爾時世尊重說頌言 宗趣與言說 自證及教法 若能善知見 不隨他妄解
이시세존중설송언 종취여언설 자증급교법 약능선지견 부수타망해
그 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설하여 말씀하시는 도다. 종취법상(宗趣法相)과 언설법상(言說法相)을 스스로 증득(自證)하고, 교법(敎法)을 만약 능히 잘 알고, 볼 수가 있다면, 다른 허망한 이해에 떨어지지 않는 도다.
如愚所分別 非是眞實相 彼豈不求度 無法而可得
여우소분별 비시진실상 피기부구도 무법이가득
어리석은 이들의 분별(分別)하는 바는 진실상(眞實相)이 아니나니, 저들은 어찌하여 바라밀(波羅蜜)을 구하지 않고, 법(法)이 없는 진실상(眞實相)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觀察諸有爲 生滅等相續 增長於二見 顚倒無所知
관찰제유위 생멸등상속 증장어이견 전도무소지
모든 유위(有爲)를 관찰하면, 생멸(生滅) 등이 서로 계속되어, 양변(兩邊, 二見)을 증장하고, 전도(顚倒)되어 아는 바가 없도다.
涅槃離心意 唯此一法實 觀世悉虛妄 如幻夢芭蕉
열반리심의 유차일법실 관세실허망 여환몽파초
열반은 마음과 뜻을 여의고, 오직 이 하나의 법(法)만 진실하도다. 세간을 관찰하면 모두 허망하나니, 환(幻)같고, 꿈같고, 파초같도다.
無有貪恚癡 亦復無有人 從愛生諸薀 如夢之所見
무유탐에치 역부무유인 종애생제온 여몽지소견
탐진치(貪瞋癡)도 없고, 또한 다시 애욕을 따라 모든 온(諸蘊, 五蘊)으로 생기는 사람도 없나니, 꿈 속에서 보는 바와 같도다.
爾時大慧 菩薩摩訶薩 復白佛言 世尊 願爲我說 虛妄分別相
이시대혜 보살마하살 부백불언 세존 원위아설 허망분별상
그 때, 대혜 보살마하살이 다시 부처님께 말하는 도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저희들을 위하여 허망(虛妄)한 분별상(分別相)을 설하여 주시옵소서.
此虛妄分別云何而生 是何而生 因何而生 誰之所生 何故名爲虛妄分別
차허망분별운하이생 시하이생 인하이생 수지소생 하고명위허망분별
이러한 허망한 분별은 어떻게 생기는 것이며, 왜 생기며, 무엇을 인(因)으로 하여 생기고, 누가 생기게 하고, 무슨 까닭으로 이름을 허망(虛妄)한 분별(分別)이라 하는 것입니까.
佛言 大慧 善哉 善哉 汝爲哀愍世閒天人而問此義 多所利益多所安樂
불언 대혜 선재 선재 여위애민세한천인이문차의 다소리익다소안악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도다. 대혜여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그대는 세간의 하늘과 사람들을 가엾고 불쌍하게 여기어 이 뜻을 묻나니,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는 바가 많고, 안락하게 하는 바가 많도다.
諦聽 諦聽 善思念之 當爲汝說 大慧言唯
체청 체청 선사념지 당위여설 대혜언유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여 생각할지로다.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설하리라. 대혜가 “예” 하고 말하는 도다.
佛言 大慧 一體衆生於種種境 不能了達自心所現 計能所取虛妄執著
불언 대혜 일체중생어종종경 불능료달자심소현 계능소취허망집착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도다. 대혜여 모든 중생들은 갖가지의 경계에서 능히 스스로의 마음에 나타난 바를 통달하지 못하고, 능취(能取)와 소취(所取)를 헤아려 허망하게 집착하나니,
起諸分別墮有無見 增長外道妄見習氣 心心所法相應起時 執有外義種種可得
기제분별타유무견 증장외도망견습기 심심소법상응기시 집유외의종종가득
모든 분별을 일으키고, 유무(有無)의 견해에 떨어지는 도다. 외도의 허망(虛妄)한 견해(見解)로 습기(習氣)를 증장(增長)하고, 심(心)과 심소법(心所法)이 서로 응하여 일어날 때, 유(有)와 밖의 뜻(外義, 外相, 外境)에서 갖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집착하여
計著於我及以我所 是故名爲 虛妄分別
계착어아급이아소 시고명위 허망분별
나와 나의 것을 헤아리고 집착하는 도다. 이러한 까닭으로 이름을 허망(虛妄)한 분별(分別)이라 하는 도다.
