구마와 단호박 은 깜깜소식 언제 기쁜 소식을 전해주려나
먼저 작년에 심어 심심찮게 뜯어 먹었던 ,상추,아욱 쑥갓 등을 파종하고
야콘을 심으려고 2년전 이식한 삽주를 캐고 경운정지후
작년에 올 종자로 사용하려고 밭에 묻어두었던 관아를 캐보니 아뿔싸 전부 썩어 종자로 쓸수가 없네
올 야콘은 물건너갔네 부득이 계획 포기...
허망하여 망연히 무엇을 해야하나... 한참을 주저하다 수목에 유박이나 주려하는데
올해는 밭을 확장하여 고구마와 땅콩을 심으려고 이장네에게 4월 말경 밭갈이를 부탁했었는데
이장네가 그시기에 바쁜관계로 일을 해줄수가 없단다
그래서 오늘이라도 퇴비를 뿌려 놓으면 짬을 내어 가용한 시간에 밭을 갈아 주겠단다
해서 계획하지않은 퇴비살포작업..20여포를 운반하여 골고루 흩어 뿌리고
거기에 더해 2년전 구입해 매실에 한번 뿌려주고 버리기 아까와 꼭꼭 묶어 두었던 복합비료 추가적으로 살포
뿌리고 그래도 남은 것은 아내의 만류에도 마다하고 감나무와 매실에 살포...
너무 많이 뿌려 준것은 아닌지.....
점심을 먹고
점심은 늘 먹던 김밥이 식상하여 이번엔 모처럼 라면을 끓여 찬밥에 김치를 더하여 먹으려
하였는데 아침에 서둘러 출발하느라 밥과 라면만 챙기고 김치만 쏙 빠트렸네
어쩔수 있나 그냥 라면과 밥만으로 한끼....그래도 맛은 최고
오후엔 옥수수 파종(알이 작은 재래종)을 하고....
삽주 몇뿌리 옮겨심고 작년 어렵사리 채종한 하수오 파종을 하고
매실나무와 아로니아에 유박 살포....
그리곤 이제 풀과의 전쟁 아직풀뽑기 작업이 이른감이 있지만
머우,부추, 명이 심은곳의 풀을 뽑아주고 이어 도라지밭에 풀제거 이곳은 장난이 아니네
아내는 내가 풀을 뽑는 동안 근대씨를 구입하려 짬을 내어 용산면소재지로...
근대씨는 구하지 못하고 얼음과자와 과자를 사가지고 와 계획에도 없는 고급스러운 새참...
흐흐흐 시원하고 맛있네
오늘은 아내의 수확바구니가 이전에 비해 풍성하다
방풍에 시금치에 눈개승마에 고수에 삽주뿌리... 거기에 더하여 오염되지 않은 싱싱한 쑥..
본격적인 수확기가 아니어도 이곳에 오면 무언가 행복을 담아갈수 있어 참으로 좋다
그것이 상큼한 공기 한줌.. 밭두럭에 풀 한포기라도...
돌아 오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때에 맞추어 변화하고 성장하는
사소하고 보잘것 없는 밭두럭의 온갖 종류의 푸성귀를 보면서
욕심을 줄이고 조금도 거역함이 없이 자연과 합께 하는 삶....
바로 이것이 진정한 웰빙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