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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1일(일요일)
수경아! 아빠가 보고싶어 네가 부르는 거냐?
어련히 알아서 갈거구만 무에 그리 급하더란 말이냐.
청천벽력이라더니 할배할매 가슴철렁 내려앉는 소리 들리냐
3개월이 뭐냐 3개월이... 간암말기로 3개월 시한부란다
네 아빠는 병원 입원도 거절이고 약이 없다네
우째 이런 일이?
생각해보면 어린 너를 먼저 보내고 얼마나 속이 탔겠냐
그 이전에 말도 문화도 다른 이국땅에서 살려고살려고
발버둥치며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겠느냐
상처에 상처를 입는 니 엄마는 또 어떻게 한다냐
마음이 쓰리고 아프다
부활의 주님을 바라보자고
영생을 누리는 하나님 나라에서 너를 만난다는 소망을 갖자고
무슨 말이 필요하겠냐
다만 니 아빠 스스로 마음 추스리고 널 만날 소망을 키웠으면 좋겠다.
가정의 주인은 가장이 아니다
환자가 그 가정의 주인이라던
박노해 시인의 싯귀가 떠오르는구나
어쩌나 어쩌나! 주님~!
2019년 7월 19일(금요일)
사랑하는 수경아!
가끔 그러듯이 네 작은 외삼촌이 구미에서 올라왔다.
오늘 금요일 무료급식에는 짜장면을 만들어 90여 명에게 대접했다는구나.
그런데 말이다, 수경아! 차마 너에게 말을 붙일 수가 없네!
네 아빠가 너를 너무너무 그리워한다는 구나!
거짓말이기를 바란다만 네 작은 외삼촌의 전언이다.
2019년 5월 4일(토요일)
사랑하는 수경아!
네 외할매랑 큰외삼촌 외숙모가 널 찾았다.
만년 열한살짜리 우리 수경아!
네 아빠는 서울에 급한 일이 있어 못오고,
네 엄마는 이스라엘에 있으니 못오고,
네 오빠는 철원의 군부대에 있으니 못왔지!
그렇지만 천국에서 우리들의 움직임을 너는 다 보고있겠지?
우리는 함께 계시록 21장 3절부터 7절까지 보고,
찬송가는 480장 "천국에서 만나보자"를 함께 불렀단다.
주님 품에 안겨 영생을 누리는 널 만날 소망으로 위로를 받는다.
그때 그날을 바라보며 보고싶은 마음을 달래고 또 달래고자한다.
사랑하는 수경아!
'부활의 동산'에는 오색 창연한 꽃들이 만발했구나.
천국은 이보다 천배만배나 아름답지 않겠나 상상해 본단다.
이관수 2013.05.06. 11:14
지금 막 KT써비스를 받고 인터넷 재개통을 했다. 소식감감도 오래가면 무덤덤해 질 터이지만, 이제라도 소식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진동하는 심장을 다독이면서... (이스라엘의 아우로부터 수경이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이관수 2013.05.06. 22:11
세상은 참 많이 좁아졌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여기저기서 위로의 전화가 쇄도했습니다. 아마도 fb이나 카톡 등 첨단매체가 역할을 했으리라 짐작합니다. 그래서 사랑하던 손녀를 잃은 큰 슬픔 중에도 위로와 힘을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내 사랑하던 외손녀 수경이가 2013년 5월 4일 어린이날 직전날에 요르단에서 교통사고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던 것입니다.
이관수 2013.05.08. 20:03
마음 다져먹고 육신을 혹사하면 잊으리라. 어느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잊으리라. 생각과 마음은 그래도 손발이 풀리고 눈이 자꾸 감긴다. 각성제 삼아 커피를 마셔도, 카페인 든 음료수를 마셔도 그게 다 무용지물이다. 딸 어릴 때 못해준 대신 손녀에게 있는 정성 없는 정성 다 쏟았다고나 해야할까. 그런 그 아이를 이제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말못할 아픔이 온몸을 휘감는다. 사랑하는 손녀를 옆에 두고는 "딸을 두 번 키운다는 생각이 든다." 며 중얼거렸었는데... 이젠 그런 허망한 말을 할 수도 없게 되었구나. 정신 가다듬고 이젠 영원하신 하나님의 품에 안긴 수경이를 그리며 천국문에서 만나보기를 간절히 소망해 보자.
이관수 2013.05.09. 17:02
인터넷 배우기를 참 잘했다. 화장장을 이용하는 일도 인터넷을 통해야만 예약이 가능하단 걸 알았다. 보건복지부 관하의 <e하늘>을 통해서 모든 일이 처리되고 있다. 오늘 수경이의 귀국 후 일정을 조정하고 마무리했다. 5월 12일 카타르항공을 통해 오후 4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검은 캐딜락에 실려 청주목련공원 장례예식장으로 이동한다. 이튿날 5월13일 월요일 오전 9시30분까지 화장장으로 이동하게 되고 오전 10시부터 마지막 불꽃을 태우게 된다. 그리고 청천수양관 부활의 동산에 묻히면 지상에서의 모든 흔적은 사라질 것이다. 인생은 유수 같다더니 나이나 신분, 인종에 관계없이 그렇게 잠간 왔다가 가는 것이다.
이관수 2013.05.10. 08:49
작은 아들이 카페를 개설해 주어서 카페 '요르단강변'의 카페지기가 되었다. 어물어물 시작했는데 어느덧 많은 글들을 주섬주섬 챙겨서 올렸다. 요 며칠 째는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어린 외손녀 수경이 이야기로 빈칸을 채우게 되는구나. 참으려 해도 또 참으려 해도 눈물이 흐르는 것은 어쩔 수 없구나...어쩔 수 없이 한동안은 이렇게 지낼 수밖에 없겠지? 아니면 아예 카페를 열어보지 말까?
