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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8
2010년 11월 14일 오전 11시. 대통령 집무실로 김정은이 들어섰다. 그 뒤를 조순형이 따른다.
“어, 왔나?”
책상에 앉아 있던 이명박이 김정은을 향해 웃어 보이면서 일어나 소파로 다가간다.
“앉아.”
소파에 앉은 이명박이 앞쪽의 김정은을 향해 웃음 띤 얼굴로 묻는다.
“요즘은 시장에 다닌다면서?”
“예, 시장이 재미있습니다.”
김정은이 얼굴을 펴고 웃는다. 요즘 어느 신문이나 인터넷에 김정은이 등장하지 않는 날이 드물다. 김정은의 태도가 순순했고 남북관계도 화해와 협력 분위기라 보도는 호의적이다. 지난달에는 김정은이 ‘정강이 도사’라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순진한 모습으로 전 국민의 관심을 모았다. 김정은이 ‘룸살롱’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사회자가 ‘룸살롱’에 가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방이 살롱으로 돼 있느냐고 되물었던 것이다.
이명박이 다시 묻는다.
“그래, 무슨 일인가? 내가 도와줄 일 있나?”
“예, 저기….”
어느덧 정색한 김정은이 이명박을 보았다.
“아버님한테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아버님은 물론 김정일이다. 그리고 비밀 연락을 받았을 것이다. 김정은이 말을 잇는다.
“아버님께서 개성시에서 만나자고 하셨습니다. 드릴 말씀이 있으시다고….”
“개성시에서?”
이명박이 묻자 김정은의 얼굴이 조금 상기된다.
“예. 저도 함께 오라고 하셨습니다.”
“무슨 일 때문인지는 말씀 안 하시고?”
“예, 개성시를 방문하시면 아버님도 같은 날 움직이시겠다고….”
그때 조순형이 끼어들었다. 놀란 듯 얼굴이 굳어져 있다.
“그렇다면 위원장께서 비밀리에 만나자고 하신 거군요. 그렇지요?”
“예에. 비공식으로.”
김정은이 대답하자 이명박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럼 만나야지. 곧 일정을 말씀드린다고 하게.”
# 대한민국에서 종북세력이 소탕되지 않았다면 현재 같은 남북의 평화공존 상태는 조성되지 않았다.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사실이다. 대한민국이 내부 ‘반역자’를 소탕함으로써 북한과 당당하게 마주앉았다는 표현도 맞다. 역사적으로 보면 1950년 6월 25일 북한군 남침 당시의 상황이 이명박이 종북세력을 소탕하기 전의 대한민국과 똑같았던 것이다.
1948년 8월 15일 건국은 했지만 박헌영이 이끄는 남로당(남조선노동당) 세력이 연일 폭동을 일으켰다. 박헌영은 김일성에게 인민군이 내려가기만 하면 빨치산이 벌떼처럼 일어나 호응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미군은 1949년 완전 철수했으니 김일성 눈에는 대한민국이 무주공산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2008년까지 종북세력은 이 땅에 뿌리를 박은 채 자라났다. 더욱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종북세력은 햇빛을 받으며 양지에서 번식했다. 그것이 김정일에겐 1950년 6·25 전쟁 직전의 남한처럼 보였을 것이다. 또한 노무현 정권 당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결정됐을 때 상황은 60년 전과 딱 맞아떨어졌다.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으리라’ 하고 김정일이 회심의 미소를 지을 만했다.
그런데 이명박이 집권하자마자 ‘종북 무리’는 파리약을 맞은 파리꼴이 됐다. 각계각층에 파고들어 번식했던 ‘반역자’ ‘매국노’가 색출되자 사회가 깨끗해지면서 밝아졌다. 모두 이명박의 용기와 결단 때문이었다. 그러자 김정일은 현실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서울 불바다” 발언은 꿈이 됐다. 한국 내부의 호응 없이 남침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김정일은 한국을 답방했고, 이명박과 복선을 깔지 않은 채 속사정을 털어놓게 된 것이다.
# “김격식이 요즘 바쁘더구먼.”
김정일이 혼잣소리처럼 말했지만 장성택은 긴장했다. 주석궁 집무실 안이다. 방 안에는 인민군 총참모장 리영호까지 셋이 모였다. 이른바 최측근 비공개 회동이다. 머리를 든 김정일이 장성택을 보았다.
“김격식에 대한 정보는 없나?”
“예?”
했다가 장성택의 시선이 옆에 앉은 리영호를 스치고 지나갔다. 리영호도 군내부에 정보망을 갖고 있다. 김정일이 리영호한테서 김격식에 대한 정보를 먼저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자리에 부른 것이 아닐까? 그때 김정일이 입술 끝을 조금 올리면서 웃었다.
