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P(United Nation Environment Programs, 국제연합환경회의)의 지구 사막화 평가(1990∼1991)에서 사막화란 '부적절한 인간활동에 기인하는 건조, 반건조, 건성 반습윤 지역에서 토지의 황폐한 현상'이다.
여기서 말하는 토지는 토양, 수자원, 지표면, 식생 또는 농작물로 구성된다. 황폐는 바람이나 물에 의한 토양 침식, 퇴적 또는 자연 식생의 장기적인 감소 및 수확량의 감소, 토양의 산성화·알칼리화를 가리킨다고 말하고 있다.
사막화는 사막의 주변에서 발생하기 쉬우나 반드시 사막 자체의 확대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강한 인위적 충격이 작용하면 사막에서 떨어져 있는 반습윤 지역에서도 사막화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막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다시 원상태로 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적인 현상이 되어 버리는 점이다.
UNEP에 따르면 지구의 전체 육지 면적의 47.2%가 건조지역에 포함된다. 건조지역은 연 강수량과 가능 증발량의 비율을 지표로 하여 초건조, 건조, 반건조, 건조 반습윤의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초건조에서 건조로 분류되는 지역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사막이다. 사막은 전체 육지 면적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개 위도 15도에서 35도의 아열대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현재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거나 그 위험에 있는 지역은 초건조 지역 주변에 위치하는 약간 습윤한 지역이다.
UNEP가 1991년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이미 사막인 지역을 제외한 건조지역 중 약 20%의 지역에서 토양 황폐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또 약 50%의 지역이 토양 황폐를 수반하지 않는 식생(植生, 어떤 장소에 모여 살고 있는 특유한 식물의 집단)들이 황폐화에 노출되어 있다. 이들을 모두 합하면 건조지역의 약 70%에 해당하는 약 36억 ha(1ha=1만 ㎡)가 어떠한 토지 황폐(사막화)의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사막화의 원인
1. 자연적 원인
사막의 형성원인에는 자연적 원인과 인위적 원인 두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먼저 자연적 원인으로는 지구의 대기 대순환의 변화에 따른 고기압대와 저기압대가 변동하여 고기압대가 위치한 곳에서 비가 오지 않게 되어 사막화되는 현상을 들 수 있다. 그 예로 사하라 사막을 들 수 있다.
사하라 사막은 기원전 5000년전경에는 히프시 사마르라는 "녹색사하라"하고 불려지는 시기하 있었다. 이 시기에는 현재보다 평균 기온이 1℃ 정도 높았고, 비도 많이 내렸다고 한다. 현재 알제리 남서부 산악지역의 암벽에 조각되어져 있는 그림에는 당시 사람들의 모습 이외에 하마나 악어 등의 대형 수생 동물이 그려져 있어 현재의 사하라 사막 주위는 물로 덮여져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사하라 사막 상공에는 고기압이 이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비가 오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어 결국 사막화가 이루어진 경우다.
최근에 사막화로 주목을 모은 지역으로는 사헬(Sahel) 지대가 있다. 사헬이란 아라비아어로 '가장자리' 라는 뜻인데, 사하라 사막 남쪽의 습윤지역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연 강수량 200㎜의 등치선(等値線)의 변화를 보면, 1950년 이후 약 300㎞나 남하하고 있다. 사막의 남쪽 한계는 연 강수량의 평균치 200㎜의 등치선과 대략 일치한다. 결국 사막이 될 수 있는 지역이 약 300㎞나 남하한 것이다. 사헬 지역에서의 사막화의 원인은 결국 강수량의 감소라는 자연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다. 여기에 지나친 방목과 경작, 수목의 과잉 벌채 등 원위적인 원인도 한 몫을 하여 사막화를 유발하고 있다. 사헬과 그 남쪽에 위치한 수단 지대 서부에서는 1961년부터 1967년까지 매년 200만 ha의 비율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황토(黃土)는 이름 그대로 황색 또는 회색을 띤 황색의 흙으로서 0.01∼0.05㎜의 알갱이로 이루어진 퇴적물이다. 중국의 황토 고원의 황토는 타클라마칸 사막이나 중갈 사막 등 중국 서북부 사막의 잔모래가 북서풍에 실려서 이 지역에 툊거한 것이다. 중국 북부의 황하강 중류역에 펼쳐진 황토지대는 그 범위가 특별히 넓어서 세계 최대 규모이며, 퇴적의 두께는 평균 40∼50㎝, 최대 400m나 된다. 황토 고원의 많은 부분은 물에 의한 침식이 사막화의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황토 고원의 표고는 1,000∼2,000m, 연 강수량은 300∼450㎜이며, 강수의 60∼70%가 7월∼9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내린다. 그리고 황토는 물의 침식에 대해 무른 암질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집중하여 강수가 있을 경우 침식하게 된다. 이러한 자연적인 원인과 더불어 청나라 시대에 급격한 인구 증가로 인한 대규모 삼림 벌채와 초지 개간이 실시되었다. 이러한 인위적인 원인으로 현재의 황토 고원은 깊은 침식 계곡이 무수히 새겨진 불모의 구릉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
2. 인위적 원인
이렇게 자연적으로 사막화가 된 경우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현재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인위적인 원인에 의한 사막화는 인류가 관심을 가져야만 할 것이다. UNEP의 사막 방지 회의에서 세계 45개 지역의 사막화 현상을 조사한 결과, 이상 기후나 기상 조건의 변화로 인한 자연적인 원인에 의해 사막화가 된 경우는 13% 정도이고, 나머지 87%는 인류의 인위적인 영향에 의한 사막화가 이루어졌다고 추정하고 있다.
