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산 인천 교구장님께서 고 김 영삼 대통령님 고별식을 거행하실 때 성수 뿌리고 향을 치시는 장면을 보면서 뭉클했습니다. 하느님께서 민주화에 몸바친 고인 영혼을 자비하심으로 받아주시고 죄를 씻어주시길 오늘 미사 중에 기억하려합니다. 그에 화답하듯이 하얀 눈이 내리던 고별식이었습니다... 제가 과거 프란치스코회 수도원 있을 당시 금융실명제 전입니다. 제 명의로 대전 목동 수련소 수도원에서 수도원 전체 식구들의 생활비를 쓰느라 본의 아니게 제 명의로 VIP 계좌가 되었었나봅니다. 추후에 금융실명제가 되면서 본인 동의 없이 탈세 목적으로 1억을 쪼개서 넣거나 대출도 가능한 유령계좌가 된 것이지요. 나중에 금융실명제가 실행된 때 수도원에서 IMF가 터진 시절 즈음 퇴회를 했었습니다. 수원 교구로 입적 후 5년 뒤 신학생으로 잘 지내고 있었는데 사이트 가입후 1만원을 써서 제 개인 신용조회를 해보니 2천만원씩이나 제가 동의하지도 않은 대출이 있었습니다. 어찌된 건지 보니 대전 목동 신협이었습니다. 수원에 살던 이제 고작 갓 학부를 졸업한 신학생이 그 먼 대전에 기차를 타고 가서 목동 신협에서 자초지종 들으니 둘러대기만하고 5명 정도 되는 목동 신협 직원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쉿쉿하는 거였습니다.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사회 초년생도 아니고 신학생 신분으로서 2천만원은 큰 돈인 것입니다. 도무지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택시 기사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서비스업 계통이라 사람들을 많이 대하시고 산업 스파이들도 잡아내시고 또 하도 정보통들이셔서 나라 대통령도 기사분들이 뽑는다는 소릴 들어온지라 한수 가르쳐달라는 심경으로 사정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그거요? 쉬워요. 요새 금감원에 신고하면 됩니다. 직접 가실 필요도 없고 인터넷으로 문의하면 됩니다"하고 알려 주셨습니다. 참 감사한 기사분이셨습니다. 저는 금감원에 인터넷 상으로 사연을 적어보냈더니 담당검사로부터 문자가 오면서 일사천리로 해결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젠 거꾸로 대전 목동 신협에서 직원 하나가 수원에 있던 나를 찾아와 처자식이 있다면서 싹싹 비는 것이었습니다. 합의해달라고... 목동 신협 제가 수도자인걸 뻔히 알았을 것이고 신용조회 못해볼줄 알았나 참 괘씸했습니다. 그러면 인터넷 모르시는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 IMF 이전 것들을 악용한 눈먼 돈도 얼마든지 은행들이 악용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세상 참 무섭다는 느낌입니다. 금융실명제로 인해 겪은 참 씁쓸하고도 어려움에 처할 뻔했던 아찔했던 과거 체험... 이제 경제적 투명성 차원의 금융실명제 쾌거를 이룩한 고 김영삼 대통령님의 고별식의 순간에 제 과거 기억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과거 큰 위험한 일을 해결해주신 하느님, 도와줬던 택시 기사님, 금감원 여검사님께 감사했습니다. 오늘 저녁미사와 곧 있을 제 수호성인 안드레아 기념 주일미사와 축일 당일 미사들은 감사 미사로 드리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