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강) 회계의 순환과정과 거래의 기록원리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한가지 에피소드를 얘기하겠습니다. 예전에 어떤 회사의 CEO에게 회사의 결산 재무제표를 보여 주면서 사업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는데, 그 분이 대차대조표를 한참 들여다 보더니 “그런데 회계사님 대차대조표에 이익잉여금이 10억원이 있는데 이것이 우리회사가 사업을 잘 해서 그 동안 이익이 그만큼 쌓여 있다는 것이죠?” 하고 묻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대답을 하자, 그분이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그 이익잉여금이 어디로 간 것이죠? 우리회사에는 지금 10억원 이란 돈이 없거든요? 그럼 누군가 돈을 빼돌린 것 아닌가요?”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지난 시간까지의 강의를 잘 이해하신 분들이라면 여기에 대답을 하실 수 있겠죠? 잘 설명하기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다시 복습을 해 보겠습니다. 복식부기에서는 거래를 기록하고 보고할 때에는 항상 양 측면으로 동시에 하며, 그 한쪽은 ‘자원의 운용 상태’ 측면이고 다른 한쪽은 ‘자원의 조달된 원천’ 측면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양쪽은 항상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그림1)
그림1에서 보시는 것이 잉여금 10억원의 행방을 묻던 CEO분 회사의 대차대조표 입니다. 왼쪽의 ‘자원의 운용 상태’에는 현재 그 기업의 현금예금, 상품, 차량, 건물 등의 자산으로 총 자산이 15억원 입니다. 오른쪽의 부채와 자본은 그 자산을 취득하기 위한 ‘자원의 조달된 원천’으로서 현재의 자산에 대한 소유지분 개념인 것입니다. 즉 쉽게 말해서 현재 회사 자산은 15억원이고 그 15억원에 대하여 채권자가 2억원, 그리고 주주가 13억원의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며, 주주의 권리 13억은 처음에 출자한 3억원과 사업활동을 통하여 축적된 이익인 10억원의 합계라는 의미입니다. 만일 지금 바로 사업을 청산한다면 자산을 모두 처분하여 현금 15억원으로 바꾸어서 부채 2억원을 갚고 나면 주주에게 13억원이 배분될 수 있겠지요. 이제는 독자 여러분도 그 질문에 대답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기업이 사업활동에서 발생하는 거래를 기록하고 결산 시점에서 마감을 하여 재무상태와 경영성과를 재무제표로 보고하는 과정 ? 즉, 회계의 순환과정을 설명 드리고, 하나하나의 발생거래를 어떤 방법으로 기록 하는지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복식부기가 처음 생겨날 당시에는 사업기간이 대개 1회로 끝이 났었겠지만 현대사회의 기업은 사업을 시작해서 수십 년 또는 수백 년 이상을 계속해서 사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성과를 적절히 정기적으로 보고하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1년 단위로 끊어서 사업기간으로 정하고 매년마다 사업성과를 재무제표로 주주에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2006년 1월 1일에 설립되어 2008년이 제3기인 현대상사를 예로 보면 사업기간이 그림2와 같이 표시될 수 있습니다.
(그림2) 현대상사의 사업기간
↑←--------------------------------------------------→↑ 사업기간의 개시 사업활동 사업기간의 종료 2008년1월1일 2008년1월1일~2008년12월31일 2008년12월31일 (전기말 대차대조표) (당기말 대차대조표) (당기 손익계산서)
회계의 순환과정이라는 것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림2의 현대상사의 사업기간을 예로 보면, 2007년 말 제2기 사업이 끝나는 시점의 기말 대차대조표를 넘겨받은 것이 2008년 제3기의 전기말 즉, 기초 대차대조표 입니다. 그리고 2008년 1년 동안 사업활동을 하면서 발생한 거래들을 하나하나 기록하다가 2008년 말이 되면 결산마감을 합니다. 결산마감은 거래활동의 기록을 종료한 후에 기록의 오류가 있는지 살펴보아 오류가 있으면 수정을 하고, 결산대체 회계처리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결산대체 회계처리가 무엇인지는 차후에 알려드리게 되겠지만, 간단히 말해서 외부와의 거래를 기록하는 것과 달리 결산시점에서 기업의 자산에 대한 평가를 하여 그 결과를 손익에 반영하는 과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전기로부터 넘어온 자산, 부채, 자본에 당기의 사업활동의 모든 기록이 추가되고, 결산마감의 내용까지 추가된 모든 결과가 시산표에 담겨있게 됩니다. 이렇게 작성된 시산표에서 자산, 부채, 자본 부분을 분리하여 대차대조표로 보고하고, 수익과 비용 부분을 분리하여 손익계산서로 보고함으로써 현대상사의 제3기 사업기간이 종료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종료된 제3기의 기말 대차대조표를 다시 제4기로 넘기게 되는 전 과정이 회계의 순환 과정인 것입니다. 그림3에서 현대상사의 2008년(제3기) 사업기간에 대한 회계의 순환과정을 도표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림3) 현대상사의 2008년(제3기) 회계의 순환과정
이제 회계의 순환과정과 재무제표(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의 개념을 이해하셨으면 회계, 즉 복식부기라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실 것입니다. 그러면 오늘 강의의 두 번째 내용인 거래의 기록 원리를 설명하려고 합니다. 회계의 순환주기에서 보았듯이 전기의 대차대조표를 넘겨 받은 후에는 사업기간 동안의 사업활동의 거래를 하나하나 기록하여야 합니다. 사업활동에서 발생한 거래를 어떻게 회계장부에 기록을 해야 할까요? 복식부기에서는 사업활동에서 발생한 거래내역을 회계장부에 기록하는 것을 분개(Entry)라고 표현합니다. 복식부기가 전산화되기 전에는 분개를 한 후에 각 계정원장에 수작업으로 옮겨서 기록을 했지만 지금은 전산시스템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분개(Entry) 입력만 하면 그것으로 거래기록이 완료되는 것입니다. 너무나 간단하죠? 거래내역을 해석해서 분개(Entry)할 줄 아는 것이 복식부기 작성의 핵심이라는 것인데, 거래내역을 어떻게 해석해서 분개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기본 원리가 거래의 8요소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거래의 8요소를 이해하기 위해 그림4를 먼저 보시겠습니다.
