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강미숙님의 글 '이재명을 살리는 길 이재명을 죽이는 길' 옮겨왔습니다. (2023.09.17)
이재명 대표의 단식이 16일째를 맞았고 그의 몸은 한계를 향해 치닫고 있다. 많은 이들이 싸우려면 몸을 보전해야 한다면 단식 충단을 촉구하고 있다. 바로 그 점, 시민사회나 종교인들이야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당내 이재명 측극이라는 이들조차도 건강을 이유삼아 중단하라 읍소하는 모습을 보며 분노와 절망을 동시에 느낀다.
나도 이재면 대표가 단식을 시작할 때 단식 외에는 방법이 없나 회의적으로 보았다. 칼을 뽑아들고 당내 반개혁 세력과 한판 결투를 벌여도 시원찮을 판에 연착륙할 뽀족한 수도 안 보이는 이 답답한 정국에 5공 때나 하던 단식이라니,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단식 16일차가 되도록 민주당이 하는 걸 보니 그에게는 정말 단식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망망대해에 홀로 떠있는 듯한 절박함이 그의 단식이고 총선을 앞둔 민주당의 현주소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이재명은 윤석열이 1+1이 100이라 하는 세력들과는 싸우는 수밖에 없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념이라며 국민과 전쟁을 선포한 직후 단식을 선언했다. 그는 자신은 퇘행적 집권을 막지 못했고 정권의 무능과 폭주를 막지 못해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이 무너지게 만든것에 책임이 카장 크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단식을 통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고 했다.
그가 내세운 요구조건은 △민생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사과 △일본핵 오염수 투기 반대 천명과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전면적 국정 쇄신과 개각 단행 이 세 가지였다. 이재명은 국민을 상대로 이념전쟁을 선포하며 홈범도 장군의 사상검열까지 하겠다는 윤정권이 아니라 민주당 동지들에게 과제를 던진 것이다.
그의 단식선언에서 가장 핵심적인 낱말인 국.민.항.쟁! 이재명은 목숨을 건 단식으로 국민항쟁의 불씨가 되고자 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단식을 풀 수 있는 껏도 국민항쟁이라는 최소한의 명분이 만들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민주당 당원 77%의 압도적인 지지로 이재명이 당대표가 되고 그를 도와 전투적으로 당을 개혁하라고 친이 최고위원들을 뽑았다. 사실 민주당원이 아닌 나도 그렇고 국민들고 그렇고 이재면이 대표가 된 후 무엇을 했는지 잘 모른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언중ㅇ에 회자되어야 하는데 포털에서는 검촬 소환 외에는 다루질 않는다. 사람들이 이재명이 대표가 된 후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가 단식을 시작한 날은 달표 취임 1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나도 이재명이 땅대표로서 당내 권력토쟁을 안한 건지 했는데 성과를 못낸 건지, 아니면 할 수 있도록 곁에서 어떠한 단초도 만들어주지 못한 건지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단식 16일차가 되도록 주변의 행태를 보니 지난 1년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된다. 노무현이 검사와의 대화를 하고 나서야, 죽고 나서야 사면초가의 그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해가 되었던 것처럼말이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선택지는 많지 않다. 여러모로 노무현을 닮은 이재명도 단식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는 걸 지금 깨닫는다.
이재명을 살려햐 한다. 그런대 측근들이 단식중단을 읍소하며 내미는 명분이라는 게 ‘건강’이다. 내가 이재명이라면 치욕스러울 것 같다. 아무것도 얻어진 게 없는데 건강을 이유로 단식을 충단하라는 건 이재명을 살리는 게 아니라 죽이는 거다. 종교인이나 시민사회, 원로들은 그렇게 말해도 된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 특히 최고위원들은 그러면 안된다. 윤석열이 찾아오지 않을 거라는 걸 몰랐게는가. 세 가지 요구조건을 윤석열이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는 걸 몰랐겠는가. 그걸 몰라서 그걸 기대하고 시작한 게 아니지 않나.이재명 대표가 내건 세 가지 요구조건은 이매명의 측근이라며 광을 팔아온 당신들을 향한 것이다. 당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책임있는 자리에 갔으면 빈송으로 건강을 말하며 읍소할 것이 아니라 대표가 위엄있게 단식을 풀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진짜 이재명의 측근이라면 말이다. 지금 그의 건강을 염려하지 않는 국민은 없다. 하지만 이재명이 오직 ‘건강’을 이유로 단식을 풀면 저들은 진짜 눈치볼 게 없어진다. 모두 죽는다. 그러니 이제라도 이재명에게 명분을 만들어줘야 한다.
첫째, 대표가 단식을 국민항쟁의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선언했으니 어떻게듣ㄴ 국민항쟁의 불씨를 만들어라.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윤석열 정권 타도의 깃발을 들어라. 이를테면 윤석열 탄책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를 제안하고 참여하라. 최소한 이를 논의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자신의 공천과 당선에만 관심있는 자들을 견제할 수 있도록 공수처 강화, 기소청 설치를 공동 공약으로 내걸겠다는 결의를 이끌어내라. 시민사회를 지지를 무기삼아 당내 반개혁 세력과 투쟁하라. 이것이 이재명이 내건 첫 번째 민생파쾨,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 사과이고 동시에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길이다.
둘째, 핵 오염수 투기에 대한 백서를 실시간으로 준비하라. 핵폐수 투기에 대해 찬동하는 자들의 명단과 언행, 핵폐수 투기에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적, 반헌법적 행위에 대해 기록하고 즐거을 수집하여 차후에 헌법파괴자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실행에 옮겨라. 이것이 이재명이 두 번째로 내건 요구조건에 대한 당신들의 응답이 되어야 한다.
셋째, 이용균 대법원장 후보와 신원식, 유인촌, 김행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선제적으로 타격하라. 그들은 청문회에서 적격여부를 따질 수준이 아닌 자들이다. 그들이 왜 국무위원이 되어서는 안되는지 선 입장표명을 통해 언론이 보도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국민들의 지명거부에 참여할 수 있는 틀과 통로를 만들어라 지금은 새로운 방식이 필요한 때이지 지리멸렬하게 말싸움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줄 때가 아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재명이 요구하는 세 번째 조건에 대한 단식풀기의 명분이다.
내년 총선은 우리가 사느냐 죽느냐 기로에 놓인 절체절명의 선거다. 윤석열이 반민족 반민주 행태가 심해지면 국민들이 싫어도 자신들을 찍어주겠지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중도층은 힘이 약한 쪽을 편들어죽지 않는다. 강하고 선명하게 개혁의지를 표명해야 선택받을 수 있다.
이재명이 단식 16일 차가 되도록 어떠한 명분도 만들어낼 생각이 없는 걸 보며 그가 오죽하면 단식을 했을까 싶다. 이재명은 그 성격상 병원에 실려가도 다시 단식장에 나올 것이다. 그가 죽을 각오로 단식을 시작한 것은 당내 개혁의지를 고양시키고 내부결속을 통해 총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이재명의 승부수였음을 이제는 알겠다.
그러니 그가 단식을 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이재명 대표의 발언권을 강화해 당내결속, 당과 시민사회의 결합으로 국민항쟁의 깃발을 들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게 당신들도 죽을 힘을 다해 단식중단의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 이재명을 살리려 한다면 ‘건강’이 아니라 ‘명분’을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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