이관수 2013.05.10. 22:14
큰아들 작은 아들이 번갈아 드나들며 우리 내외의 안위를 챙겨주고 있다. 수경이 첫소식을 들었을 때 안사람은 아랫방에서 가슴을 벌렁거리며 울고 난 컴퓨터가 있는 다락방에서 컴퓨터를 켜놓고 우느라 끼니를 잊었었는데 이제 아이들 덕분에 겨우 정신을 차려가고 있다. 큰아들 내외가 이틀밤을 같이 보내며 땅콩, 고구마, 참깨를 심고 산속에 들어가 십년은 묵었을 산삼 세뿌리를 캐다가 암수술 후 요양중인 이웃 아줌마에게 선물도 하고... 오늘은 작은 아들이 와서 함께 밤을 보내고 있다.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시127:3
이관수 2013.05.11 05:08
여전히 눈이 감기면 잠자고 새벽기도시간이 되면 눈이 떠진다. 이렇게 오늘 하루도 시작되는 것이다. "어쨋거나 산 사람은 살아가는 것임으로..." 남해에서 돌아온지도 열흘이나 되었다. 컴퓨터 앞에 앉아 눈을 들어 다락방을 휘~ 둘러보니 벽에 걸린 달력은 2012년 10월에 멈춰서 있다. 지난 해 10월 초에 짐을 싸들고 남해로 내려가 방을 비웠다가 올 5월 3일에 돌아왔던 것이다. 아무리 떼쓰며 싫다 하더라도 결코 작년 그 때로 다시 되돌아갈 수는 없을 터이니 이제라도 새해 달력으로 바꾸기로 하자. 이제서야 정신이 좀 드는가보다. 누가 뭐라해도 앞으로 나가는 일만 남은 게 나의 일생이고 결국은 주님의 품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게 나의 운명이기도 하다. 과거지향적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삶을 추구하자. 주님이 주실 상급을 바라보며....
다시 또 만나보기로 하자! 수경아! -관-
이어서...
이관수 2013.05.20 월요일
수경아! 아침일찍 네 외할머니와 청주엘 나갔단다. 청주지방회 은퇴목사, 사모들을 대접한다고 해서다. 정말 오래간만에 반갑던 어른들을 볼 수 있었다. 청주지방회 임원들과 복지부원들이 지극정성으로 어른들을 섬김으로 대접을 잘 받았단다. 네 외할머니 때문에 화제는 단연 네 이야기가 주축이 되었던것 같았다. 어른들(할머니 뻘)이 함께 안타까워하며 애처러워하면서도 천국의 소망으로 결론 지었지. 돌아오는 길에 청주석재를 들러서 너를 추모하는 표지석을 찾아 싣고 왔다.
N0.33 "정말 행복해요!" 황수경 지묘 2002.6.8 출생 2013.5.4 소천
부 황재호 집사 모 이현주 집사 오빠 황규석
네가 말했다던 "정말 행복해요!"를 맨 윗자리에 새겨 넣었단다. 내일 아침에 식구들이 함께 부활의 동산에 올라가서 설치할 꺼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사랑하는 손녀 "수경아!"
이관수 2013.05.21 화요일
수경아! 오늘 네 작은 외삼촌이 구미에서 올라왔다. 그래서 우리가족들이 함께 네 표지석설치를 마치고 네 외삼촌이 추모와 위로와 소망의 기도를 드린후 돌아왔다. 저 아래 절터골 유씨네 할머니가 화초 한포기를 얻어 비닐봉지에 담아 자기집으로 가다가 노인회장이랑 이야기를 나누던 우리집 툇마루를 기웃거리다 들어 오셨단다. 의자에 걸터앉아 네 외할머니 손을 꼭 쥐면서 네 이야기를 듣고 자기도 눈물을 흘렸다면서 "할아버지 오토바이 뒤에 매달려가면서도 인사를 꼬박꼬박 잘 하더니..." 그러고는 말을 잇지 못하더구나. 그러니 나야 말할 것 있겠니? 또 금방 눈시울이 뜨뜻해지길래 입술을 꼬옥 깨물었단다. 수경아! 아직도 네 잔영이 머리에서 맴도는 구나!
이관수 2013.05.22 수요일
수경아! 페이스북에 올려논 베레모쓴 네 사진을 볼 때마다 울컥하며 목이 메이고 눈물이 솟는구나. 내가 그럴진대 하물며 네 엄마와 아빠는 말해 무엇하랴! 오늘도 네 묘소를 다녀온다며 3식구가 승용차를 몰고 나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네 할머니와 나는 또 할 말을 잊고 말았단다. 이렇게 또 하루해가 저물었다. 내일은 고양의 네 할머니댁엘 간다고 했으니 청주터미널까지 태우고 나갈 거다. 너도 같이 가는 거라면 얼마나 좋겠니.... RIP
RIP=Rest In Peace!
이관수 2013.05.24 금요일
RIP, 수경아! 백수현 언니가 와디람에서 찍은 네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더구나. 뒷 모습과 실루엣이라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나에겐 너무나도 또렷한 수경이가 아니겠느냐? 댓글을 달다 말고 나도 모르게 꺼이꺼이 울음보를 터뜨리고 말았구나!
우리 수경이 있는 곳이 고통없는 천국임을 너무나도 잘 알지만 울고 웃는 네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음이 안타까워 그러는 거란다. 이해 하거라!
다음은 수현이 글이다.
밤새 너랑 게임하고 별 보고 수다 떨고 손잡고 웃고 웃고 하다 해뜨자마자 씻고 산책을 갔지. 너의 발자국이 너무 예쁘게 모래 위에 남아 있고 너와 규원이의 실루엣이 너무 아름다워 이 사진을 찍었었어. 그리고 나는 생각했지. 앞으로 너가 찍을 인생의 발자국은 어디로 향하며 하나님께서 ...너를 얼마나 아름답게 성장시키실까.. 나 곧 요르단 떠나면 너랑 규원이랑 하연이 너무 보고 싶어 어쩌나.. 밤새면서 너랑 누워 별을 더 오래 보지 못한 거 미안해. 낙타 같이 못 타줘서 미안해. 페트라 가면 타자고 미룬것도 미안해. 너랑 같이 사진 찍을 날이 남아 있을 줄 알고 사진 한장 함께 못 찍어 미안해. 미국 무사히 다녀와서 너 보러 갈게. 그리고 미국에서도 틈틈이 글 쓰러 올게. 댓글 "이 사진을 남기곤 저 밝고도 밝은 하늘로 훨훨 날아갔구나! 수경아!" -할아버지가-
이관수 2013.05.28. (화요일)
수경아! 네 엄마를 만났다. 부천시 소사동에 있는 서울신학대학교 100주년기념관 준공식에서다. 네 엄마가 아직 마음의 아픔을 모두 감출 순 없을 것이다. 아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깡그리 잊을 순 없을 것이다. 너와 함께 있을 때처럼 밝은 모습은 아니어서 내 마음이 참 무거웠다. 그러나 한 편 생각해 보니 너는 참 크나큰 효녀였음을 인정 안할 수 없다. 네 엄마 아빠의 속내는 그 끝모를 불확실성의 나라에서 탈출하고 싶었겠지만 절묘한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 고민을 열두번도 더 했을 텐데... 효녀인 우리 수경이가 희생함으로 단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이 아니겠니? 난 꼭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거란다. 안타깝고 보고싶은 마음이야 이루 말할 수 없어 자주 눈물을 ...글썽거리긴 한다만... 수경아! 참 고맙고 고맙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사랑하셔서 수경이를 보내주시고 11년동안 인생의 기쁨과 행복을 맛보게 했고, 막막한 삶에서 새로운 삶에로의 돌파구를 열어준 수문장이 되게 하신 것이었다. 그리고 천국에서 꼭 필요하셔서 우리보다 먼저 불러가신 거라고 믿는다. 이젠 우리의 삶을 지켜보고 지켜주는 수호천사로 날개짓하며 있을 것을 믿는다. 아무쪼록 네 엄마 아빠와 오빠가 널 잃은 마음의 상처를 통해 더 나은 앞날을 개척할 수 있기를 소원한다. 그리고 종국에는 슬픔도 아픔도 고통도 죽음도 없는 영원한 하나님의 낙원에서 우리모두 기쁨으로 재회하여 다함께 영원하신 하나님을 찬양하기로 하자. 아직도 널 보고싶어하는 네 언니, 오빠, 친구들, 그리고 널 사랑하던 엄마, 아빠,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네 친족들 모두 슬픔을 이기고 주안에서 만날 소망을 품기로 하자. 수경아!