최근에 와서 인위적인 원인에 의한 사막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이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효과 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대기의 기온이 상승하여 사막화가 더욱더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또한 삼림의 벌채나 빗물의 산성화로 인해 토양이 산성화되어 식물이 살 수 없는 사막화로 발전되기도 한다. 삼림 벌채에 의한 인위적인 사막화의 대표적인 예가 아프리카의 사헬 지방과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이다.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는 열대 우림 등의 삼림 파괴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량을 증가시켜 지구 온난화를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지구환경오염의 모든 문제와 관계가 있으며, 특히 사막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관개농업으로 물이 과잉 공급되면 지하 수면이 상승하고 이로 인하여 지하수가 모세관 현상을 통해 지표로 스며나와 수분이 증발하게 된다. 그 결과 물에 포함되어 있던 염류가 지표로 석출된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토양이 염류화되어 사막화가 이루어 진다. 티그리스 강, 유프라테스 강의 지류에 위치하는 이란 북서부의 쿠르디스탄은 토양의 염류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의 농지는 고대부터의 염류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의 농지는 고대부터의 관개수에 의해 초래된 물질로 구성되어 있어서 석회가 풍부하다. 때문에 대량으로 관갤를 하면 단시간에 많은 양의 소금이 지표에 집적(集積)되어 소금의 대지로 변하게 된다.
오늘날에는 관개 설비가 정비되어 물을 자유로이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광합성의 효율이 높은 고온 건조기의 농작물 재배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 기상 조건에서는 증발이 매우 활발하기 때문에 토양의 염류화의 의한 사막화를 초래할 수 있다.
오늘날의 사막화는 인간활동에 의한 인위적인 요인이 큰 비중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조지대에서 반습윤 지대에 걸친 지역에서는 강수량의 변동이 크고 가뭄과 홍수가 빈발한다.
이러한 자연적인 원인이 사막화의 도화선이 된다. 이에 더하여 지나친 방목이나 경작, 삼림의 과잉 벌채, 화전, 적절하지 못한 관개, 대기오염 물질에 의한 지구온난화 및 산성화 등 인위적인 원인에 의해 사막화가 가속화된다. 사막화가 진행되면 식생 파괴, 토양 침식, 모래의 집적, 토양의 열악화 등 사막화 특유의 여러 현상이 나타나고, 최종적으로는 식량 생산의 기반 그 자체가 파괴되어 최악의 경우 식량난에 의해 인간 사회에 큰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
사막화의 방지대책
사막화의 방지를 위해서는 먼저 지구 관측 위성을 이용한 사막화의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즉, 넓은 범위의 사막화 과정, 정도, 분포 등을 파악하고 장기적으로 변화를 관측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사막화를 과정별로 분석하는 일도 필수적이다. 먼저 식생 황폐에 따른 사막화에 대해서는 식생의 변동을 해석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기상 위성 노아(NOAA)를 통하여 평면적인 생체량(Biomass)의 분포를 알 수 있다. 장래에는 식물의 생육형, 군락구조 등의 입체적 정보를 알아내는 일이 가능해 질 것이다.
또 토양 황폐에 수반되는 수반되는 사막화에 관해서는 지표면의 염류집적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토양 표층의 이화학적 성질을 모니터링하는 일이 필요하다.
기후 이변에 따른 사막화에 대해서는 지구의 대기가 사막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기후모델을 이용하여 평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막화에 관련된 다양한 현상을 파악하고, 그 분포와 시간적 변화를 종합적으로 관측해야 한다. 그리고 각각의 현상이 상호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이러한 사막화의 기초 연구와 함께 사막화에 대한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 요구되는 것은 단순히 첨단 기술의 도입만이 아니라 지역마다의 사막화 과정, 상황 그리고 그 배경이 된 자연적, 사회적 조건을 고려한 적절한 기술의 개발이다.
1992년 6월에 브라질의 리우데자이루에서 '지구정상회의(환경과 개발에 관한 국제 연합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채택된 '의제21(Agenda21)'에는 '사막화 방지 조약'의 체결을 검토하는 일이 포함되어 있다. 조약의 체결이 준비 단계에 들어감으로써 사막화 문제가 국제적으로 다루어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