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만날 사람이 있어 밖이 훤히 보이는 찻집에 앉아 있었다.
시간을 약속하면 몇 십분 먼저 가는 준비성으로 일찍 간 나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파릇한 가로수 싱그런 오월의 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태양은 가로수 뒤에 있어 푸른 잎이 투명하게 보이고 그사이로 햇볕은 밝게 비추고 있었다.
지나는 사람들은 비 온 후라 날씨도 좋아 입에선 룰루랄라가 나올만한 기분 좋은 오후였다.
40대 중반의 여성3명이 줄무늬 정장에 베지색 와이셔츠 칼라를 상의 밖으로 내놓고 무슨 이야긴지 깔깔대며 지나간다.
그 뒤를 이어 미스인 듯한 20대 초반 여성 2명이 늘씬한 청바지 차림으로 긴 머리를 어깨위로 날리며 지나고 꽃무늬 원피스, 8부 트레닝복 등등 여성들이 줄지어 지나간다.
그런데 하나같이 화장들이 짙어 모두 모델내지는 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 같아 보인다.
몇십년 전만 하더라도 화장을 짙게 하면 유흥업소에 나가는 직업여성으로 생각하여 일반인이 화장을 짙게 하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화장을 짙게 한 여성들을 가까운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화장은 원시시대에도 했다고 하는 것을 보니 그 역사가 오래된 것을 알 수 있고
외모가 최고로 대접받고 있는 세상이다 보니 화장술은 날로 발전하여 다른 얼굴로 착각이 들 정도로 화장과 관련된 화장품 시장은 포화를 이루고 있다.
인간이 화장을 하는 이유를 어떤 분은 몇 가지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1. 여성자체보다 생김새를 우선적인 판단기준을 삼는 사회일반의 편견
2. 못생긴 건 용서해도 꾸미지 않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는 남성의 통념
3. 여자는 꾸미기 나름이라는 여성자신의 체험적 선택
4. 유흥접객업소 및 유사윤락업종에 취업하고 있는 여성의 수가 많음
5. 방송 및 인쇄 매체 영향 등등 사회적인 분위기와 열등적인 자신의 만족과 맞물려 화장은 여성들의 생활이 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여성들이 외국인에 비해서 화장을 진하게 하는 이유는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않다보니 상대적으로 진하게 음영을 만들어 그 부분을 카바 하고자 화장을 진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정면에서 바라보면 화장으로 만들어낸 음영으로 인해 보두 예뻐 보이고 특히 밤에는 여성의 나이를 가늠해보기 어려울 정도로 화장술은 마술처럼 눈속임을 주는 것이다.
어떤 분은 화장한 여성 얼굴이 예뻐 결혼 했는데 화장을 지운 박색의 부인 얼굴을 보고 이혼했다는 유머스런 이야기도 있는 것을 보면 화장술은 놀라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여성의 화장술로 인해 여성의 본 얼굴을 알 수 없어 잘생겼다 못생겼다를 평하지는 못한다.
다만 화장을 안한 피부고운 여성을 보면 청순함으로 예쁜 얼굴이라고는 하지만 미의 기준이 피부만일 수 없는 것을 보면 내 기준이 다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후배들에게 여성을 보는 기준은 정면을 보고 평가하지 말고 45각도 옆에서 보고 평가하라고 지나는 말로 종종 하는 것을 보면 화장술에 속지 말라는 내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가 아는 분은 여성의 꾸밈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부인은 엄청 꾸미는 편이다.
옷도 그렇고 액세서리도 치렁치렁하다.
한편으론 잘 맞는 부부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과도하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지 않다 보니 집사람이 액세서리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다만 직업을 가진 여성이다 보니 에티켓으로 화장을 하지만 화장이 어울려 보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집사람은 중년부인 답지 않게 아직 피부에 잡티가 없고 하얀 편이므로 내가 보기에는 화장안한 얼굴이 좋게 보이는데 열등의식에선지 화장을 해 나와 작은 이견이 생기기도 한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의 본능으로 젊은 여성들이 짙은 화장을 한다고는 하지만,
젊음 그자체가 아름다움일 것인데 싱싱함은 어디로 가고 화장품의 공업용 냄새가 그들에게서 진동을 한다.
그들이 나이가 들어 피부에 잡티가 생기고 주름이 생길 때 여성으로 피부에 열등의식이 생길 것이다.
그럴 때 화장을 해도 늦지 않을 것인데 개성 없는 똑 같은 화장법으로 젊은 나이를 화장해야할 나이인 중년으로 돌려놓고 있는 것이다.
내가 하는 말을 젊은 여성들이 들으면 시대에 뒤 떨어진 말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오월 햇살에 비춰진 푸른잎의 싱그러움은 늘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인생 20대 싱싱함 역시 다시 오질 않는다.
덕지덕지 발라버린 화장술은 싱싱함을 파괴하고 투명한 피부는 빠르게 노화가 진행될 것이다.
그들도 화장을 지우고 자신의 모습을 보면 화장에 중독되어 퇴색되는 피부를 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화장을 멈추질 않을 것이다.
그것은 화장품회사가 여성의 심리를 꿰차고 “여성이여 아름다움을 멈추지 말라.”라는 유혹적인 이미지 광고를 하는 한, 여성들이 화장하는 행위는 무죄인 것이다.
글/여행스케치 김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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