이관수 2013.06. 06. (목요일)
수경아! 오늘은 현충일이다. 나라를 지키고 국민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을 추모하는 날이란다.
그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나라가 이처럼 번영할 수 없었을 거다. 마치 아름답고 무성한 꽃밭의 터전 밑바닥엔 보이지 않는 거름이 깔려있는 것처럼... 그분들의 고귀한 희생의 터전 위에 번영하고 번성하는 대한민국이 세워져 가는 것이란다. 우리 수경이는 이런 귀한 기념일을 고국인 한국땅에서 한번도 맞아보질 못하고 말았구나. 해질녘에 네 엄마 아빠 그리고 오빠가 도원교쪽으로 산책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너도 졸랑졸랑 따라가며 재잘거려야 하는 건데... 귀염둥이 수경이가 안보이는구나! 너무너무 아파서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구나. 너희 4식구가 다함께 귀국해서 고국땅을 거닐어본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더냐? 네가 우리와 함께 살았던 11년의 세월이 꿈만 같구나. 너무나도 선명한 꿈!
열한번째 맞이할 2013년 6월 8일 네 생일에 네자리는 비운채 눈물로 보내야 할 것같구나. 수경아!
이관수 2013.06.18(화)
2013년 6월 20일 네 엄마 아빠 오빠와 함께 강원도 가기로 했다. 네 큰외삼촌이 휴가를 받아 2박3일의 특별시간표를 짰댄다. 그래서 3식구가 일산에서 청주로 내려온단다. 나랑 외할머니가 오늘은 청주터미널까지 마중 갈꺼다. 컴퓨터를 켜면 제일먼저 그림그리는 포즈의 네모습을 보게된다. 배경화면을 바꿨거든! 너랑 태극연을 그리던 때가 생각나는구나. 너랑 함께 그린 몇 장의 태극연으로 아리랑하우스 식당벽을 장식했었지... 평소에 그림그리는 걸 좋아하던 울 수경이가 또 보고 싶구나! 작년엔 너도 같이 갔었는데 그때처럼 너도 함께 가는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관수 2013.06.19(수)
수경아! 오늘 새벽에 선잠을 깨어선 내심 깜짝 놀랬지 뭐냐... 오밤중이라고 생각되는 데, 네 오빠가 책상머리에 앉아서
컴퓨터를 드려다보며 "흐~ㄱ 흐~ㄱ!..."흐느끼는 거였단다. 난 네 오빠가 네 생각이 나서 흐느끼는 줄만 알았지 뭐냐...
착각은 자유라더니 내가 큰 착각을 했단다. 슬그머니 일어나 네 오빠의 어깨를 툭 치면서 컴퓨털 딜다봤더니 아 그게 글쎄 무슨 영화를 보면서 웃고 있었지 뭐냐... ^^ 시계를 보니 새벽 2시반이나 된 때였단다. ... 글구 오후엔 네엄마 아빠 오빠가 또 부활의 동산엘 다녀오는 눈치더라. 그래, 수경아! 결코 너를 잊을 순 없을 테지만, 이젠 눈물을 그칠 때도 되지 않았겠니?
옛말에 자식이 죽으면 엄마가슴에 묻는다고 했단다. 너는 네 엄마의 가슴 한 가운데에 지금도 살아있단 말이지...
너는 영원한 생명으로 변화되어 예수님과 함께 살아있음을 믿는다. 그래도 널 보고싶은 마음을 억제하기란 쉽지 않구나!
수경아!
이관수 2013.06.23(일)
수경아!
지난 6월20일(목)부터 22일(토)까지 강원도 정동진으로 휴가를 다녀왔다. 네 큰외삼촌과 외숙모가 미리 예약을 다 해놔서 아주 편한 여행을 했단다. 네엄마 아빠 오빠랑 외할머니와 나 이렇게 7식구가 한 팀이 된 셈인데... 네가 빠져서 얼마나 섭섭하고 서운했던지 말로 다할 수 없다. 아니 울 사랑하는 수경이가 없어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쓰라렸던지... 그래도 나보다 더할 네엄마 아빠 오빠때문에 내색도 못하고 속으로만 울었단다. 작년 이맘 때는 네가 함께 했었는데... 그 때는 또 네 아빠도 함께 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며 아쉬워 했었는데... 올 해는 너무너무 안타깝게도 울 수경이가 아주 빠져버렸구나!
어쨌거나 이번 여행에서 네엄마가 아주 약간 웃음을 되찾은 듯 했단다. 네엄마 아빠 오빠가 옛날처럼 아주 활짝 웃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네엄마 아빠는 승용차를 몰고 또 '부활의 동산'으로 훌쩍 달려갔더구나. 네엄마 아빠의 마음 속엔 자나깨나 울 사랑하는 수경이가 꼬무락거려서 집안에만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던 모양이구나. 그래, 어찌 너를 잊을 수 있을까 보냐! 앞으로도 평생토록 너를 못보는 안타까움을 간직한 채 너를 잃은 가슴의 상채기를 쓰다듬으며 달래고 또 달래야 할 거로구나. 오늘 서문교회에 가서 함께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난 후 네엄마 아빠 오빠를 시외버스터미날까지 태워다 주고 왔단다. 너네 할머니 이복생 권사님이 사시는 일산엘 간다고 해설랑...네엄마 아빠 오빠는 요르단에서 완전히 철수하라고 했다. 이젠 삶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전심전력할 일거리를 잡아야 할 텐데...언제까지고 너한테만 매달려 있을 수는 없지 않겠니? 그렇다고 너무 서운해 하진 말거라! 결코 널 잊진 않을 테니까! 수경아!
