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영 ‘부조니 콩쿠르’ 동양인 첫 1위
[중앙일보] 입력 2015.09.07 01:02 / 수정 2015.09.07 01:04
피아노 최고 권위 국제 대회
“기초수급자 가정형편도 꿈 못 꺾어”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2학년 문지영(20·피아노·사진)이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했다. 4일(현지시간) 이탈리
아 볼차노에서 막을 내린 이 대회는 이번이 60회째고 동양인·한국인 1위는 처음이다. 그동안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
치, 알프레드 브렌델 등 쟁쟁한 수상자를 배출한 콩쿠르다.
문지영은 최근 3년 동안 출전하는 국제 콩쿠르마다 우승하는 신예다. 2012년 에틀링겐, 지난해 다카마쓰·제네바 콩쿠르
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5일 볼차노에서 전화 통화를 한 문지영은 “그동안 대회에 비해 이번 콩쿠르 권위가 높아 더 긴
장했는데 음악에만 집중하려 노력했고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기준에 미달되면 1등을 주지 않기로 유명한 대
회기 때문에 부담이 있었다”고도 했다. 실제로 이 대회는 59회 동안 1위를 27명에게만 줬다.
문지영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7세에 음악을 시작했다. 부모는 기초생활수급자였고 집에 피아노가 없어 교회·학
원을 찾아다니며 연습했다. 하지만 꿈은 한결같이 피아니스트였다. “처음 건반을 두드린 후 장래희망을 한번도 바꿔본 적
이 없다”고 했다. 그러던 중 김대진 한예종 교수를 만나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국제 무대에 잇따라 이름을 알렸다.
기업 후원도 이어졌다. 부영그룹, 대신금융그룹 등이 피아노 연습실, 장학금을 지원했다. 문지영은 “처음에는 어려운 형편
으로 주목받는 것이 싫었지만 이제는 그것 또한 내 정체성이라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승 김대진 교수는 “화려하고 현란한 기교를 앞세운 피아니스트와는 거리가 멀고, 어린 나이에도 완숙한 음악성이 놀
라운 연주자”라며 “특히 이번 대회에서 1등상뿐 아니라 베토벤 협주곡, 현대곡 최우수 연주상, 신인 연주자상까지 받아 실
력을 입증받았다”고 소개했다.
문지영의 연주는 다음 달 국내에서 들을 수 있다. 다음 달 28일 낮 12시 한예종 대학로 캠퍼스(구 국립서울과학관) 독주
회 무대에 선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보너스 영상> [2013 1124] 문지영 연주 - J. Haydn Piano Sonata No. 33 in C Minor,
F. Liszt Grande Etude de Paganini S. 141 No. 6
첫댓글 아끼고 키워야 할 천재군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커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