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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예찬인가? 담배예찬인가?”
KT&G는 1989년 4월 1일 담배인삼공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돼 세계적인 담배 전문 생산 업체를 지향하고 있는 기업이다. 현재는 담배 사업과 관련한 재료품의 제조와 판매 이외에도 홍삼 제품 및 식음료품, 의약품, 의약외품 제조와 판매를 하고 있다. 대중적으로는 담배회사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친숙도가 높은 기업으로서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다양한 종류의 담배를 출시하고 있다. 2002년 12월 완전 민영화를 선언하고 한국담배인삼공사(Korea Tobacco & Ginseng Corp.)에서 KT&G로 기업명과 CI(Corporation Identity)를 전면 변경했다. 이에 따라 담배 판매, 수익 증대 등의 국민 건강과 공익 관련 정서에 위해가 되는 요인을 배제하고 기업 이념과 비전, 경영 목표 등의 기업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2003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KT&G의 ‘상상예찬’ 캠페인은 명료하게 담배와 인삼의 판매를 통한 수익 증대라는 기업의 상업적 목적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계층의 수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애매한 광고 표현을 통해 간접적, 암묵적으로 기업의 수익 목적을 달성하려는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G의 시장점유율은 2005년 5월 현재 77%를 웃돈다. 2002년 21.2%, 2003년 23. 3%까지 올라가던 외산 담배 점유율이 2004년을 기준 22.7%로 감소한 점이 시장지배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KT&G는 이처럼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에 있지만 주변의 환경 요인인 광고 규제와 정부 규제, 그리고 소비자들의 인식 등에 있어 상당한 마케팅의 위협 요인을 안고 있다. 정부 규제 측면에서 보았을 때 담배산업은 기본적으로 규제 산업이므로 흡연에 대한 각종 규제 및 정부의 금연 정책이 강화되고 있고, 보건복지부에서는 금연 캠페인을 시작으로 담배의 해로움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 국내에서 담배법과 담배사업법, 그리고 방송광고법에 따라 불특정 다수에 노출되는 전파 매체에 담배 광고를 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잡지 등에도 그 광고를 할 수 있는 횟수가 제한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신문 광고는 담배 신제품 출시에 한해 출시 고지 형식으로 제한적인 광고가 허용된다. 그러나 그 광고 내용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설정돼 있다.
즉 광고 내용은 가격 공고만 가능하고 남성 잡지에 한해 종별로 연 60회까지만 허용된다. 또한 담배사업법시행령(2004. 6. 29 대통령령 제18445호) 제9조에 따르면 “규정에 의한 광고 또는 그에 사용되는 광고물 등은 흡연자에게 담배의 품명·종류 및 특징을 알리는 정도를 넘지 아니하는 것이어야 하며,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흡연을 권장 또는 유도하거나 여성 또는 청소년의 인물을 묘사해서는 아니되며, 법 제25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표시하는 흡연 경고 문구의 내용 및 취지에 반하는 내용 또는 형태이어서는 아니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러한 제약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의 광고는 20대들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젊은 상상을 예찬합니다”란 슬로건과 “상상예찬”이란 컨셉트로 전개되고 있다. 이처럼 제품 광고가 아니라 다소 애매한 이미지 광고를 하는 배경에는 정부의 규제와 사회적인 분위기가 작용하고 있다.
암시 통한 연상 효과… 잠재의식 마케팅
36명을 대상으로 한 개별 및 집단 면담에서 대부분의 수용자는 색상의 의미를 마케팅 전략과 기업의 대(對)소비자 커뮤니케이션 이데올로기와 연결해서 언급하는 경향을 보였다. 광고 텍스트에서 수용자에게 인지된 주요 색상은 파란색, 회색, 검은색과 흰색 등이었다. 파란색은 KT&G라는 CI로 연결되는 효과를 냈고, 회색톤과 검은색·흰색 등 무채색 계열의 색상은 신비감과 영상의 깊이감을 고조시켜 주는 기능을 한 것으로 인식됐다. 정교한 수용자는 파란색에서 자유, 새로움, 신선함, 갈구, 차가움, 가식 등의 이데올로기를 발견하기도 했다. 또다른 수용자는 원색에서 오는 이미지에서 국영 기업에서 민영 기업으로 사업을 전환하면서 감성과 이성을 조화해 나가고자 하는 기업 이념의 표출을 연상하기도 했다. 검은색과 흰색은 담배의 재와 연기를 연상시키기 위해 잠재의식을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표현 전략으로 이해하는 시각도 발견됐다.
하지만 KT&G 광고는 불신과 반발도 만만찮게 사고 있다. 눈치 빠른 어떤 피면담자는 광고 속에 등장하는 모델들의 의상과 나이를 유추해서 담배를 피우는 고등학생이 틀림없다는 지적을 해냈다. 또 화면 배경에 자욱한 연기를 통해 담배를 연상케 하려는 암시적인 전략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특히 눈동자를 고양이 형상으로 표현해서 담배 브랜드 ‘레종’을 상징하고 있는 것으로 읽는 것도 주목되는 반응이다.
또한 담배가 ‘상상예찬’과 어떤 연관성이 있고, 특이한 영상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쉽게 이해치 못했다는 점도 비판의 여지가 있다. KT&G의 정체를 숨기고 애매하게 신비로운 이미지로 기업이미지를 포장하는 광고 전략은 KT&G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데는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수용자들은 KT&G 광고라는 것은 알지만 KT&G가 어떤 회사인지 분명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설령 KT&G가 예전의 한국담배인삼공사란 사실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이 광고가 어떻게 그 기업과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었다.
광고는 무엇보다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창의성이 뛰어나고 독특해서 주목을 끈다고 하더라도 광고를 소비자가 이해하지 못했다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KT&G의 ‘상상예찬’ 캠페인은 고급스럽고 신선한 이미지를 이끌어내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당신의 상상을 예찬합니다” “당신의 상상이 필요합니다” “상상은 또다른 마술이다” “끊어진 마음까지 이어줄 수 있다면…” 같은 카피는 ‘상상예찬’이란 슬로건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의미를 명료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슬로건은 광고 카피들에 일정한 정책적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수용자의 이해를 돕고 있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광고에 대한 주목을 유도하는 효과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언어 요소들은 기업에 대한 우호적 태도를 형성하면서 광고 텍스트의 미학적 평가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정리된다. 이는 KT&G가 TV 광고 집행 계획을 세울 때 의도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쩌면 KT&G 광고가 이런 식의 광고를 하는 것은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마케팅 환경 때문에 오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인지 모른다. 하지만 광고의 수용자들이 광고 텍스트를 해석하는 방식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중요한 것은 광고에서 만들어진 이미지가 KT&G 기업으로 잘 전이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광고텍스트와 수용자 사이의 인지, 감정, 행동의 간극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참고 문헌
이철한, 대립하는 두 조직간 쟁점 관리 효과에 관한 연구(광고학연구 16권 5호, 2005)/ 이현우, 광고텍스트의 해독에 대한 수용자 요인의 연구동향과 사례(부산경남언론학회 세미나북, 2005)/ 이현우, 오창일,조경섭, 모호한 광고와 명료한 광고의 메시지 효과 비교(디자인학연구 61호, 2005)/ 이현정, 류강석, 이두희, 다의적 모호성의 광고 효과에 관한 연구(경영학연구 34권 1호, 2005)/ 조형오, 담배회사의 기업 광고가 기업 태도와 흡연의 인지적 반응에 미치는 영향 (광고학연구 16권 5호, 2005) http://www.kt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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