“장 부장이 관리하는 보위부나 당 소속 정보부는 너무 드러나 있어. 대놓고 위세를 부리고 말이야. 그러니 정보가 잡히겠나? 거드름만 부리고 자릿세나 뜯어가는 놈들인데 말이야.”
장성택의 얼굴이 붉어졌다. 당장 보위부부터 숙청하리라.
“조치하겠습니다, 지도자 동지.”
김정일은 대꾸도 하지 않고 리영호에게 머리를 돌렸다.
“말해보라우.”
“예, 지도자 동지.”
앉은 채 허리를 편 리영호가 똑바로 김정일을 보았다.
“어제 오후 3시 김격식이 해주 외곽 방공포대 안에서 평양주재 중국대사관 무관 양청을 만났습니다.”
김정일은 딴전을 피웠지만 리영호는 시선을 준 채로 말을 잇는다.
“양청은 김격식의 부관 박기순 중좌와 함께 평양을 출발해서 해주로 갔는데, 인민군 중좌로 변복하고 있어 통과기록이 남지 않았습니다.”
장성택이 소리 죽여 숨을 뱉는다. 그렇게 되면 검문에 걸리지도 않을 것이다. 양청은 제4군단 장교로 위장하고 해주까지 내려갔다. 양청을 데리고 가려고 박기순이 평양까지 온 것이다. 리영호의 말이 이어졌다.
“양청은 김격식과 1시간 반 동안 만난 후에 다시 박기순의 호위를 받고 평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때 김정일이 머리를 돌려 장성택을 보았다.
“어때, 둘이 무슨 이야기를 했을 것 같나?”
물론 장성택은 입술을 우물거리며 대답하지 못했고, 김정일이 말을 잇는다.
“탈북자를 반역자로 몰아 300여 명을 총살한 것도 내 지시가 아니다.”
놀란 장성택이 머리를 들었을 때 김정일이 쓴웃음을 짓는다.
“엄격한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을 뿐이야. 그놈은 충성을 빙자하고 내 등을 찌르는 중이다.”
# “대부님, 어쩌시려고 이러세요?”
이애주가 굳어진 얼굴로 묻자 오종택이 피식 웃었다.
“어쩌긴 뭘?”
“다 들었어요.”
“서상국이 그 자식 주둥이는….”
술잔을 든 오종택이 한 모금에 소주를 삼키더니 지그시 이애주를 보았다. F구역의 신축공사장 건너편 식당 안이다. 근처에 공사장이 많아서 임시로 지은 간이식당이었는데 손님은 주로 공사장 인부들이다. 오후 7시여서 저녁 겸 술을 마시는 인부들로 식당 안은 떠들썩하다.
“그래. 내가 걱정이 되어서 만나자고 한 거냐?”
오종택이 기특하다는 얼굴로 묻자 이애주가 어깨를 늘어뜨렸다.
“사장님도 걱정하고 계세요. 이번에 1급 주점 허가를 받으셨다면서요?”
“응, 그래.”
웃음 띤 얼굴로 오종택이 머리를 끄덕였다. 1급 주점은 룸살롱을 말한다. F지역의 민가 두 채를 헐고 식당 허가를 받았던 오종택이다. 민가 두 채를 함께 묶는 것은 금지돼 있었지만 뇌물을 써서 인가를 받아낸 것이다. 그런데 식당을 짓다 보니 더 큰 욕심이 솟아올랐다. 그래서 다시 뇌물을 써서 식당을 1급 주점으로 바꾼 것이다. 오종택이 말을 잇는다.
“북한놈이 돈을 더 잘 먹어. 중이 고기맛을 보면 절간 빈대도 남지 않는다는 말이 딱 맞아. 그놈들이 먼저 방법을 제시하더라니까.”
손까지 저으면서 오종택이 흥분한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
“나만 그런 게 아냐. 다 먹어. 주택 명의 가진 놈도 그렇고 행정청 담당자, 감사관, 경찰까지. 이건 마치 70년대 한국 같다니까. 똑같아.”
“….”
“교통위반했을 때 면허증 사이에다 만 원짜리 끼워주면 교통경찰이 돈만 쓱 빼내고 보낸다는 이야기 들어봤지? 70년대 한국에서 말이야.”
“처음 듣는데요.”
“지금 고려시가 그래. 교통경찰이 그렇게 받아먹는 것이 똑같아.”
“그게 좋으세요?”
“아, 그럼.”
머리까지 끄덕인 오종택이 어깨를 펴고 말했다.
“한국도 그렇게 기름칠을 하면서 성장했는데 뭐. 그다음이 중국이고. 그리고 다음이 여기 고려시야.”
