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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등반(free climbing)이란 장비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사람의 능력만으로 암벽을 오르는 등반 형식이다. 즉 피톤이나 줄사다리, 볼트 같은 인공적인 보조 수단을 쓰지 않고 바위의 요철만을 홀드나 스탠스로 사용하며 오르는 것을 말한다. 인공등반에 대응하는 의미로 쓰인다.
인공적인 보조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확보의 경우에만 한정하고 있으며 중간확보용으로 설치한 러너를 잡거나 줄사다리, 볼트 등을 홀드로 이용하는 행위는 자유등반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자유등반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오버행이나 수직벽 등을 오를 수 있는 기술이라 하여 한때는 인공등반이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암장 보호와 등반 기술의 향상, 등반 본질로의 회귀라는 관점에서 자유등반이 다시 성행하기에 이르렀다.
현재의 클라이밍 경향은 예전에 인공등반으로 올랐던 루트를 자유등반하는 동시에 짧지만 극도로 어려운 루트를 개발하는 일에 맞춰져 있다. 중간확보마저 거부한 채 로프을 사용하지 않고 오르는 프리 솔로(free solo)가 궁극의 목표라는 주장 아래 이를 실천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인공등반이란 자유등반에 대응하는 의미로 신체의 기능 이외에 인공적인 보조 수단을 이용해 오르는 등반 방식이다. 피톤·볼트·사다리·어센더·볼트 홀더 등 인공적인 보조 수단을 사용해 홀드나 지지점을 만들어 오르는 방식이다. 영미권에서는 에이드 클라이밍(aid climbing), 혹은 아티피셜 클라이밍(artificial climbing)이라고 하며, 영국에서는 페그 클라이밍(peg climbing)이라고 부른다.
등산계에서는 인공등반을 인간의 능력 밖일 때 사용하는 방법으로 자유등반과 구별하고, 인공 루트의 난이도를 표시하는 방법으로 A0~5 라는 기호를 쓰고 있다. 볼트를 박아야 할 곳은 익스팬션 볼트(expansion bolt)의 머리글자인 E를 덧붙여 표시한다.
유럽에서 인공등반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는 피톤을 박아 지지점으로 사용했을 뿐 피톤을 적극적인 등반 수단으로 활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암벽등반이 점차 성행하면서 미등의 벽에 길을 열기 위해 인공 장비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했다. 당시로서는 피톤이 네오 알피니즘을 추구하는 장비처럼 여겨졌다.
1910년 한스 피히틀(Hans Fiechtl)에 의해 마우어 하켄(mauer haken)이 개발되었을 때, 독일과 오스트리아 산악인들 사이에서 이 장비의 사용이 활발해져 수많은 암벽에 새로운 길이 열렸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영국사람들은 피톤 사용에 대해 심한 반발을 했다. 이들은 피톤 사용을 사도로 몰아붙이며 인공등반을 비난했다. 피톤뿐만 아니라 오스카 에켄슈타인이 개발한 크램폰조차 ‘도깨비 발명품’이라고 매도하면서 인공등반 장비를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수직의 암벽에서 체력의 한계를 절감한 클라이머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인공등반 장비는 점차 보편화되기에 이르렀고, 볼트를 사용해 오르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했다. 이후 공업문명의 발전과 함께 수많은 장비가 개발되었고, 필요 이상으로 남용되어 암장의 파괴를 가속화시켰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 클린 클라이밍이다.
보통 6,000~8,000m대의 고산에서 행하는 등반을 말한다. 고산등반의 대상은 히말라야·안데스·파미르·천산산맥·알래스카에 한정되고 있으나 3,000~4,000m대의 산이라 할지라도 기상이나 지리적 조건에 따라 고산등반으로 인정하자는 견해도 있다.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기압이 낮아지고 산소가 희박해져 고산등반에는 고소 적응이라는 특별한 절차가 필요하다. 고소 적응 방법은, 등반자가 경험하지 못한 고도에 이른 후 일단 낮은 고도로 내려와서 다시 오를 때 조금 더 오르는 식으로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적응해 가는 것이다. 고소에 오르면 산소 부족으로 여러 가지 장애가 일어날 수 있는데, 우리 몸이 정상적으로 회복되기를 기다리며 등반하는 것이다.
