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강원아동문학 제11회 신인작가상 동시부문 심사평
심사위원: 김남권 시인
2026년 제11회 강원아동문학 신인작가상에 전국에서 많은 작품이 응모되었다. 동시부문 수상자는 제주에서 응모한 이정숙 작가와 영월에서 응모한 이달 작가가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되었다. 최종심에 올라온 12편의 작품 중에서 이정숙 작가의 「도랑 건너기」는 화자인 어린이가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작은 도랑 하나를 건너는 것으로 비유하고 있다. 처음엔 두려웠지만 도랑을 다 건너고 나서 돌아본 자신이 스스로도 대견해 집에 돌아와 할머니에게 자랑했더니, 할머니는 배고프지? 하고 배가 고픈 자신의 처지를 먼저 헤아려 함께 웃었다는 이야기가 그림처럼 그려져서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다.
이달 작가의 동시 「막내는 서러워」는 가족 해체의 현실 속에서 시골 마을의 인구소멸로 노령 인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인 문제를 어린 화자의 시선으로 그려냈다는 사실에 주목할 만했다. 여든 넘은 할아버지가 노인정의 막내라서 서러운 사연을 자신의 처지와 대비시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풀어내고 있다.
이번에 신인작가상에 응모한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고른 수준을 선보이고 있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소재의 참신성과 새로운 상상력으로 낯설게 하는 표현기법이 부족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깊이 있는 관찰과 함께 어린이 화자로 감정이입하고 재미있고 재기발랄한 상상과 비유를 고민해 본다면 한층 더 읽는 재미와 감동의 공감지수가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동시 표현의 방식에서 벗어나는 시적 완성도를 높이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에 수상하는 분들은 앞으로 이런 고민들을 염두에 두고 관찰과 사유를 통한 빛나는 동시를 쓰고 한국 아동문학의 새로운 뿌리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왼) 이정숙 신인작가 수상자 오) 이달 신인작가 수상자
<수상소감>
수상소감 / 이정숙 (동시부문) 어린 시절, 좁은 도랑 위 징검돌을 폴짝폴짝 건너던 그 작은 떨림이 아직도 마음 한편에 생생합니다. 물속을 따라오던 송사리 떼와 건너편에서 손짓하던 노란 민들레, 그 사소한 풍경들을 동시로 옮겨 적던 제 글을 알아봐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강원문학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상은 완성이 아니라,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저에게 건네주신 따뜻한 격려이자 무거운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산길에서 산딸기를 따 먹던 새콤달콤한 여름과, 산을 향해 야호 외치면 조금 늦게 돌아오던 장난꾸러기 메아리처럼, 제 글도 누군가의 마음 한구석에 작은 울림으로 오래 남기를 바랍니다. 글이 막힐 때마다 묵묵히 곁을 지켜준 가족과, 부족한 글에 손 내밀어준 모든 분들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시들을 읽어줄 아이들에게 가장 큰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동심을 잃지 않고, 강원의 산과 강이 들려준 이야기들을 가슴에 품은 채, 더 맑고 진실한 문장으로 보답하는 동시 작가가 되겠습니다. 처음 펜을 들던 날의 떨림을 오래 간직하며, 낮은 자세로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약력 1954년 10월 4일 대구출생 두드림음악치료연구소 대표 한라대학교복지학과 졸 총회신학연구원 신학과 대학원과정 수료 제주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반 2년 수료 2011년 제주기독교문인협회 모과 최우수상 2012년 제주기독교문인협회 장롱 우수상 | 수상소감/ 이 달 (동시부문) 생각지도 못한 당선 소식에 기쁨보다 얼떨떨한 마음이 먼저 앞섰습니다. 고백하자면 덜컥 겁이 났습니다. 습작 기간도 짧고 이제 겨우 동시의 씨앗을 심었을 뿐인데 어찌해야 이 씨앗을 잘 싹틔울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기 때문입니다. 늘 남들의 이야기로만 여겨졌던 “과분한 상이다”,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겠다”라는 말이 제 가슴에 깊이 와닿지 않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제 일이 되고 보니, 머릿속에 가장 먼저 스친 생각은 부끄럽게도 딱 그 두 문장이었습니다. 부족한 글에서 가능성을 알아봐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동시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아이들의 순수한 눈과 마음을 빌려 주변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시인이 되겠습니다. '달빛문학회' 동인들과 스승님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배우고 부지런히 쓰겠습니다. 늘 든든하게 곁을 지켜준 가족들과 특히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주시는 엄마,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약력
2024년 계간 ⌜시와징후⌟에 시를 발표하며 문단활동을 시작했으며, 같은 해 6월 첫 시집 ⌜리라의 약속⌟을 출간하였다. 2024년 제5회 이어도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2025년 제1회 계간 ⌜시와징후⌟ 신인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달빛문학회 회원으로 6년째 시 창작 공부를 하고 있으며, 공저로 ⌜멈춰버린 주파수⌟외 여러권이 있다. |
강원아동문학 제11회 신인작가상 동화부문 심사평
심사위원: 신정민 동화작가
동화 부문 신인상에서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가방 속에 접힌 말」과 「천국의 라디오」, 이렇게 2편이었습니다. 「가방 속에 접힌 말」은 너무나 소심한 탓에 하고 싶은 말을 미처 다 못 하는 아이의 일상을 담은 작품이고, 「천국의 라디오」는 ‘천국의 라디오’라는 환상의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을 떠난 엄마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그 중 「가방 속에 접힌 말」을 당선작으로 세상에 내보냅니다.