“대부님, 저는 걱정되어요.”
“아, 글쎄 걱정하지 말라니까.”
다시 기특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 오종택이 말을 잇는다.
“빽 없고 밑천 없는 놈은 이렇게 요령을 부려서 일어나는 거야. 두고보라고.”
# 그 시간 이명박과 정동영, 김정일이 마주앉아 있다. 장소는 고려시 청사 내 특구 장관실. 두 시간쯤 먼저 온 이명박이 특구 시찰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김정일이 도착한 것이다. 벽시계가 오후 7시 25분을 가리키고 있다. 그때 자리에서 일어선 정동영이 웃음 띤 얼굴로 둘을 번갈아 보았다.
“회의실에서 두 분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요.”
“아, 그렇군요.”
하고 이명박이 그때야 알았다는 시늉으로 예의를 차렸지만 김정일은 잠자코 일어섰다. 옆방이 회의실이다. 정동영은 따라오지 않았으므로 둘은 나란히 옆방으로 들어선다. 5평쯤 되어 보이는 방에는 원탁이 하나 놓였고 자리에 앉아 있던 조순형과 장성택이 일어섰다. 남북한 지도자 둘은 각각 수행원 한 명씩만 대동하고 자리에 앉았다. 독대(獨對)다. 그때 방문이 열리더니 김정은이 서둘러 들어섰다. 따로 도착한 것이다.
“늦었습니다.”
뒷머리에 손을 대며 인사하는 김정은의 동작이 어린애 같다. 웃음 띤 얼굴로 머리만 끄덕인 이명박이 무심코 김정일을 보았다가 숨을 들이켰다. 김정일이 빨아들일 것 같은 시선으로 김정은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의식한 김정은이 이번에는 김정일을 향해 다시 한 번 머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앉아요, 김 수석.”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는 듯 이명박이 옆쪽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서는 존댓말에 직책까지 부른다. 그때 김정일이 머리를 끄덕였으므로 김정은은 자리에 앉았다.
원탁에 이명박, 김정은, 김정일, 장성택, 조순형의 순서로 앉았다. 이명박은 좌우에 김정은과 조순형, 김정일은 장성택과 김정은이 앉은 셈이다. 먼저 입을 연 이는 김정일이다.
“내가 좀 급해서 이렇게 뵙자고 한 겁니다.”
어깨를 편 김정일이 똑바로 이명박을 보았다.
“제4군단장 김격식이 중국의 사주를 받고 있어요. 아마 조만간 서해안 전선에서 도발을 일으킬 것 같습니다.”
“어떻게 말입니까?”
놀란 이명박이 묻자 김정일이 쓴웃음을 지었다.
“가장 안전한 위협수단은 포격이라고 믿는 놈이요. 그동안 여러 번 예행연습을 했지요.”
방 안에는 숨소리도 나지 않는다. 모두 김정일을 응시한 채 몸을 굳히고 있다. 다시 김정일의 말이 이어졌다.
“아마 연평도를 포격할 겁니다. 연평도 남조선군이 대응사격을 하다 말 것이라는 점도 우리 측은 오래전부터 예측하고 있었지요.”
“….”
“아직까지 남조선군은 즉각 응전 체제나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을 것이오. 역대 정권에서 많이 짓눌렀으니까 말입니다.”
그러고는 김정일이 길게 숨을 뱉는다.
“내가 왜 이런 기밀을 털어놓는지 이 대통령은 짐작하고 계실 겁니다.”
“압니다.”
이명박이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헛기침을 한 이명박이 말을 잇는다.
“위원장님의 남북한 평화공존을 위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자 김정일이 다시 웃었다. 그 웃음이 처연하게 느껴져서 조순형은 숨을 들이켰다. 그때 김정일이 이명박을 똑바로 보았다. 두 눈이 번들거리고 있다.
“내 아들을 잘 부탁합니다.”
“아, 그, 그건….”
이명박이 손까지 저으며 말을 잇는다.
“염려하지 마십시오, 위원장님. 제 아들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공화국 인민들도 잘 부탁합니다.”
“아, 그거야….”
했다가 숨을 들이켠 이명박이 김정일을 향해 웃었다. 일그러진 웃음이다.
“위원장님. 우리 같이….”
“난 얼마 못 삽니다.”
그 순간 방 안에 다시 정적이 덮였다. 조순형은 눈만 부릅뜬 채 숨을 죽였다. 장성택은 머리를 숙인 터라 콧날만 보였고, 김정은의 두 눈은 물기로 덮여서 금방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 이명박이 그래도 차분했다. 어금니를 악물고 있던 이명박이 묻는다.
“위원장님, 그렇게 마음 약한 말씀은 하지 마시고요.”
