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雨中 運轉 >
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김병갑
연휴라지만
설렘 없는 나
옆사람 심심한 것 같아
목적지 딱히 없는
우중 드라이브
비가
제법 내렸습니다
단비라는데
개평으로 비바람을
데불고 왔네요
메마른 끝에
내리는 비인지라
곳곳 산사태 소식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
무심한 비바람에
도심의 이팝나무 꽃이
교외에선 아카시아 꽃이
하염없이 쏟아져내리니
5월의 함박눈
시내를벗어나며
눈들어 살펴보니
계룡산 봉우리들이
짙은 비안개에
휩 싸여 있습니다.
저 안개 속에서
이름 없는 초목들이
여름 한 세상
짙은 녹음의 반란을
꾀하고 있겠지요
나도 한 때
세상을 바꿔보자
몸부림 쳐 보았는데
이제 와 깨닫느니
나 만 변해 있습니다
요즈음의 나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차창 와이퍼처럼 감정없이
기계적으로 사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빗 속 투명우산 아래 데이트가
사오십대 여자들 로망이라는
갑작스런 옆사람 말에
뭘 구질구질 그렇게라는 나
분위기 산통입니다.
이 비 끝나면
5월의 무대가
바뀌어 있겠지요
5막 2장의
주연은 장미려나요
초록과 빗줄기 아우성 속에
옆사람을 주연으로
나는 주연을 돋보이게하는
조연으로 살고자 먹은 마음
다시금 새겨보았습니다.
끝나는 날까지
생기있게 살고픈 욕심
누구나 있겠지요만
그것 보다 소중한게
사랑이라는 생각
소박한 사랑
가꾸고 나누어 가며
열심히 살다가
이름 없는 풀꽃으로 남고자
소망해봅니다.
(2023. 5. 5 드라이브 후 )
카페 게시글
글 항아리
우중 운전(23.05 05)_김병갑
하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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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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