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지르 칸 모스크를 나와 버스로 10분 쯤 가니 라호르 성 입구가 보인다. 입구 우측에는 다른 관광지와 마찬가지로 레스토랑 등 먹거리 가게와 기념품 가게가 즐비하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라 관광객들은 그리 많지 않다. 효율적인 동선을 위해 가이드가 안내 하지 않으면 시간에 차질이 있기 때문에 가이드가 직접 안내하는데 이곳은 성에 들어가는 입장료와 유명한 거울궁전 쉬쉬마할(SHEESH MAHAL)을 들어가는 입장료는 별도다.
<라호르 성과 베드샤히 모스크 : 앞 네모난 붉은 건물이 베드샤히 모스크고 라호르 성 좌측에 쉬시마할과 디와니암이다.>
라호르는 AD 850년경 도시가 형성돼 1021년 가즈나비 왕조의 수도가 되었지만 최고 번성기는 1524년부터 1752년까지 200여 년 동안 인도 마지막 통일왕조 무굴제국 초 수도였던 때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라호르성과 살리마르 정원 등은 이 때 만들어진 건축물이라 한다. 현재의 라호르 성은 무굴제국 3대 황제 악바르가 수도를 델리에서 라호르로 옮기면서 1241년 몽고군에 의해 파괴된 성채를 재건한 것으로, 동서 424m, 남북 340m에 이르는 거대한 성채라 한다. 무굴제국은 라호르를 포함, 인도의 아그라와 델리 등 세 곳에 아름다운 궁정요새를 지었는데 붉은 사암으로 지어서 붉은 성으로 불린다.
라호르성 입구에서 붉은 벽돌의 아치형 다리 안으로 들어가면 흰 회벽색 건물로 자한기르가 시작한 그림 벽(Picture Wall)이 나타난다. 이 벽은 1631~1632년 샤자한에 의해 완성됐는데 이 성을 모두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만난 안내소에 걸린 사진 설명을 보고 알았다. 이는 벽돌로 건물을 지은 뒤 회벽을 칠한 것으로 무슨 이유인지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이 벽의 석재들은 외국에서 가지고 왔는데 푸른 색깔의 석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지고 왔다고 하며 외국 사절들에게 무굴의 힘과 권위를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라호르 성을 관람할 때 관광객이 반드시 보는 중요한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인 알람기리 게이트가 있는데 1673년에서 1674년에 걸쳐 무굴제국의 6대이자 마지막 황제인 아우랑제브에 의해 지어졌다. 거대한 아치형의 입구로 코끼리까지 통과할 정도이고, 입구를 통과하면 성벽을 따라 난 오르막길을 따라 오르도록 돼 있어 효과적인 방어기능까지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파키스탄 50루피 짜리 지폐의 뒷면에 새겨져 있다.
쉬쉬마할(SHEESH MAHAL)은 100루피를 추가로 지불하고 들어가야 한다. 작은 조각의 거울이 벽과 천장에 붙어 있어 '거울궁전'이라고도 하며, 라호르 성 안에서 가장 사치스런 건물이다. 1631년 무굴제국 5대 황제 샤자한이 왕비를 위해 지은 건물로 불빛을 비추면 별처럼 빛이 나도록 만들어졌다고 하며 지금도 핸드폰의 불을 비추면 벽과 천정의 은으로 만든 거울이 별처럼 빛난다. 페엔 바그(PAEEN BAGH)는 여성전용 정원으로 이곳엔 내시들의 목욕탕과 터키식 사우나 시설이 아직 남아 있다. 새하얀 대리석 아름다운 건물을 보고 동행한 현지 가이드는 이곳이 핵심이란다. 사랑하는 아내의 소망에 따라 지어지는 건물 하나하나는 많은 백성의 원성을 들었을망정 소원을 들어준 부인 뭄타즈 마할에게는 세상에 없는 낭군이었을 것이다. 하늘의 별을 따 달라니 천정에 수많은 거울 조각을 이용해 밤에는 불을 밝혀 반짝이게 했다거나 구름 위에 성을 지어달라는 소원에 바닥을 구름 색과 모양의 대리석으로 깔아 구름을 연출했다는 설명을 듣고 어안이 벙벙하기도 했지만, 그 사랑이 부럽지 않은 여인이 어디 있었을까? 여름 궁전에는 밖의 풍경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벌집 모양의 대리석 창살과 우아한 곡선의 창과 타지마할 무덤처럼 화려하고 섬세한 조각품의 대리석 벽과 아치형 문들을 감상한다.
