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악산 아래 철마산 밤은 깊어간다.
겨울이라고, 겨울답게 이곳 청도 자은사의 오늘 날씨는 비도 왔었고, 또한 그립고 반가웠던 사람이 왔음을 하얀 눈발도 함께 찾아주었다. 문을 열어보니 지금은 그리 춥지 않은 밤...깜깜한 적막만이 깃들고 있다. 오늘은 낮에 무척이나 바빴던지 아롱이 다롱이도 조용하다.
한 사람 두 사람...무사히 귀가했다는 소식을 접하며, 적어도 한 두시간동안을 운전해서 돌아갔을 울님들이 감사하게 생각된다. 물론 모든 것은 인연과 연기에 의해서 이어져 간다. 그래도 지금의 인연법에 감사하며 빈도도 울님들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한다.
항상 제일 가까운 곳에서 도와주는 자비심보살...학교의 바쁜 업무 속에서도 아직 넉넉하지 않은 절살림을 도맡아 해주는 그 마음에 감사의 표현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오늘 동지 법회 준비하느라고 많이 바빴을 것이다. 객방...온돌방 군불때느라고 눈물 많이 흘렸단다. 모든 정리 다 하느라고 무척이나 바빴겠으나 모든 뒷마무리를 하고 돌아갔다.
양산의 동양화가이면서 서예가인 환희심보살...좀 늦게 만난 인연이지만 자비심보살과 고등학교 6년 선배이지만, 이 두사람은 친자매 이상이다. 서로 주고 받는 재미있는 만담은 옆에 있는 사람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어제 오후 주보살 여식아이 결혼식에 잠시 참석하고 돌아오는 길에 떡집에 들려 스님과 함께 절로 들어왔다. 음식 요리 실력은 역시 최고다. 갑자기 오더를 받은 실크목도리에 아름다운 꽃그림을 수작업으로 그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늘 동지법회를 즐겁게해 준 보살이다.
정행거사...몇 년은 가깝게 지낸 동국대학교 도반...이제 늦게 공부한 대학을 마무리 짓는 중이다. 졸업논문 준비하느라고 무척이나 바쁠텐데...무척이나 바쁜 사람...그 덕분에 하던 사업도 잠시 멈추고, 사회복지가로서도 꿈을 새롭게 실현중이다. 선학이 거의 마무리 지어갈 정도가 되면 꽃이 피겠지...
강보살..오늘 스님이 보다 더 지혜를 얻도록 하라고 반야심이라는 불명을 내려주었다. 건강이 조금 좋지 않아서 많은 활동을 하진 못했으나, 정행거사의 안보살로서 묵묵히 따라주는 반야심보살은 선하게 사는 것이 본인이 항상 취해야 할 목표이라고 했다. 그래서 선함이 있으면 행을 해서 선행을 쌓으라고 일러주었다. 하루속히 건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남양산(물금)에서 손염색 의류를 직접 주문 제작하는 사업을 하는 연화심보살..고운 빛깔의 감염색 및 쪽몀색 등 자연염색이 일품인 개량한복들이 고고하게 진열되어 매장을 더욱 빛내준다. 오늘은 눈쌓인 중부고속도로를 달려 하행하여 자은사로 직접 방문했다. 항상 말수가 적으나, 훗날 시간이 좀 지나면 너무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 조금은 변할려나? 오늘은 자비심보살이 법복시주를 하여, 명주 두루마기를 먹물 손염색하여 가져왔다. 잠깐 동안이지만 패션모델이 되어봤다. 아무쪼록 사업이 번창되길 바란다.
창원에서 사는 여래심보살과 김종모(자명: 慈明)처사는 요즘 한창 연말회식관계로 바쁜지 법회 한참일 때 동참을 했다. 교사 임용고시시험을 치루고 면접고사를 앞둔 큰아들 상현이와 이번 동아대학교 전기공학부에 합격하여 올해는 그런대로 기도의 성과를 거둔 보살이다. 언제나 적극성있게 따라주지만 앞으로는 좀더 자은사에 많은 활동이 있었으면 좋겠다. 바늘 가는데 실 따라간다고 자명처사가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팥죽만 먹고 급히 돌아갔다. 오늘 사온 커피 믹스 두 상자는 불자들이 모두 나눠 마셨다. 그래도 우리 자은사에는 좋은 차와 커피 종류가 많기로 유명한 곳인데...아직도 벤딩미쉰커피를 즐기다니...ㅎㅎ
오늘 이른 오전에 연락이 되지 않다가 뒤늦게 아이들하고 법회에 동참한 강처사와 김효청보살...이들에게 화담(華潭)과 정각심(正覺心)이란 불명을 내려 주었다. 어린 아들이 보이차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예전 샌프랜시스코에 행사차 갔을 때 사두었던 보이차를 달여 주었다. 맛있다고 감탄사를 연발하는 바람에 종이컾에 두 컾이나 주었다. 그런대도 더 마시고 싶어한다. 정각심보살이 평상시에 궁금해 하던 것을 여러가지 질문을 한바람에 다른 보살들과의 상담이 다음기회로 미루어졌다. 그래도 부부가 열심히 불교에 관심을 두고 절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기특하다. 자은사가 멀리 있기에 집에서 서원을 세워 기도하라고 일러주었다. 앞으로 이 '청도 자은사' 카페를 잘 활용하라고 전했다.