고소등반에는 베이스캠프를 설치한 후 물자를 지원받고 전진캠프를 설치해 가면서 등반하는(막대한 물량과 인원이 투입되는) 극지법과 베이스캠프에서 정상까지 중간 고정캠프 없이 오르는 알파인 스타일이 있다. 그리고 단독 무산소로 8,000m급 거봉을 일거에 오르는 방법도 있다.
하루의 일정으로는 등반이 어려운 거벽에서 오르내리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전진하는 등반 방법이다. 길고 힘든 거벽에서 등반 도중 비박으로 체력을 약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나 급변하는 기상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
고정 로프를 이용해 등반 지점에서 베이스캠프까지 하강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다음날 주마링(jumaring; 주마 같은 등강기를 사용해 로프를 타고 올라가는 것)으로 전날 올랐던 지점까지 오른 후 계속 전진한다. 암벽 중간에 넓은 테라스가 있는 경우 이곳을 전진 기지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 방법은 히말라야 등반에 널리 이용되는 극지법과 같은 방법이다.
시지 클라이밍은 세계 여러 거벽에서 사용되었다. 아이거 북벽의 동계 초등을 비롯해 노르웨이 트롤월의 프렌치 루트, 요세미테 엘캐피탄의 노즈 루트, 얼리 모닝라이트 루트 등에서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순수한 등반을 추구하는 등반가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런 방법으로 오르는 것은 암벽 자체가 지니고 있는 곤란성을 떨어뜨리고, 등반의 모험적인 요소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순수한 등반을 해야 한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시지 클라이밍(siege climbing)은 시징(siezing) 또는 시지택틱스(sieze tactics)라고도 한다.
컨티뉴어스 클라이밍(continuous climbing)은 연속등반을 의미한다. 암벽등반을 할 때 신속한 등반을 하기 위해 전 멤버가 확보를 하거나 받는 일 없이 동시에 안자일렌으로 등반하는 방법이다. 비교적 위험성이 낮은 암벽이나 빙사면에서 대원 전원이 등반 순서대로 함께 올라간다. 동시등반 또는 전 대원이 순서대로 연속하여 오른다고 해서 연속등반이라고 부른다. 이 방식은 전 대원이 같은 속도를 유지하면서 오르기 때문에 대원 간의 간격은 5∼6m 정도가 이상적이다.
등반 루트의 각 피치 사이에 상당한 거리의 완경사가 있을 때나 암릉등반시 안자일렌의 필요가 예상되는 곳에서 로프를 풀고 묶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서 이런 방법의 등반을 한다.
겨울철 눈과 얼음의 비탈을 횡단하거나 빙하 지대의 히든 크레바스를 통과할 때도 이 방법을 활용한다. 급사면에서는 대원 중 한 사람이 추락하면 다른 동료가 이를 확보하기 어려우며, 로프를 함께 묶고 있기 때문에 연쇄 추락의 위험마저 있다.
신속을 요하는 상황에서 시간 낭비를 막고, 로프를 풀고 묶는 수고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컨티뉴어스 클라이밍의 장점이다. 위험한 상황에서 불안한 요인이 발생했을 때는 신속하게 로프를 절단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용단을 내리는 것도 중요하다. 영어권에서는 무빙 투게더(moving together)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암벽이나 빙벽 등반을 할 때 일정한 시차를 두고 한 사람씩 오르는 방법이다. 파티 전원이 동시에 움직이는 연속등반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각 개인이 시차를 두고 행동한다 하여 격시등반이라 부른다. 격시등반은 한 사람이 등반하는 동안 나머지 사람들은 자기확보를 한 후 등반자를 확보해 주는 방법으로, 연속등반보다 안정성이 높으나 속도는 뒤진다. 암벽의 난이도가 높아 추락의 가능성이 많은 곳에서 이 방법을 택한다. 대부분 격시등반을 택하며, 비교적 쉬운 곳에서는 연속등반을 택한다.
격시등반은 등반자와 확보자 사이에 등반과 확보라는 완전한 분업 체계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 그러나 사람수가 많은 파티에서는 선등자가 안전한 곳에 오른 후 두 명 또는 그 이상의 인원이 동시에 행동하는 방법도 실시되고 있다. 이런 등반은 개개인의 기량이 평준화되어 있을 때만 가능하다.
스타카토 클라이밍(staccato climbing)이라고 부르며, 이는 이탈리아어와 영어의 합성어로 보통 스타카토라고 생략해 부르기도 한다. 스타카토는 분리나 절단을 의미하며 어원은 분명치 않다. 일본 용어에서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영어로는 인터럽티드 클라이밍(interrupted climbing)이라 부른다.
