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상 (夢想) ; 꿈속의 생각. 실현성이 없는 헛된 생각을 함. 또는 그 생각. 대여소 (貸與所) ; 빌려주는 장소 몽상대여소(夢想貸與所) ; 꿈속의 생각을 빌려주는 장소 “공부하러 왔냐?” 만났다. 변백현. 자연스러운 듯 부자연스럽게 녀석을 돌아봤다. 도서관에서 만나는 게 진짜 되는구나.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고 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어. 안녕.” “마침 지금 필기 다 옮겨 적고 나오는 길인데, 마주칠 줄은 몰랐네.” “나도 너 여기에 있는 줄 몰랐어.” 구라야. 다 알고 일부러 왔어. 변백현에게서 노트를 받으며 괜히 거짓말을 한 것 같아 녀석의 눈을 피했다. 내게 노트를 건네준 변백현은 시간을 확인하더니 ‘너 목 안 말라?’하고 묻는다. 뜬금없네. “왜?” “내가 맨입으로 노트 빌릴 만큼 염치없진 않아서. 커피 사줄게.” 아. 우리가 이렇게 카페를 가는 거구나? 내가 바로 대답하지 않자 녀석이 ‘안 내키면 말고.’하고 말한다. 난 다급하게 손사래 치며 책상에 펴두었던 책을 가방에 막 쑤셔 박으며 일어났다. “가자.” “목 많이 마르냐? 엄청 급해 보인다.” 목이 마른다기보다는 너랑 같이 있고 싶어서라는 걸 네가 알 날이 오기나 할까…. 괜스레 의기소침해진다. 변백현과 나는 도서관에서 나왔고, 녀석이 나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스타벅스 가자.” “아니! 거긴 안 돼.” “스타벅스 싫어해?” “그건 아니고….” 스타벅스가 아니라 교내 카페를 가야 과대오빠랑 예진언니를 만난단 말이야. 적당히 둘러댈 말이 없나 고민하다가 ‘목이 너무 말라서 가까운 곳으로 가고 싶어.’라고 말했다. 내 말에 변백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가자고 한다. 같이 오래 좀 걷게 스타벅스로 가지, 왜 교내카페를 상상하고 난리야. 김여주 멍청아. 얼마 되지 않는 거리지만, 나는 걷는 내내 녀석의 옆에서 조금 멀찍이 떨어져 걸었다. 아직 녀석과 살가운 사이인 척 하기는 조금 어렵다. 카페에 도착해서 꿈과 똑같이 카라멜 마끼야또를 시켜놓고 녀석과 앉아있는데 괜히 서먹하게 느껴진다. 변백현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데. 우선 예진언니가 오기 전에, 내가 너랑 그 언니랑 썸타고 있는 걸 알고 있다. 라고 알려야하는데, 무슨 수로 알려야할까. 한참을 고민하고 있는데, 변백현이 ‘공부해야 되는데 내가 방해해서 생각중인 거냐?’하고 묻는다. 아니, 그게 아니라! “나 너랑 예진이언니 썸타는 거 다 알아.” “…….” 내 잔머리 굴리는 실력이 겨우 이거밖에 안 된다. 오해하는 변백현이 싫었고, 급하게 둘러댈 말도 생각나지 않아 그냥 사실대로 말했다. 내 갑작스런 말이 너무 뜻밖이었는지 변백현은 얼빠진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그리고 재미있다는 듯 씩 웃는다. “와. 김여주한테 걸릴 줄은 꿈에도 몰랐네.” “…뭐.” “어떻게 알았는데?” 나는 잠깐 망설이다가 꿈에서처럼 과실에서 둘이 같이 있는 걸 봤다고 사실대로 얘기했다. 그러자 변백현이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고 말하며 웃는다. 나한테 걸린 게 그렇게 재밌어? 그 언니 생각만 해도 그렇게 좋아? 변백현의 웃음에 속이타서 카라멜 마끼야또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어떤 이유에서든 이렇게 들이키게 되어있구나. “진짜 목 많이 말랐나보네. 내 것도 줄까?” “싫어. 간접 키스잖아.” “뭐 어때. 진짜 키스도 아닌데.” 역시나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변백현. 어제 수업 때 내 옆자리에 앉은 이유는 꿈에서 들었고 사실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아 또 묻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도서관에서 무엇을 공부하고 있었냐는 둥 별 영양가 없는 얘기들만 주고받았다. 지금 주고 받고 있는 대화 수준. 