지난번 평양에서도 김정일은 그렇게 말했다. 혈관 계통에 이상이 발생한 이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은 세상 사람이 다 안다. 그때 김정일이 입을 열었다.
“그것이 오늘 뵙자고 한 가장 큰 이유요, 이 대통령.”
“위원장님, 저는 그게 무슨 말씀인지….”
“의사는 내가 갑자기 사망할 가능성이 많다고 했습니다. 몇 달 안에 말입니다.”
다시 이명박이 입을 다물었고 김정일의 말이 이어졌다.
“그것이 내일 아침이 될지, 한 달 후, 또는 반 년 후가 될지 알 수 없지만.”
“….”
“뒷일은 이 대통령께 맡겨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위원장님.”
“잘 부탁합니다.”
“그, 그것은….”
“그리고 참.”
어깨를 편 김정일이 이명박을 보았다.
“내가 어떻게 되는 날까지 핵은 폐기하지 않을 테니, 그 후에 이 대통령께서 자연스럽게 인계받는 형식을 취하시면 될 겁니다. 그럼 한국이 핵보유국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고는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웃는다.
“일본과 중국이 펄쩍 뛰겠지만 말입니다.”
# “무슨 일이야?”
다가선 서상국이 묻자 오종택이 손부터 내밀었다.
“가져왔어?”
서상국이 주머니에서 접혀진 봉투를 꺼내 오종택의 손에 쥐어주었다. 100달러짜리 10장, 1000달러다.
“갑자기 달러는 왜?”
“갈 데가 있어서.”
반쯤 몸을 돌린 오종택이 허공에 뜬 목소리로 말했다.
“곧 연락할게.”
“야, 너 지금 어디 가는데?”
하고 서상국이 물었지만 이미 등을 돌린 오종택은 발을 떼는 중이다.
“저 자식이 정말.”
투덜거린 서상국이 입맛을 다시고는 시계를 보았다. 오후 2시 반이다.
# “콰앙!”
폭발음이 들린 순간 정병수는 입을 딱 벌렸다. 바로 눈앞의 민가 지붕이 쪼개지는 것 같더니 다음 순간 불기둥과 함께 하늘로 솟아올랐다.
“아이고!”
가스가 터진 것이다. 놀란 정병수가 두 손으로 머리를 싸쥐었을 때 다시 폭발음이 울렸다.
“꽈앙! 꽝! 꽝!”
한두 군데가 아니다. 왼쪽 골목 지붕이 폭발하면서 슬레이트가 하늘로 치솟았다.
“아악! 전쟁이다!”
57세 정병수는 만 35개월 동안 군대생활을 했다. 그러니 한눈에 그것이 군(軍)의 포격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바로 NLL 건너편의 북한군 포대에서 쏘는 것이다.
# “시작했다!”
제159전투비행대대장 백만기 중령이 조종간을 움켜쥐고 말했다. 지금 백만기가 이끄는 2개 편대 KF-16 8기는 연평도 동남방 45km 상공을 나는 중이다. 그때 다시 서해상에 떠 있는 또 다른 2개 편대장 오철민 중령이 짧게 말했다.
“우리 팀은 무도를 친다.”
무도에서 연평도로 포격을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백만기의 목표는 해주에 있는 제4군단 사령부다. 백만기가 짧게 지시했다.
“목표는 B. 10초 후 발사한다.”
이미 며칠 전부터 수없이 연습해온 작전이다. KF-16 8기가 발사 대형으로 벌려 섰고,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각 KF-16에는 AGM-84 하푼(Harpoon) 공대지미사일이 4기씩 탑재되어 있다. 사정거리가 110km인 하푼은 발사대기 상태다.
“발사.”
백만기의 외침과 함께 하푼 32기가 해주에 있는 제4군단 사령부를 향해 날아갔다.
# 15분 후인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52분, 연평도에 포격을 했던 서해 NLL 북방 북한 제4군단 소속 무도방어대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포대가 잿더미에 묻히는 바람에 섬만 남은 것이다. 또한 해주의 제4군단 사령부는 건물과 지하 참호까지 붕괴돼 군단장인 김격식 대장, 참모장 이강수 상장까지 폭사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리고 한 시간 후 그것은 사실로 판명났다. 한국 시청자에게 낯익은 아줌마 아나운서가 등장하더니,
“김격식 대장과 이강수 참모장이 폭사하아였다.”
하고 이례적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아줌마의 다음 말이 한국 시청자를 아연하게 만들었다.
“이번 쌍방의 폭격은 오해가 있었기 때문에 즉시 중지하기로 합의하아였다.”
빨리 끝난 전쟁이었다.
작가 / 이원호
자료출처 : 주간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