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무고죄로 고소하십시요."
[ 천안함 재판을 준비하며 국방부와 관계자들에게 올림 ]
나의 주장을 책으로 준비하면서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 수차례 민감한 내용을 삭제하고, 표현을 수정하였습니다. 그래도 남은 민감한 주장에는 그 주장의 증거들을 상세하게 기술하였습니다. 마지막에는 책에 있는 주장이 합리적 증거에 기초한 '추론' '추정'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3단계의 보호장치를 하였습니다.
첫째, 책을 시작하면서 [알림]을 통해서 이 책의 주장이 모두 추론이라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둘째, 각 장을 시작하면서 각 장의 내용이 추론 내지 추정이라는 사실을 기술하였습니다.
셋째, 본문의 내용에서 민감한 부분은 모두 "...로 추정된다."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시사된다." 등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이러한 3단계의 보호장치는 책의 완성도를 떨어트렸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불필요한 추론/추정의 표현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을 방해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독자여러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리며, 동시에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이 책의 과도한 추론/추정의 표현은 책을 보호하고, 책의 내용을 국민에게 전달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입니다. 아직은 한국사회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언론출판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의 이러한 3단계 보호장치는 출판된 책을 보호하는 것이지, 나의 법적 책임을 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책의 내용에 대해서 법적인 책임을 지기 위해서 국방부와 관계자들에 대한 검찰수사를 요청하였습니다. 따라서 국방부와 관계자들이 천안함 사건에 아무런 죄가 없을 때에 나는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국방부 및 국방부 관계자들은 군법에 적용되는 사람들로 일반 검찰의 수사대상이 아닙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국방부 및 관계자들에 대한 검찰수사를 요청한 것은 나의 주장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기 위한 것입니다. 국방부 및 관계자들이 나를 "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주기 위한 것입니다.
이제 국방부 및 관계자들은 언제라도 내가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을 근거로 나를 "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국방부 및 관계자들이 나를 "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도록 그들에 대한 검찰수사를 요청한 것입니다. 국방부 및 국방부 관계자들이 말한대로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해서 침몰되었다"면 나의 잘못된 주장에 대하여 법의 엄중한 심판이 있을 것입니다. 나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경우에 스스로 법적 심판보다 더한 참혹한 벌을 받을 것입니다.
나는 이미 나의 죄를 밝힐 수 있는 매우 쉽고 간단한 방법을 책에 제시하였습니다. 나의 주장과 국방부의 주장은 결코 양립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어느 하나가 맞으면 어느 하나는 반드시 틀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방부가 밝힌 천안함 TOD 동영상의 실제 시간이 국방부가 주장하는데로 9시 22분경일 경우에 "9시 15분경 대청도 서해에서 좌초, 9시 33분 해경 부함장이 기록한 좌표, 9시 45분 내지 9시 46분경 백령도 남서해에서 반파"를 포함하는 나의 모든 주장은 거짓이 됩니다. 천안함이 대청도 서해에서 9시 15분경 좌초 후에 함장이 중앙수밀문을 폐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거짓이 됩니다.
그러나 국방부가 밝힌 천안함 TOD 동영상의 실제 시간이 9시 40분 이후일 경우에 나의 주장은 모두 참이 되고, 국방부의 모든 주장은 모두 거짓이 됩니다. 천안함 TOD 동영상은 이미 국방부가 공개한 것으로 국가기밀이 아닙니다. 동영상의 실제 시간을 확인하는 것은 천안함의 진실을 밝히는 가장 빠르고 간단한 방법입니다. 이렇게 간단한 사실을 검찰과 변호인, 재판부는 모두 잘 알 것입니다. 누군가 논문(데이터)의 문제를 제기할 경우에 학회는 논문의 원자료를 검증합니다. 하물며 사람의 죄를 판단하는 재판에서 그 죄를 명백하게 밝힐 수 있는 TOD 동영상의 실제 시간(원자료)을 확인하지 않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검찰과 재판부가 TOD 동영상의 실제 시간을 적극적으로 검증할 것이라 믿습니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된 국방부 및 관계자들에게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나를 무고죄로 고소하십시요."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해서 침몰하였다고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것을 보았습니다. 천안함은 이제 우리의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 실리는 역사적 사건이 되었습니다. 천안함은 이제 역사문제입니다. 역사는 당시대의 어떤 개인이나 집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왜곡될 수 없습니다. 더구나 권력에 의해서 역사가 왜곡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역사는 "있는 그대로" 기술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회피하고 싶은 참으로 부끄러운 역사라 할 지라도 우리가 목숨으로 지켜야 하는 소중한 역사입니다.
나는 사춘기 자식이 방황할 때 몸둥이로 남자로서 의로운 길을 가르치고,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가문의 역사를 말한 적이 있습니다. 행여 내가 이번 일로 감옥에서 가거나 혹은 어둠 속에서 칼을 맞는다해도 의로움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내가 살고자 아이들에게 가르쳤던 의로운 길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여 천안함 사건과 관련된 국방부 및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저를 무고죄로 고소하여 주십시요."
나는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국방부 및 관계자들에 대한 검찰수사를 요청하였습니다. 이제 국방부가 나를 "무고죄"로 고소할 차례입니다. 우리 법정에서 남자 대 남자로서 만납시다. 그리고 서로의 주장을 당당하게 밝히고, 그 주장에 책임을 집시다.
저의 죄를 밝힐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국방부가 공개한 천안함 TOD 동영상의 실제 시간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천안함 TOD 동영상의 실제 시간이 국방부가 이미 밝힌 바와 같다면 나의 모든 주장은 거짓이 됩니다. 그때 바로 제가 감옥에 가겠습니다. 나의 죄를 피하기 위한 모든 변론을 중지하고, 죄를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나 반파된 천안함 TOD 동영상의 실제 시간이 9시 40분 이후라면 그것은 좌초 후 잘못된 대응으로 천안함이 반파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때는 국방부가 나서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또 천안함 사건의 수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주십시요. 그때는 국방부가 사망장병들과 생존장병들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천안함 희생장병들과 유가족, 그리고 생존장병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무엇으로도 풀 수 없는 유가족들의 한과 생존장병들의 아픔을 보듬어 주십시요. 그리고 사망한 장병들에 대한 보상을 다시 실시해야 합니다. 책에서 말했듯이 국방부가 이미 실시했던 보상은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보상입니다. 그것을 취소할 법적 근거도 도덕적 근거도 없습니다. 그리고 생존장병들에 경험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치료와 사회적응을 위해서 장기적으로 사회적 경제적 지원을 실시해야 합니다.
남자 대 남자로서 만남을 기대하며 이 글을 국방부 및 관계자들에게 올립니다.
역사 앞에서...한민국 올림. 2015.6.28.
# 참고: 이 글은 앞으로 법정에서 국방부와 만남을 예상하면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