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엔 책갈피가 있다
라떼 이영란
요즘엔 SNS가 대세다.
팔로우 수에 따라 그 사람의 능력이나 인지도와 인기가 반영된다.
해시태그를 사용해서 광고효과도 노린다.
그렇다면,
#통영책갈피모임 #일상을잠시접는여유책갈피 #지성을위한감성브런치 #착한하루따뜻한사람들 #통영미녀는다모였다 #모임가입조건1순위는미모 #물론지성과교양과재능은기본 #모이면안되는게없는무적의책갈피언들 #통영엔책갈피가있다!
어느날 독서 모임에 초대를 받았다.
부랴부랴 떨리는 마음으로 숙제를 하고 그들을 만났다.
써 간 자기 글을 자기가 읽는 방식으로 듣고 읽는 시간, 나의 목소리가 가늘게 살짝 떨렸다.
오랜만에 써보는 글이라 몹시 긴장되고, 흥분되고 온 몸의 세포들이 일제히 일어나 나의 몸이 인어공주처럼 한순간 비눗방울로 변하지 않을까 그런 상상을 하면서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엔돌핀이 마구 생겨났다. 그래 이런 거였어!
그날로 나는 폼나는 글을 쓰기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나의 이러한 노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만나면 만날수록 책갈피언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 속에서 나는 점점 무장해제 되어갔다.
애써 잘할 필요도 없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도 된다는 것을 그들과 함께하며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우연은 인연이 되었고 책갈피라는 이름의 우리가 될 수 있었다.
누군가 내게 “통영엔 뭐가 유명하죠?” 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답할 것이다.
“통영엔 책갈피가 있어요~!”
“어머! 그 유명한 이름을 아직도 모르셨어요?”
나는 책갈피와 함께 한 그 시간들을 사랑한다.
내가 힘들었던 시간에 묵묵한 위로와 격려와 아낌없는 응원과 웃음을 준 사람들.
그들이 나와 함께하는 책갈피언들이어서 많이 고맙고 든든하고 자랑스럽다.
언젠가 ‘오늘의 오프닝’의 김미라 작가님을 모시고 썼던 독후감의 일부를 조금 수정해서 다시 올려본다.
하루하루 끊임없는 노력으로 ‘75만 번의 파도’를 만들어내시는 박미옥선생님.
요리뿐 아니라 만능 솜씨쟁이, 닮고싶은 마음 ‘라다크’ 계수언니.
‘생게 사부르’ 자기만의 멋진 방을 가진 나와 동갑내기 친구 란주.
‘사막의 공중전화’ 같은 숨은 보물, 사막에도 길을 내며 발자국을 만들어 갈 것 같은 언수씨.
‘디지털 정원사’이자 ‘초록 엄지손가락’ 향기 닉네임처럼 향기로운 영란샘.
‘그리운 콜센터’ 웃는 얼굴이 예쁜 나의 최강 미모 라이벌, ‘재즈’같은 영혼의 소유자 지언샘.
일찍이 르네상스를 주도했던 ‘메디치 가문’에 버금가는 열정과 ‘이백개의 창문’으로 하루룰 여는 상희.
마지막으로 언제나 우리 책갈피언들을 위한 ‘해피메이커’가 되고싶은 나, 라떼.
동양과 서양이 만나고, 차가움과 뜨거움이 만나고, 이성과 감성이 만나는 ‘피터의 까페’처럼 진솔한 소통의 교차로, 생애 최고의 교차로인 책갈피가 있어 행복하다.
통영의 하늘과 바다와 바람과 별과 꽃들 속에서 일상을 잠시 접는 여유 책갈피.
“여러분~~ 통영엔 책갈피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