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18년 7월 22일 (일)
o 날씨: 맑음 (폭염, 38℃)
o 산행경로: 397지방도(2291부대) - 안현JC - 소사고교 - 하우고개 - 성주산 - 장수IC - 철마산 - 만월산 - 부평아트센터(백운공원)
o 산행거리: 22.9km
o 소요시간: 8시간 30분 (휴식 1시간 반)
o 지역: 경기 시흥, 인천시
o 일행: 울산다물종주클럽
o 산행정보: 성주산, 만월산
▼ 코스지도
며칠째 계속되고 있는 사상최고수준의 폭염...
집에 있어도 한증막 같은 상황이라 차라리 이열치열이라는 자기체면을 걸며 오늘도 산속으로 떠납니다.
울산의 유명산악회를 따라 나선 한남정맥길...
4시간의 이동 끝에 도착한 들머리는 아침시간인데도 벌써 한여름의 무더위가 느껴집니다.
오늘 한남정맥길은 397지방도(2291부대앞)에서 아나지고개까지 약 30km 구간입니다.
▼ 들머리 (2291부대앞)
2291 부대 앞에서 채비를 갖추고 출발을 하는데...
어라...
대부분의 일행들이 군부대 뒷산으로 연결되는 정맥길을 버리고(?) 금오로를 따라 걸어가고 있습니다.
정맥길에는 군부대 뒷편으로 양지산을 경유하여 안현JC로 연결됩니다만,
군부대의 철조망을 우회하자면 어쩔수 없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갓길을 걸어야 하는 위험도 있고
또 가시덤불 등이 많아 여름철에 통과하기에는 여러가지로 불편함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편의상 우리처럼 금오로를 따라 걷는 정맥꾼들도 많다고 하네요...
▼ 대체도로 개념도
시작부터 정맥길을 벗어났다는 찜찜함이 있지만
좋게 생각하면 "굳이 위험하고 불편한 길을 갈 필요가 있냐"는 자기 합리화를 하며 일행들을 따라 갑니다...
말 그대로 서비스 구간입니다.
경기자동차과학고등학교도 지나고
안장사도 지나고...
그러다가 양지산 산림욕장 방향의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좌틀하여
양지산 산림욕장 입구에서 원정맥길과 합류합니다...
그리고 제2경인고속도로 안현JC 부근의 지하통로를 통과하면...
... 다시 야산으로 들어가 짙은 수풀을 헤치면서
비룡사를 지나 계수로에 있는 삼십고개로 이어갑니다...
▼ 삼십고개
삼십고개 건너편에 '성바오로 피정의 집'이 있습니다.
정맥길은 '피정의 집' 우측으로 돌아야 하지만,
'피정의 집' 출입문을 들어가자마자 우측 숲속으로 올라가면 좀 더 편안한(?) 등로가 있습니다...
'피정의 집'을 둘러싸고 있는 철조망 밖으로 보이는 정맥길은 좀 더 자연그대로(?)의 모습이네요...
길을 찾아 어쩔수 없이 철조망도 넘고...
▼ 시흥 아파트단지
▼ 소래산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소래터널
야산이기도 하고 샛길이 많아 어디가 정맥길인지 헷갈립니다.
그래봐야 그게 그것이지만...
야산을 내려오면 대야교차로를 건너 부천대학교를 지나 소사고등학교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산길이 아니다 보니 산꾼들은 이런곳에서 알바를 오히려 많이 합니다...
▼ 대야교차로
▼ 소사고등학교앞 건널목
등로는 소사고등학교 건널목을 건너 맞은편 야산으로 이어집니다.
벌써 땀이 비오듯 쏟아지네요...
이곳은 시흥시와 부천시의 둘레길도 거미줄처럼 얽혀있어
정맥길이 둘레길이고 둘레길이 정맥길이 됩니다.
여우가 출몰했다는 여우고개,
도적들을 피해 가파른 고갯길을 서둘러 오른후 고갯마루에서 안도와 함께 '하우~ 하우'하는 거친 숨소리를 내쉬었다는 하우고개를 지나갑니다...
▼ 여우고개
숲속에 바람 한점 없다보니 시원한 것이 아니라 한증막 같은 느낌이 듭니다.
뜨거운 태양의 직사광선은 피하게 되지만 숨이 막힐 것 같은 후덥지근함은 피할 방법이 없네요...
▼ 하우고개
하우고개 위쪽이 성주산인데 정자의 나무기둥에 매직으로 '성주산'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곳에 앉아 바람을 기다려 보지만...
이미 하의는 땀으로 범벅이 된 상태입니다.
작년 이맘때 전원 중탈했던 호남정맥의 묵방산 구간이 떠오르네요...
성주산은 와우산(臥牛山)이라고 불렸는데, 도시화가 이루어지기 전인 1960년대만 하여도 벌막 쪽에서 소가 앉아 있는 산세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성주산에도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어 철조망이 길을 안내합니다.
그 아래 전진아파트가 있는 곳이 와우고개...
