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매인오(靑梅印悟, 1548~1623)
心不返照 看經無益
심불반조 간경무익
자기 마음 돌이켜 보지 않으면
경전을 읽어도 이익이 없고,
不達性空 坐禪無益
부달성공 좌선무익
자성이 공함을 알지 못하면
좌선을 하더라도 이익 없다네.
輕因望果 求道無益
경인중과 구도무익
원인을 경시하고 결과 바라면
불도를 구하여도 이익이 없고,
不信正法 苦行無益
불신정빕 고행무익
스스로 바른 법을 믿지 않으면
고행을 하더라도 이익 없다네.
不折我慢 學法無益
부절아만 학법무익
자신의 아만을 꺾지 않으면
불법을 배워도 이익이 없고,
內無實德 外儀無益
내무실덕 외의무익
안으로 실다운 덕이 없으면
겉모습 근사해도 이익 없다네.
欠人師德 濟衆無益
흠인사덕 제중무익
다른 사람 스승 될 덕이 없으면
중생을 제도한들 이익이 없고,
心非信實 巧言無益
심비신실 교언무익
마음이 믿음성과 진실 없으면
아무리 말 잘해도 이익 없다네.
一生乖角 處衆無益
일생괴각 처중무익
일생 동안 유달리 괴팍하다면
대중과 함께 해도 이익이 없고,
滿腹無識 驕慢無益
만복무식교만무익
뱃속에 무식만 가득하다면
잘난 체해 뽐낸들 이익 없다네.
청매인오(靑梅印悟, 1548~1623) : 자는 묵계默契.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청허 휴정淸虛休靜의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사명당四溟堂 유정惟政과 함께 의승장義僧將으로 3년 동안 참전하였다. 그 후 전북 부안군 변산 월명사月明寺에서 수도하다가 지리산 연곡사燕谷寺로 들어갔다. 1617년(광해군 9)에는 왕명을 받아 정심正心ㆍ지엄智嚴ㆍ영관靈觀ㆍ휴정ㆍ선수善修 등 5대 종사宗師의 영정을 그려 조사당에 모시고 제문을 지었다. 76세로 입적하자 제자들이 천왕봉天王峯 밑에 영당影堂을 짓고 영정을 봉안하였다.