「가방 속에 접힌 말」에서 주인공 하린이는 무엇이든 늘 양보합니다.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번번이 동생, 친구들에게 빼앗겨도 싫은 내색 한 번 못 합니다. “내가 아끼는 지우개야.” “내가 먹을 거야.” “나도 그림을 그릴 거야.” 이런 말을 하고 싶지만 그 ‘말’들은 번번이 어디론가 삼켜집니다. 하린이가 꾹꾹 삼키고 눌러놓은 말들은 파란 가방 속의 종이에 쓰여져 차곡차곡 접힙니다. 그렇게 접힌 말들이 쌓여 가방은 점점 무거워집니다. 돌덩이처럼 무거워져 힘껏 들어도 꿈쩍하지 않을 정도가 됩니다. 그러다 이내 가방의 열린 지퍼 사이로 나오는 말들... 그걸 보고서야 친구들은 하린이가 어떤 말들을 삼켰는지 알게 되고, 하린이도 그때부터 비로소 삼켰던 말들을 하기 시작합니다.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충분한 설득력이 있지는 못하나 신인다운 상상력, 그리고 그것을 일상과 연결하여 하나의 이야기로 잘 풀어낸 점이 돋보이며, 특히 억눌린 어린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또 그런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고 응원하는 점이 믿음직스러웠습니다. 앞으로 더욱 완성도 있는 작품들로 어린이들 곁에서 함께하는 작가가 되시길 바랍니다.
「천국의 라디오」는 짧지 않은 습작의 과정을 거친 듯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잘 이끌어가는 솜씨가 있었습니다. 덕분에 마치 한 편의 짧은 영화를 보는 듯했으나 흔한 설정, 흔한 방식의 이야기라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고장이 난 라디오를 매개로 한, 보다 새롭고 신선한 판타지 이야기를 구상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비록 최종심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정성껏 써서 보내준 여러 응모자들께도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수상소감 / 한창현 (동화부문)
뜻깊은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동화를 쓰는 동안 아이들이 삼키고 지나가는 말들에 대해 오래 생각했습니다. 어른에게는 사소해 보이는 일도 아이에게는 하루 종일 등에 남는 무게가 될 수 있고, 아무렇지 않게 넘긴 말 한마디가 마음속에서는 오래 구겨진 종이처럼 남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한 장면씩 써 내려갔습니다.
이번 작품은 특별한 사건보다 아이의 작은 하루에서 출발했습니다. 자기 마음을 바로 말하지 못하고 괜찮다고 대답하는 아이가, 끝내 아주 작은 목소리로 자기 몫을 말해 보는 순간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부족한 작품을 따뜻하게 읽어 주시고 가능성을 보아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 주신 강원아동문학회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 상을 큰 격려이자 새로운 출발점으로 여기겠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보내 주신 믿음에 부끄럽지 않도록 꾸준히 읽고 쓰며 더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성실하게 쓰는 사람으로 남겠습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약력
광주광역시에서 중고등 영어·수학 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5·18문학상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광주독립영화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단편영화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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