이관수 2013.07.09(화)
수경아!
이제 다락방에 올라와서 네 사진을 보면서 그냥 불러보고 싶어서 "수경아!" 라고 속으로 또 불러본다. 내 컴의 모니터를 켜면 제일 먼저 네 사진- 아, 그게 말이지, 어딘지는 모르지만 어떤 어린이가 벽에다 꽃을 그리고 있는 데 그 소년의 청바지가 흘러내려서 엉덩이가 살짝 보이고 있는데 말이야, 네가 그 왼쪽벽에 붙어서서 꽃가지에 줄을 긋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 있길래 내컴의 초기화면에 뜨도록 해 놓았거든... 말하자면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사진에 나와있는 네 옆모습을 보고있단 말이지... 어제 동네할머니 두 분을 태우고 낭성이란 시골약방에 다녀 왔는데 말이지, 강씨 할머니는 아들 다섯 딸 넷을 낳아 키우다가 아들만 셋을 어릴 때 먼저 하늘나라로 보냈다더구나. 그러고도 94세까지 오래도록 살면서 그 아픈 속마음을 끌어안고 살았던 게지. 그래서 나하고 이야기 하던 중에 그 아픔을 잊을 수 없어서 아들 셋 잃은 이야기를 또 털어놓은 거 아니겠니? 또 옆에옆에 사는 박씨 할머니는 아들 셋 딸 다섯을 낳았지만 그중에 아들하나 딸하나를 일찍 잃었노라고 털어 놓더라. 그 때는 병원도 없었고 약방도 없던 시절이라 아이들이 아프면 꼼짝없이 집에서 간호하다가 못고치는 수도 많았다더구나. 그 박씨 할머니도 82세나 되었는데도 그 아픔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 거지... 네 엄마 아빠도 마찬가지일 게다. 평생토록 널 먼저보낸 슬픔을 간직하고 살 거란다. 그렇다고 누구에게 내색이나 할 수 있겠니? 다만 누가 눈치챌까 봐 속으로만 아파하면서... 이럴 때 하는 말 "안봐도 비디오지." 안 그래? -
수경아! 하늘나라에서 네 엄마 아빠 열심히 응원해 주거라! 힘 내시라고... 수경아!
이관수 2013.07.11(목)
수경아!
여러날 만에 네엄마가 내려왔다. 네 큰외삼촌 큰외숙모가 와 있었는데 서로 인사하고 이야기하다 떠나자 네 외할머니가 "수경이한테 다녀올 게요," 하더니 네엄마가 운전하여 둘이서 '부활의 동산'엘 다녀오더구나. 오는 토요일엔 수정언니도 온다하고 네 아빠랑 오빠도 내려온다고 했단다. 기다리거라. 아니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서 내려다보고 있겠지? 가까운 곳에 널 안장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널 생각하거나 보고싶은 마음이 일면 비록 실제로 볼순 없을지라도 널 안장한'부활의 동산'을 쉽게 찾아갈 수 있으니... 샬롬! RIP
이관수 2013.07.30(화)
수경아!
오는 8월22일 대한항공편으로 네엄마 아빠 오빠는 다시 요르단으로 들어가 살기로 했단다. 나는 한국으로 나온 이참에 아예 한국에 눌러앉기를 강력하게 촉구했었단다. 다시 요르단엘 들어가면 울 수경이 생각 더 날 테고 그렇쟎아도 심성이 고운 네엄마가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쏟겠니? 그런데 네 오빠의 학업을 위해서 다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는 구나. 네 오빠는 요르단이 좋단다. 학교와 교회가 좋고 친구들이 좋아서... 수경아! 이해가 되지? 네 외할머닌 핸드폰화면에 네 사진 올려놓고 전화길 열 때마다 널 보구 또 보군 하지... 난 컴퓨터를 열면 제일 먼저 네사진 뜨게 해놓곤 매일 몇번씩 널 보군 한단다. 사랑하는 울 수경일 제일먼저 다시 만나볼 사람이 이 할애비였음 좋겠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하고 이웃집 할머니 귀에까지 들리도록 부르던 네 낭랑한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 울리고 있구나! 난 또 괜한 눈물을 쏟고있네, 천국에서 다시 만날 텐데 주책없이... 수경아! Rest in Peace!
이관수 2013.08.04(일)
수경아!
오늘은 주일이다. 엊그제부터 오른쪽 발목이 슬금슬금 아파오더니 오늘 아침엔 결국 통풍이 재발되는 가 싶다. 어제 니 외할미가 제천청풍레이크호텔에서 진행된 서문교회 전교인 수련회 마치고 돌아 온다기에 청주 서문교회로 마중을 나갔지 뭐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청천까지 오자면 얼마나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지는 너도 잘 아는 거쟎아. 그래서... 그런데 왼쪽이면 아무 문제가 없을 건데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밟아야 하는 오른쪽 발목이 시큰거리지 뭐냐. 그래도 애써서 참으며 청주를 다녀 왔거던... 오늘아침에 일어 났더니 니 외할미가 그냥 집에 있는 거 아니겠니? 웬만하면 아침 7시 우리 집 앞을 지나가는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청주로 나가는 데 말이다. "안 갔어?" "으~ㅇ, 못 갔네, 오늘 첫주일인데 같이 가죠?" "그래, 같이 가지 뭐." 그러곤 청주갈 준빌 하는데 발목이 말을 안듣는 거야. 그래서 바짓단을 올려보았더니 발목이 불그레하니 상기되고 부어 있는거야. 급하게 비상약(이건 비밀이다. 한국에선 처방해 주는 게 아니고, 요르단에서 니 엄마가 사다준 거니까^^)을 한 개 꺼내어 급하게 입 안에 털어 넣었지. 아마 자기 전에 또 한 알 먹어야 할껄! 매일 먹어야 한다는 통풍약을 끊은 지 1년은 된 것 같지만 그동안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래서 니 외할미에게 또 한마디 했지. "안 되겠네, 당신 혼자 가지. 어젠 참고 운전했는데 오늘은 여~ㅇ..." 그래서 니 외할머닐 미원까지 태워다 주고 돌아와 인터넷을 열었지. 서문교회 1부 대예배를 실시간으로 방송하기 때문에 다락방에서 C. 화면을보면서 예배에 동참을 했단다. 아니, 이게 하고싶은 얘기가 아니었는데... 삼천포로 빠졌네! 다음에 다시 쓰기로 하고 이만 줄이련다.
