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아 4
-2023 6 30
네 어미가 병원에 또 다녀왔다는구나
이틀만 자면 12주라고 했다
너를 보호하기 위해
그동안 네 어미 가만가만 조심조심 지냈구나
이제부터는 잘 먹고 운동도 필요한 시기라는구나
피 검사를 했다는구나
건강한 젊은이 다움과 홍길의 피를 이어받았는데
당연히 너는 건강한 아가일거라고 이 할미는 믿었지
그래도 네 어미 은근히 걱정했나보더라
반반이 괜찮대 건강하대
네 어미 목소리가 콧노래 부르듯 유쾌했구나
얼마전까지는 마냥 어린 내 딸이었는데
이제는 네 어미로 손색이 없으니 참으로 기특하구나
네 영상을 이 할미한테 보내주었지
반반이가 점잖게 책상다리를 하고 있어요
양반집 자손 아니랄까봐
동영상이 20분이니 시간날 때 천천히 보셔
네 어미는 그렇게 말했지만
이 할미는 한시라도 빨리 너를 보고 싶었다
핸드폰으로 보기에는 너무 작더구나 안타깝더구나
널 옆에다 앉힌 듯 자세히 보고 싶어서
텔레비전으로 연결해 보았지
머리와 몸과 팔과 다리가 분명한 네가 보였다
오오 많이 컸구나
팔을 흔들 때마다
다리를 접을 때마다
몸을 뒤척일 때마다
이 할미 입에서 감탄사가 폭죽처럼 터져나왔구나
아이를 낳아보지 않은 여자처럼
마치 오직 내게만 일어나는 축복처럼
네가 우리 곁으로 오고 있다니!
매일매일이 기쁘고 감사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