멀리 서울 동부이촌동에서 찾아 온 자비심보살의 고등학교 동창과 신랑과 두 아들...초행길이라서 찾느라고 고생을 많이했다고 한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즈음에 들어왔다. 거창에서 본 이후로 아마 삼년만에 본것 같다. 아이들은 많이 컸으나, 두 분은 변함이 없다. 단지 집안의 문제로 다소 사업이 조금 어려운 상황을 빼놓고는...경주로 건천으로 돌아서 오는 바람에 시간을 밖에서 소비를 많이 해서 오늘 일부러 상담하기 위해서 찾아왔으나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간다한 다과를 즐긴 후 부처님 친견하고 돌아갔다.
스님과 자비심보살과 인연을 맺은지 가장 오래 된 청정심(淸淨心)보살...오늘 학교에서 토익시험 감독을 하느라고 늦게 찾아왔다. 집안일과 학교일로 바빠서 요즘은 스님과 자주 만날 시간을 갖지 못하지만, 한때는 거의 매일 절에 찾아왔었다. 스님이 아끼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잘 되길..잘 풀리길 바라는 안타까움만 있고...친정 모친 두구동보살과 자주 찾던 예전이 그래도 무척이나 좋았었는데...그래도 우리들의 인연은 쉽게 변하지 말자. 아이들도 제법 많이 성장하여 이제부터 고민할 문제만 남았다. 그래도 용기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으니 그 정성 어디가는 것이 아니니까...
마산에서 수간호사를 하는 박보살에게 성도심(聖道心)불명을 내려주었다. 아이들 아빠와 수영하다가 철인경기로 바꾼 큰아들 한정훈이 하고 같이 조금 늦게 법회에 동참을 했다. 정훈이가 축구경기를 하다가 발을 다쳐 발목기부스를 했단다. 자비심보살의 제자인 이 아이는 수영에 최선을 다하고는 있으나 박태환이 같이 걸출한 스포츠선수가 많아져서 철인경기로 바꿔서 전국대회에서 삼위입상을 했다고 한다. 대학진학을 앞두고 있어 무척이나 분주하고 걱정이 많다. 헌데, 발목을 다치다니...하지만 이러한 시기에 발을 다쳤다고 그냥 있지말고 오히려 스포츠학에 연관된 교학적인 공부를 하라고 일러 주었다.
주로 우리 자은사를 주축으로 움직여주는 보살과 거사 중심으로 오늘의 동짓날 이야기를 적어봤다. 스님이 학교문제 외부 법회 문제로 항상 바빴던 올 무자년 한해도 옆에서 묵묵히 따라준 신도들이 감사하게 생각한다. 경상도쪽으로 하행을 하여 새롭게 인연이 되어 불법을 홍포하고, 보살행과 이타행을 하고자 서원을 세워 이제 자은사라는 사찰명으로 개명하게까지 된 것이다.
무자년 동짓날 밤은 이렇게 깊어간다. 오늘 이 시간 이후로 매일 같이 2분씩 낮의 길이가 길어질 것이다.그동안 어두웠고 좋지 않았던 일들은 오늘의 계기로 새롭게 시작하자.동지는 그러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그래서 一陽始生之日이라고 했다. 비록 지금 이 나라가 다소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혼란한 싯점이긴 하지만, 우리 청도 자은사 울벗님들만큼은 서로 화합하고 다툼이 없는 자랑스런 금생의 인연법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여러분 가정에 부처님의 따스한 가피력으로 행복이 가득하길 간절이 기도한다.
첫댓글 어젠 늦게 도착해서 정말 죄송하고요...아직 불심이 많이 부족하여 죄송하고요...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스님 무슨말씀이세요 늘 고맙고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올해 동지는 참으로 따뜻한 긴밤을 지냈고 팥죽도 정말정말 맛있었읍니다. 기억에 남는 하루였으며 많은 이의 역할이 즐거움으로 화하는 현장이었읍니다.
내년엔 자은사 모든 신도님의 가정에 불은이 가득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