이관수 2013.08.22(목)
수경아!
네엄마 아빠 오빠가 요르단으로 떠났다. 대한항공(KAL) 편으로 2013년 8월 22일 오후 1시50분 인천공항을 출발 했는데,
지금쯤 여독(旅毒) 때문에 아마도 깊은 잠에 빠져 들었을 거다. 네오빠가 미국도, 중국도, 필리핀도 싫고 우리나라에서 공부하는 것도 싫단다. 그냥 공부는 요르단에서 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다시 들어간 것이란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던가? 우리 수경이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들어주고픈 네엄마 아빠 아니더냐. 그러니 오빠의 소원도 마찬가지 아니겠니? 네엄마 아빠 오빠는 우리 사랑하는 수경이 때문에 불가피하게 근 4개월 가까이 한국생활을 했구나. 출국하기 전날에도 네엄마 아빠는 '부활의 동산'에 올라가 네가 했던 말 "정말 행복해요!"라고 써넣은 표지석을 쓰다듬고 속으로 울면서 내려왔단다. 수경아! 네엄마 아빠 오빠가 요르단생활 잘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거라. 샬롬! RIP
이관수 2013.08.29(목)
수경아! 아침일찍 집을 나서서 빗방울이 쏟아지는 빗길 운행을 하면서 또 널 생각했다. 뒷좌석에 앉아있던 네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할아버지, 이걸 한 번 누르면 워셔가 돌아가는 데..." 운전할 때 비가오면 어쩔 수없이 바로 네가 지목했던 그 버튼울 누르게 되고, 그러면 사랑스런 네 모습이 눈 앞에 어른거리고, 눈시울이 뜨거워 지는 구나. 또 네가 보고 싶어서...네가 일러주기 전까지 이 할애비는 딸까닥딸까닥 하며 버튼을 올렸다 내렸다만 할 줄 알았었거든... 네 외할미도 널 잊지 못해서 가끔 옆자리에 앉아서 훌쩍거리면 난 또 대범한 척 하지. "그만 해요! 다~ 잊고 살자구요! 수경인 지금 천국에 있쟎아요." 하면서도 속으론 울컥하는 걸 참느라 애쓰곤 하지... 오늘은 공주 인풍리에 사시는 이강천 목사님 댁에서 활천문학회원들과 모임을 하고, 저녁엔 대전 헬몬수양관에서 섬지역 목사님들을 만나는 날이었단다. 고군산군도의 말도, 방축도, 관리도, 장자도, 선유도, 무녀도, 신시도, 야미도 8교회의 교역자들은 그 때 솔가지 베어다 밥해먹고 전화도 전기도 없던 시절에 맘대로 육지나들이도 못하며 살았었지... 물도 귀해서 목욕도 제대로 못하던 섬생활... 수경아, 넌 그런 고생은 맛보지 않아서 다행이었지 싶구나. 앗차! 내가 괜한 이야기를 시작 했구나. 이제 그만 마치련다. 수경아! 샬롬! RIP
이관수 2013.08.31(일)
수경아! 주일이지만 난 서문교회에서 대예배를 마치자마자 먼저 집으로 돌아왔지. 운전을 하면서 공주 이강천 목사님댁으로, 세종시 전의에 사시는 고모댁으로, 대전 헬몬수양관으로, 전주 남전주교회로 1박2일 돌아다니다 보니 너무 피곤했던 게야. 네 외할미는 서문교회 할렐루야성가대에서 앨토파트로 참여하쟎니? 그래서 오후예배까지 참여하고 시내버스로 돌아오는데 이 할애비가 미원까지 마중을 나갔단다. 차안에서 할미가 이러더구나. "박 목사가 그러는데 '사모님 집에는 천사가 있어요, 아기천사가... 수경이가 아기천사로 사모님을 지켜 주실 거예요!' 그러쟎아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우리 수경이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면서 또 보고 싶어서 울컥 했지 뭐니. "어린이를 사랑하시는 예수님, 우리 수경이를 정말 행복하게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예수님!" 수경아! 또 들어올 께... 안녕!
이관수 2013.09.06(금)
수경아! 어젠 괴산군청 앞 일원에서 열리는 괴산청결고추 축제를 다녀왔다. 참 많은 사람들이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하면서 이곳저곳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 앞에서 기웃거리더구나. 유치원아이들은 단체로 와서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데도 불구하고 거대한 풍선으로 만든 야외 간이수영장에서 시간가는 중 모르고 첨벙거리더구나. 그런데 왜 나는 눈앞에 보이는 아이들보다 내눈으로 볼 수 없는 수경이 생각이 더 나는 건지 ... 오늘도 네엄마 아빠의 카톡에 올려진 네 사진을 보면서 눈물 짓는다. -나의 천사 수경아... 사랑해!" 이현주, 웃움이' 밝움이' 이뿜이'* Sue^^^ 황재호 - 맞다, 맞아! 우리의 수호천사, 귀염둥이 수경아! 샬롬!
이관수 2013.09.08(일)
수경아! 오늘 서문교회로 가면서 반대편 차선으로 밀려드는 차량행렬을 보았다. 뉴스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조상묘를 찾는 이들의 차량들이 고속도로에서 정체현상을 빚고있다 하더구나. 니 외할머니가 한마디 하더라. "우리 예배 마치고 수경이 보러 가요!" 부활의 동산엘 들르자는 말이지. 속으로 난 이렇게 중얼거렸단다. "거길 가봐야 수경인 없는데?" 그래도 어쩌겠냐. 거기라도 가 봐야만 그나마 보고싶은 마음을 추스릴 수 있을 테니... 그래서 올라갔단다 '부활의 동산'엘... 니 윗편에 안치한 네 외가의 고조부모이신 성도 이면재, 집사 지경호 그리고 증조부모이신 목사 이종덕, 사모 강태복 묘소를 돌아보고, 네 표지석을 쓰다듬으며 한동안 말을 잊있지...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니? 앞에 장식한 예쁜 꽃들이 아직 환한 빛을 발하고 있더구나! 그래도 다음에 올 땐 새로운 꽃을 들고 찾아 오련다. 다시 만나자! 수경아! 쌀람!
