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주의 Kantianism]
칸트의 글에 담긴 사상체계 또는 칸트의 글을 연구함으로써 생긴 이후의 철학.
성격과 유형
칸트주의에는 칸트처럼 철학을 수학이나 물리학 같은 과학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인간 인식의 성격과 한계를 탐구하는 데 관심을 가진 다양한 철학들이 포함된다.
이 철학들은 칸트의 비판적 정신과 방법을 공유하고 독단론, 사변적 자연주의, 비합리주의 등에 반대한다. 칸트주의의 다양한 조류는 경험 지식의 성격, 인간의 인식과 도덕행위를 가능하게 만드는 선천적 범주 구조의 성격, 인간의 대상인식 뒤에 숨어 있는 궁극적 실재인 '물자체'(Ding an Sich)의 지위, 인식과 도덕적 관계 등 칸트의 철학에서 비롯된 관심사들 가운데 몇 가지를 나름대로 선택하여 연구한다.
칸트의 철학체계는 인식의 성립에서 경험의 역할을 강조한 존 로크, 조지 버클리, 데이비드 흄 등의 영국 경험론과 아이작 뉴턴의 과학 방법론, 그리고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의 철학을 체계화한 크리스티안 볼프의 형이상학적 합리론 등 서로 다른 기원과 성격을 가진 요소들을 종합한 것이었다.
이러한 칸트의 비판철학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크게 3가지 유형, 즉 인식론적·형이상학적·가치론적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인식론적 칸트주의는 칸트의 비판철학을 인식론 또는 과학 인식과 방법론에 관한 순수이론으로 보는 유형이다.
인식론적 칸트주의는 다시 생리학 또는 심리학의 연구에 기초한 경험적 칸트주의, 논리학의 중요성을 강조한 마르부르크 학파의 논리적 칸트주의, 오스트리아의 알로이스 릴의 실재론적 칸트주의로 나눌 수 있다.
형이상학적 칸트주의는 비판철학을 형이상학 또는 존재의 성격에 관한 비판적 이론으로 보는 유형이다. 형이상학적 칸트주의는 독일 낭만주의의 선험적 관념론에서 출발하여 비판철학을 귀납 형이상학의 기초로 본 실재론으로 발달했다. 가치론적 칸트주의는 비판철학을 규범적·가치론적 반성이론으로 보는 유형이다. 가치론적 칸트주의는 칸트의 비판서인 3권( <순수이성비판 Kritik der reinen Vernunft>·<실천이성비판 Kritik der praktischen Vernunft>·<판단력비판 Kritik der Urteilskraft>)의 방법을 사유의 규범으로 해석한 가치론적 접근법과, 비판철학을 사회적·문화적·역사적 조건에 의존하는 사상체계로 본 절충주의적 또는 상대주의적 칸트주의로 갈라졌다.
칸트주의 운동은 형이상학 대신 과학을 강조한 반철학적 실증주의가 우세해진 시점을 기준으로 두 시기, 즉 1790년에서 헤겔이 죽은 1831년까지와 1860년에서 현재까지로 나눌 필요가 있다.
첫째 시기는 칸트의 주요저서 <순수이성비판>을 철저히 연구하고 교정하면서 시작되었으나 곧 독일 관념론의 낭만주의 경향과 뒤섞였다. 둘째 시기는 이른바 신칸트주의의 시기이며 전체적으로 실증주의에 반대했다. 초기 신칸트주의는 철학을 인식론과 과학방법론으로 환원했으며 20세기초부터 일어난 체계적 신칸트주의는 형이상학 체계를 세우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