이게 딱 우리의 관계같다. 그나저나, 이쯤 되면 과대오빠가 나타날 때가 됐는데…. “어? 변백현.” 역시나. 때마침 들려온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과대오빠가 서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당연하게도 예진언니도 함께였다. 꿈에서는 변백현이 짓고 있을 표정이 안 봐도 뻔해서 다시 녀석을 돌아보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고개를 슬쩍 돌려 녀석을 보니, 역시나 밝다. 날 발견한 오빠가 ‘여주도 있었네.’하며 내게 인사했고 나도 꾸벅 인사를 했다. “예진이 누나도 같이 왔네.” “어. 우리 예진이가 커피 마시고 싶대서.” 과대 오빠의 ‘우리 예진이’라는 말이 나왔다. 변백현의 표정이 또 안 봐도 뻔하다. 무섭게 굳어있겠지. 나는 꿈속과 비슷하게 과대오빠에게 말했다. “과대오빠, 호칭이 살가우시네요. 저ㄴ,” “애인인데 살가워야지.” “…….” “오빠가… 예진이언니 애인이라고요?” “응. 오늘부터 1일. 어쩌다가 그렇게 됐다.” 다시 들어도 무척이나 쇼킹하다. 썸다리라니. 예진언니 능력 좋으시네. 변백현과 예진언니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과대오빠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과대오빠의 행복한 표정을 감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변백현이 내 손을 확 낚아채 잡고는 잡아끈다. 깜짝 놀람과 동시에 본능적으로 가방을 챙겨들었고, 나는 변백현의 손에 이끌려 카페를 빠져 나오게 됐다. 화가 난 만큼 내 손을 꽉 잡은 게 느껴진다. 근데 꿈에서는 여기에서 끝났었는데, 난 이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지? 다음 행동지침을 알지 못하는 나는 바람 빠진 인형처럼 한참을 변백현의 손에 이끌려 걸었다. 점점 녀석의 넓은 보폭을 따라 걷기가 힘에 부치고 숨도 차는 것 같아 조심스레 녀석을 불렀다. “변백현….” “…아, 미안.” 뒤늦게 내가 자신의 손에 끌려오고 있는 걸 자각한 변백현이 그렇게 말하며 멈춰 선다. 그리고 꽉 잡고 있는 우리의 손도 알아차리고 ‘이것도 미안.’하며 조심스레 놓는다. 손잡은 건 안 미안해하고 더 해도 되는데…. 괜한 아쉬움에 주먹을 꼭 쥐었다. 고개를 들어 변백현을 보니 녀석을 만난 이래로 가장 슬픈 표정을 하고 있다. 예진언니가 썸다리를 걸친 건 사실이지만 그 모습을 보게 된 건 내가 의도했기 때문인데, 좋아하는 사람의 슬픈 표정을 보니 마음이 불편하고 미안해진다. 나쁜 짓을 한 것 같아. 괜찮냐고 물을 수도 없었다. 괜찮지 않을 걸 알기 때문에. 아, 그나저나 이 다음에 어떻게 해야하지? 꿈에서 보지 못한 상황이라 당황스러워하는데, 변백현은 날 의식해서인지 괜찮은 척 웃으며 날 쳐다봤다. “아, 쪽팔리네.” “어?” “누나랑 내 사이 모르는 사람이었으면 몰라도, 다 알고 있는 너랑 있는 동안 이런 일이 생기니까.” “…무, 무슨 일?” “?” “나 아무 것도 못 봤는데. 왜?” 변백현에게 미안하다는 생각만 들었지, 녀석이 쪽팔려할 줄은 전혀 몰랐다. 민망해하는 녀석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모르는 척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저런 말이 툭 튀어나갔다. 어색하게 묻어주려는 내 모습을 보고 영문을 몰라 눈치를 보던 변백현이 이내 눈치 챈 듯 씩 웃는다. 나 보면서 웃지마, 시발. 오해하고 싶어지니까. “어. 맞아. 아무 일도 없었어.” “응. 그치.” “아, 커피 남겨놓고 나온 거 아깝네.” “난 다 ㅁ,” “나중에 다시 사줄, 뭐라고?” 어차피 난 다 마시고 나와서 괜찮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그와 동시에 변백현이 커피를 다시 사주겠다고 한다. 단 둘이 카페를 갈 수 있는 기회가 또 생긴다는 거잖아? 다시 되묻는 변백현에게 손을 파닥파닥거리며 급하게 저어댔다. “어쨌든, 나중에 다시 사줄게. 그 땐 스타벅스 가자. 교내카페는 북적북적하고 별로야.” “알았어.” “나 교수님이랑 면담 있어서, 먼저 가볼게.” 