이관수 2013.09.11(수)
수경아! 섬엘 다녀왔다. 선유도교회의 오흥덕 목사님이 초대해서 선유도랑 무녀도를 방문하고 김숙경 집사님이 최신의 거실을 마련해 주어서 편하게 하룻밤을 묵었단다. 그리고 돌아왔는데 너무 고단해설랑 오늘은 종일토록 다락방에서 딩굴고 있었다. 이너넷 서핑을 하다가 네엄마가 사용하는 블로그 '알콩달콩 요르단살아가기'에 접속이 되었단다. 그런데 마지막 올린 글이 작년여름에 너랑 함께 한국에 왔던 사진과 기사로 채우고 중단되었구나. 거기서 또 울예쁜 수경이 사진을 보았구나. 수경아! 네엄마가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핸드폰의 Band에서 'atidlee의 가족이야기'에 올리긴 하지만 네엄마의 불로그활동도 활발하게 했으면 좋겠다. 네가 응원하거라! 쌀람!
이관수 2013.09.15(일)
수경아! 네가 나에게 남겨준 작품이 뭔지 너는 아니? 그걸 말이다, 페이스북과 카페에 그리고 스마트폰 '아티드리의 가족이야기'에 사진을 올리고 또 여기에 덧글을 쓰고 있다. 그래도 넌 감이 안잡히겠지? 바가지에 그림을 그리는 '박 공예예술품'이란다. 그게 어떻게 내 수중에 들어온 바가지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2011년 여름방학에 네오빠와 둘이서 한국을 방문했을 때 네가 바가지에 스케치를 하고 수성페인트 칠하는 걸 내가 가르치면서 채색한 바가지그림이란다. 바가지 안쪽은 해바라기그림에 예쁜소녀가 갈래머리를 늘어뜨리고 발그레 상기한 얼굴을 한 모습은 영락없는 우리 예쁜 수경이 아니겠니? 바깥쪽엔 나비나 꽃 등 미완성인 채로 남아있지... 은근히 수경일 자랑하고 싶어서 여기저기 공개 했는데... 괜찮겠지?
이관수 2013.09.17(화)
수경아! 방귀만 껴도 니생각이 난다는 니할미가 "방귀를 뀌면 귀신같이 알아차리곤 '할머니, 방귀꼈지?'하며 정색을 하더니..." 그러곤 또 울먹울먹... 너 갖난아이 땐 널 끌어안고 니엄마 젖 한번이라도 더 멕일라고 제라쉬로 페트라로 달려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11년이나 흘러 갔으니... 오늘 부활의 동산에 바꿀 꽃을 사러 청주를 다녀왔다. 이 글을 읽고 니엄마아빠가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나 언젠가는 어차피 돌아가는 인생임을 깨달으며 자중자애했으면 좋겠다. 이 글을 썼다지웠다 를 반복하다가 결국 올리는 것이다. 못다핀 꽃송이였던 우리 수경이를 그리며 ...RIP
이관수 2013.09.22(일)
수경아! 갑자기 니아빠 생각이 나는구나. 심성이 여리고 여린니아빠. 수경일 끔찍이도 아끼고 사랑하던 니아빠 아니더냐? 마음을 다잡아먹고 힘차게 세파를 뚫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텐데...니생각에 빠져서 일손을 놓고 있으면 어쩌나 하는 기우가 퍼뜩 드는 게 아니겠니? 절대로 그럴리야 없겠지만... 요르단에서 함께 살 때 너와 무척이나 다정히 지내던 니아빠쟎니? 그 때가 갑자기 떠오르는 거야... 추석명절에 니엄마아빠 오빠는 단체손님 접대하느라고 눈코뜰 새없이 바빴다는구나. 그래, 그렇게 적당히 바빴으면 좋겠다. 널 먼저보낸 슬픔 중에도 니오빠를 잘 챙겨야 하니까 말이다. 안그래? 샬롬!
이관수 2013.09.26(목)
수경아! 세상에 수경이란 이름은 많을 것이다. 그리고 황수경이란 동명이인도 많을 수 있겠지? 그러나 이 세상에 왔다가 11년만에 하나님의 품으로 간 수경이는 오직 너밖에 없지 않겠니? 오늘 니할미와 함께 니엄마 옷사러 청주엘 나가며서 옷가겔 들르면 먼저 우리 수경이 입힐 옷부터 두리번거리며 살펴보던 때가 생각나더구나. 차에서 니할미가 꿈이야기를 했다. 그동안 한번도 꿈에 나타나지 않던 네가 니엄마와 어딜 가고 있더라는 거야. 그런데 분명 너하고 니엄만데 니 모습이 아주 희미하더라는 거지.. 그러면서 또 울컥! 그래도 어디냐 희미하게나마 꿈에서라도 너를 봤다니 행복한 일이지... 지난 주일에는 서문교회 박대훈 목사님이 니엄마 소식을 묻더라. 잘 지내고 있다 했지. 그래도 가슴에 묻은 너를 평생 잊지는 못할 거라면서 위로의 말을 해 주시더라. 니엄마아빠가 바쁘게 일해야 한다면서 말이다. 일꺼리가 많도록 니가 천국에서 화이팅 한 번 외쳐 주거라. "엄마아빠 화이팅! 힘 내세요!" 그래 아주 잘했다. 또 오마, 수경아! RIP
이관수 2013.09.30(월)
수경아! 오늘 요르단으로 가는 8박스의 짐을 꾸렸단다. 꽤 무거운데... 마침 컨테이너가 이삿짐을 싣고 간다고 해서 일부러 부탁하고 허락을 받았다는구나. 더 많이 보내고 싶지만 이 정도만 보내려고 포장을 마무리 했단다. 내일아침 서울로 싣고 가서 전해줘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지만 너를 위한 물품은 한 개도 없네... 그래도 서운해 하진 말거라. 천국에서 우리 예수님이 더 좋은 것으로 더 풍성하게 챙겨주실 테니까... 안 그래? 거룩하고 빛나는 세마포와 면류관이 너를 위해 있을 것이라 믿는다. 니오빠는 머슴아라서 좀 과묵한가 보다. 소식이 없네! 뭐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하니 잘 지내려니 하고 생각한단다. 낮잠을 잤더니 아직도 눈이 말똥말똥 하지만 이제 잠 좀 자야겠구나. 내일을 위해서... 수경아! 샬롬!
이관수 2013.10.3(목)
수경아! 니큰외삼촌외숙모 작은외삼촌외숙모 그리고 재희원희가 다녀갔다. 시끌법석하다가 다 보내고나서 페북을 열어보았지. 네게온 편지를 읽다가 스크랲해서 올린다. 이미 다~ 알구있는 사실이겠지만...
Hayeon An posted to Sukyeong Hwang September 28 via mobile 이번주 니생각 뒤게많이나더라...보고싶어.
