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아바타가 본 21C 월드컵대회
카타르 월드컵 축구 열기가 일단 막을 내렸지만, 후일담은 잔잔한 여운을 남기고 활약이 큰 스타들의 인생을 신문 방송 프로를 통하여 재조명하고 있다. 스타와 관련된 그 날의 명장면과 열광에 동참한 국민의 기쁨에 찬 환호성이 동시다발로 재현되었다.
문득 맹자 말씀인 여민동락(與民同樂)이라는 고사성어가 떠올랐다. 많은 운동경기가 있지만 월드컵 축구에 관심이 쏠린 것은 목숨 걸고 골대를 지키는 골키퍼를 피하여 극적으로 골인시키는 그 순간의 통쾌감을 온 국민과 함께 공유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때는 상대 선수의 강력한 슛을 극적으로 막아내는 거미손의 수훈에 안도의 숨을 쉬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상대편 관중은 매우 큰 아쉬운 표정을 짓게 마련이다.
또 경기가 막상막하일 때 선수끼리 몸싸움하고 상처도 입고 반칙을 당하기도 한다. 이때 관중은 우~하고 함성을 지르며 지나침을 경계하고 몹시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어떤 운동경기나 모두 승패와 관련하여 희로애락을 맛보는 공통점이 있지만 월드컵 축구는 세계라는 광장에서 32개 국가대표 간에 열리는 만큼 유별나게 공감대가 크다.
더구나 역전드라마가 벌어질 때 관중의 함성과 열기가 고조된다. 승패가 교차하는 가운데 엎치락뒤치락하는 경기의 흐름은 우리 인생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더욱 빠져들게 한다. 맹자가 2400여 년 전에 밝힌 백성과 더불어 즐긴다는 말 속에는 국민과 함께 고통도 감수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흔히 후세 사람들은 이 이치를 알고 피땀 흘릴 때도 참아내며 동고동락(同苦同樂)한다는 말에 공감하며 사는 것 같다.
대개 월드컵 스타들의 과거를 돌아보아도 남다른 고난과 시련을 극복한 경험이 밑바탕이 되었고, 하나같이 부모에 대한 효심으로 감사함을 말하고, 존경하는 유명스타를 본보기 삼아 성실한 자세로 꾸준히 기량을 갈고닦아서 마침내 그와 같은 반열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나라마다 월드컵 대표로 발탁된 선수들은 능히 자국의 많은 선수 중에 자질과 기량이 출중하여 선발되었고, 감독의 고된 훈련을 연마하면서 팀워크를 만들어 대회에 참가하였으므로 될 수 있으면 경기에 뛸 기회가 고르게 주어지는 방법이 고안될 필요성이 있다. 과거의 월드컵 축구 경기를 밑거름 삼아 시대변화에 따라서 규정이나 벌칙도 변화를 가져올 수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더욱 공정한 게임을 위하여 비디오 확인 판독 시행은 매우 현명한 조치였다. 페널티 판정과 오프사이드 반칙 등 여러 번이나 판정을 바로 잡아 신뢰감을 주었다. 더욱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월드컵대회에 어렵게 참가해서 필드에서 뛰는 동료를 벤치에서 지켜보게만 하는 것은 선수들의 기량 발휘도 못 하고, 대표선수의 자긍심에도 문제 될 수가 있다.
한 예로 이번 카타르 대회에서 골 맛을 본 조규성, 백승호, 김영권(수비수), 황희찬 선수 등이 교체 선수로 들어가 큰 성과를 낸 것도 우연이 아니다. 나라마다 26명의 대표선수 가슴에는 월드컵 광장에서 혼신의 실력을 발휘하고자 평생 갈고닦은 기량과 꿈이 있을 것이므로 이에 걸맞은 적당한 기회가 있으면 바람직하겠다. 한국축구협회나 피파[FIFA]에서는 이문제를 심도 있게 연구 검토하여 차기 월드컵대회부터 적용하면 선수 보호와 능력 발휘 면에서 더욱 향상(페어플레이)하는 대회가 될 것이다.
이미 월드컵 축구대회가 세계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온 인류가 중계방송을 통하여 경기현장을 참관하며 각국의 체육문화와 고유풍속에 관심을 두고, 상호 친선(親善)과 교류의 장으로도 심성(心性)을 넓혀주는 세계인의 축제로까지 인식이 넓혀지고 있다. 인류가 그동안 쌓아 온 정신문화와 물질문명이 서로 온전하게 유지 발전하려면 무엇보다도 선의(善意)의 주체의식이 있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함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우주에 있어서 태양과 달은 지구의 중심으로 낮과 밤을 책임지고 있는 인간의 수호신이다. 하느님이 처음에 창조한 태양과 달이 없었다면 나와 너, 우리 모두의 존재는 없을 것이다. 태양과 달의 영향으로 우주에는 무수한 별[star]이 빛을 반짝이면서 인간의 꿈과 희망을 노래하게 하였다. 일찍이 공자는 50에 천명(天命)을 알아차리고 “하늘이 뭇 백성을 낳았다”라는 천생증민(天生烝民)을 시경(詩經) 책에 편집하여 밝혔다.
인류가 한마음이 되는 데에는 공정한 규칙과 상호 친선의 장을 더욱 확대해 가는 대도(大道)의 길이 있다. 대도는 문자 그대로 하늘의 길이다.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는 성어도 같은 뜻이다. 그래서 인류의 위대한 선조들은 한결같이 “하늘을 찌르듯 높이 오른다.”라는 선비의 기상이 충천(衝天)한다는 표현을 자주 썼다. 맹자는 이를 하늘과 땅을 아우르는 호연지기(浩然之氣)라 하였고 성선설(性善說)을 내었다. 우리 인류가 본디 착한 한마음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우리 각자가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한다.”라는 경천애인(敬天愛人)의 길로 바로 가면 마침내는 “세계는 하나”가 된다.
오늘날에도 우리 주변에는 별처럼 빛나는 스타들이 맹자의 대장부론(大丈夫論)처럼 “이 세상에 가장 넓고 바른 자리에 서며, 큰 도를 행하며 뜻을 얻으면 백성과 함께하고, 못 얻어도 홀로 행하고, 부귀해도 음탕함에 빠지지 않고, 빈천해도 부당함에 굽히지 않으면 이것이 대장부가 아닌가!”라는 말씀과 같이 대장부로 또는 여장부(女丈夫)로 각계각층에서 통 크게 활동하고 있다. 그 덕에 그를 사랑하고 흠모하는 관중과 민중들이 하루하루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고맙소~,
(이상만 한유총 부총재)
출처 : 시니어신문(http://www.seniorsinm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