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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유수초교-실봉산-화개 진주분기점-거리재-무선산-돌장고개
*참가자 : 이재근, 이인식, 옥영동, 윤재희(이상 4명) *산행일 : 2007년 10월 27일 만추의 정감을 느끼며 가을 속으로 지리산에서 출발한 낙남 줄기는 진주 근교까지 내려옴에 따라 접근하기가 쉬워진다. 사천을 지나자마자 축동에서 빠져나간 일행은 유수초등학교(폐교)에 이르러 08:00 산행을 시작한다. 건너에는 지난번 산행 종점이 보인다. 폐교 운동장은 풋살경기장으로 시설을 개조하였고 일행은 민가 옆을 지나 이슬을 털면서 산으로 올라간다. 산자락에는 철 지난 밤송이가 뒹굴고 늦가을 잘 익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밤나무 과수원을 지나 첫 봉우리(171)를 지나고 105봉을 넘으니 08:50 유수와 신촌을 잇는 고갯마루에 도착한다. 도로를 건너자 관상용으로 심은 소나무들이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였는지 수형이 좋지 않다. 나무 사이를 헤집고 비탈을 오르니 128봉이다. 09:20 임도를 가로지르고 고갯마루까지 이어지는 포장도로가 보인다. 도로 양편에는 감나무와 두릅을 재배하는 농원이 자리하고 길가에는 들국화가 만발하여 가을의 정취를 더해가고 있다. 고갯마루에 다다를 즈음 길은 오른편 숲속으로 방향을 바꾼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숲으로 들어서자 야생감이 서리를 머금은 채 가을 햇살을 받으며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오른편으로 방향을 돌리더니 이내 경사가 급해지고 09:35 179봉을 올라선다. 왼편으로 기적을 울리며 화물열차가 경전선을 타고 터널 속으로 들어간다. 두릅으로 뒤덮인 야산 기슭을 내려가며 09:55 실봉산을 넘고 완만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산사면 좌우에는 온통 두릅나무 재배단지가 펼쳐지면서 계속 진주 방향으로 내닫는다. 차량들이 달리는 소음이 가까이 들려온다. 대전-통영을 잇는 고속도로가 숲 사이로 보이고, 일행은 고속도로를 따라 나란히 진주분기점까지 내려간다. 분기점이 가까워지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에너지를 충전한다.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낙남의 줄기는 잘려지고 애써 산줄기를 이으려고 비산비야를 형성한다. 마지막 과수원을 지나 마을로 이어지는 곳에는 저수지가 있고 굴다리를 지나 진주와 사천을 잇는 도로에 선다. 10:38 신호등에 유의하며 길을 건넌 후 다시 2개의 굴다리를 건너 정촌면으로 향하다가 마을 끝에서 왼편으로 돌아선다. 농기구를 보관하는 굴다리를 통과하고 외딴 과수원 민가를 지나 오른편 묘지 사이로 들어서니 바로 위로 110봉이 보인다. 산줄기가 맥을 이어가지 못하여 길을 찾느라 고전을 면하지 못한다. 이제는 고속도로를 오른편에 두고 절개지를 지나 무성한 풀을 헤치며 정상으로 오른 다음 과수원 임도를 따라 내려선다. 포장도로를 지나고 와룡산을 향해 오른다. 산허리에는 후손의 지극한 정성으로 잘 조성된 납골묘가 있다. 와룡산 정상에서는 정맥이 이어지는 산줄기를 찾기가 쉽지 않다. 다시 걷고 싶은 호젓한 대나무 터널 숲을 지나 채소밭 언저리를 따라 조심스레 지나면 7기의 진동장씨 묘지가 나타나고 길은 잘 조성된 대나무 숲으로 변한다. 토종 대나무 숲길은 널따란 폭으로 잘 정비되고 터널을 이루어 산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한참을 이어가던 대나무 숲이 끝나고 감나무 과수원이 줄을 잇는다. 주렁주렁 매달린 감을 피해 걸으려니 밤나무 숲보다 나아가기가 힘들다. 12:00 숲을 벗어나 과수원 막사가 있는 그늘진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식사 후 길은 왼편으로 꺾어 돌면서 산불초소를 지나고 12:30 이윽고 외딴집에 이른다. 13:00 112봉을 지나고 과수원을 거슬러 오를 즈음 과수원에서 감을 따는 인기척과 함께 라디오 소리만이 들리고 사방은 고요하다. 다시 도로를 건너 호젓한 산길로 접어든다. 왼편으로는 남강 줄기가 너른 들판을 가로 질러 흐르고 주변은 비닐하우스로 가득하다. 멀리 2번 국도가 희미하게 멀어지고 길은 사천 방향으로 내려간다. 13:30 거리재에 이르면서 도로를 따라 10여분을 이어간다. 축협 한우목장을 지나 과수원 옆으로 난 비탈을 오르니 숨이 가빠온다. 166봉을 지나면서 왼편의 남강 물줄기는 갑자기 90도로 꺾어 돌며 멀어져간다. 산은 숨 돌릴 틈도 없이 가파르게 오르고 247봉으로 향한다. 14:34 247봉을 넘더니 14:39에는 245봉마저 넘는다. 이제 오늘 산행에서 금곡과 정촌을 잇는 마지막 도로가 보이고 묘지 옆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하고 1시간 이내에 산행을 마치기는 힘들 것 같다. 도로를 가로질러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서니 무선산이다. 바닥 난 체력을 회복하려 안간힘을 쓰며 무선산에서 왼편으로 돌아 내려와 다시 오르막을 거쳐 오늘의 최고봉 174고지를 향한다. 오른편으로 차량들이 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지금부터는 고속국도와 나란히 하며 줄기가 형성된다. 가까이 다가서는 듯 하더니 다시 멀어지는 길은 185봉을 지나고 다시 가까이 다가선다. 마침내 16:00 200고지에 다다르자 사천 개인택시를 부르고 선두는 쏜살같이 내리막을 달려간다. 고속국도와 함께 나란히 달리는 사천-고성 간 지방도에 도착한 시각은 16:30이다. 도로에는 택시가 먼저 와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후미는 선두보다 10여분 늦게 도착하였다. 마침 사천에는 우주항공엑스포로 택시를 이용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일행은 사천을 거쳐 유수에 도착한 다음 혼잡한 고속국도를 피하느라 들락날락거리며 부산에 도착한 시각은 20:00이었다. 오늘 산행은 꽤나 먼 거리로 30여km는 되어 보이고 시간도 8시간30분이나 걸렸다. 다음 산행은 정기산행으로 지리산 심원계곡입니다. 아름다운 가을 단풍을 만끽하는 즐거운 산행이 되길 바랍니다. <숭악사관 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