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비가 내렸고, 6시부터는 부슬부슬 내리지만 모자를 쓰지 않고 다녔다. 자유롭다. 아무도 없는 길을 걸으면서 처음 만나는 자연친구들과도 반갑게 인사하는 하루. 비가 내려서 그런지 곤충들이 대체로 꼼짝하지 않았지만, 오늘 처음 만나는 꽈리허리노린재는 비 맞지 않는 줄기를 부지런히 다니는 걸 봤다. 몸에는 물 한방울 묻지 않았다.
흰즙을 가진 식물은 잎맥과 잎자루가 유난히 하얗다.
파란색의 둥근미국나팔꽃이 피고 질때는 분홍빛이 돈다.
이렇게 꽃이 피고질때 색깔이 다른 꽃이 꽤 있다.
알통다리~~인줄 알았다. 앞다리가 얼마나 통통한지... 그런데 더음이가 몸길이보다 더 길다. 심지어 첫번째 마디는 ㄱ자로 꺾이기까지.. 뭣땀시 이렇게 더듬이가 긴 것이냐. '긴더듬이노린재'가 아니라, '더듬이긴노린재'는 설명식의 이름이다.
더듬이가 이렇게까지 긴 것은 수컷이라 한다. 벼를 해치는 산림해충으로 등록되어 있네^^;; 강아지풀, 바랭이 등 벼과의 식물에서 만난다. 나는 바랭이~
앞가슴등판에 흑갈색 무늬가 한쌍 있다. (밝은 데서 찍은 남의 사진을 보니, 알통다리가 검은반점으로 얼룩얼룩했다.)
앞다리 허벅마디는 굵고 팽대하며 아랫면에 가시돌기가 있다고 한다.
비가 와서 그런지 꼼짝 않는다. 굵고 단단한 줄기를 붙잡고 있다.
둘의 크기가 상당히 차이가 난다. 왼쪽은 5cm미만, 오른쪽은 8cm정도 되는 듯... 왼쪽은 뒷산에서, 오른쪽은 사무실옆 공터.
수술이 많고 암술머리는 네갈래. 거기다 오른쪽 분홍바늘꽃처럼 꽃받침이 꽃을 싸고 있다가 점점 아래로 'ㄱ자'로 꺾이는 모습까지... 완전 달맞이꽃이랑 같다. 달맞이꽃도 이꽃도 바늘꽃과. 비에 촉촉히 젖어있지만 그래도 단물을 맛봤는데, 어라? 정말 달다.
억센 잎을 말았으니 힘이 얼마나 장사일까? 알락거위벌레
요람을 만든 것을 보면 알락거위벌레같기는 한데, 느릅나무 요람을 만드는 녀석은 느릅나무혹거위벌레도 있다. 내일은 성충을 찾아봐야겠다.
수까치깨의 잎을 말고 배변까지 한 주인은 누구??
벌이 적은 대신, 꽃등에종류와 박각시나방 종류가 꽃을 많이 방문한다. 이른 새벽부터 움직인다.
헛수술에 머물다, 진짜 수술쪽으로도 내려간다. 혹시나 해서 혀를 대 보니 단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곤충에게 밥으로 제공하는 수술밥(헛수술),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조금 다른 맛의 수술밥(진짜수술) 일까?
섬서구메뚜기는, 벼과의 식물을 주로 먹는 메뚜기와는 달리 식물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먹어치운다. 지금도 일단 수컷을 등에 업은 다음, 열심히 그리고 정신없이 식사를 하고 있다. 어느 자료를 보니, 이 녀석을 구워먹으면 새우맛이 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