▼ 와우고개 (까치울)
와우고개에서 다시 거마산을 향해 올라갑니다.
거마산 아래의 갈림길에서 우측은 약수터, 정맥길은 직진해야 합니다.
이런 곳에서 정맥길을 구분할 필요가 있나요?
상당수의 일행들이 시원한 물을 찾아 약수터 방향으로 향합니다...
거마산 정상에도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는지라 등로의 이정표 아래에 '거마산'이라는 작은 표지판에 세워져 있습니다.
트랭글도 이곳에서 '뱃지'를 발급하고...
거마산 지역에는 군사훈련 시설이 많이 보입니다.
옛날 훈련병 시절이 생각나는데... 그때는 고역이었고, 지금은 추억이 되었네요.
거마산을 내려오면 장수IC를 통과해야 합니다.
비루고개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서울외곽순환고속도와 일반도로가 만나는데, 길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서울외곽고속도로 아래에서 '무내미로'를 따라 좌틀한후 그 아래에 있는 지하통로를 통해 '무내미로'를 건너야 합니다.
한남정맥길을 걷고 있는 것인지, 한남정맥길을 찾아 숨바꼭질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 장수IC 고가도로(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수현로를 따라 걷습니다.
일행중 일부는 점심을 매식하겠다고 식당을 찾아 들어가고
일부는 버스를 타고 만수동 아파트촌으로 움직이고...
덥다보니 정맥길을 고집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수현로에서 등로는 다시 숲속으로...
다음지도에는 '물넘이뒷산' 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네요.
이곳도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어 정상부근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덥다 덥다 덥다...
더위 때문인지 다리에 경련이 일어납니다.
아직 절반도 못왔는데...
▼ 멀리 송도방향
철마산을 통과했는데...
딱히 표지판이나 정상석이 없으니 어디인지 잘 모르겠네요.
▼ 철마산(?)
▼ 계양산 방향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만월로를 만나고...
SK주유소 옆으로 걸려있는 '만수~만월산 연결 구름다리' 를 통과하여 만월산으로 가야 합니다...
▼ 만수~만월산 연결다리
일단 점심을 해결해야 하니..
간석동 아파트단지 상가로 내려와 시원한 콩국수(안동국수집)와 냉커피로 산행의 피로를 덜어냅니다.
더위를 피해 에어컨 밑에 있으니 다시 산으로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지네요.
한숨 푹 잤으면...
그래도 가야 하겠지요...
구름다리를 건너고 KBS중계소를 지나갑니다...
저멀리 팔각정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곳에 앉아 아니 누워 좀 쉬어야 겠다는 일념(?)으로 지친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런...
팔각정도 목좋은 곳은 이미 만원이고
일행들도 그냥 지나가네요...
팔각정 위쪽이 만월산 정상입니다.
해발고도 187m 밖에 되지 않는데 무슨 수백미터 고지를 올라온 기분입니다.
사정없이 내리쬐는 뙤약볕이 무섭습니다.
오늘 서울기온이 38℃로 1994년 이후로 7월중 가장 더운 하루였다고 하네요...
만월산은 산의 흙색이 붉고 산세가 기러기가 내려앉는 것 같다고 해서 주안산(朱雁山)이라고도 불려 왔으며,
약사사와 약산공원이 있어 약산(藥山)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 청라방향
허벅지의 근육경련이 심해집니다.
요 근래에는 다리에 쥐가 난 경우가 별로 없었는데... 아무래도 날씨 요인이 큰 것 같습니다.
너무 덥고, 몸 상태도 그렇고 해서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에 백운역에서 중탈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부평삼거리역 건널목을 건너 다시 숲속으로...
▼ 부평삼거리역 건널목
중탈하기로 마음을 먹고 나니 몸과 마음이 더 쳐집니다.
기운도 없어지고
의욕도 없고...
언덕위 법성산 평지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아 감질나는 바람을 맞으며 시간을 보내고...
▼ 법성산(?)
야산에서 내려와 다시 도시로...
그 아래에 부평아트센터와 백운공원이 있고, 우측에 백운역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정맥길은 이곳에서 구루지고개와 원적산을 넘어 아나지고개로 이어지는데...
그 구간은 다음으로 남겨두고 이곳 부평아트센터에서 오늘 산행을 마감합니다.
▼ 부평아트센터
택시를 타고 날머리인 아나지고개에 왔더니
대부분의 일행들이 중탈하여 먼저 도착해 있거나 연이어 도착을 합니다.
몇명 완주한 일행들은 이보다도 2시간을 훌쩍 넘겨 도착을 했습니다.
작년 묵방산 구간에 이어 두번째 중탈을 경험(?) 했는데 조금 아쉽지만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원한 맥주로 더위와 피로를 털어내고...
곤드레비빔밥과 청국장으로 배를 채우고...
식당 사장님께서 내 놓으신 50년산 더덕주 한잔에 뿅~~
다음주는 금남
그 다음은 한남금북....
이 뜨거운 여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