SooHyun Paek posted to Sukyeong Hwang September 29 via mobile 우리 수경이 언니 보고 있지? 요즘 언니 모습 수경이가 본다면....언니 너무 예쁘다고.. 언니 왜 이렇게 예뻐졌냐며 너의 흥분 가득한 목소리로 내 품에 안겨서 재잘재잘 이야기 해줬을 텐데..언니 요즘 많이 편안해.. 삶이 힘들어도 그 안에서 감사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고 너를 보낸 아픔을 이겨내며 너를 건강하게 그리워하는 방법도 하나님과 함께하며 배우는 중이야......우리 수경이가 옆에 있었으면 정말 좋아했을텐데.. 우리언니가 이렇게 예뻐졌다고.. 너의 목소리가 들려.. 꿈에서도 길을 가다가도 잠이 들기 전에도..... 미치게 보고싶다.. -***-
이관수 2013.10.3(목)
수경아! 니외할미 참 웃긴다. 니엄마땜시 더 건강하게 더오래 살아야 한다며 청천보건소 가서 독감예방주사를 맞고 왔단다. 같이사는 이할애비는 안중에도 없는갑다. 안웃기냐? 난 말이다 아파도 병원에 안가기로 작심했단다. 그래서 해마다 무료로 실시하는 독감예방주사도 건너뛰고 종합검진도 안받았는데... 그래도 작년겨울에 보니까 예방주사를 맞은 니외할미는 감기걸려서 콜록 거렸지만 안맞은 난 아무렇지도 않았단다. 나도 니할미처럼 니엄마때문에 더 건강하고 더 오래살아야 한다나 어쩐다나... 니외할미 말이다. 니는 어찌 생각하니? 사랑하는 수경아! 샬롬!
이관수 2013.10.14(월)
수경아! 내가 그때는 전혀 몰랐었단다. 그이들의 아픔을! -*- 선교보고 김명균 : 33개월15일을 가슴을 후벼파고 심장 속에 심었습니다. 가무잡잡하고 보들거리는 손등의 촉감을 눈동자 속에 감추었답니다. 책상머리에서 베시시 웃는 사진 속의 웃음을 소리채 눈물속에 삼켰다오. 애비따라 섬에와 바닷물에 띄워진 채로 이별을 고했습니다. 내 딸 김주혜 이제는 주님의 품에 안겼습니다. 지금은 내 곁을 떠나 가슴 깊숙히 살아가고 있답니다. 1989. 5. 26 -*- 당시 김 전도사님 3식구는 관리도라는 섬에 들어와 섬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었지. 섬에 들어온지 얼마 안되어 4살짜리 외동딸 주혜를 바다에 띄워 보냈단다. 바닷가에서 혼자 놀다가 엄마아빠가 못보는 사이에 밀물에 쓸린 것이지... 지금은 목사가 되셨지만 그 당시 그들의 아픔을 나는 상상할 수도 없었지... 그러나 이제는 안다. 우리 사랑하는 수경이를 볼 수 없는 아픔이 가슴을 짓누르고 있기에... 수경아! 함께 찬송을 부르자꾸나. "천국에서 만나보자 그날 아침 거기서 ...만나보자 만나보자 저기 보는 저 천국문에서... " RIP
이관수 2013.10.20(일)
수경아! '내리사랑은 있지만 치사랑은 없다.'란 말이 맞긴 맞나 보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피조물 인간을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님을 보내 주신 것도 어찌 생각하면 '내리사랑; 아닐까? 어젠 니 외증조모께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날이었단다. 벌써 7주년이 되었네. 그래서 이 할애비형제들이 도원리 세계선교교회에서 추도식으로 모였었고 예배 후에 '부활의 동산'엘 올라갔지. 그런데 제일 먼저 꽃으로 장식한 네 표지석에 눈이 먼저 가더구나. 당연한 일 아니겠니? 그런데 그 후의 그림을 그려보련다. ---형제들은 모두 아버지이신 목사 이종덕 어머니이신 사모 강태복 그리고 옆에 있는 할아버지이신 성도 이면재 할머니이신 집사 지경호의 표지석을 가운데 두고 빙 둘러서서 5째 며느리의 선창에 따라 평소에 고인들이 즐겨 부르던 찬송을 부르고 있다. 모두가 엄숙하고 눈물짓는 이도 보인다. 고명딸 난수도 부자연스럽게 서서 슬픈 표정으로 찬송을 따라 부른다. 그런데 한 사람은 따로 주저앉아 꽃단장한 표지석을 쓰다듬으며 멀거니 내려다 보며 형제들 사이에 들어올 생각도 하지 않는다. 찬송이 끝나고 형제들이 사진을 찍으며 떠들석해도 일어날 줄을 모른다. 누군가 '자 이제 내려갑시다.' 하자 그제서야 부시시 따라 일어나 함께 주차장으로 내려온다.--- 그랬다. 그리고 되돌아오는 차안에서 비로소 내게 한마디 하더구나. "참, 난 아버지 어머니산소는 보지도 못하고 내려왔네!" 니 외할미 얘기란다. 수경아!
이관수 2013.10.28(월)
수경아! 남해엘 내려왔다. 따뜻한 곳이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내가 남해에 와서 살게된 것도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단다. 10월27일 주일에 청주로 가는 내내 니외할미와 함께 니얘기하면서 "인생일장춘몽이라더니 네 생각만 하면 꿈만 같다."며 기~ㄴ 한숨을 몰아 쉬었단다. 올 봄 이곳에서 청천으로 돌아가면서 우리집 울타리 벽에 예쁜 그림을 그릴 꿈을 꾸고, 여기서 쓰던 페인트를 몽땅 싣고 갔었는데 -니가 사라지는 바람에 다 잊어버리고 포기했었지.- 이번 겨울을 보내고 나면 내년 봄에 옆집 이장네 손녀딸 '채린'이를 위해서 다시 벽화를 시도해 보고자 한다. 여기 있는 동안 니생각 많이 할거다. 샬롬!
이관수 2013.11.15(금)
수경아! 오늘 아침에 올리브나무에 관한 글을 읽다가 다른 이들과 나눠볼려고 카페 '대한기독문인회'로 스크랩해서 옮겼단다. 거기엔 고목이 되었지만 아직도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는 올리브나무 사진들이 많이 있었고, 그 중엔 V자 형태의 올리브나무 사이로 나무를 타고 오르는 네 오빠랑, 너랑 나랑 찍힌 사진이 들어 있지. 내 목을 꼬옥 끌어안고 웃음짖는 네 천진스런 모습에 난 또 울컥하고 말았단다. 오늘은 하루종일 네 모습이 떠나질 않아 힘들었다. 아직도 그래설랑... 결국 여기에 널 그리워하는 내마음을 '쪼끔 아주 쪼끔' 끄적거려 본단다. 두 뺨을 적시며 흐르는 이 눈물은 누가 씻어 주나? 수경아! 사랑하는 우리 수경아~! 남해에서...
