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도시가스(LNG) 공급은 위험하지 않은가?

[이상호]

전국의 도시가스(LNG) 공급은 위험하지 않은가?

지금 우리나라는 모든 도시의 난방 에너지 공급을 천연가스(LNG)로 대체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서울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의 천연가스(LNG) 공급률은 100%에 육박하고 있다. 대도시의 경우 재개발 대상 지역이나 오지 아주 낙후된 구 도심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은 도시가스가 공급된다. 그리고 그 도시가스 공급은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다.

충남의 경우도 천안 아산 등 대도시의 경우는 도시가스 공급률은 98%를 넘어서고 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아직 공급망이 형성되지 않은 지역은 재개발 대상 지역이나 도시가스 공급망을 구축하기 힘든 낙후지역 혹근 도심에서 떨어진 지역과 읍면지역, 산간 지역이다. 이에 충청남도는 2026년까지 도시가스 공급률을 78.6%까지 끌어 올린다는 ‘도시가스 수급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충남의 도시가스 공급률은 71.7%라고 한다.

충남의 도시가스 공급률은 도농간의 편차가 심하다. 천안과 아산은 97%에 육박하고 있으나 청양은 9% 부여는 23%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충남도만 아니라 전국의 지자체들이 겪는 비슷한 양상이다.

지금 지자체 단체장과 많은 사람들은 전국의 도시가스화가 에너지 복지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지자체마다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요한 복지 정책이다. 그뿐 아니다. 대체로 대도시의 많은 시내버스도 천연가스(LNG)로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천연가스(LNG) 사용량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는 복지를 향한 매우 편리한 생각일 수 있으나 생각을 달리해보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천연가스(LNG)는 거의 100%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중동 등에 거의 100%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천연가스(LNG)가 생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세계가 평화로운 시대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나 세계 경제의 불안으로 인한 생산 위기나, 국제 정세의 불안, 국지전의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한 갈등과 전쟁의 발생 등으로 에너지는 무기화될 수 있다. 따라서 만약 도시가스 공급이 차질을 빚을 때 우리나라의 모든 대도시는 거의 마비 상태에 빠지게 되어 있다. 우린 그런 위험성을 최근에도 일본과의 분쟁으로 인한 일본의 주요 부품의 한국 수출 금지, 요소수 대란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경험해 왔다. 이에 만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불안 등으로 인한 가스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될 수밖에 없으며 우린 나라를 운영하기 위해 그들에게 굽히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매우 위험한 에너지 노예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에너지 대란은 전통사회에서의 에너지난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현대의 도시의 모든 주택은 천연가스(LNG)에 의존하도록 지어져 있으며 전통적인 에너지로의 대체는 불가능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가스 공급망에 차질이 장기간 생기면 전국의 모든 도시는 마비 상태에 돌입하게 되어 있고 국민의 생활은 정지하게 된다. 지금 감히 전국의 가스 공급이 장기간 중단된다고 가정해 보자. 그것은 전쟁 이상으로 대 혼란이다.

따라서 우린 미래의 위기에 대비하여 에너지의 종속에서 탈피하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평화의 시기에는 늘 문제가 없으며 평화의 시기에는 이러한 논의 자체를 불필요한 논쟁으로 여긴다. 그러나 바다가 잔잔히 자고 있다고 해서 파도가 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잔잔한 바다에만 마음과 눈이 머물러 있으면 장차 다가오는 해일에는 속수무책이 된다. 따라서 전국의 LNG 공급은 미래의 또 다른 위험이다. 에너지 종속에서 탈피할 궁리를 하는 것이 미래의 대란을 막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