(그림4) (자원의 운용 상태 : 차변) (자원의 조달된 원천 : 대변)
그림4는 익숙한 도표이죠? 복식부기에서 ‘대차평균의 원리’를 이루는 자산, 부채, 자본의 세가지 기본 개념에 수익과 비용이 추가되어 확장된 개념을 설명했던 도표입니다. 즉 그림4에서 왼쪽에 ‘자원의 운용상태’의 자산과 비용이, 오른쪽에 ‘자원의 조달된 원천’의 부채와 자본 그리고 수익이 표시되어 ‘대차평균의 원리’에 의하여 양쪽이 항상 일치하는 것입니다. 사업활동에서 발생하는 모든 거래는 결국 위의 다섯 가지 요소의 증가 또는 감소로 나타나게 됩니다. 특히 재무상태를 나타내주는 자산, 부채, 자본은 증가하기도 하고 감소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중세유럽 사람들은 뺄셈을 하기보다는 빼야 할 반대쪽에 더함으로써 양쪽을 일치시키는 셈법에 익숙하다고 전에 말씀 드린 것을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왼쪽 편의 요소인 자산에 대하여 증가는 자기가 속한 왼쪽에 기록하고 감소는 반대쪽인 오른쪽에 기록합니다. 오른쪽 편의 요소인 부채와 자본의 증가는 자기가 속한 오른쪽에 기록하고 감소는 반대쪽인 왼쪽에 기록합니다. 이익을 산출하는 과정을 나타내기 위해 추가된 개념인 수익과 비용은 발생하기만 하는 것이므로 비용의 발생은 왼쪽에 수익의 발생은 오른쪽에 기록하는 것은 당연 하겠지요. 이렇게 거래에서 발생 가능한 각 요소들의 증감과 발생의 경우의 수를 모두 보여주는 것이 거래의 8요소인 것입니다.
(그림5) 거래의 8요소의 결합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예1) 주주가 자본금을 3억원을 출자하여 예금에 입금 (자산의 증가) 예금 3억원 (자본의 증가) 출자금 3억원 예2) 상품을 1천만원에 현금을 지급하고 구매함 (자산의 증가) 상품 1천만원 (자산의 감소) 현금 1천만원 예3) 은행으로부터 1억원을 차입하여 예금으로 입금됨 (자산의 증가) 예금 1억원 (부채의 증가) 차입금 1억원 예4) 상품을 2천만원에 판매하고 현금으로 대금을 받음 (자산의 증가) 현금 2천만원 (수익의 발생) 상품매출 2천만원 예5) 직원 급여 5백만원을 예금으로 송금함 (비용의 발생) 급여 5백만원 (자산의 감소) 예금 5백만원 예6) 차량을 2천만원에 구매하면서 1천만원은 현금으로, 나머지는 1천만원은 할부로 함 (자산의 증가) 차량 2천만원 (자산의 감소) 현금 1천만원 (부채의 증가) 미지급 할부금 1천만원
이렇게 모든 발생거래는 위의 예와 같이 거래의 8요소의 결합으로 해석이 가능한 것이며, 발생거래를 이렇게 거래의 8요소로 표시한 것이 바로 분개(Entry)를 하는 것입니다. 분개를 하는 것이 회계장부 작성의 모든 것이라고 했으니, 거래의 8요소를 이해하고 발생거래를 해석하여 표시할 수 있다면 누구나 회계장부를 스스로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가진 것입니다.
<공인회계사 김 석 민 (신정회계법인 대표이사)> <출처 : http://blog.daum.net/apsun> |
출처: 경제야 놀자 원문보기 글쓴이: 무자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