변백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녀석은 손을 흔들며 우리가 온 반대쪽 길로 사라졌다. 변백현의 등 뒤로 손을 흔들다가, 그 손을 가만히 쳐다봤다. 좀 전에 변백현이 잡았던 손. 변백현의 손은, 따뜻하고 남자치고 부드러웠다. 평소에도 손이 예쁘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그 변백현의 손이 내 손을 잡을 줄이야. 난 내 손을 꼭 쥐며 자취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 변백현 때문에 울던 며칠 전과는 기분이 완전 달랐다. 미친년처럼 배실배실 웃으며 걷고 있는데, 핸드폰에서 카톡알람이 울린다. 핸드폰을 확인하니, 세상에. 변백현이다. [오늘 아무 일도 없었지만 비밀이다 알았지?] 비밀. 변백현과 나 사이에 비밀이 생겼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녀석과 내가 조금은 특별한 관계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난 ‘응.’하고 답장과 딱딱해보이지 않게 이모티콘을 하나 보냈다. 대화창을 올려보니 변백현과 전에 주고받은 대화들은 과제에 대해 한 두 개 주고받은 몇 번의 대화 정도밖에 없었다. 이랬던 사이였는데, 갑자기 비밀이라니. 나 이렇게 행복해져도 되는 걸까? 이쯤되니 정말 그 이상한 가게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건지 의심되기 시작했다. 아무렴 어때. 지금이 행복한데. 가는 길에 그 가게에 들러서 여자에게 자랑을 좀 해야겠다. 날 울렸던 그 애와 비밀이 생겼다고. 자취방으로 가는 길에 그 자리를 보니 이상한 가게 대신 편의점이 있었다. 원래 밤에만 나타나는 건가? 어제도 이 시간에는 없었고, 맥주를 사러 갈 때 나타났으니 오늘도 그럴 것이라고 짐작했다. “…어?” 그리고 집에서 변백현과의 카톡을 자꾸만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10시가 넘어서 다시 그 가게를 찾아왔지만. 평소처럼 편의점만 밝은 빛을 내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뭐지? 왜 오늘은 나타나질 않는 거지? 혹시나 하고 편의점에 들어가보니 ‘어서오세요.’하는 남자 알바생의 목소리만 들려왔다. 설마 두 번만 도와준 게 끝이고, 이제 나타나지 않는 건가? 난 아직 변백현이랑 여기에서 어떻게 더 친해져야할지 아무 것도 모르겠는데? 아직은 안 돼.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 잠을 설쳤다. 그 가게가 갑자기 왜 사라졌을까 하는 의문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걱정들 때문에. 하지만 오랜 시간의 고뇌 끝에 나온 답은 없었다. 퀭해진 몰골만 얻었을 뿐이다. 아침에 컨실러로 피로한 얼굴 가리느라 죽는 줄 알았네…. 혹시나 하고 등굣길에 다시 한 번 확인해봤지만 편의점이 있는 건 여전하다. 땅으로 꺼진 걸까, 하늘로 솟은 걸까. 이렇게 내내 그 가게의 생각만으로 가득한 게, 마치 밀당을 당하는 것 같다. 그 여자가 밀당이라도 하는 건가? 시발. 모르겠다. 생각을 접고나니 피로감이 몰려왔다. 강의실에 도착해 책상위에 철푸덕 엎어졌다. 그 가게가 뭐라고 이렇게 하루 종일 넋을 놓고 있는 걸까. 혹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는 대가가 점점 이 가게에 중독되게 해서 뭐 어떻게 하려는 게 아닐까? 괜히 엄한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다. 한참을 생각에 빠져있는데, 교수님이 들어왔는지 강의실이 좀 조용해지는 듯함과 동시에 내 옆에 누군가 앉는 게 느껴졌다. “?” “자냐?” 파묻었던 고개를 옆으로 돌려 올려다보니 변백현이 보인다. 뭐야. 네가 왜 또 여기에 앉아…? 내가 의아한 얼굴로 쳐다보니 변백현이 ‘자리가 없어서.’한다. 녀석의 말에 주변을 둘러보니 진짜 자리가 없긴 없다. 시발. 이것도 나름대로 비참하네. 내가 친구가 없다는 뜻이니까. 근데 변백현은 친구가 없지 않을 텐데? “너 이 전엔 어디에 앉았었는데?” “박찬열이랑 들었었는데, 걔 중간고사 망치고 이 수업 드랍했거든.” “아….” “그래서 강제로 독강 몇 번 했었는데, 네 옆에 앉은 김에 계속 앉으려고. 