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필
(자서를 겸하여)
책 읽는 사람의 수는 줄어드는데 신간(新刊) 서적은 홍수로 쏟아지는 세상입니다. 활자문화를 기피하는 시대에 미숙한 원고를 책으로 출간해야 하는가? 망설여집니다. 외화로 수입한 종이를 절약한다는 이유로 인터넷에 실었습니다. 현재 고속 인터넷이 천 삼백 만대나 깔렸다고 합니다. 유사이래 없었던 일이기는 합니다. 새로운 책 문화의 시도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빼앗긴 땅에서 제국신민(帝國臣民)으로 태어나 조국 광복의 환희를 보았고. 동족상잔의 피비린 내나는 참상도 보았습니다. 폐허를 집고 일어선 조국이 지금은 세계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조국과 함께 역경을 살아온 기록이니 후손들에게는 유훈이기도 하고 독자들과는 사라져가는 문화를 함께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졸고(拙稿)를 무릅쓰고 인터넷에 블로그를 열고 실습니다.
바쁜 일상의 자투리 시간에 만난 수필이 내 인생의 길잡이가 되었고 근자에는 역사바로세우기 운동과 수필 쓰는 즐거움이 삶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재능에 넘치는 줄 알면서도 녹색천지의 꿈을 안고 자라는 연약한 새싹 같은 글을 쓰고도 싶고, 막혔던 구멍이 뚫린 때처럼 통쾌하고 시원한 글도 쓰고 싶습니다. 비 그친 하늘의 쌍무지개처럼 오색찬란한 채색의 글도 쓰고 싶습니다. 월드컵 때처럼 흥분하고 조바심하며 박장대소로 스트레스가 풀리는 그런 글도 쓰고 싶고, 정의(正義)가 불의(不義)에 꺾인 때는 두 주먹 불끈 쥐고 독자와 함께 욕 짓거리 퍼부으면서 울분(鬱憤)을 토로하는 그런 글도 쓰고 싶습니다.
수필을 고백(告白)의 문학이라 하고, 나체(裸體)의 문학이라고도 합니다. 그렇다고 홀랑 벗고 독자들 앞에 나서면 부끄럽기도 하지만 흉물스러울 것이니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라는 것이 선인들의 요구인 듯합니다. 한국 수필의 선구자이신 피천득(皮千得)은
‘수필은 청자연적이다. 난이요, 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빛깔은 찬란하거나 화려하지 말고, 독자를 흥분시켜서도 안되고, 누애의 입에서 나오는 액(液)이 고치가 되듯 쓰라고 하였고, 인생의 達觀과 洞察이 있어야 하나 글의 배면에는 영혼의 존재를 잊지 말아야 하며, 유머와 위트가 있고 만화적 특징이 있으면 더욱 좋다고 하였습니다.
선학들의 이론을 따르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새로운 문화가 전파매체로 전달되는 시대입니다. 그러니 활자 문화도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문화가 급변한다는 것은 지식의 유효기간이 그만큼 짧아진다는 말이니 새로운 지식의 공급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필이 인생길에 네비게이션(navigation)같은 역할을 할 수는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초행길에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으면 엇갈린 길 걷지 않고 찾아갈 수 있듯이. 수필이 인생의 길잡이가 되는 그런 글이면 좋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수필을 쓰는 사람도 보람이 있고 읽는 즐거움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네비게이션은 기존의 길을 찾아가지만 인생길은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언제나 새 길이니 수필이 인생 길의 길잡이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인류는 수 억년을 살아 왔으니 그 역사적 경험에서 인생의 행로를 찾아 예시한다면 행복한 미래의 길로 인도할 수 있을 듯도 합니다.
수필이 체험문학이나 고백(告白)문학으로 머물지 말고 암초위에 세워진 등대이거나 고공의 전선에 매달린 적신호의 역할로 변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수필집은 그동안 여기저기에 발표하였던 글들과 미발표의 글들로 편성하였습니다, 제1부는 생활의 편린들이고 제2부는 지금 기록해 두지 않으면 사라질 문화들이고 제3부는 소망과 희망으로 편성하였습니다.
읽어주신 고마움에 답하는 의미로 각부의 말미에 단문(短文)의 삽화(揷話)를 배치하였습니다.
그 하나는 손톱 밑으로 돋아나는 사마귀로 고생을 하였으나 외과수술을 받지 않고 치유한 경험이고, 둘째는 발톱이 살을 파고들어 불편하던 걸음걸이를 치유한 경험이고, 셋째는 치질 수술의 후유증을 치유하다가 남성이 양생된 경험입니다. 읽다 눈이 피로하실 때 잠깐 쉬도록 휴식 공간을 두었습니다. 들춰 보시고 활용하시면 합니다. 본인의 체험담입니다.
2010년 6월 일
부산진구 개금동 우거(寓居)에서 筆者 白富欽 씀.
수필집을 책으로 엮지 않고 전자 매체에 실은 것은 유사 이래의 전통을 벗어난 일이기는 하나 읽지도 안을 책을 발간하여 수입 종이의 낭비하는 관습에서 벗어나자는 이유에서 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불편을 줄이는 뜻에서 인터넷 도매인 두 곳에 블로그를 개설하였습니다. 그 하나의 주소는 (http.//blog.daum.net/booheum)이고 또 하나는 (http.//blog.naver.com./bbooheum.입니다. 한국문인협회의 홈패이지 회원 작품란에도 실었습니다. 블로그 열기가 불편하시면 daum이나 naver을 열고 처음 나타난 검색 창에 한글로 백부흠 이라고 입력하시고 검색하면 백부흠의 글이 뜹니다. 그 글의 말미에 녹색으로 주소가 뜹니다. 거기를 클릭하면 ‘백공자의 세상‘이 저의 블로그 입니다. 책 문화의 새로운 시도라는 명분으로 불편을 드려 미안합니다. 수필집의 내용은 주제별로 정리하여 한편 한편 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