이관수 2013.11.17(일)
수경아! 너는 그렇게 빨리 종착점에 도착하려고 걸음마 배울 때부터 그렇게 달리기를 잘했나 보다. "수경아! 천천히... 걸어서 오너라! 천천히..." 행여나 네가 넘어지면 어쩌나하는 노파심에 천천히 걸어다니라고 아무리 말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실에서 이리뛰고저리뛰곤 했지. 그러더니 이렇게 가슴아픈 사연으로 남겨두고 하나님의 품으로 신속하게 달려간 우리 사랑하는 수경이... 간밤에 뮌헨하우스 윗층에서 밤늦게까지 세살박이 아가가 쿵쿵거리며 노는 소리를 들으며 또 네 생각이 나는 게 아니더냐. 너에 관한 이야기를 안할려고, 안 쓰려고 하면서도 또 이렇게 주절주절 하는구나. 다시 네 사진이나 들춰 보련다. 사진이라도 남겨두길 참 잘 했다. 한마디만 더 하련다. "천국에설랑 뛰지말고 조신하게 다니려무나. 예쁘게시리...!" 수경아!
이관수 2013.11.29(금)
수경아! 이번에 청천 가서 메주 만들어 놓고 왔단다. 흰콩을 7말이나 쑤어서 절구에 짓빻아가지고 동그란 통에 넣고 지근지근 밟아서 28덩이 메주를 만들어 방안에 펼쳐 놓고 왔다. 니 외할미가 그러는데 그걸로는 부족하대... 그래서 오는 주간에 다시 청천엘 가려고 한다. 5말은 더 쑤어야 한대나. 힘은 들어도 날콩으로 파는 것보다 수입이 나으니 수고를 하는 것 만큼 용돈을 더 버는 셈이 되는 거지, 안 그래? 그런데 주방에서 안방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너랑, 네 오빠랑 키재기를 해놓은 표시가 눈에 거슬리는 구나! 아니 방안을 드나들 때마다 널 비켜갈 수 없다고 해야하나? -<2012년 8월 11일 175.8cm Daniel, 148.3cm Sue>- 이 표시가 꼭 내 눈높이에 기록되어 있단 말이다. 당연히 니오빠는 키가 더 자랐겠지만, 안타깝게도 네 키는 그 높이에서 정지되고 말았구나. 해마다 귀국하면 키재기를 해서 비교하려고 했는데 물거품이 되었지. 148.3cm Sue 이걸 지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것이 과제로구나... 너는 이 할애비나 우리가족 모두에게 -그모습그대로- 살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또 여길 들러서 한마디 하고 있는 거지. 영원히 -그모습그대로- 아기천사로 살아있을 우리 수경이, 생명의 주님이신 예수그리스도의 품에서 편히 쉬거라! RIP=Rest In Peace!
이관수 2013.12.3(화)
수경아! 니 외할미랑 고은삼거리 꽃집에서 이쁜 꽃을 사들고 들어왔다. 물론 조화지만 생화 못지않게 빨강 노랑 흰색의 아름다운 꽃이란다. 내일은 부활의 동산에 올라가서 전에 장식했던 걸 다 치우고 새것으로 꽃단장하련다. 하연 언니랑 수현 언니가 너를 미치도록 보고싶다고 페북에 올렸더구나. 당근, 나도 마찬가지지... 안그렇겠냐? 새로 담근 김치를 한저범 집어 입에 넣으면서 또 니 생각을 했지. 어렸을 때부터 아이답지 않게 매운 김치를 우걱우걱 잘 먹던 네모습이 생각나서 니외할미는 또 울먹거렸지...
이관수 2013.12.17(화)
수경아! 마음이 아프고 쓰리지만 이제 이 방엘랑 그만 들어와야겠다. 아니 안 들어오는 게 아니라 네게 쓰는 글을 마무리하고 싶단 말이다. 여길 들어오면 괜한 푸념만 늘어놓는 것 같아서... 그리고 이 방에 들어와서 나처럼 눈물지을 사람이 있을 걸 상상하니 넉두리는 그만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다만 네가 생각이 나면 다시 이 방을 열어보고 네가 있나없나를 확인할 테다.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거나 "할아버지, 심심해~" 하며 투덜대거나 "할아버지, 베드민턴 쳐요!" 하며 달려들던 네가 아니더냐. 이 방엘 들어서면 눈시울이 먼저 뜨뜻해 져서 안되겠다. 그래서 그만 글쓰는 일을 닫고 싶단 말이다. 그렇다고 널 잊는 일은 없을 것이다. 컴이나 CD에 저장된 사진첩을 열 때마다 네 모습을 비켜갈 수 없고, 환한 모습으로 웃고 있는 너를 외면할 수 없으니까... 천국에서 만날 때까지 잘 있거래이~ 수경아! 샬롬! RIP 널 사랑하는 할애비가.
4년전 페북에 올렸던 글이 페북에 다시 떴구나.
나만 볼 수 있다며...
여기로 옮겨 놓는다.
요르단에서 함께 살던 외손녀가 요르단에서 태어나 만 11세의 나이로 요르단에서 부름을 받아 하나님의 나라로 갔습니다. 하나님이 급하게 더 필요하셔서 먼저 불러 가신 것이겠지요. 사람이 태어날 때는 누구나 사명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랑하는 수경이는 외할아버지의 선교사역의 동기촉발자로 혹은 동역자로 살았습니다. 아이들이 있음으로 해서 나는 삭막한 요르단의 담벼락에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그 벽화가 계기가 되어 여기저기 다니며 벽화를 그려주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 수경이는 외할아버지가 '문화선교사'로 불릴 수 있도록 크게 기여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잠시나마 두 가문과 한 가정의 활력소로 혹은 기쁨을 안겨주는 기쁨반에서 살았더랬습니다. 이젠 수경이의 소천사건은 남은 가족들의 새로운 소명을 일깨우는 계기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은 하나님 곁에서 영원한 안식과 평안을 누리고 있는 수경이를 보고 싶을 따름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자주 웃어주고 기쁨을 안겨주었던 것처럼 그리고 사랑스런 아기천사처럼 방긋방긋 웃으며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겠지요?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리니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그들과 함께 계셔서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 (요한계시록21장3~4절) 창조와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는 이 귀한 말씀으로 우리를 위로하고 계십니다. 아멘!
-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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