옆에 누구 앉을 사람 있냐?” “아, 아니!” “변백현.” “네.” 변백현은 교수님에게 대답하며 그럼 여기에 앉겠다는 듯 눈짓을 한다. 난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꿈이 없이도 변백현이 내 옆에 앉다니. 이게 무슨 일이지? 설마 이거 꿈인가? 작게 내 뺨을 때리니 착 달라붙는 게 꿈이 아닌 것 같다. “야. 너 뭐해?” “어? 아니. 아니야.” 내가 뺨때리는 걸 본 건지 변백현이 놀란 말투로 물었고, 나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대충 얼버무렸다. 나도 모르게 변백현과 조금 가까워졌다고 느낀 건지, 처음 변백현이 내 옆에 앉았을 때보다는 강의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집중했던 건 아니고. 반은 Fantasie 생각, 반의반은 변백현 의식, 또 반의반은 강의 생각이었던 것 같다. 결국 강의를 제대로 못 들었다는 뜻이지. 망나니같지만 수업 말아먹는 건 하루 이틀 일도 아니기에 괜찮았다. 벼락치기가 존나 가능한 게 바로 대학 시험이니까. 수업이 끝나고 가방을 챙기는데 변백현이 말을 건다. “너 아까 뺨은 왜 때렸냐?” “아. …벌레 때문에.” “그냥 쳐내지. 태어나서 벌레 때문에 자기 뺨 때리는 사람은 처음봤네.” “하하…. 내가 벌레를 워낙 싫어해서.” “존나 특이하다 너.” “백현아.” 변백현이 날 보며 웃으며 말하는 와중에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녀석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한 번에 사라졌다. 녀석을 보던 눈을 돌려 뒤쪽을 보니 예진언니가 서있다. 언니와 눈이 마주쳐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했지만, 내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다. 머쓱하네. 변백현은 표정을 관리하고 무표정하게 고갤 돌려 예진언니를 쳐다봤다. “어. 누나, 안녕.” “나랑 얘기 좀 하자.” 아무래도 어제 일 때문에 할 말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건 다 오해다. 뭐 그런 얘기하려고 하나? 전혀 오해같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었는데. 어쨌든 두 사람의 일이기 때문에 나는 눈치를 살살 보며 빠져나갈 타이밍을 노렸다. 얘기를 하자는 예진언니의 말에도 변백현은 어떤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언니를 빤히 쳐다본다. 난 몸을 살짝 낮춰 ‘나는 지나가는 공기다’라고 자각하며 살금살금 옆으로 걸어갔다. 아, 이런 기빨리는 분위기 무서워…. “김여주.” “어, 어?” 문에 거의 다다랐을 때, 갑자기 변백현이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휙 돌아 녀석을 쳐다봤다. 변백현의 시선은 여전히 예진언니에게 있었고, 예진언니의 시선은 나에게 향해있다. “어디가.” “…나, 나 화ㅈ,” “카페 가기로 했잖아. 나랑.” …언제? 쟤 다른 애랑 착각하는 거 아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을 굴리며 눈치를 보는데, 변백현이 순식간에 예진언니를 지나쳐 내 앞으로 온다. 놀라서 뒷걸음질 치는데, 녀석이 어제처럼 내 손을 잡는다. 더 뒤로 가지 못하게. “누나, 미안. 보다시피 선약이 있어서.” “아…. 응.” “그리고 별로 할 얘기도 없는 것 같은데, 앞으로도 누나랑 얘기 할 시간은 없겠다.” “…….” “시간 낭비잖아, 그거.” 변백현의 단호한 말에 예진언니는 벙찐 채로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그리고 변백현은 ‘가자.’하며 잡은 내 손을 끌고 앞장섰다. 심장이 정신없이 뛰었다. 어제보다는 좀 더 부드러운 녀석의 걸음걸이와, 어제와 다르게 적당히 힘주어 잡은 손이 묘한 떨림을 줬다. 내 손을 꽉 잡은 변백현의 손이 따뜻했다. ‘이건 꿈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는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