등반 루트가 길고 규모가 큰 고산을 안전하게 오르기 위해 베이스캠프와 정상 사이에 여러 개의 전진캠프를 설치하며 오르는 등반 방법이다. 이 방법은 물자 수송과 루트 공작을 용이하게 하며, 하산의 안전까지도 도모할 수 있다. 고소 적응을 위해 적당한 고도차가 있는 곳에 전진캠프를 설치할 수도 있다. 영어로는 폴라 메서드(polar method)라고 하며, 극지법이라고 부르게 된 것은 초기 극지 탐험에서 극점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1909년 북극 탐험시 미국의 로버트 피어리(Robert Edwin Peary)가 이 방법을 써서 북극점에 도달했으며, 이 때문에 극지법을 피어리 시스템(peary system)이라고도 한다. 또한 1911년 어떤 생명체의 발길도 닿지 않았던 남극점을 놓고 세기적인 대결을 벌인 노르웨이의 아문젠과 영국의 스코트도 남극점 도달시 극지법을 사용했다. 이 대결에서 패한 스코트는 귀로에 블리자드(폭풍설)와 추위 때문에 식량 저장 캠프를 지척에 두고 굶주림과 추위로 동사했다.
극지법이 등산에 처음 사용된 때는 1897년이다. 이탈리아의 아브루치 일행이 알래스카의 세인트 엘리아스(saint elias, 5,430m)를 초등할 때 사용했으며 8,000m급 고봉에 이 방법이 처음 도입된 것은 1922년 영국의 제2차 에베레스트 원정 때부터이다. 오늘날 극지법은 가장 보편화된 전통적 고산등반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많은 인원·방대한 물량·등반의 장기화·막대한 경비·쓰레기 방치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되고 있다. 극지법은 장비와 기술의 진보와 함께 알파인 스타일로 점차 대치되고 있다.
8,000m 이상의 고산을 인위적인 산소 없이 오르는 등산을 뜻한다. 무산소 등산이란 적어도 8,400m 이상의 고산을 산소통의 도움 없이 오르는 등산을 의미하며 8,000m를 갓 넘는 산이나 6,000~7,000m급 산에서 산소 없이 등산하는 일은 일반화되었기 때문에 이런 정도에서는 무산소 등산이라 하지 않는다.
산소가 부족한 고소에서 사람이 오를 수 있는 한계는 얼마일까. 이런 의문은 히말라야 등반이 본격적으로 전개된 20세기 초에 제기되었다. 고소생리학에서는 우리 몸에서 산소를 일시에 제거하면 5분 이내에 숨을 거둔다고 한다. 실제로 1875년 프랑스인 세 명이 기구를 타고 고도 8,700m까지 곧바로 올라갔다가 즉사한 일도 있었다.
산소는 5,000m 고도에서는 평지의 절반, 8,000m에서는 1/3밖에 안 된다. 이렇듯 산소가 부족한 고소에서 행동하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울 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목숨을 잃기도 한다. 따라서 8,000m 이상의 고산에서는 등반 기술과 체력 외에도 산소 결핍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등정의 성패를 판가름한다.
인류가 산소 없이 최초로 도달한 고도는 8,225m였으며,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라는 명언을 남긴 조지 라이 말로리(George Leigh Mallory)가 1922년에 세운 기록이다. 그 후 1924년에는 영국의 노턴이 에베레스트에서 산소 없이 8,580m에 도달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산소 기구의 힘을 입어 인류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것은 1953년이었으며, 그 이전까지 무산소로 오른 최고점은 노턴의 기록뿐이었다. 그러나 1978년 라인홀드 메스너와 페터 하벨러는 에베레스트를 무산소로 등정했고, 2년 뒤 메스너는 단독으로 두 번째의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을 성공시켰다.
메스너와 하벨러의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 일부 의학자들은 생명 경시 풍조를 조장하는 미치광이 짓이라고 혹평했으나 두 사람은 이런 우려를 뒤엎었다.
지금 세계 등산계에는 무산소 등정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고소등산에서는 무산소 등산이 당연한 목표로 부각되고 있다. 언젠가는 무산소 등산이란 말이 그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등반의 종류 (등산교실, 2006. 9. 4., 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