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시놉시스 합평

[극작14박민경]

나라시

‘나라시’라는 제목이 가지고 있는 중의적인 의미가 좋았다. 작가가 작의에서 썼던 나라시가 가지고 있는 사전적 의미와 군대의 이야기인 만큼 한 ‘나라’의 시 라는 의미로 느껴지기도 했다. 일단 작의와 제목으로 봤을 때 무거운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스토리를 보니 작의에서 말한 의도와 어울리지 않는 다는 느낌을 받았다. 작가가 ‘나라시’라는 말을 통해 말하고자하는 바와 스토리상에서 인물의 행동은 약간 상충되는 점이 있다. 이 스토리에서 흥미로운 점은 군대라는 계급이 뚜렷한 공간에서 사회와 전혀 반대되는 계급으로 다시 만난 두 남자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이 점은 좋고 드라마가 나올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군대라는 한정된 공간이 분명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공간이 한정되어 있는 만큼 갈등도 한정되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박지남이 이한국을 모른다는 설정이 약간 설득력이 부족하다. 아무리 몇 년이 지났어도 이 두 인물은 겨우 22살이고 지남이 부려먹었던 인물이 한국이라면 더더욱 기억을 못할리도 없다. 그리고 기억을 못한다는 설정을 하면서 갈등이 약해졌다. 차라리 기억을 하는 편이 드라마 상에서 갈등을 키우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에서 일진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한국이 군대에서는 물 만난 고기처럼 말도 잘하고 상관도 잘 구슬리고 하는 점도 약간 개연성이 떨어진다. 군대에 들어가자마자 말솜씨로 상관을 구슬릴 정도라면 동급생인 일진 정도야 손바닥 안에서 가지고 놀지 않았을까? 여기서 유병장의 역학이 애매한데 분명 여기서 등장하는 인물 중에 계급으로 가장 높지만 하는 행동은 가장 철 없다. 유병장을 한국과 지남을 연결시켜주는 오작교로 쓰기에는 너무 아깝다. 솔직히 이런 군대 이야기는 흔히 봐왔고 한 편의 드라마 보다는 개그 꽁트적인 분위기가 있다. 그것과 차별화를 두려면 한국이나 지남의 심리를 잘 그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분명 많이 나왔던 이야기지만 우리가 잡아내지 못했던 어떤 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 지점만 찾아내 그린다면 새로운 군대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기꺼이 그리운

일단 제목이 흥미를 끌었다. 마음속으로 은근히 기쁘게를 뜻하는 ‘기꺼이’와 보고 싶거나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뜻의 ‘그리운’이 만나 어색하면서도 뜻이 일맥상통하는 제목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도대체 그리움을 기꺼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무엇일까 흥미로운 궁금증도 일었다. 일단 나는 이 줄거리에서 이솔에게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중학생이고 모든 것이 완벽한 여자아이. 엄마도 있고 이제 새 아빠가 되어줄 사람 또한 나타났다. 단지 이 아이에게 부족한 것은 오래전에 죽은 아빠가 있다는 것. 그리고 상처 또한 아빠가 죽었다는 것뿐이다. 이솔의 삶에는 그것 말고는 아무런 결핍이 없다. 그리고 그만큼 똑똑한 아이가 단지 아빠가 돌아올 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비행청소년아이들과 어울릴까?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짝꿍의 말에 혹해 비행청소년과 어울린다는 것 말고 똑똑한 이솔의 방법으로 좀 더 영리한 방법을 생각해 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클 틀에서 보면 이 스토리는 이솔과 문호의 이야기지만 70분짜리 단막극에서 주요 등장인물이 2명으로만 스토리를 끌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스토리가 좀 더 풍부해지거나 갈등이 커지려면 제 3의 인물 엄마를 잘 활용해한다. 엄마는 단지 초반에 새 아빠를 만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 똑똑한 이솔이 비행청소년과 잠시 어울릴 때도 엄마는 아무 말 하지 않는다. 여기서 제일 흥미로운 인물은 문호인데 솔직히 중간에 문호가 친 아빠의 쌍둥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끝에 반전이 신선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문호가 도박하는 이유와 그로인해 친 아빠가 죽었다는 설정은 개연성이 약간 떨어진다. 문호가 도박에 빠질 수밖에 없던 이유나 그로인해 아빠가 죽을 수밖에 없던 뒷 스토리가 없어 문호의 캐릭터가 너무 단편적으로 그려진 것 같다. 아님 차라리 이 극을 솔이 보다 문호의 입장에서 그려서 도박에 빠져 친 형의 장례식에 얼굴도 못 비추던 남자가 또 다시 돈이 필요해 그의 딸에게 접근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막상 형의 딸에게 접근해보니 알 수 없는 정이 들고 그러면서 스토리가 진행 된다면 시청자가 한결 따뜻하고 예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내겐 너무 완벽한 너

주제를 보면 내면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고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오늘 날, 가장 중요한 점을 지나치고 있지는 않은가? 라고 쓰여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우리가 지나치고 있는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밝혀 주었으면 주제가 더욱 뚜렷해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쓴 스토리는 그동안 정말 여러 차례 봐왔던 이야기다. 외모가 떨어지는 여주인공과 잘생기고 완벽한 남주인공 그리고 그를 방해하는 예쁜 악녀. 이러한 이야기는 과거에도 많이 나왔지만 앞으로도 분명 많이 나올 것이다. 외모지상주의라는 소재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가장 흥미로운 소재거리 중 하나이며 끊임없이 고민할 수밖에 없는 갈등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스토리가 다른 이야기와 차별 점을 가지려면 무엇을 내세워야 할까? 난 아예 생각을 비틀었으면 좋겠다. 제목부터 반대로 바꾸는 것이다. “내겐 전혀 완벽하지 않은 너”라고 왜 뚱뚱하고 못 생긴 여자는 기죽어서 살아야만 할까?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통통한 여자들도 많다. 자기 모습에 만족하며 사는 여자들. 그들은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불법을 저지른 것도 아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통통한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도 분명 존재한다. 난 이 드라마가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비판하고 외면보다는 내면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지만 오히려 하지 같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 새우면서 외모지상주의를 더 은연중에 더 강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내용과 관점을 달리해서보면 신선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자 주인공은 완벽하지만 하지의 눈에는 그가 전혀 완벽해 보이지 않는 다는 설정을 두고 갔으면 좋겠다. 못생긴 여자가 잘 생긴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애쓰는 그림은 지금까지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예전에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 이 드라마도 관점을 달리 해서 접근하면 외모지상주의판 김삼순이 될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