大慧白言 若如是者 外種種義 性離有無起諸見相 世尊 第一義諦 亦復如是
대혜백언 약여시자 외종종의 성리유무기제견상 세존 제일의체 역부여시
대혜가 말하는 도다. 만약 이와 같은 것이라면, 밖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뜻과 성품(性品)은 유무(有無)를 떠나고, 모든 견상(見相)을 일으킵니다. 세존이시여 제일의제(第一義諦 구경의 진리) 또한 다시 이와 같이
離諸根量宗 因 譬喩 世尊 何故於種種義言起分別 第一義中不言起耶
이제근량종 인 비유 세존 하고어종종의언기분별 제일의중부언기야
모든 오근(諸根, 五根), 헤아림(量), 종취(宗, 宗趣), 인연(因, 因緣), 비유(譬喩)를 여의었나니,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으로 갖가지 뜻과 말로 분별을 일으킨다 하시고, 제일의제(第一義諦 구경의 진리) 가운데 분별을 일으킨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십니까.
將無世尊所言乖理 一處言起 一不言故
장무세존소언괴리 일처언기 일부언고
장차 세존께서 말씀하시는 바 이치에 어긋남이 없으신 것인지, 한 곳에서는 분별을 일으킨다 말씀하시고, 한 곳에서는 말을 일으키시어 하나의 말씀도 하시지 않으시는 까닭입니다.
世尊 又說虛妄分別墮有無見 譬如幻事種種非實
세존 우설허망분별타유무견 비여환사종종비실
세존이시여, 또한 허망한 분별은 유무(有無)의 견해에 떨어진다고 말씀하시나니, 비유하자면 환사(幻事, 요술)는 갖가지가 진실이 아닌 것과 같습니다.
分別亦爾有無相離 云何而說墮二見耶 此說豈不墮於世見
분별역이유무상리 운하이설타이견야 차설기부타어세견
분별 또한 그러하여 유무상(有無相)을 떠났나니, 어찌하여 양변(兩邊, 二見)에 떨어진다 설하시는 것입니까. 이 말은 어찌하여 세간의 견해에 떨어지지 않는 것인가요.
佛言 大慧 分別不生不滅 何以故 不起有無分別相故 所見外法皆無有故
불언 대혜 분별부생불멸 하이고 부기유무분별상고 소견외법개무유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도다. 대혜여 분별(分別)은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 도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유무(有無)의 분별상(有無分別相)은 일어나지 않는 까닭이요, 보는 바 밖의 법은 모두 있지 않는 까닭이요,
了唯自心之所現故 但以愚夫分別自心種種諸法著種種相 而作是說
요유자심지소현고 단이우부분별자심종종제법저종종상 이작시설
오직 스스로의 마음에 나타난 바인 까닭이로다. 다만 어리석은 범부들이 스스로의 마음으로 갖가지의 모든 법과 갖가지의 상(相)에 집착하나니, 이를 설하여
令知所見皆是自心 斷我我所一體見著 離作所作諸惡因緣
영지소견개시자심 단아아소일체견저 이작소작제악인연
보는 바 모두가 스스로의 마음뿐 임을 알게 하고, 나와 나의 것이라는 모든 견해와 집착을 끊게 하고, 지음(作)과 지은 바(所作)의 모든 나쁜 인연을 여의고,
覺唯心故轉其意樂 善明諸地入佛境界 捨五法 自性諸分別見
각유심고전기의요 선명제지입불경계 사오법 자성제분별견
오직 마음뿐 임을 깨닫게 하고, 그 의요(意樂, 어떤 목적을 향하여 나아 가려는 마음)를 바꾸고, 모든 보살지(諸地)를 분명하게 밝히고, 불경계에 들어가 오법(五法)과 자성(自性)에 대한 모든 분별과 견해를 버리게 하려 함이로다.
是故我說虛妄分別執著種種自心所現諸境界生 如實了知則得解脫
시고아설허망분별집착종종자심소현제경계생 여실료지칙득해탈
이러한 까닭으로 내가 허망하게 분별하여 집착하는 갖가지가 스스로의 마음에 나타나는 바 모든 경계가 생긴다고 설하나니, 여실하게 알고나서 통달하면, 곧 해탈을 얻는 도다.
爾時世尊重說頌言 諸因及與緣 從此生世間 與四句相應 不知於我法
이시세존중설송언 제인급여연 종차생세간 여사구상응 부지어아법
그 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설하여 말씀하시는 도다. 모든 인(因)과 더불어 연(緣)으로 세간(世間)이 생기나니, 더불어 사구(四句)에 서로 응하면, 나의 법을 알지 못하는 도다.