나울라카 파빌리온(NAULAKHA PAVILION)은 쉬쉬마할에 있는 대리석 건물로 1631년 샤 자한에 의해 지어졌으며 서쪽으로 라호르의 고대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데 역시 왕비를 위해서 지은 건축물이다. "Naulakha"는 우루두어로 "9 lakhs(1lakh는 100,000루피)의 가치를 지닌"이란 뜻인데, 90만 루피를 들여 건물을 지은데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라호르 성은 무굴제국 시절 펀자브 지방의 황제 거처답게 화려하고 웅장했다. 디와니카스(디와니암)는 공식적으로 황제를 알현하는 궁전으로서 샤 자한 황제 때 만들었다. 원기둥 40개를 아치 모양으로 연결해 배열하였는데, 중앙 안쪽에는 황제를 알현하는 대리석 발코니를 설치하였다.
한시간 반 만에 라호르 성을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구경을 하고 성 맞은편에 있는 배드샤히 모스크로 향한다.
초스피드로 라호르성을 구경하고 바로 앞에 있는 바드샤히 모스크로 가는데 라호르 성과 바드샤히 모스크 사이에 아름다운 정원과 건축물이 있어서 구글 지도에 찾아 봤더니 헤이주리 바그로 나오는데 인터넷에 찾아보니 설명된 곳이 없다. 라호르 성과 바드샤히 모스크를 일직선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성과 모스크를 연결하는 통로인 듯하다.
바드사히 모스크를 오르는 계단 좌측에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전 인도의 시인 무하마드 이크발을 기리는 그레이트 이크발 묘지 있는데 정복 차림의 군인 2명이 묘지 앞을 지키고 있다. 그는 파키스탄이 독립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으며 지금도 이크발의 날을 지정해 기념하고 있고 라호르국제공항의 이름도 알라마 이크발 공항이다. 붉은색 사암으로 지은 묘 내부에는 붉은색 사암 석관이 자리하고 있다.
계단을 올라 모스크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 어디서나 모스크를 들어갈 때는 반드시 밖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 있는데 햇볕에 달구어진 바닥이 무척 뜨겁다. 문을 들어가면 담장으로 둘러싸인 직사각형 광장의 크기에 놀라게 되는데 이 광장에 9만 명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바드샤히 모스크(Badshahi Mosque)라는 이름은 우르두드어(語)로 황제 모스크라고 하는데 무굴제국 제6대 황제 아우랑제브가 1673년 건축한 것으로 건설 당시에는 세계 최대 모스크였지만, 현재는 파키스탄에서는 이슬라마바드의 파이잘 모스크 다음이고 세계에서는 다섯 번째로 큰 모스크라고 한다. 이 모스크는 건물 내부에 1만 명, 건물외부의 안뜰에는 9만 명이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하며, 구조와 장식은 페르시아 양식인데 붉은 사암의 벽과 흰 대리석 돔이 좌우대칭으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가장 유명한 무굴양식의 모스크라고 한다.
우리는 관광객의 입장에서 안과 밖을 구경하는데 건물 안쪽에서는 구석에 기대서서 기도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앉아서 기도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건물 내부에서만 1만 명이 예배를 볼 수 있다니 놀랍기 그지없다. 2층에 올라가면 모하메드의 머리털이 있다는 방이 있고, 다른 방에는 많은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이 아름다운 건물은 해질 무렵에 특히 아름답다고 하는데, 우리는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정오 무렵이고 오후에는 국기하기식이 열리는 와가 게이트로 가야 해 해질 녁의 아름다운 모습은 볼 수 없지만 바드사히 모스크의 웅장하고 기품있는 모습은 타지마할에 버금갈 정도란 생각이 든다.
론리 플래닛에 따르면 1991년 영국 여왕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너무 짧은 스커트를 입은 여왕이 코란을 들고 들어왔다고 이슬람 신봉자들이 이의를 제기해 결국 이 사건은 법정으로 갔는데, 판사는 고소자에게 쓸데없이 내 시간을 빼았지 말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The case went to court and ended with the litigant mullahs being ordered to stop wasting the judge's time.)
우리가 라호르 공항으로 입국할 때 파키스탄에 있는 동안 길을 인도할 현지 가이드가 건물 내부의 유명한 곳들을 데리고 다니며 설명을 해 주는데 가만히 속삭여도 공명(共鳴)이 되어 그 방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다 들을 수 있는 방이나 이마에 기를 느낄 수 있는 복도 등이 있다.
모든 종교 건축물들이 아름답고 경이(驚異)스럽지만 이슬람 모스크는 종교 건축물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라호르 성을 돌아 본 후 성 입구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의 뜨거운 태양도 피하고 오후 6시에 인도와 파키스탄 국경인 Waga gate에서 진행되는 국기 하기식시간을 맞추기 위해 호텔로 돌아와 오후 4시까지 휴식을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