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DVD 매니아였다. 2003년 즈음이었는데, DVD 잡지도 정기구독하고 강변역에 있는 테크노마트 DVD 가게에 부지런히 들르기도 했다. 서점에 가서 책을 구매하듯 DVD 타이틀을 구매했다. 200장 정도까지 모았으니, 적게 모은 건 아니다. 하지만, 720x480의 DVD 화질은 1280x720의 HD 화질이 나오면서 DVD가 급격하게 퇴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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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어디까지 가보셨나요.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어슬렁거려도 가슴이 답답하신가요? 드넓고 광활한 예술 공간을 누벼도 자꾸만 갈증이 나시나요? 지금 필요한 것은 케렌시아인지도 모릅니다. 케렌시아는 안식처 혹은 그런 공간을 뜻하는 스페인어입니다. 함께 취향을 나누고 깊이를 지향하는 나만의 케렌시아가 필요합니다. 멀기만 한 예술이 우리 삶에 더 깊이 들어오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문화선진국을 방문하면 영국의 대영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 미국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 그 나라를 대표하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필수 코스처럼 찾습니다. 세계 역사를 이끌었던 국가에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가득하고, 사회지도층은 미술에 열광합니다. 그들이 미술관에 투자하고, 화가들을 후원하며, 미술품을 수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한 돌덩이나 그릇, 어린아이의 낙서 같은 작품에 ‘예술’이라는 이름이 붙고 천문학적 가격이 매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난생 처음 미술 이야기>는 이에 대해 미술은 과거를 보여주는 창이며, 미래를 이끄는 해답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답합니다. 미술 평론가 존 러스킨은 “위대한 국가는 자서전을 세 권으로 나눠쓴다. 한 권은 행동, 한 권은 글, 나머지 한 권은 미술이다. 어느 한 권도 나머지 두 권을 먼저 읽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중 미술이 가장 믿을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미술을 본다는 것은 그것을 낳은 시대를 정면으로 마주한다는 말이며, 미래를 이끌어갈 통찰을 얻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미술을 역사, 정치, 경제, 예술 등 모든 학문의 정수가 모인 ‘인문학의 꽃’이라고 부릅니다. 그동안 쌓아온 예술에의 갈증을 매달 한 권의 책으로, 대화로 풀어갑니다. 굳어진 머리와 메마른 가슴을 함께 채워갑니다. 온몸으로 서서히 스미고 번지는 예술 케렌시아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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