世非有無生 亦非俱不俱 云何諸愚夫 分別因緣起
세비유무생 역비구부구 운하제우부 분별인연기
세간은 유무(有無)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요, 또한 구족함도 구족하지 못함도 아니나니, 어찌하여 모든 어리석은 범부들은 인연으로 일어난다고 분별하는 것인가.
非有亦非無 亦復非有無 如是觀世間 心轉證無我
비유역비무 역부비유무 여시관세간 심전증무아
유(有)도 아니요, 또한 무(無)도 아니요, 또한 다시 유무(有無)도 아니나니, 이와 같이 세간을 관찰하면 마음이 바뀌어 무아(無我)를 증득하는 도다.
一體法不生 以從緣生故 諸緣之所作 所作法非生
일체법부생 이종연생고 제연지소작 소작법비생
일체법(一體法)은 생기지 않나니, 인연(因緣)따라 생기는 까닭이요, 모든 인연의 지은 바와 지은 바의 법은 생기는 것이 아니로다.
果不自生果 有二果失故 無有二果故 非有性可得
과부자생과 유이과실고 무유이과고 비유성가득
과(果)는 스스로 과(果)를 생기게 하지 못하나니, 유(有)의 두과(二果)를 잃어 버리는 까닭이요, 유(有)의 두과(二果)는 없는 까닭으로 유(有)의 성품은 얻을 수가 없도다.
觀諸有爲法 離能緣所緣 決定唯是心 故我說心量
관제유위법 이능연소연 결정유시심 고아설심량
모든 유위법(有爲法)을 관찰하여 보니, 능연(能緣, 대상을 인식하는 주관)과 소연(所緣, 인식 대상)을 여의었나니, 결정코 오직 이 마음뿐인 까닭으로, 내가 심량(心量, 마음의 헤아림)을 설하는 도다.
量之自性處 緣法二俱離 究竟妙淨事 我說名心量
양지자성처 연법이구리 구경묘정사 아설명심량
심량(心量, 마음의 헤아림)의 자성처(自性處)에서 인연과 법의 두 가지를 함께 여의면 구경의 미묘하고 청정한 일뿐이나니, 내가 설하기를 이름하여 심량(心量)이라 하는 도다.
施設假名我 而實不可得 諸薀薀假名 亦皆無實事
시설가명아 이실불가득 제온온가명 역개무실사
헛된 이름(假名)으로 나라는 것을 시설(施設)하지만, 여실(如實)하게 얻을 수가 없고, 모든 온(諸蘊)의 온(蘊)들은 헛된 이름일 뿐이요, 또한 모두 여실한 일이 아니로다.
有四種平等 相因及所生 無我爲第四 修行者觀察
유사종평등 상인급소생 무아위제사 수행자관찰
네 가지의 평등(四種平等)이 있나니, 상(相), 인(因), 소생(所生), 무아(無我)의 넷이 되나니, 수행자는 관찰할지로다.
離一體諸見 及能所分別 無得亦無生 我說是心量
이일체제견 급능소분별 무득역무생 아설시심량
일체의 모든 견해와 능연(能緣, 대상을 인식하는 주관)과 소연(所緣, 인식 대상)을 여의면 얻을 수 없고, 또한 생김도 없나니, 내가 설하기를 이를 심량(心量)이라 하는 도다.
非有亦非無 有無二俱離 如是心亦離 我說是心量
비유역비무 유무이구리 여시심역리 아설시심량
유(有)도 아니요, 또한 무(無)도 아니나니, 유무(有無)의 둘을 모두 여의고, 이와 같은 마음 또한 여읜다면, 나는 설하기를 이를 심량(心量)이라 하는 도다.
眞如空實際 涅槃及法界 種種意成身 我說是心量
진여공실제 열반급법계 종종의성신 아설시심량
진여(眞如), 공(空), 실제(實際), 열반(涅槃), 법계(法界) 등의 갖가지의 뜻으로 이루어진 몸(意成身)을 나는 설하기를 이를 심량(心量)이라 하는 도다.
妄想習氣縛 種種從心生 衆生見爲外 我說是心量
망상습기박 종종종심생 중생견위외 아설시심량
망상(妄想)과 습기(習氣)의 속박은 갖가지의 마음따라 생기나니, 중생들의 보는 법은 밖이 되나니, 나는 설하기를 이를 심량(心量)이라 하는 도다.
外所見非有 而心種種現 身資及所住 我說是心量
외소견비유 이심종종현 신자급소주 아설시심량
밖으로 보는 바는 유(有)가 아니요, 마음이 갖가지로 나타남이나니, 몸과 재물의 머무는 바를 나는 설하기를 이를 심량(心量)이라 하는 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